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에서 강연이 있는 날입니다. 오전 3시에 기상하여 스님의 하루를 작성하려고 나오니 프린터 위에 교정본 원고가 놓여 있습니다. 스님은 새벽 2시에 기상하여 가지고 다니던 책 원고와 밀린 원고 업무를 계속 보았다고 합니다. 각자 숙소에서 아침 기도와 예불을 한 후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스님은 숙소와 식사를 제공한 조미영 님 부부께 사인한 새로운 백 년을 선물하고 감사인사를 드렸습니다.

숙소 바로 근처 Cuyahoga Valley 국립공원이 있어 한 바퀴 둘러본 후 피츠버그로 이동하기로 하였습니다. 권공영님의 안내로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는 Cuyahoga Valley 국립공원을 둘러보니 마음이 한층 더 상쾌한 것 같습니다. 공원에서 헤어지기 전에 피츠버그까지 가서 강연 봉사를 할 콜럼버스 법당 회원들과 함께 공원 방문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하였습니다. 강연장에 도착하기 전에 바로 근처 식당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오늘 강연이 열리는 Community Center로 이동하였습니다.

날씨가 좋아 산책하기도 좋은 날씨이지만 강연을 준비하는 콜럼버스 법당 회원들은 마음이 초조하다고 하였습니다. 피츠버그에 인연이 있는 분이 없다 보니 콜럼버스 법당 회원들이 인터넷을 뒤져서 강연 장소를 찾아 강연 10일 전에 겨우 강연장 소도 확정되었습니다.

교포신문이나 주간지도 없고 마땅히 광고할 곳도 없어 인터넷으로 홍보를 하였습니다. 또 또 이곳까지 직접 차를 운전해 와서 식당과 마켓을 찾아 강연 포스터를 붙였지만 넓게 퍼져있는 도시라 홍보를 하기가 힘들었다고 합니다.

Community Center에 들어와 보니 건물이 아주 좋고 훌륭하며, 강연장소도 200-300명이 참석해도 좋을 만큼 넓고 시설이 좋아 다음에 영어 통역 강연을 해도 아주 좋을 것 같았습니다.

강사인 스님을 포함하여 25명이 조촐하게 스님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지만 무엇보다도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높은 분들만 찾아와서 그런지 4개의 질문 모두가 평화와 통일에 관한 질문이었고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 속에 강연이 이루어졌습니다. 비록 적은 인원이지만 한반도 평화대회 동영상을 시청하고 뜨거운 박수로 스님을 환영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오전에는 모두 성당에 간다고 하고, 오후 2시에는 개신교회가 예배를 본다고 해서 늦게 강연 시간을 잡으려고 하였으나 오후 6시 이후에는 Community Center를 사용할 수 없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이 시간에 강연을 잡았습니다. 강연 준비하는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피츠버그에서 강연을 준비해줄 분들이 없어 콜럼버스에서 와서 저희가 직접 준비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피츠버그에서는 홍보가 제대로 안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이렇게 신부님까지 오셨네요. 감사합니다.

지금 한반도가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지난 9월에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한바탕 험한 말들이 오고 가면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었습니다. 우리는 ‘전쟁만은 안된다. 대한민국은 한국전쟁의 비참함을 모두 경험했기 때문에 군사적 해결 방식을 취하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 평화적으로 한반도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지난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쯤에 평화집회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12월 23일에는 1만 명의 시민들이 광화문에 모여 평화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도록,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기를 기원하였습니다. 우리의 기도 덕택인지 올림픽이 계기가 되어 북한의 특사가 남한을 방문하고, 남한 특사가 북한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고, 북미 간 정상회담이 수락되면서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해있던 한반도에 전쟁위기가 평화국면으로 전환되었습니다. 하지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취하고 있고, 군사적인 행동을 취할 반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대화를 하다가 대화가 잘 안되면 군사적 행동을 취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이 아주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간의 정상회담을 수락한 것에 대해서는 환영을 표하고 북미 간의 정상회담이 차질 없이 열릴 수 있도록 적극 지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워싱턴이나 의회 분위기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비우호적인 분위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지금은 한반도에 있어 위기이기도 하고 기회이기도 합니다. 잘하면 핵문제뿐만 아니라 65년간의 비정상적인 정전체제를 종식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북미 간의 정상회담이 있기 전 5월까지 이 두 달이 우리 민족에 있어 아주 중요한 기간이 되었습니다. 미국에 계신 우리 교민들이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연방 상하원 정치인들에게 우리의 바람을 적극적으로 전해야 합니다.

한반도의 비핵화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백악관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청원하려고 합니다. 백악관에다 10만 명이 청원을 하면 답변이 온다고 합니다. 정상회담 전 빠른 시간 내에 청원을 하면 한반도 문제가 중요 관심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의회가 반대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게 됩니다. 따라서 연방 상하원 국회의원들에게 편지를 써서 북미 간의 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니 국회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요청하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운동은 전 미국 시민들이 다 해야 하지만, 특별히 미시간주, 오시아오주, 펜실베이니아주, 버지니아를 4개를 잡아 강연을 하는 이유는 여러분들이 알고 있다시피 이 지역의 민심의 향방에 따라 의회의 권력구조를 좌우한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피츠버그가 이번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600표 차이로 민주당이 이겼습니다. 여러분의 표가 등락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몇백 표가 아주 중요합니다. 이곳은 비록 한인들이 소수이긴 하지만 한인 몇천 명이 어떤 입장을 가지느냐에 따라 당락을 결정하기 때문에 4개 주에서 강의를 잡고 백악관 청원 캠페인과 연방 상하원 의원들에게 편지 보내기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오늘 참석하신 신부님께서는 신자들에게 알려 동참하게 해주시고, 참석하신 분들은 편지 샘플을 가지고 왔으니 주위분들에게 알려서 이 운동에 함께 동참하자고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조금 번거롭기는 하지만 광화문에서 한국사람만 명이 모여서 평화집회를 하는 것보다, 백악관 앞에서 천명이 하는 것이 더 효과가 있고, 다른 주에서 천명이 모여서 하는 것보다 이 스윙주에서 10명이 편지를 보내는 것이 더 영향력이 있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이 지역에 살고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려고 이곳에 왔습니다. 자신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셔서 여러분들이 조국의 평화를 지켜낼 수 있도록 힘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오늘의 대화를 시작하였습니다.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북한에서 커내는 카드가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분, 트럼프는 사업가이고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인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어떤 이익이 있을지 궁금하다는 분, 한국에서 탈북자는 이등시민, 조선족은 삼등 시민이라고 하던데, 통일이 된다 하더라도 마음속에 이런 갈등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는 분,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워주고 우리가 원하는 평화를 얻자고 하였는데 일상생활 속에서 내 보스가 논리적이지 않더라도 치켜 세워주고 앞에서 좋은 말만 해주고 원하는 바를 얻는다는 것이 가식적이고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옳은 것인지 궁금하다는 분등 총 4분이 스님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는데 다음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북미회담이 성사될 것 같은 분위기이고, 또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실제 북미회담 자리에 막상 북한이 꺼내들 카드는 무엇일까 궁금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북한도 회담을 하겠다고 당당하게 나오는 걸 보면 뭔가 카드가 있지 않을까 싶거든요. 물론 미국이 경제적인 압박을 해 오니까 북한이 불안해서 먹고살 길을 찾아 궁여지책으로 임하는 측면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 달라’는 엄청난 카드를 가지고 나오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됩니다. 스님의 의견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제가 북한 지도부도 아니고, (모두 웃음) 미국 지도부도 아니니까(모두 웃음) 그걸 속속들이 알 순 없습니다만, 제가 아는 선에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핵을 갖는 게 실제 미국한테 그렇게 큰 위협적이 안된다고 보는 것 같아요. 러시아나 중국이 핵을 갖는 것과 비교해 보면 실제 별거 아니잖아요. 핵이라는 게 만든다고 다 무기가 되는 게 아니라 운반 시스템이 갖춰져야 되는데 현재 북한에서 미국까지 도달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시스템이 갖춰졌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물론 북한은 그런 시스템을 다 갖췄다고 큰소리치고 있지만 전문가들이 볼 때는 그렇지 않다는 거예요. 다만 미사일을 쐈을 때 공중에 올라갔다가 떨어지는 거리를 계산해 보면, 북한에서 사선으로 쐈을 때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는 된다는 정도로 평가되는데, 그것이 공기층을 통과할 때 과연 안 타고 남아있을 건지, 또 그게 제대로 떨어질 건지, 또 폭발하긴 할 건지, 이런 건 아직 하나도 검증이 안 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제가 볼 때는 그렇게 큰 위협은 아직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바마 전 대통령도 집권 8년 동안 북한 핵을 좀 방치했던 것 같아요. 위키 리스크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어느 금융회사에 가서 한 강연 내용을 해킹해서 폭로한 글을 보면 그 강연에서 클린턴이 ‘우리는 한반도의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북한의 도발은 그렇게 위험하지도 않고, 때로는 오히려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 북한이 동아시아의 질서를 깨뜨릴 정도로 지나친 행동을 하면 그건 좀 문제가 되겠지만 현재까지는 그런 수준이 아니다.’ 이렇게 얘기한 거로 나옵니다. 클린턴이 비공개 강연에서 이렇게 얘기했다는 것은 미국이 실제 이 문제를 어떻게 보는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지요. 실제 미국은 북한을 핑계 삼아 일본을 재무장시켰고, 한반도의 무장을 강화시켰고, 중국에 대한 여러 가지 견제 중 하나로써 한국에 사드 배치도 하게 했거든요. 이런 걸 보면, 북한이 미국의 이익에 굉장히 부합하는 행동을 한 것 같기도 해요.

그렇다고 미국이 북한을 그냥 방치할 수 없는 이유는, 북한이 핵을 갖게 되면 핵이 확산되는 걸 막을 명분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이게 미국의 가장 큰 고민일 거예요. 북한이 핵을 갖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걸 열어두면 일본, 한국, 이란이 ‘우리도 핵을 갖겠다’고 나올 때 제지할 수 있는 명분이 없어진다는 겁니다. 이게 미국의 가장 큰 고민이라면 고민일 겁니다. 그래서 미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공식적으로 절대 인정할 수 없는 상황인 거죠. 그리고 북한과 협상을 할 때 최소한 북한이 ‘우리의 요구조건만 들어주면 우리가 핵을 포기하겠다’는 표명을 해 줘야 미국도 협상 테이블에 나가서 대화를 할 수 있지, 북한이 그런 의사표현을 안 해 준다면 미국은 협상에 참여할 명분이 없습니다.

그래서 작년부터 미국이 비공식적인 라인을 통해서 북한에 요구한 것은 비핵화에 대한 의사를 조금이라도 밝혀달라는 거였어요. 그런데 북한은 거기에 대해서 끝까지 대답을 안 하고 헌법까지 고쳐서 ‘우리는 핵보유국이다. 우리는 끝까지 핵을 가질 것이다. 만약 핵문제를 얘기하고자 한다면 상호 핵감축 협상을 하자’는 식으로 나왔기 때문에 미국이 북한과 회담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도대체가 미국이 회담을 할 명분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이것이 미국의 고민이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북한에서 두 가지 발언을 했죠. 그게 뭐냐 하면 첫째 ‘미국이 대북 적대인 정책을 폐지한다면 우리는 핵을 가질 이유가 없다’, 둘째 ‘우리는 선대의 유언을 계승한다.’ 여기서 ‘선대의 유언’이란 ‘한반도의 비핵화’입니다. 그래서 이제야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최소한의 명분이 만들어진 겁니다. 그러니까 미국이 ‘좋다. 너희들이 그런 뜻이 있다고 하니까 한 번 만나서 얘기해 보자’고 할 수 있었던 거예요.

그럼 북한의 요구는 무엇일까요? 북한 입장에서는 ‘체제 유지를 보장해 달라’는 겁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봤을 때 경제력 11 내지 12위의 강국이고, 현대식 무기로 무장되어있고,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군사동맹도 맺어져 있는데, 북한은 최빈국 가운데 하나이고, 중국이나 러시아 등 주변 어떤 국가와도 군사동맹이 맺어져 있지 않은 상태이며 열악한 재래식 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그나마도 기름이 없어서 훈련을 제대로 못하는 실정이에요. 얼마나 열악하냐면, 전쟁 나면 우리 군이‘3일이면 북한을 제압할 수 있다’고 큰소리를 칠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북쪽 입장에서는 자국의 안보가 굉장히 불안하다는 거예요. 또 탈북자도 계속 생겨나고 그러니까요. 그래서 북한은 자주국방을 위해 핵을 개발할 수밖에 없다는 거예요. ‘우리를 건들 기만해봐. 우리만 죽는 게 아니고 너희도 다 죽는다.’ 이렇게 자살특공대 식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처지이기 때문에 제가 볼 때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북한에 돈을 좀 주면 핵을 포기하지 않겠냐?’는 사람들도 있던데, 그건 오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처지에서 보면 핵은 그들이 포기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북한에서는 굶어 죽어가면서도 핵을 개발했는데, 다 개발해 놓은 핵을 내놓는다고요? 그건 너무 비현실적인 생각입니다. 북한에게 ‘핵’은 자국을 지키는 유일한 수단이지만 세계적으로 핵은 확산이 금지되어있는 물건이기 때문에, 북한 핵 문제는 단순히 북한과 남한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와 싸워야 될 문제인 거죠. 그래서 핵은 북한을 지켜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동시에 북한을 망하게 할 수밖에 없는 위험한 물질입니다. 제가 볼 땐 이게 북한의 고민이라는 거죠. 북한이 원하는 건, 핵도 갖고 경제도 개발하는 ‘병진노선’입니다. 즉 핵과 경제, 안보와 경제를 모두 쟁취하겠다는 게 북한의 요구입니다. 그런데 국제사회가 용납하지 못하는 핵으로써 안보를 지키겠다니까 결국 경제회복도 불가능하다는 거예요. 제재가 강화되면 경제는 더 어려워지니까요. 이게 북한의 모순입니다.

북한은 어떻게든 자기네 안보도 지켜내면서 경제도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겁니다. 그러니까 협상을 할 때 북한이 ‘핵을 없앤다’고 하던 ‘개발을 하지 않겠다’고 하던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어서는 곤란합니다. 왜? 이 세상 어떤 나라도 그렇게 하는 나라는 없어요. 특히 북한은 교훈이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했다가 리비아나 이라크가 침공당하는 걸 봤거든요. 그래서 제가 볼 때는, 북한이 뭐라고 말하든 북한이 핵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거라고 봐야 됩니다. 그리고 미국은 어떤 경우라도 북한의 핵 보유를 용납하지 않을 거예요. 이렇게 북미는 지금 마주 달리는 기차와 같다고 볼 수 있어요.

‘너희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군사적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없애겠다’는 게 미국의 마지막 카드이고, 북한은 ‘나만 죽는 줄 아냐? 너도 죽는다’는 입장이죠. 그런데 북한이 남한한테 그렇게 협박해 봐야 미국은 눈도 깜짝 안 합니다. 미국 상원의원들이 ‘그래 봐야 한국인들밖에 더 죽겠어?’라고 얘기하는 것 들어보셨잖아요. 그러니까 북한이 미국을 협박하기 위해서 ‘우리 건드리면 미국 본토까지 피해를 입는다.’ 그러잖아요. 한국 협박해 봐야 안 되니까 일본 협박하고, 괌 협박하고, 그것도 잘 안 되니까 이제는 미국 본토까지 협박하려고 했어요.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하면 미국이 자국을 공격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미국은 거꾸로 ‘미사일이 미 본토까지 도달하기 전에 없애버리겠다’고 나오는 거죠.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이게 참 모순이지요. 북한으로서는 핵을 개발해야 자국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핵 개발 때문에 자국이 망하게 되는, 지금 이런 상황에 놓인 겁니다.

그럼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어떤 게 있겠습니까? 미국이나 한국 사람들이 제일 원하는 해결책은 군사적인 해결책입니다. 충분히 이런 선택을 할 수가 있습니다. 돈이 좀 들 뿐이니까요. 그런데 한국은 이 선택을 할 수 없다는 거예요. 과연 계획대로 북한을 그냥 탁, 순식간에 때리고 돌아오는 작전이 가능할까요? 군사전문가들은 그게 가능하다고 합니다. 집중적으로 순식간에 공격해버리고 딱 빠지면 북한에서 반격을 못 한다는 거예요. ‘반격을 하면 집중포화를 해서 아예 초토화시켜버리겠다’고 협박을 하면 김정은이 저 죽을 짓은 안 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주로 강경세력들의 의견인데, 미국 안에서도 북한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이렇게 평가를 하더라고요. 그들은 ‘우리가 이라크나 리비아에 그렇게 해 봤다. 우리가 집중포화로 공격해버리니까 다 도망가 버리더라. 꼼짝 못 하더라. 반격 능력이 없더라’고 합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라크와 같습니까? 이게 문제예요. 북한에 대해서 좀 아는 사람들은 ‘북한은 이라크와 다르다. 충분한 보복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엄청난 피해를 각오해야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은 이런 피해를 각오하면서까지 모험을 해서는 절대로 안 됩니다. 한국 안에서도 일부 보수파는 ‘우리가 좀 피해를 입더라도 북한 김정은 정권을 빨리 제거해야 된다’고 하고 있습니다만 그건 그렇게 할 게 아닙니다. 최근 한국 정부가 바뀌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가 이해를 달리하고 있거든요. 아주 긴밀히 공조도 하고 있지만 ‘전쟁 방식으로 해결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이해를 달리하고 있습니다. 미국으로서는 큰 부담이 없지만 한국으로서는 엄청난 위험이 있으니까요.

6.25 전쟁 때에도 북한은 ‘한 달이면 남한을 싹 점령할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됐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참전하면서 전쟁을 3년이나 끌어가지고 300만 명이나 죽었지 않습니까. 그렇듯이 전쟁이란 건 계획대로만 되는 게 아닙니다. 또 UN군이 북한으로 밀어 올릴 땐 중공 정부가 수립된 지 1년밖에 안됐기 때문에 결코 참전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 압록강까지 밀어 올렸는데, 결국 중공군이 참전해서 다시 밀려 내려왔잖아요. 그러니까 예측이라는 건, 한두 번 성공했다고 다른 것도 그렇게 될 거라는 건 ‘위험한 유혹’입니다. 그래서 전쟁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건 절대로 안 된다는 거예요.

그럼 평화적으로 문제를 풀려면, 도저히 상호 수용 못하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야 될까요? 저는 지금 오히려 적절한 타협의 시기가 왔다고 봅니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기 전까지는 오히려 북한이 이 협정을 지킬 수가 없었어요. 미국이 약속을 안 지켜버리면 자기들은 그 어떤 보복을 할 능력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북한이 핵을 개발해서 자기의 안보를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을 갖췄기 때문에 오히려 북한은 약속을 지킬 가능성이 커졌어요. 미국 입장에서는 현재 북한은 미국까지 도달하는 미사일은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선에서 개발을 중단한다면 미국에 대한 위험은 없다고 봅니다.

한국은, 북한이 핵을 갖는 것이 우리에게 굉장히 위협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전쟁을 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입장입니다. 물론 한국 안에는‘전쟁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핵을 없애야 된다’는 사람들도 일부 있습니다. 정부가 보수적이었을 때는 협상이 아예 불가능했다면 지금 문재인 정부는 기본적으로 전쟁은 안 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걸 받아들일 수가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만약 북미관계가 좋아져서 평화협정이 맺어지고 북한 체제가 안정되어 북한이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미래의 출구로서 핵을 포기하겠다’는 것을 약속한다면 미국은 이걸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예요.

일본이 제일 어려운데, 한국의 보수세력과 일본은 북한의 핵은 절대로 용납 못한다는 입장이에요. 왜냐하면 북한의 핵이 일본까지는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거리기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일본은 결국 미국의 결정을 따라갈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결국 한국의 보수세력이 문제인데요, 한국의 보수세력은 현재 국내에서 워낙 지지도가 낮아서 이 문제를 뒤집을만한 영향력이 없습니다.

이런 조건들을 본다면 북한은 ‘미래에 핵을 포기할 것을 전제하고, 더 이상 핵을 생산하지 않고, 더 이상 기술개발도 하지 않고, 또 더 이상 장거리 미사일도 개발하지 않으며 핵을 제3 국으로 이동하지도 않는다’는 이 동결선에서 새로운 출발을 할 수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서 제재를 해제하고, 그다음에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시설의 프로그램을 하나 하나 해체해가면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가 있을 텐데, 마지막 쟁점은 핵무기예요. 시설이나 프로그램, 이런 건 다 파괴 여부에 대한 검증이 가능한데, 이미 만들어졌는지, 안 만들어졌는지 모르지만, 만들어진 핵무기는 검증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그걸 어디로 운반해서 보관해 둔다면 그걸 어디 가서 찾겠습니까? 10개 있는데 2개만 내놓고 8개는 숨겨놓으면 그걸 우리가 찾을 수는 없는 거거든요. 대신 핵시설과 핵 프로그램을 다 파괴해 버리면 더 이상 증산은 못하기 때문에 위험을 확실히 낮출 수는 있죠.

그런 선에서 적절한 타협이 이루어질 것으로 봅니다. 다시 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핵 폐기를 약속받고, 북한이 동결을 수용한다면 미국이 경제제재를 풀어주면 합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봅니다. 그러면 다음 단계로서, 북한은 정전체제를 평화협정으로 바꾸라는 거고, 그다음이 이제 북미 간 외교관계의 정상화죠. 그러면 평양에 미국 대표부를 설치하고, 여기 미국에도 북한대표부를 설치하는 게 순서가 되겠지요. 대사관은 아직 힘들거든요. 그 과정엔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이렇게 진전되리라는 그림을 그려본다면 저는 지금 출발해 볼 수 있지 않겠냐 싶어요.

그런데 미국에서 주로 ‘북한에서 돈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고 걱정하던데, 북한에서는 그런 요구를 하지 않을 겁니다. 북한도 옛날과 달라졌어요. 북한도 이미 내부적으로는 시장경제시스템으로 다 바뀌었습니다. 개방만 안됐지, 개혁은 다 됐어요. 그래서 이제 개방만 하면 북한 노동자들이 외국에 가서 돈을 벌든지, 외국기업을 유치하든지 해서 스스로 성장해 나갈 겁니다. 전에는 배급 시스템으로 국가가 북한 인민들을 먹여 살려야 했기 때문에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서 인도적 지원이 굉장히 필요했는데, 지금은 다 각자 알아서 사니까 먹는 건 더 이상 국가 책임이 아니에요. 물론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긴 하지만 북한이 옛날처럼 경제적 지원에 목매달고 그러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조건들을 봤을 때 현재 북미 간에 대화는 성사가 가능하다고 보입니다. 북한 안에서도 보이지 않는 반대가 있겠지요. ‘미국한테 비굴하게 군다’면서 반대하는 세력이 있을 거고, 미국 쪽에도 ‘결국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것 아니냐’며 지속적으로 반대하는 세력이 있을 거고, 그건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우리 인생이라는 것이 어떻게 내가 원한다고 100% 다 이루어질 수가 있겠습니까. 원하는 것이 100이지만, 즉 미국이 원하는 건 ‘완전한 핵 폐기’이지만, 그러나 시간을 조금 길게 잡고 이 문제를 풀면 충분히 그 목적을 달성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1차적으로는 핵동결을 통해서 위험을 줄이고, 2차적으로는 시간을 조금 두고 핵 폐기를 하는 쪽으로 가면 되지 않을까요?

아마 핵무기를 폐기할 때는 돈을 줘야 될 거예요. 그런데 어쨌든 북한은 자기들의 안전이 충분히 담보됐다, 미국이 자기네 뒤통수 때릴 일은 없다는 게 확실해지기 전까지는 핵을 다 내놓지는 않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이번에 타협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봅니다. 굉장히 어려운 문제입니다만 그런 기회가 왔다고 생각해요. 특히 트럼프 대통령 같은 성격이기 때문에 이런 결단을 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정치인들과 의논해서는 북한 문제를 다루기는 어렵습니다. 부시 대통령 때도 좀 진척이 됐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부시보다 더 혼자 결정하는 스타일이니까 이번에 북미 정상회담도 승낙을 했지, 오바마나 힐러리 같았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었을 겁니다. 의논하고, 토론하고, 그래서 반대하고 그러면 이건 해결이 안 될 문제예요.

이번 북미회담이 성사된 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정은 위원장은 과감한 성격이 한 요인이 되었다고 봅니다. 한국에서 6가지 조건을 가지고 북한을 방문했는데, 북측이 반대하면 어떻게 변명할 것인지를 엄청나게 준비해서 갔다고 해요. 그런데 브리핑을 시작하니까 30분 만에 ‘오케이. 그렇게 하지!’ 하고 끝나버렸다는 거예요. 그리고 북한에서 내려와서 대화하자면서 ‘어떻게 군사훈련을 할 수 있느냐’고 문제제기를 했던 터라 우리로서는 군사훈련을 안 할 수가 없다는 변명을 하려고 준비해 갔는데 그 문제에 대해서도 ‘그래! 이해한다!’ 이렇게 한 마디로 끝나버렸다는 거예요. 그 결과를 트럼프 대통령한테 보고할 때도 대통령이 문제 제기하면 해명하려고 엄청나게 준비해서 갔는데 조금 듣더니 ‘그래, 5월 중으로 한 번 만나보자. 너희가 나가서 브리핑해라.’ 이렇게 끝나버렸다는 거예요. 참모하고 의논하고 그러는 게 없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는 이렇게 파격적인 결정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게 좋다, 나쁘다는 게 아니에요. 어쨌든 기회가 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잘못되면 군사적인 충돌 위험도 매우 높은 게 현실이지요. 물론 저는 이번 한미, 북미 정상회담이 모두 잘 성사되기를 기원합니다. 굉장히 어렵겠지만 타협의 여지와 가능성은 있습니다.”

스님은 마지막으로 시민권을 가진 분들은 꼭 투표를 해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이민생활이 바쁘다 하더라도 꼭 투료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미국 시민권자로서 꼭 미국 선거에 투표하고, 또 나가실 때 유인물을 챙겨가서 백악관 청원 서명운동과 연방 상하원 의원들에게 편지 보내기 운동에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알려달라고 당부하면서 오늘 강연을 마쳤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스님은 강연장을 찾아주신 피츠버그 한인 성당 신부님께 감사인사를 하고 함께 오신 성당 신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스님은 신부님께 사인한 ‘새로운 백 년’ 책을 선물하였습니다. 신부님은 다음에는 한인성당에서 강연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하였습니다.

오늘 강연에 참석하신 한 분은 우리가 피츠버그에 아는 분이 한 명도 없어 강연 준비가 힘들었다는 얘기를 듣고 다음에는 본인이 도와주겠다고 하며 명함을 주면서 다음에는 꼭 연락하라고 하였습니다. 적극적으로 다음 강연을 도와주겠다는 분을 만나니 또 새로운 소중한 인연을 얻은 것 같아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 분은 또 남은 유인물을 모두 가져가서 성당과 교회분들에게 나눠주고 이 운동에 함께 동참할 수 있도록 권유하겠다고 해서 우리를 다시 감동하게 하였습니다.

비록 적은 인원이었지만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콜럼버스 법당 회원들과 다 함께 기념사진 촬영을 하였습니다.

콜럼버스 법당 회원들은 멀리 떨어진 지역의 이번 강연을 함께 준비하면서 훨씬 더 생기가 넘치고 단합된 것 같아 연대감도 생기고 더 끈끈해진 것 같고,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서 강연을 잘 마치고,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하고 보람이 느껴진다고 하였습니다.

콜럼버스 이옥식 총무님이 스님과 일행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하여 한인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헤어지기로 하였습니다. 식당 사장님께서는 꼭 강연장에 가고 싶었는데 일요일 오후가 피크타임이라 함께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하면서 스님께 인사하였습니다. 콜럼버스 법당 회원들과 아쉬운 인사를 나누고 오늘 숙소가 될 곳으로 출발했습니다.

워싱턴 정토회 민덕홍 대표가 통역 봉사해주는 제이슨과 4시간을 운전해왔습니다. 내일 약속은 North Carolina (노쓰 캐롤리나) 주의 Black Mountain에서 있습니다.

바로 운전해서 가기에는 너무 멀어 중간인 Beckley (벡클리)에서 하룻밤 묵기로 하였습니다. 이동하는 길에 만난 저녁노을이 참 멋집니다.

스님은 차 안에서 주무십니다. 대중들의 행복과 자유를 위한 길을 인도하기 위한 스님의 여정은 늘 길 위이며, 그래서 한국에 있든 해외에 있든 스님이 가장 많이 머무는 공간은 차 안인 것 같습니다. 숙소에 도착하니 밤 11시 30분이 됩니다. 내일 새벽 4시 45분에 출발하기로 일정을 공유하고 잠시 눈만 붙이고 내일 출발하기로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백악관 청원 서명운동] 

1. 청원 사이트를 클릭하고 [sign now]를 누른 후(스마트폰의 경우) 개인 이름(영문)과 이메일 주소를 입력한 후 다시 [sign now] 를 누릅니다.

2. 이후 자신이 입력한 메일(또는 스팸메일함)로 들어온 confirm 메일에서 "Confirm your signature by clicking here."을 누르면 서명이 완료됩니다.

https://goo.gl/esnn3g



함께 만든 사람들
김순영, 정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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