질문자 저는 친구들을 100퍼센트 믿을 수 있고, 제 마음을 다 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제가 낯선 사람과의 싸움에 휘말리게 되어서 사고를 당했어요. 그런데 제가 믿었던 그 친구들이 저를 도와주지 않았어요. 저는 상처를 많이 받았는데, 그 친구들은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저를 대했습니다. 저는 그 친구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가끔 울화가 치밀기도 해요.
세상에 100퍼센트라는 게 존재할까요?
질문자는 자신의 친구들이 ‘100퍼센트 믿을 수 있는 친구, 마음을 다 줄 수 있는 친구’라고 했는데 이 세상에 그런 친구는 없어요. 질문자가 그렇게 ‘100퍼센트 믿을 수 있는 친구’라는 잘못된 생각을 했기 때문에 ‘1퍼센트 정도는 못 믿겠다’ 싶을 때 ‘그건 친구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린 거예요. 그래도 그 사람들은 99퍼센트짜리 친구인데 말이에요. 다른 데 가봐야 그만한 친구는 없어요. 그러니까 이 문제는 질문자가 100퍼센트를 고집해서 생긴 문제예요.
여기 금반지가 있다고 해봅시다. ‘순금이냐?’ 하고 확인해보니 ‘순금은 아니고 99퍼센트 금이다.’ 하면 ‘그럼 가짜네.’ 이렇게 결론을 내리는 것과 같은 거예요. 그런데 99퍼센트면 순금에 가까워요, 안 가까워요?
질문자 가까워요.
그런데 99퍼센트 금을 가짜라며 버릴 거예요? 그러니까 질문자가 100퍼센트를 고집하니까 1% 때문에 가짜라고 불만을 갖는 거예요. 그런데 질문자는 막상 그것을 버리고 나면 나중에 아까워하게 될 거예요. 어디 가서 99%짜리를 찾기도 쉽지 않으니까요. 어떻게 할래요? 질문자는 100%가 아니고 99%라서 상처를 입었는데, 사실 99%만 되도 굉장한 건 줄 알고 그냥 가지고 있을래요? 아니면 100%가 아니니까 갖다버릴래요?
질문자 갖고 싶은데, 마음에 약간 화가 올라와요.
화가 올라오는 건 그 친구 때문이에요? 질문자가 100%라는 잘못된 생각을 했기 때문이에요?
질문자 제가 잘못된 생각을 했기 때문이에요.
만약 질문자가 결혼을 하게 된다면 질문자의 남편은 100% 믿을 수 있는 사람일까요? 그저 남보다는 조금 더 믿을 만한 사람일까요?(모두 웃음)
질문자 남보다 조금 더 믿을 만한 사람이겠지요.
예. 그러니까 ‘남보다 조금 더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해야지 ‘100퍼센트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건 잘못된 생각이에요. 이 세상에 100퍼센트라는 건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질에도 100퍼센트라는 건 존재하지 않아요. 소위 ‘퍼펙트 perfect’라는 건 없습니다.
보통 우리가 ‘1미터’라고 말하지만 실제 1미터가 존재합니까? 99.99 센티미터거나 100.001 센티미터를 우리가 편의상 1미터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자면 ‘비교적 1미터에 가까운’이라고 해야 됩니다. 이런 걸 수학에서는 ‘근사치’라고 하지요. 그리고 예를 들어 ‘좋은 일을 하면 100퍼센트 좋은 일이 생긴다.’ 이런 걸 ‘기계론적 인과율’이라고 하는데, 그런 일은 없습니다.
내가 상대를 믿었다고 상대도 반드시 나를 믿을까요?
그러면 내가 상대를 칭찬했을 때 상대가 나를 칭찬할 확률이 높을까요? 내가 상대를 비난했을 때 상대가 나를 칭찬할 확률이 높을까요?
질문자 제가 상대를 칭찬했을 때요.
그런데 내가 상대를 칭찬한다고 상대도 반드시 나를 칭찬합니까?
질문자 아니요.
예. 그런데 지금 질문자는 그렇게 오해하고 있잖아요. ‘내가 너를 칭찬하면 너도 반드시 나를 칭찬해야 된다. 내가 너를 믿으니 너도 반드시 나를 믿어야 된다.’ 그건 잘못된 생각이에요. 이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습니다. 내가 상대를 믿으면 내가 상대를 안 믿을 때보다 상대도 나를 믿을 확률이 조금 더 높아질 뿐이에요. 마찬가지로 내가 상대에게 좋은 말을 하면 내가 상대를 비난했을 때보다는 상대도 나에 대해 좋은 말을 할 확률이 조금 더 높을 뿐이에요. 우리가 인생을 살 때 확률이 높은 쪽으로 가야 할까요, 낮은 쪽으로 가야 할까요?
질문자 높은 쪽이요.
예. 그래도 질문자는 동네 깡패보다는 그 친구들을 조금 더 믿잖아요? 그렇지요?
질문자 예.
그래요. ‘그래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그 친구들이 조금 낫다’고 생각해보세요.
“100%를 고집하기 때문에
99%의 소중함을 놓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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