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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서른이 넘도록 고시 공부에 실패, 어떡하죠?



고시 공부에 수년간 시간을 투자하고도 합격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오랜 시간 공부해 둔 것이 아까워서 포기하기도 어렵고 새로 도전하기에도 힘이 듭니다. 이럴 땐 어떻게 마음을 갖는 것이 현명한 것일까요? 법륜 스님의 답변입니다. 




- 질문자 : “서른이 넘은 고시생입니다. 20대 중반부터 고시 공부를 했는데 그땐 지혜롭지 못해서 경계에 많이 끄달리고 심신이 불안정해 자기 관리가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기회를 많이 놓쳤습니다. 그런데 서른이 넘어서는 많이 안정이 됐고 고시에 합격하겠다는 의지도 변함이 없는데 지나치게 나태해지고 강도 높은 공부를 못 하고 있습니다.” 


- 법륜 스님 : “하루라도 빨리 고시공부를 그만 두면 좋습니다. 고시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닙니다. 한 번 해봤으면 됐습니다. 고시공부 못 해본 사람 많이 있지요? 그러니까 자기 생각에는 고시에 합격하지 못한 점이 실패한 게 되지만 다른 사람이 생각해 볼 때는 고시 공부를 해봤다는 것도 인생의 성공에 들어갑니다. 저 에베레스트를 올라가다가 정복 못 하고 내려왔다고 하면 그 사람은 실패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산 밑에도 가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볼 때는 그것도 성공입니다. 그러니 사물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얘야, 저기 시장에 가서 기름 좀 사오너라.’ 엄마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첫 번째 아들은 병을 가지고 기름을 사오다가 넘어져서 반을 쏟아버렸어요. 아이가 울면서 와서는, ‘엄마, 오다가 넘어져서 기름을 반이나 쏟아버렸어요’이랬습니다. 두 번째 아이도 기름 사러 갔다 오다가 똑같은 일이 벌어졌어요. 그랬더니 이 아이는 ‘엄마, 그래도 반은 남았어요’라고 했습니다. 세 번째 아이는 갔다 와서 ‘엄마 넘어져서 기름을 반은 쏟고 반은 남겼어요. 내가 가서 다시 절반 더 사올게요’ 이럽니다.


첫 번째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적어도 두 번째 사람이 되어야 하고, 더 좋은 것은 세 번째 사람이 되어야 된다 이 말입니다. 고시 그만뒀다고 인생에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몇 년 공부해 본 것만 해도 굉장히 장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그만두고, 고시공부를 할 실력이면 일반 9급 공무원 시험공부를 할 수 있겠지요?


달리 인생의 길을 찾으면 됩니다. 지금 일반 9급 공무원 시험에도 떨어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럼 이런 생각이 들겠지요. ‘내가 지금 9급 공무원 하려 했으면 벌써 10년 전에 했지.’ 그러나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노처녀가 왜 결혼 못 하는지 아세요? 스무 살 때 의과대학 다니는 학생이 연애하자고 했어요. 그런데 그것 갖고는 만족이 안 되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연애하려면 의사와 연애하지 의과 대학생하고 연애해서 되겠어?’ 이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러다 이제 나이가 점점 들어갑니다. 나이 들수록 자신의 결혼 가능성은 낮아지는데 눈은 갈수록 높아집니다.


왜 그럴까요? 어떤 남자가 나타나도, ‘내가 그런 수준의 남자와 결혼하려면 옛날에 했지’ 그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지금까지 몇 년 기다린 게 억울해진다는 겁니다. 갈수록 가능성은 낮아지는데 눈은 갈수록 높아집니다. 그래서 갈수록 불가능해집니다. 그것처럼 지금이라도 고시공부 딱 그만두고 아무데나 직장을 구하면 돼요. 이것이 최선책입니다.


두 번째는 지금까지 몇 년을 해왔는데 한 해 더 한다고 해서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그러니 딱 한 번만 더 해보세요. 게으르면 게으른 대로, 부지런하면 부지런한 대로. 딱 한 번만 더해보고 끝을 보겠다. 이렇게 확실하게 시한을 정해놓고 공부를 하면 나태함에서 조금 헤어날 수가 있습니다.”


* 3월28일부터 6월20일까지 2014 희망세상만들기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시군구에서 열립니다.  우리동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이 책으로 엮어져 나왔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삶이 조금씩 행복해짐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