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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주관이 뚜렷한 것과 고집의 차이 / 법륜스님 즉문즉설


주관이 뚜렷한 것과 고집의 차이 / 법륜스님 즉문즉설


질문자 “제가 어렸을 때 자주 듣던 말이 ‘착하다’와 ‘고집이 세다’였는데요.

지금도 저는 가끔 제가 고집을 부리는 건지, 아니면 주관에 따라 소신껏 행동하는 건지, 구분이 잘 안 갈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주관이 있다’와 ‘고집이 세다’의 차이점을 알고 싶습니다.


법륜스님 “제가 ‘한반도에 평화를 유지시켜야 되겠다. 남북통일을 해야 되겠다’고 하거나 어떤 사람이 ‘나는 돈을 많이 벌어야 되겠다’고 할 때 사람들이 어떤 건 욕심이라고 하고, 어떤 건 ‘큰 뜻을 가졌다. 원을 가졌다’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뭘 하겠다’고 할 때 어떤 게 욕심이고, 어떤 게 원일까요? 큰 건 원이고, 작은 건 욕심일까요? 아니에요. 작은 것만 원이고, 큰 건 욕심일까요? 

그것도 아니에요.

 하고자 하는 일이 안됐을 때 괴로워하면 그건 욕심이에요.


어떤 엄마가 ‘우리 아들이 공부 잘했으면 좋겠다’ 했는데, 막상 아들이 공부를 못하니까 그 엄마가 괴로우면 뭐라고요? "


“(청중들) 욕심.”


“괴로우면 욕심이에요. ‘남북통일이 됐으면 좋겠다’ 했는데, 통일이 안 됐을 때 ‘어떻게 하면 될까?’라는 관점에서 연구하고 다시 시도를 하면, 그건 원이에요. 


그러니까 원을 가지면 능력이 점점 커져요. 안 되면 연구를 하고, 또 도전을 하고, 또 시도를 하고 그렇게 하니까 점점 아는 게 많아지고, 영향력이 커지는 거예요. 그래서 ‘원을 가지면 힘이 점점 커진다’는 뜻에서 ‘원력’이라는 말이 있어요. ‘원의 힘’이라는 뜻이에요. 


그러니 ‘뭘 하겠다. 뭘 하고 싶다’는 게 다 욕심도 아니고, 다 원도 아니에요.


예를 들어 누가 ‘난 서울대학교에 가고 싶다’고 한다고 다 욕심이라고 할수 없어요. 그러니까 서울대학교에 가고 싶다고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떨어지면 ‘왜 떨어졌지?’ 하고 다시 살펴서 또 공부를 하는 것, 이게 원이에요. 그런데 시험에 떨어졌다고 속상해 하고, 술 마시고, 울고, 그러면 욕심이에요.


고집을 하면 자신이 힘들어요. 주관이 뚜렷한 사람은 그렇지 않아요.

그처럼 고집과 주관을 어떻게 구분하느냐 하면, 고집은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려면 힘이 들어요. 그런데 주관이 뚜렷한 사람은 힘이 들지 않아요. 고집하는 사람은 상대와 부딪쳐요. 상대를 내가 시비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주관이 뚜렷한 사람은 상대와 부딪치지 않아요.”


“이해가 잘 안 되네요.”


“나는 결혼을 안 하겠다는데 부모님은 하라는 상황이라면, 내가 고집일 때는 ‘안 하겠다는데, 왜 자꾸 하라 그러세요? 이제 그만 하세요!’라면서 다투게 돼요. 그런데 내가 주관이 뚜렷하다면 그럴 때 ‘예, 감사합니다’ 하게 돼요. 또 결혼하라고 그래도 ‘그런 말하지 하세요!’라고 안 해요. 


그건 부모님의 뜻일 뿐이니까 거기에 휘둘리지도 않고, 그걸로 부모님과 다투지도 않아요. 사람은 다 생각이 다를 수 있고, 또 그 사람은 나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니까 다만 ‘노, 탱큐(No, Thank you)’ 하게 되는 거예요. 그런데 고집을 가진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게 돼요.”


“예. 고맙습니다.”


하고자 하는 일이 안됐을 때

괴로워하면 그건 고집이에요.

연구하고 다시 시도하면 그건 주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