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와 따로 살고 싶은데... 죄책감이 들어요 / 법륜스님 즉문즉설


질문자 “저는 결혼한 지 13년 되었고,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어 요. 결혼 초기에 남편이 저와 둘이서 셋방부터 시작하자고 해서 좋았는데, 일주일 만에 남편이 입장을 번복했어요. 아무래도 시어머니가 경제적인 형편이 어려우니 같이 살자고요. 

그래서 같이 살게 되었는데, 작년부터 함께 지내는 게 힘들어지고 우리끼리 따로 살 았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시어머니는 이상한 사람도 아니고 그 냥 평범하신 분이세요. 제가 이런 생각이 드는 게 나쁘게 느껴지기 도 합니다.” 

법륜스님 “그건 나쁜 생각이 아니에요.” 

“저는 왠지 모르게 죄스럽기도 하고 미안한 생각이 들어요. 신랑도 저한테 잘하고, 또 시어머니도 저를 좋아하세요. 제가 어르신들이 많은 병원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데, 어르신들을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도 이상하게 작년부터는 시어머니와 함께 지내는 게 힘들어 요. 싫은 감정이 너무 세게 올라올 때는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서 우 울증 약을 먹었어요. 그냥 가볍게 병원을 찾아갔는데, 저도 모르게 갑자기 펑펑 울었어요. 6개월 정도 약을 먹고 지내다가 괜찮아졌다 는 진단을 받고 약을 끊었는데, 요즘 이게 다시 시작되는 것 같습니 다. 

이런 증상이 시어머니를 싫어하는 감정에서 올라오는 거니까, 대책 으로 우선 ‘관심 끄기’를 시도해봤어요. 집에 잘 안 들어가는 방식으 로요. 밖에만 나오면 괜찮은데, 시어머니를 마주하기만 하면 귀찮 고 싫은 감정이 올라와요. 

그런데도 시어머니께서는 여전히 저를 바라보고 계시는 것 같아서 죄스러워요. 계속 이런 감정으로 살아 도 되는지 그걸 잘 모르겠습니다.” 



괜찮아요. 자연스러운 심리에요

“네, 지금처럼 살아도 괜찮아요. 어떤 여자든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과 온전히 같이 살고 싶지, 다른 여자와 나누어서 살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 대상이 늙은 여자든 젊은 여자든 상관없이 그게 인간의기본적인 심리입니다. 

질문자도 지금까지는 시어머니의 형편이 그렇다 보니, 즉 주변 환경이 그렇다보니 참으면서 함께 살아왔지만, 아까 질문 속에서 말했듯이 ‘우리끼리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늘 무의식 속에 남아 있었던 거예요. 

그런 저변에 깔린 마음이 우울증과 겹치면서 지 금과 같이 나타난 거예요. 애초에 없었던 마음이 작년부터 생긴 것 이 아니라, 오랫동안 저변에 깔려 있었는데도 억눌려서 드러나지 않던 것이 이제 겉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심리이니 그것 자체에 대해 죄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시어머니와 같이 사는 건 처음에 누가 그렇게 하자고 했어요?” 

“시어머니께서 그렇게 하길 원하셨어요.” 

“최근에 따로 나가서 살자고 한 건 남편의 생각이에요, 질문자의 생각이에요?” 

“그건 제가 제안한 거예요. 제가 따로 살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남편은 조금 곤란할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왜 곤란하대요?” 

“시어머니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저희가 하고 있는데 어머님이 나가시면 저희에게 주어지는 부담이 조금 더 커지니까요.”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건 알겠지만 그렇다고 꼭 함께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꼭 한 집에 살지 않고, 가까운 곳에 사실 수 있는 곳을 마련해드리면 되잖아요?” 

“그 생각도 안 한 것은 아닌데, 어머님께서 싫다고 하셨어요.” 

“어디에 멀리 보낸다고 하면 싫어하시지만, 바로 옆 동 아파트나 가까운 곳으로 옮기면 되죠.” 

“아.. 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청중 웃음)” 

“그럼요. 공간을 따로 쓰면 그만큼 신경이 덜 쓰이니까요. 계속 같은 공간에 있으면 무의식 세계에서 커다란 압박을 느낍니다. 

질문자의 경제적 상황이 어떤지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예를 들어 지금 살고 있는 곳이 30평 아파트라면, 그렇게 힘드는 건 아니잖아요. 그걸 유지한 채 시어머니의 집을 추가로 구하는 것은 경제적 부담이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지금 살고 있는 집을 20평 정도로 줄이면서 어머님의 집을 구하면, 아니면 지금보다는 조금 변두리로 옮겨가면서 두 집으로 나누는 방법도 있고요. 경제적 부담이 있다고 하니 그렇게 아이디어를 내보면 어떨까 싶어요.” 

“네.. 그런데 어머님과 함께 살면서 마음이 나아지는 방법은 없을까요?” 


우선 해볼 수 있는 일을 해보기

“물론 그것도 가능하지만, 지금처럼 질문자가 따로 살아보고 싶은 욕구도 있는데 그걸 억누르면서 억지로 함께 살면 시간이 지나면서 병으로 악화될 위험이 있어요. 그러니 남편과 솔직한 이야기를 조금 더 나누어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요.

 남편한테 ‘나를 나쁘게 생각 하지 말고, 내가 어머님을 배척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내 밑 마음에 당신하고만 살고 싶은 숨어있는 욕구가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요즘 들어 그 마음이 자꾸 올라오는 것 같다. 집이 조금 작아져도 괜찮고, 조금 멀어져도 괜찮으니까 내가 원하는 대로 한 번 해보는 건 어떨까?’하고 제안을 해보세요. 


질문자에게 우울증 증세도 있으니까 그 이야기도 하면서 ‘나한테 우울증 증세도 다시 나타나는데, 우선 내가 원하는 대로 한 번 해보고 내 증세가 나아지면 다시 같이 사는 것도 한 번 고려해볼게’하고 이야기를 해보면 좋겠다 싶어요. 

그래도 지난 10여년을 같이 살았는데 이런 이야기를 꺼내볼 수 있잖아요? 

우선 남편에게 솔직하게 제안하는 등 내가 해볼 수 있는 일들을 먼저 해보세요. 그리고 그게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이 상황을 받아들여야 하면 그에 맞는 마음가짐을 갖추는 거예요. 

늘 내가 해볼 수 있 는 일을 먼저 해보고, 그게 잘 안되면 상황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해요.” 

“상황을 잘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어떤 게 있을까요? 제 가 어머님을 미워하지는 않거든요.” 

“지금 어머님이 미운 것은 아니지만, 남편과 단둘이, 우리가족끼리 살고 싶은 욕구도 있고 또 어른이 안 계시는 환경에서 편하게 지내고 싶은데 그게 내 뜻대로 안 되니까 싫은 감정이 올라오는 거예요.” 

“아, 그래서 죄책감도 동시에 드는 건가요?” 

“네. 지금 질문자가 가지고 있는 욕구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에요. 

그런데 현재 질문자가 처한 경제적 환경, 남편과의 관계 등 주어진 조건 속에서는 질문자의 바람을 모두 실현하기 어렵잖아요?” 

“네.” 

“그러니까 지금 주어진 조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거예요. 질문자뿐 만 아니라 원래 우리 인생이라는 것이 우리가 뜻하는 대로 다 되 지는 않습니다. 어머님이 계셔서 속박 받는 것도 있지만, 자유로운 것도 있어 요 우선 자기의 욕구가 정당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죄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어요. 

다만 지금 주어진 조건을 고려해서, 내 욕구를 남편 에게 한 번 이야기해보고, 만약 이루어지면 그것대로 좋고 또 만약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마음자세를 다 시 잡아보는 거예요. 그 단계가 되면 이제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이 싫은 마음이 덜 일어나게 할 수 있을까?’가 질문이 됩니다. 

그때 가만히 생각해보면 현재 상황이 내가 원하는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머님과 함께 살기 때문에 생기는 많은 이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꾸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감사한 마음을 내면 지금보다 나아져요. 즉, ‘어머님은 노인이니까, 우리 남편의 부모니까’ 이렇게 당위로 접 근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이해로 접근해야 합니다. 그래도 어 머님이 계시니까 외출할 때 마음 놓고 아이들을 맡겨놓을 수도 있 고, 오늘 강연장에도 마음 편히 올 수 있잖아요? 

그러니 잘 생각해 보면 어머님이 계셔서 속박 받는 것도 있지만, 어머님이 계셔서 자 유로운 것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런 부분을 자꾸 생각하면 돼요. ‘어머님은 어른이니까’ 등 의무감으로 생각하지 말고 구체적, 실질적으로 어머님이 계셔서 도움이 되는 부분을 떠올리면 많은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 제가 그 생각은 못 해본 것 같아요.” 

“다 그래요.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것이 100% 다 이루어질 수도 없고 상대가 원하는 것을 100% 맞추어줄 수도 없습니다. 이것이 현실이에요. 이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알고 살면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질문자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되지 않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어머님이 계셔서 좋은 점들을 생각하며 고맙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신혼 초부터 질문자가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시어머니가 아이들도 봐주고 살림도 해준 많은 고마운 부분들도 생각해보는 거예요. 그 런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 싫은 마음도 차츰 덜해지고 마음이 많이 편해질 거예요. 

마음가짐에 있어서는 고마운 마음을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감사합니다.” (청중 박수) 

“죄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어요. 

다만 지금 주어진 조건을 고려해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마음자세를 다시 한 번 잡아보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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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은 지난 2년간 전국 250개 시군구도 모자라 아시아 유럽 오세아니아까지 세계 115개 도시에서 즉문즉설을 펼쳤습니다.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왔지만, 대화를 통해 괴로움의 본질을 찾아 새롭게 바라보거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짧은 시간에, 강연장은 이내 시원한 웃음바다가 됩니다. 즉문즉설에서 사람들은 왜 청량함을 느끼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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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은 오는 5월24일(일) 밤11시10분 SBS스페셜 부처님오신날 특집 다큐멘터리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우리가 행복할 수 있을까?'에 출연합니다. 많은 시청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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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5.27 21:22

    비밀댓글입니다

  2. 수행자 2015.11.02 11:02 신고

    방명록에 스팸이 많아요. 정리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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