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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아들이 자꾸 직장을 옮겨요.


질문자 아들이 32살인데, 직장생활을 한 곳에서 오래 하지 않고, 계속 그만둬서 고민이 됩니다. 여태껏 제가 아들한테 잔소리를 안 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무슨 얘기든 아들한테 해야 하는 건지 스님께 여쭙고 싶어서요.”

 

직장을 옮겨 다닌다는 건 계속 새로운 직장을 구한다는 얘기 아니에요?

 

질문자 . 직장은 구해요.”

 

그 정도면 아들은 굉장한 능력자예요. 요새 직장 구하기 어려워 노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질문자 제 생각에는 아들이 한 직장을 좀 오래 다녔으면 좋겠는데요.”

 

그런 엄마의 마음은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아들이 계속 그렇게 직장을 구해서 옮기더라도 어디든 다니는 게 좋아요, 직장을 못 해서 안다니는 게 좋아요?”(모두 웃음)

 

질문자 “다니는 게 좋지요.”

 

그러면 질문자는 항상 우리 아들 훌륭하다. 그 어려운 직장을 또 구했네. 아이고, 고맙다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질문자 “제가 여태껏 아들한테 아무 얘기도 안 했는데, 계속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어야 되겠네요?”

 

아니지요. 아들이 새로운 직장을 얻을 때마다 질문자는 아이고, 그 어려운 직장을 또 구했구나. 우리 아들 훌륭하다이렇게 칭찬을 해 주세요.

 



, 다시 말씀드려볼게요. 아들이 한 직장을 계속 다니는 게 좋은지 나쁜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아들이 그냥 변덕이 심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자기 적성에 맞는 것을 찾으려고 그럴 수도 있는 거니까요.

 

그럴 때 엄마가 너 직장 다니려면 한 직장만 다녀라고 말한다고 아들이 엄마의 그 말을 들을까요?”

 

질문자 안 듣겠죠.”

 

엄마가 말 하는데 아들이 안 들으면 아들은 불효자가 되지요?”

 

질문자 “.”

 

그런데 질문자가 직장 옮겨 다니지 마라는 말을 하지 않으면, 아들이 직장을 옮겨 다녀도 그냥 자기가 옮겨 다닌 거지, 엄마 말을 거역한 것은 아니지요?”

 

질문자 .”

 

그럴 때 아들은 불효 한 거예요, 불효가 아니에요?”

 

질문자 불효가 아니에요.”

 

그럼 질문자는 아들을 효자로 만들고 싶어요, 불효자로 만들고 싶어요?”

 

질문자 효자요.”

 

그럼 질문자가 아들한테 그런 말을 해야 할까요, 안 해야 할까요?”

 

질문자 안 해야겠네요.”

 


인생에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래요. 누가 나를 괴롭혀서 내가 괴로운 걸까요, 자기가 어떤 생각을 잘못해서 괴로움이 생기는 걸까요? 남편이 술을 마셔서 괴로운 걸까요, ‘남편이 술을 마시면 안 된다라는 내 생각을 움켜쥐고 있어서 괴로운 걸까요?”

 

질문자 생각을 움켜쥐어서 괴로움이 생겨요.”

 

. 인생에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술 드시지 마세요. 건강에 안 좋아요라고 두세 번 얘기해서 말귀를 알아듣는 남편에게는 말을 하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네 번, 다섯 번 말해도 안 듣는 남편은 더 말한다고 들을 사람이 아니에요.

 

그런데 술을 마신다고 남편과 계속 싸우면 어떻게 될까요? 남편은 어차피 마실 술을 마시고, 아내는 계속 그 남편이랑 살기는 살면서 계속 괴롭겠지요.

 

제 말을 잘못 들으면 남편 술 마시는 건 그냥 내버려 두란 말이에요?’라고 항의할 수도 있는데, 그건 자기 생각을 움켜쥐고 있는 거예요. ‘나쁘다. 이걸 고쳐야 되겠다생각하면 고치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아니면 건강하게 살아있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생각하고 그냥 두는 거예요. 그래도 살아있으니까 술도 마시고, 살아있으니까 늦게 들어오기라도 하는 거니까요.(모두 웃음)

 

이렇게 크게 생각하고 내려놓고 가야 내가 행복해질 수 있어요. 내가 행복한 것이 중요합니다.”

 

건강하게 살아있는 것만 해도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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