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디씨는 미합중국의 수도로 메릴랜드 주, 버지니아 주와 경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워싱턴 디씨-메릴랜드-북버지니아 지역은 차로 2시간 정도 걸리는 생활권이라 한국으로 치면 서울 경기 지역과 비슷하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미국의 수도이자 세계 정치외교의 중심지 중의 하나인 이 곳에는 백악관을 비롯해 미정부기관뿐 아니라 엔지오, 싱크탱크, 연구소 등 한반도 관련한 기관과 단체들이 많습니다. 스님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그리고 북한 주민들을 위한 대북 인도적 지원과 탈북난민 지원 그리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개선을 위해 90년대 말부터 워싱턴 디씨를 방문해오고 있는데 벌써 20년이 넘었습니다.

어제부터 미동부에는 겨울폭풍이 불어왔습니다. 어제 오후부터 내리던 얼음비가 오늘 오전 함박눈으로 변하면서 삽시간에 눈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66년 만에 춘분날 몰아닥친 눈폭풍 때문에 워싱턴 디씨 일대가 마비됐습니다. 연방정부도 모두 문을 닫는다고 새벽에 공지가 되었습니다.

폭설로 오전 9시 30분으로 예정되었던 국방부 (펜타곤) 미팅이 취소되었습니다. 오후에 예정되어 있던 NCNK (National Committee of North Korea, 북한위원회) 주최 세미나도 취소되었습니다. 대신 워싱턴 디씨에서 스님과 오랫동안 인연 맺은 분들과 개인 미팅은 하기로 했습니다.

도로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민덕홍 님이 차를 몰고 나가보았습니다. 미주 정토회관 앞 언덕길에서 차가 헛바퀴를 돌아서 동네 바깥으로 나갈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LPG 가스 공급하러 온 트럭도 언덕에서 발이 묶여 도로를 막고 있다고 했습니다.

법당 근처에 살고 있는 법우님이 4륜 구동 차량을 가지고 있어 차를 하루 빌리기로 하였습니다. 회관 입구 언덕까지만 차를 가지고 오라고 하고 민덕홍 님이 마중을 갔습니다. 스님도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함박눈이 쏟아지는 가운데 장화를 신고 중무장을 하고 나갔지만 옷이 모두 젖어 다시 회관으로 복귀하였습니다.



고속도로는 괜찮지만 작은 길과 이면도로 제설작업이 아직 되지 않아 차가 막힐 것이므로 옷을 갈아입고 서둘러 미팅 장소로 출발했습니다.

첫 미팅을 할 장소도 오후에 문을 닫는다고 해서 가는 도중에 미팅 장소를 변경했습니다. 만날 분은 WFP (세계 식량계획) 워싱턴사무소 존 브라우쓰 소장님입니다. 스님과 오랜 인연을 쌓아오신 분입니다. 원래 미국 국제개발처 (USAID)에 소속되어 있는데 WFP 워싱턴 소장으로 자리를 옮겨 근무하고 있습니다.

두 분은 만나자마자 아주 반갑게 인사하며 바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보수세력이고 강경세력이라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간 협상 전략에 이들의 반응은 어떤지? 또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정책을 우려했던 분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전략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한 현재 여론은 어떤지 등을 물으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스님의 최근 활동에 대해 이야기하고 12.23 광화문 한반도 평화대회 자료도 드렸습니다. 그리고 현재 WFP 대북지원 활동과 북한 내에 활동하고 있는 인도적 지원단체들의 북한 지원이 원활한지, 경제제재로 인해 중국을 통한 지원의 어려워진 것 등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하였습니다.

그리고 스님은 방글라데시 로힝야 캠프촌 난민 지원 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물어보시고 방글라데시 WFP에서 지원 요청한 가스버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구했습니다. 또한 오는 5월에 WFP David Breasly 사무총장의 한국 방문 계획과 스님께 미팅 요청이 들어온 것에 대해서 말씀하시자, 존 브라우쓰 소장도 한국 방문 계획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미팅을 마치고 다시 디씨로 이동하여 스님의 오랜 친구인 NCNK 키쓰 루쓰 사무총장과 미팅을 가졌습니다. 이 분은 1999년부터 최근까지 리처드 루거 공화당 상원의원의 동아시아 정책 선임 보좌관 및 연방상원의 공화당 전문위원을 지낸 아시아 및 한반도 전문가입니다. 스님과 오랫동안 친구로서 함께 현재의 한반도 문제를 타결해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방정부와 워싱턴 디씨의 대부분의 연구소, 기관이 문을 닫았지만 키쓰 루쓰 님은 스님과의 미팅을 위해서 사무실로 출근하였습니다. 두 분은 서로 반갑게 인사하며 현재 한반도 상황에 대해서 서로 의견을 교환하였습니다. 특히 스님은 지난 일주일 동안 디씨 분위기 및 상황 등에 대해서 의견을 묻고 북미 간의 정상회담이 있기 전 어떤 것들이 선행되면 좋을지 의견을 내었습니다. 키쓰 루쓰 사무총장님도 스님의 좋은 의견이 미국 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두 분은 늘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체제가 구축되기를 기원하고 있어 이렇게 만나면 평소에 생각하던 여러 아이디어를 진지하게 나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미팅을 마치고 특파원 간담회가 있는 버지니아 애넌데일로 이동하였습니다. 오전에 미주 정토회관을 빠져나올 때 차들이 엉켜 약속 장소에 도착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고속도로에는 차가 없어 시원스레 달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시간이 적게 걸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약속 장소에 가니 평화재단 리더십 아카데미 2기생으로 현재 조지워싱턴대학교에 연수를 나와 계시던 국방대학 조홍제 박사님이 스님께 인사드리러 와서 잠시 얘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어 오늘 마지막 일정으로 워싱턴 디씨에 파견 나와 있는 한국 언론사 특파원들과의 간담회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은 워싱턴을 방문할 때마다 특파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세계정세, 동북아, 한반도, 미국 국내 상황 등 여러 가지 분야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폭설로 인하여 연방정부도 문을 닫은 상태라 많이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최근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한반도 상황에 대해서 심도 있는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특파원들도 지난 2주 정신없이 바빴다고 하였습니다.

스님은 최근 8일간의 미국 일정에 대해서 얘기하고, 워싱턴 디씨를 방문하고 느낀 분위기 등에 대해서 서로 의견도 교환하고 질문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백악관 청원 10만 인 서명운동, 연방 상하원 의원들에게 편지 보내기 캠페인 등을 설명해주고, 스윙주 4개 (미시간 디트로이트, 오하이오 클리블랜드,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 버지니아 패어팩스)에서 교민들을 대상으로 한 평화, 통일 강연 뒷얘기도 전해주었습니다.

특파원 간담회 이후 한겨레 이용인 특파원님이 스님과의 간담회 내용을 정리하여 기사로 냈습니다.

[한겨레 이용인 특파원 기사 보기]
http://m.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837235.html?_fr=gg#cb

드디어 오늘 하루 일정을 모두 마치고 미주 정토회관으로 복귀하였습니다. 고속도로는 아주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골목길은 눈이 덜 치워져 있었지만 운전하기에는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스님은 오늘 하루를 돌아보고 ‘처음에는 눈 좀 오는 것 가지고 뭐 이렇게 야단스럽게 정부가 문을 닫느냐고 생각했지만 폭설에는 골목길과 집 앞 도로에 제설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아 차를 가지고 나갈 수가 없기 때문에 연방정부가 문을 닫는 이유를 알겠다’고 하시며 ‘비록 국방부 미팅이 취소되기도 했지만 디씨를 교통 체증 없이 달려보았다’며 웃기도 하였습니다.

오늘은 강연이 없는 날입니다. 그러나 어제 버지니아 패어팩스 강연장에서 11개의 질문이 쏟아졌고 또 함께 나누고 싶은 답변이 있어 어제 나온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사람들이 한국의 평화통일 방법에 대해서 논의를 해왔고 발표도 해왔습니다. 법륜스님은 한반도의 평화통일에 대한 방법에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방법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나온 논문을 자료집으로 쌓으면 아마 한 트럭분은 될 겁니다. 그래서 저는 방법이 부족해서 지금 통일로 진전이 안 된다 이렇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통일에 대한 결단입니다. 누군가는 결단을 해야 되는데 그런 과감한 정치적 결단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분위기보다는 지도자의 결단이 통일 쪽으로 갈 건지 안 갈 건지를 결정하지 않느냐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굳이 방법적인 것을 생각한다면 무조건 통일되어야 된다고 하는 통일지상주의로 가게 되면 저는 오히려 전쟁의 위험이 초래된다고 생각합니다. ‘통일을 위해서는 전쟁도 각오해야 된다’ 이렇게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무조건 ‘한반도에 평화만 있으면 된다’ 가 되면 영구 분단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평화지상주의나 통일지상주의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평화도 필요하고 통일도 필요한 것이지 그중에 어느 하나를 선택해서는 안됩니다.

그럼 평화는 왜 필요하냐? 지난 60여 년간 우리가 일구어놓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우리가 잿더미로 만들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현재 우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평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러면 현재의 이익만 지키면 되느냐? 이 문제에 대해서 ‘이것만 지키면 된다.’ 이렇게 생각하는 분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저는 그분에게는 ‘통일은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런데 ‘지금 이 정도로서 만족할 수가 없다. 우리는 좀 더 나은 미래의 비전을 갖고 싶다.’라고 한다면 통일밖에 없습니다.

저 같은 환경주의자는 ‘경제가 이 정도로 발달되었으면 됐다. 여기서 경제가 더 발전한다고 우리가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구환경만 파괴해서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는 저 같은 사람만 사는 게 아니라는 게 문제이지요. 국민 다수의 여론은 80-90% 가 ‘더 성장해야 된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더 성장하려면 더 성장할 수 있느냐?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이 지금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대한민국은 분단된 상태로도 안보를 지켜내고 경제성장을 해왔습니다. 홍콩, 싱가포르 등 도시국가를 제외하고 인구 5천만 정도 되는 중간 규모 국가가 이 정도로 빠른 성장을 한 경우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난 성장의 역사를 한번 살펴보면요, 박정희 대통령, 전두환 대통령, 노태우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거치면서 연평균 성장률이 계속 감소했습니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이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이 경제를 모르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 우리가 성장이 떨어졌다. 내가 만약에 대통령이 되면 최소 7% 이상 성장을 할 수 있다.’라고 해서 여러분들도 잘 아는 747 공약을 내놓은 거예요.

그때 우리 국민들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정에 대해서 전혀 몰랐느냐? 아닙니다. 자세히는 다 몰라도 아예 모른 것은 아닙니다. 이미 소문이 많이 나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이 분을 선출한 것은 바로 그 성장에 대한 욕구 때문에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 5년 동안 많은 노력을 했지만 연평균 3% 성장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분이 당선되려고 거짓말을 했던지 아니면 이분이 경제를 몰랐던지 둘 중에 하나겠지요. 저는 거짓말을 했다기보다는 몰랐다고 생각을 합니다. 사실 모르는 사람은 더 자격이 없다고도 할 수 있죠.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너무 욕심안내고 4% 성장을 제시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3%보다는 더 성장할 수 있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4년 동안 평균 2.8% 성장했습니다. 올해 우리 문재인 대통령 들어오고 한 3% 성장해서 조금 높아졌습니다. 그래도 저는 앞으로 5년 간 결산을 하면 한 2.5% 성장을 할 거다 이렇게 예측을 합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합니까? 경제성장 문제는 특정한 대통령 개인의 문제나 정책의 문제가 아니다 이런 얘기예요. 한국은 지금 성장 동력이 계속 소진되면서 장기침체에 들어갔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지금 누가 대통령이 되어 무슨 말을 하더라도 성장률을 특별히 높이겠다고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이렇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국민들이 이 정도 성장으로 만족하겠다고 하면 경제문제는 제외하면 됩니다. 대부분 선진국이 이 정도 성장을 하니 성장은 이 정도로 하고, 빈부격차가 급격하게 벌어지니까 ‘빈부격차를 좀 조정해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 이렇게 해야 정치지도자가 솔직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은 아직도 성장에 대한 갈구가 있습니다. 이런 성장에 대한 갈구가 있고 그것을 이루고 싶다면 유일하게 남은 길은 북한 개발밖에 없습니다.

만약에 북한을 개발할 수 있다면 우리가 다시 한번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통일은 우리 미래의 비전, 미래의 희망이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같은 민족이니까 통일하자든지 북한 주민을 위해서 통일하자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조금 더 성장을 하려면 통일이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통일이 희망이 된다 이런 얘기입니다.

같은 민족이니까 통일을 해야 된다고 하는 당위론적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 실리론적으로도 통일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당위론적인 통일은 ‘내일이라도 통일하면 좋겠다’ 이런 얘기겠지만 실리론적인 의미에서의 통일은 꼭 정치적 군사적 통일이 지금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빨리 해결해야 될 것은 경제적 통합의 문제입니다. 소위 북한개발이라고 하는 문제입니다. 정치적 군사적 통일이 안 된 상태에서 북한 개발의 문제가 해결이 되려면 투자보장이 돼야 교류 협력이 원활하게 되어야 됩니다. 그러려면 남북 관계가 정치적 군사적으로 안정이 되어야 하고요.

남북 간의 이런 불안정한 관계에서는 투자보장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평화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평화가 완전히 정착이 되어야 경제적인 협력이 이루어질 수가 있습니다.

북한을 개발할 때 한국의 대기업이 몰려 들어간다면 저는 그 시너지 효과가 굉장히 줄어든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북한 개발을 해서 나오는 이익은 이익률이 좀 높을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기업이 눈독을 들일 수 가 있어요. 대기업은 지금 세계적인 경쟁을 위해서 기술개발을 해야 되는데 공짜로 먹는 일이 생기면 기술개발에 등한시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이 북한개발수요가 끝나면 우리가 세계 경쟁력을 잃어버릴 위험이 있어요. 그래서 대기업들은 세계 경쟁을 위해서 계속 기술개발을 해나가야 됩니다. 북한 개발 정도는 중소기업 정도로도 충분히 그 일익을 담당할 수가 있어요.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지금 굉장히 어려움에 처해있습니다. 거의 파산 직전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어요. 중국으로 갔다가 베트남으로 갔다가 방글라데시로 갔다가 캄보디아로 갔다가 하면서 지금 점점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국내에 있는 중소기업들은 거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들어와서 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여기 있으니까 잘 모르지만 시골에 가면 농공단지라는 데가 있습니다. 거기 노동자의 거의 8-90%가 외국인입니다.

중소기업들이 북한에 들어가면 활로가 열린다는 거죠. 개성공단이 출발할 때 월 임금이 57불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1년에 5%만 올리기로 했어요. 5% 해도 3불밖에 안되잖아요. 그런데 특근수당 주고, 음식 주고, 뭐 주고 다 합쳐도 개성공단 문 닫을 때 157불이었습니다. 지금 북한 노동자들이 중국으로 건너가 일하는 중국 합작 공단이 훈춘, 도문에 많이 생겼습니다. 중국 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 인건비가 25불이었거든요. 특근수당까지 해서 300불 정도 받습니다.

그런데 개성공단의 북한 노동자들에게 과다한 인건비를 퍼준다는 논리는 조금 과장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개성공단 문 닫은 것은 우리 중소기업에 엄청난 피해를 주었지 북한에게 큰 타격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 숙련된 사람들이 중국에 나가서 일을 하게 되면 그보다 더 많은 인건비를 받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에서 250불 받는 것보다 개성에서 157불을 받는 것이 북한 노동자에게는 훨씬 낫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에서는 거주비도 있고 가족과 떨어져야 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중국에 있는 한국 기업은 최소 인건비가 500불이거든요. 우리가 만약에 지금 북한에 들어가서 200불 전후로 시작할 수 있다면 베트남 가는 것보다 싸고 방글라데시 수준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 기업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다 북한 노동자들을 선호합니다. 첫째, 똑같은 시간 일을 시키면 생산성이 10% 이상 높다고 합니다. 두 번째, 중국 노동자들은 주말에 놀아야죠, 설, 추석에 열흘씩 놀아야죠, 그러나 북한 노동자들은 기숙사에 있으면서 하루에 열몇 시간씩 일하고 주말도 없고 그러니까 중국 회사에서는 굉장히 선호를 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한국의 자본과 기술이 북한의 노동력과 자원이 결합을 한다면 북한은 새로운 소비재 생산기지가 될 수가 있습니다. 옛날에 한국, 중국이 했던 일, 지금 베트남이나 인도가 하는 일을 북한도 할 수가 있어요. 그래서 이런 투자가 활성화된다면 북한에 꼭 경제적 지원을 안 하더라도 투자를 유치해서 자기들이 충분히 살아갈 수 있고 우리로서는 이런 투자가 우리나라 중소기업을 다시 회생시킬 수 있고 중소기업이 회생이 되면 청년들의 직장이 급격하게 늘어납니다. 대기업은 산업 생산성이 높고 성장률이 높아도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습니다.

한국의 청년실업은 여러분이 상상도 못 할 거예요. 통계표는 전체적으로 5%니 7%니 이러지만 청년실업은 아마 거의 50%에 가깝습니다. 직장에 다닌다고 하더라도 직장이 아니고 커피점에 가서 좀 일하거나 하는 수준이에요. 어쩔 수 없어하는 일이거나 부모 가게 가서 좀 거들어주거나 대학에 등록을 해놓고 학생 신분에 있거나 이런 거지 실제로는 절반 가까이가 실업상태입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북한 개발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문제예요. 이것은 남북이 상생하는 일이잖아요. 북한 개발은 한국 안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이런 얘기예요.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느냐 하는 것처럼 이러한 좋은 비전이 있는데 우리로서는 북한 핵 때문에 이걸 어떻게 못해서 그림의 떡이 되어있죠. 북한으로서는 핵을 포기하는 것은 자기들의 안보가 확보되지 않기 때문에 절대로 포기하지 못하겠다 하고 있죠. 그런데 이번에 북한은 미국이 적대시 정책만 폐기한다면 즉 안보만 보장해준다면 우리는 핵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일단 열어 놓은 거죠. 그렇기 때문에 대화가 시작될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우선 평화가 정착이 되고 교류협력 특히 경제협력이 활성화되면 양쪽 다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통일의 방식 문제는 조금 더 가면서 유연하게 처리할 수 있지 않겠냐 생각해요. 다만 여기서 통일에 대한 기반 조성은 남한이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통일할 건지 말 건지 선택은 북한이 하도록 해줘야 됩니다. 북한이 내일이라도 통일하자고 하면 손실이 나도 해야 되고 북한이 천천히 하자고 하면 그에 따라야 됩니다. 내가 어떤 여인에게 사랑한다고 결혼하자는 건 내가 제안할 수는 있지만 그걸 결정하는 것은 그 여인이 결정해야지 내가 좋다고 강제로 하면 성추행이 되겠죠. 그래서 통일은 언제 올지 그건 알 수 없어요. 왜냐하면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결정하는 것이니까요.

이것은 이미 독일이 경험한 거잖아요. 모든 통일의 기반 조성은 서독이 했어요. 그런데 통일을 결정한 건 동독이 했습니다. 동독이 투표로 먼저 결정을 한 거예요. 통일하자는 쪽이 선거에서 이겨버리니까 갑자기 닥친 거예요. 사람들이 밀려오니까 서독에서는 어쩔 수 없이 주택, 일자리 문제가 너무 크니까 ‘거기 있어라, 돈 줄게’ 그랬어요.

그때 서독 장관 했던 분과 식사하며 얘기할 기회가 있어 제가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그렇게 통일에 대해서 부담이 많았다면 왜 그렇게 빨리 통일을 했냐, 천천히 하면 되지 않았냐’ 그랬더니 그분이 웃으면서 밥 먹다가 저에게 이렇게 말해요. ‘스님, 상대가 총을 갖고 넘어오면 총을 갖고 막으면 됩니다. 그런데 숟가락 갖고 넘어오면 막을 길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게 한국에서도 언제 닥칠지 모릅니다. 대비를 해야 됩니다.’ 두고두고 생각해야 할 얘기 같아요.

그래서 우리는 북한이 내일 하자고 하자해도 우리가 부담스러운데 지금 북한이 안 하겠다고 하는데 억지로 하겠다 이럴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통일문제는 전혀 걱정하지 않아요. 경제 협력까지만 되면 우리는 천천히 할수록 오히려 통일비용을 적게 내는 거고요. 그러나 북한이 빨리 하자고 하면 거기에 맞춰서 준비를 해나가야 되고 그때는 조금 부담이 되더라도 우리가 수용을 해야지 통일을 하자는데 또 하지 말자 하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왜냐하면 그건 이기주의에 속하니까요. 그래서 이 문제를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고 생각해요.

지금 통일 비용이 어떻게 계산되는지 알아요? 만약에 산에 나무를 심는다고 하면 오늘 통일된다고 전제를 하고 묘목 가격 얼마에 한 사람 인건비가 얼마다 이런 식으로 계산하면 천문학적인 수가 나오는데 지금 북한에 나무를 심는다면 묘목 한그루에 백 원만 하면 돼요. 남한에서는 이천 원 삼천 원 줘야 되는데. 하루 나무 심는데 남한은 최소한도 인건비 오만원에서 칠만 원 줘야 되는데 북한은 지금 하루에 천 원만 주면 됩니다.

그래서 제가 올해 북쪽에 나무 백만 그루를 지원해서 심으려고 계획했습니다. 약속이 다 됐는데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북한이 나무 심는 이런 문제를 지금 다 뒤로 미루고 있어요. 북한에 나무 다 심으려면 일 년에 십억 그루씩 30년을 심어야 합니다. 그건 남한에서 지난 30년 동안 그렇게 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선투자라는 거죠. 통일비용이라는 것이 꼭 통일이 된 뒤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북한 어린이 영양실조를 면하는 지원을 한다면 나중에 우리가 물어야 할 사회복지비용을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거죠. 그래서 우리가 지금 분단된 상태로도 얼마든지 통일에 대한 작업을 해나갈 수가 있습니다. 그러려면 최소한도 적대관계가 청산이 되어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백악관 청원 서명운동]
https://goo.gl/esnn3g

1) 청원 사이트를 클릭하고 [sign now]를 누른 후(스마트폰의 경우) 개인 이름(영문)과 이메일 주소를 입력한 후 다시 [sign now]를 누릅니다.

2) 이후 자신이 입력한 메일(또는 스팸메일함)로 들어온 confirm 메일에서 "Confirm your signature by clicking here." 을 누르면 서명이 완료됩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김순영 손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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