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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소리 지르는 남편을 보면 화가 치밀어 올라요. 어쩌죠?” 법륜 스님의 답변

2016.11.10 행복한 대화 (대구, 부산)



행복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대구와 부산에서 행복한 대화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오전 1030분에는 700여 명의 대구 시민들이 대구과학대 영송문화관을 가득 메웠습니다.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무대에 오른 스님은 어제 있었던 미국 대선의 이변에 대해 언급하며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어제 미국 대선에서 이변이 일어났는데요. 이렇게 이변이 일어나는 것은 무슨 기적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민심을 예측하는 사람들이 민심을 잘못 읽어서 마치 이변이 일어난 것처럼 우리에게 느껴지는 것일 뿐입니다. 세상은 빠른 속도로 바뀌어가고 있는데 우리들이 세상을 인식하는 틀은 옛날 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생긴 문제입니다. 우리들의 고뇌 또한 우리들의 이런 무지’, ‘알지못함에서 일어나는 겁니다. 이것을 살펴보고 , 나의 무지로부터 일어났구나알게되면 괴로움은 저절로 사라지게 됩니다. , 그럼 오늘도 대화를 나눠봅시다.”


곧바로 질문을 받겠다고 하자 총 9명이 손을 들고 질문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남편이 소리를 질러서 겁이 나고 주눅이 든다는 여성 분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이 많은 웃음과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남편과 함께 있는 시간이 힘들고, 남편이 소리를 지르면 겁이 나고 주눅이 듭니다. 어떻게 하면 남편을 편하게 바라볼 수 있을까요?”

 

남편이 소리를 지를 때 마다 '저 사람이 또 미치는구나.' 이렇게 보면 됩니다.(모두 웃음) 미친 사람을 시비할 필요 없어요. '미치니까 고함을 지르는구나' 하고 보면 아무렇지 않습니다.”

 

 

남편이 소리를 지르면 아이들도 같이 주눅이 들고 눈물을 글썽이니까 괴롭습니다.”

 

질문자가 남편에게 맞대꾸하면 미친 사람하고 싸우는 거니까 애들이 더 놀랍니다. 남편하고 말

하면 난리가 나니까 속으로 빙긋이 웃으면서 '오늘 당신이 또 미쳐 날뛰네요' 하고 생각하면 내 마음이 편안합니다.

 

남편이 아이에게 주는 영항은 10%도 안 됩니다. 엄마가 편안하면 아이들은 거의 영향을 안 받습니다. 만약 질문자가 편안한 척 하지만 사실은 겁이 나서 움츠려 있으면 애들도 움츠려 들어요. 엄마가 태평같이 편안하면 아이들도 마음이 편안해요. 남편이 소리 지르는 것을 가끔 미치는 으로 보고 '오늘은 지난번보다 좀 덜 미치네' 이렇게 편안하게 보면 아무 문제없어요.” (모두 웃음)

 

남편과 대화로 풀고 싶은데 잘 안 돼요.”

 

그럴 때는 남편이 뭐라고 하든지 , 그러지요 뭐하고 남편 생각을 받아주면 아무 문제가 안 생깁니다.”

 

그런데 제 마음에 화가 치밀어 올라요.”

 

 

내 생각대로 하려고 하니까 그렇지요. 남편 생각을 받아주겠다고 하면 아무 문제가 안 생깁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로 그러는지 얘기해 보세요.”

 

제가 시댁에 전화를 잘 안하는 편인데 시댁에 전화를 하는 문제로 남편과 자주 부딪힙니다.”

 

그러면 전화를 하면 됩니다. 남편이 전화하라고 하면 , 알겠습니다하고 시어머니에게 전화해서 어머니, 잘 계시죠? , 그럼 바빠서 끊습니다이렇게 하면 됩니다.” (모두 웃음)

 

저는 그게 잘 안돼요.”

 

그게 안 되니까 남편에게 욕을 얻어먹지요. ‘전화해라하면 , 알았어요. 몇 번 할까요?’ 하고 물어 보세요. 남편이 하루에 한 번은 꼭 전화하라고 하면 두 번 해 버리면 됩니다. 한 번 하라고 할 때 두 번 하는 것을 성경에서는 ‘5리를 가자면 10리를 가주라’, ‘겉옷을 달라면 속옷까지 벗어주어라’, ‘왼뺨을 때리면 오른뺨을 내줘라이렇게 가르칩니다. 교회에 좀 다니세요. (모두 웃음)

 

전화를 한 번 하라고 하면 두 번 하고, 남편이 시어머니께 용돈을 10만원 드리겠다고 하면 여보, 20만원 드리세요라고 말해보세요. 만약 남편이 너무 많다고 하면 그래도 당신을 낳고 키우느라 고생하셨으니 20만원은 드려야죠라고 해보세요. 그래도 남편은 안 된다하면서 10만원만 줄 겁니다.(모두 웃음) 그러면 싸울 일이 없어요.”

 

그런데 제가 마음하고 행동이 따로 놀아요. 그렇게 대답은 해도 그런 마음을 내기까지가 너무 힘들어요.”

 

그렇다면 남편 문제가 아니고 자기 문제입니다. 그 정도도 안하고 남편과 같이 살 수는 없어요. 결혼생활 할 자격이 없으니 그만두면 됩니다. 같이 살려면 상대가 원하는 대로 어느 정도는 맞춰줘야 합니다. 그게 죽으라는 얘기도 아니잖아요?”

 

그런 건 아니지만 남편이 자기는 안하면서 저만 해야 된다고 하니까요.”

 

 

남편은 따질 필요가 없어요. 길거리에서 우측통행하라고 하면 다른 사람이 좌측통행을 해도 나는 우측통행을 하면 되고, 휴지 버리지 말라고 하면 남이 휴지를 버려도 나는 안 버리면 됩니다. ‘왜 휴지를 버리냐?’ 라고 따지면 뺨을 맞게 될지도 몰라요.(모두 웃음)

 

남편이야 전화를 하든지 말든지 전화해라라고 하면 전화하면 됩니다. 제가 사정을 들어보고 정말 하기 어려운 문제라면 그런 인간하고는 살 필요 없다라고 말해 줄 텐데, 질문자의 경우는 별 문제가 아니네요. 사례 열 개만 더 얘기해 보세요, 제가 다 코치해 줄 테니까요.”

 

남편이 여자가 어디 45일을 가려고! 미쳤나?’ 하면서 허락하지 않는 바람에 깨달음의장수련도 못 갔습니다.“


아이가 몇 살이에요?”


초등학교 3학년이요.”


그러면 아이 혼자 밥을 챙겨먹을 수 있는 나이네요. 남편이 가지 말라고 하면 알았습니다하고 그 날 가버리면 됩니다.” (모두 웃음)

 


따로 설득할 필요가 없을까요?”

 

설득을 한다고 설득이 될까요? 첫째, 남편을 내 마음대로 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둘째, 내가 남편의 노예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버리면 됩니다. , 다음 다섯 가지는 하고 싶어도 하면 안 돼요. 남을 때리거나 죽이는 일,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뺏는 일, 성추행이나 성폭행, 거짓말 하거나 욕설을 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술을 먹되 취하면 안 됩니다. 누구에게도 남을 해치고 손해 끼칠 권리는 없기 때문에 이 다섯 가지는 하면 안 됩니다. 그 외에는 상대가 하는 것도 내가 간섭할 필요가 없고, 내가 하는 것도 간섭받을 필요가 없어요.

 

법문 들으러 가고 싶은데 남편이 가지 말라고 하면 알겠습니다하고 법문 들으러 오면 돼요. 저녁에 집에 돌아가서 남편이 가지 말라는데 왜 갔냐라고 하면 죄송합니다하면 됩니다. 그 소리 듣고 크게 화를 내면 또 미쳤구나생각하면 됩니다. (모두웃음)

 

그래야 자기가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될 수 있어요. 만약 법문 들으러 갔다고 남편이 혹시 한 대 때리면 한 대 맞으면 되지 그게 뭐가 큰일이에요? 소중한 진리를 탐구하러 가는데 그 정도 희생은 각오해야지요. 법문 듣고 오면 남편이 불같이 화를 내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힘을 얻게 되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그럴 힘이 없기 때문에 남편이 두렵지 법문 듣고 오면 남편이 아무리 화를 내도 미쳤구나’, ‘얼마나 화가 나면 제 마누라를 때릴까?’ 하고 바라볼 수 있습니다. 남편이 때려도 능히 한 대 맞아줄 아량이 생기고, 두려움 자체가 안 일어나게 됩니다.”

 

알겠습니다.” (질문자 환하게 웃음)

 

평소에 남편이 시댁에게 전화하라고 하면 , 알겠습니다. 몇 번 할까요?’ 물어서 한 번 하라라고 하면 두 번 하고, 주말에는 아예 방문을 해버리세요. 이렇게 교회에서 가르쳐 주는 것처럼 하시면서 절에 나와서도 깨달음을 얻으시면 됩니다.” (모두 박수)

 


질문자가 환하게 웃음을 보이자 청중들도 격려의 박수를 크게 보냈습니다. 강연장 전체에 훈훈한 온기가 퍼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남편에게 많이 위축되어 있는 질문자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도 많이 들었는데, 스님의 답변을 듣고 활짝 웃는 모습을 보니 비로소 마음이 놓였습니다.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치고 스님은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은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고, 그 권리를 누려야 한다라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 질문한 모든 분들이 오늘을 계기로 행복할 권리를 마음껏 누리게 되길 기원해 봅니다.

 

저녁 7시에는 부산 KBS홀에서 행복한 대화를 주제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부산 KBS홀은 3000여 명의 시민들로 가득 들어찼습니다. 스님이 무대에 오르자 부산 시민들은 열화와 같은 환호를 보내며 스님을 반겼습니다.

 


스님은 얼마나 시국이 안 좋기에 시골 노인들도 변한 것 같다고 하면서 말문을 열었습니다.

 


 

어제 저는 농촌 어르신들을 모시고 하루 종일 노인 잔치를 해드렸어요. 경주 지역에 지진이 나서 담벼락이 무너지고 집이 좀 무너진 분들이 계셔서 위로를 좀 해드린 다음에 질문을 하세요라고 하니까 80세가 넘어 보이는 한 노인이 손을 꺼떡 들더니 이렇게 말해요.

 

내년에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 찍을 사람이 없어요. 아마도 대통령을 수입해 와야 할 것 같습니다.’ (모두 웃음)

 


이 경상도 시골 노인들은 지금까지 선거 때 고민을 안 하신 분들이에요. 말뚝만 보고 찍으신 분들이잖아요. 시골에 사는 80세가 된 할아버지들도 대통령을 수입해와야 된다고 할 정도로 시국이 어수선합니다. 이런 사회 현실에서 마음 고생한다고 모두들 수고가 많으십니다. 제가 심심한 위로를 보냅니다.”

 

스님의 위로에 모두가 한바탕 웃음을 터뜨린 후 본격적으로 대화가 시작됐습니다. 7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가졌는데요. 스님의 명쾌한 답변에 2시간 30분이 쏜살같이 지나갔습니다.

 

강연을 마칠 무렵 스님은 청중들을 깜짝 놀라게 할 특별 게스트를 소개했습니다.

 

오늘은 여러분들 모두가 법륜 스님 보러 왔죠? 그런데 법륜 스님보다 더 좋아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어떡할래요? 누구일까요?”

 

청중들의 눈이 희둥그레진 가운데 김제동씨가 조용히 무대 위로 걸어 나왔습니다. 스님이 등장할 때 보다 더 큰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습니다.

 


스님은 보통 게스트가 출연하면 제가 질문을 하는데, 김제동씨는 본인인 MC이기 때문에 제가 사회를 볼 필요가 없어요라고 하면서 김제동씨에게 마이크를 넘겼습니다.

 


 김제동씨는 사람들이 자꾸 저에게 좌파냐 우파냐 묻는데 그럴 때마다 저는 기분파라고 대답한다라며 유쾌한 웃음과 함께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서 최근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는 최순실 사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 아주 재미있는 풍자와 비유를 들어가며 40분 동안 열변을 토해냈습니다. 특히 최순실 사태는 국민이 바로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라고 말한 대목에서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김제동씨의 토크가 끝나고 다시 스님이 무대에 올라 강연을 마치는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스님은 방금 전 김제동씨가 말한 것을 다시 상기시켜주며 국민이 바로 나라의 주인이라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습니다.

 


이제는 모든 시민들이 자기 생활과 관련된 것에 대해 눈을 뜨고, 거기에 대한 권리 행사를 제대로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 그저 말뚝만 보고 찍어주고 하니까 지금과 같은 국정 농단이 생긴 겁니다. 공천권이 있는 위만 쳐다보지 국민은 안중에 없었던 거예요. 그동안은 알아서 잘 하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실제로 국가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국민들이 다 알게 되었잖아요. 국민들 모두가 헌법에 주어진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들도 각성이 좀 되었어요? 또 말뚝만 보고 찍을거예요?”

 

아니요.”

 

최순실 사태를 나쁘게만 보면 국정을 농단했다라고 말할 수 있지만, 좋게 보면 시민들의 눈을 뜨게 했다라고 볼 수도 있어요. 저는 이렇게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에요. 그래서 이걸 저는 최순실의 공덕이라고 말해요. 제가 지난 10년 동안 시골 노인들에게 밥 사주고 구경시켜 드리고 해도 이런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는데, 최순실씨는 시골 노인분들에게 아무것도 해준 것 없이 한 번에 의식을 확 바꾸게 해주었어요.(모두 박수)

 


그러니 너무 기죽지 마세요. 앞으로는 우리가 우리의 권리를 잘 행사해야 되겠구나라고 반성하면 됩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내가 이 나라의 주인이다라고 자각해야 합니다.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은 우리가 권력을 위임해 준 사람들에 불과합니다. 이것을 농단했으니까 그 권력을 이제 우리 국민이 회수를 해와야 돼요. ‘너희들에게 맡기니 안 되겠다라고 회수를 해와서 권력을 제대로 행사할 사람에게 다시 넘겨줘야 해요. 또 제대로 못하면 다시 회수를 해오고요.

 


이렇게 우리가 나라의 주인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합니다. 국민의 권리를 올바르게 행사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됩시다. 만약 부산 시민들부터 이런 역할을 제대로 해나간다면 대한민국은 이제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행복하고 당당하게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모두 박수)

 


스님의 사이다 같은 속시원한 말씀에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지금의 어수선한 시국을 나쁘게만 보지 말고 국민이 깨어나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자는 말씀이 많은 위안과 희망을 심어주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셨나요? 국민이 바로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줄 아는 국민이 되시겠습니까. 행복할 권리를 마음껏 누리는 인생을 사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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