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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어머니가 저한테 바라는 게 많아서 힘들어요


부모님은 우리들을 낳아주고 길러준 감사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때론 부모님들의 지나친 바램이 자녀들에겐 버거움으로 느겨질 때가 많습니다. 부모님이 지나치게 원하는 게 많아서 힘들 때, 이럴 땐 어떻게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 질문자 : “어머니께서 여러 가지 힘든 조건 속에서도 저희들을 잘 길러주셨습니다.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지만 어머니가 저희에게 바라는 게 많습니다. 원하시는 대로 다 해드릴 수는 없으니 어머니를 만나고 나올 때는 울면서 집에 돌아오는 경우가 많고 좋은 마음으로 전화를 드리고도 끊을 때는 꼭 싸우게 됩니다. 저는 지금 임신을 한 상태입니다.”


- 법륜 스님 : “어머니를 생각하지 말고 내 아기를 생각해서 결단을 내리시면 좋겠습니다. 내 아기에게 좋다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겠지요? 아기를 낳기 전에는 무엇보다 내 아기에게 복이 되도록 보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머니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 아이를 위해서 하는 일이라는 것을 잊으시면 안 됩니다.


내 아이를 위해 복을 쌓으려면 고아원이나 양로원 같은 곳에 보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지금 내 가까운 인연 중에서 가장 절박하게 내 도움을 구하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어머니입니다. 내 어머니라고 생각하지 말고, 늘 옆에 붙어서 도움을 애원하는 할머니가 한 분 계시다고 생각하십시오.


지금은 나무에 거름 주듯이 아이를 위해 복을 지어야 할 때입니다.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간절히 내 도움을 구하는 이가 어머니이기 때문에 거기에 복을 지으면 되는 것입니다. 어머니에게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양로원에 보시하는 마음으로 내어주세요. 만약 제가 지금 질문자에게 천만 원을 보시하지 않으면 태어날 아이에게 큰일이 생길 거라고 말한다면 망설임 없이 그 보시금을 내어 놓을 것 아니겠습니까? 바로 그런 마음으로, 어머니라고 생각하지 말고 보시하십시오.


어머니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자꾸 작아져서 처음에 천만 원을 내놓으려고 했다가도 너무 많다는 마음이 일어나 점점 액수가 줄어들게 됩니다. 아이를 위해 보시하겠다는 첫 마음이 천만 원쯤 되었다면 그 두 배를 내어 놓으세요. 절대로 그 첫 번째 생각에서 줄이려고 하면 안 됩니다.


그런 다음으로는 이런 이야기를 남편과도 의논해서 어머니가 원하는 도움을 남편도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세요. 가까운 곳에서 늘 도움을 구하는 사람, 가장 간절히 도움을 애원하는 장모님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주말마다 찾아가 보살펴 드리면 되겠습니다. 마찬가지로 장모라 생각하지 말고, 도움이 간절히 필요한 할머니 한 분이 계셔서 이제 태어날 아이를 위해서 보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어머니에게서 어떤 전화가 오더라도 항상 “네, 네. 어머니.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렇게만 얘기하도록 하세요. 특별히 잘해드리려고 노력하지도 말고 그저 말씀하시는 대로 대답하기만 하면 됩니다. 돌아가셔서 오늘부터 연습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어머니가 신세 한탄을 하시거든 “어머니, 힘드시죠? 네, 네”하고 대답하고 절대로 말대꾸하지 말아야 합니다.


질문자가 처음에 말했던 대로 어머니께서 나를 위해 그렇게 고생하셨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그 정도는 받아드릴 수 있는 일이 아닙니까? 나를 고집하려 드니까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이지 나를 내려놓고 보면 한없이 쉬운 일입니다. 대답만 해놓고 왜 말한 대로 해주지 않느냐고 따지시면 또 그저 “죄송합니다” 하고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는 연습을 하세요. 어머니에게 보시하고, 봉사하고, 전화 받아드리는 것으로 수행을 삼는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법륜스님 국민힐링토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지금, 행복한 마음 자유로운 마음을 맞이해 보세요! <서울시청광장 즉문즉설> 4월19일(토) 오후3시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이 책으로 엮어져 나왔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삶이 조금씩 행복해짐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