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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방사능 유출 때문에 마음이 불안합니다, 어떡하죠?

일본 후쿠시마에서의 원전 폭발 사고를 계기로 방사능 유출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방사능이 검출되는 음식물에 대한 두려움도 커져서 우리들의 식생활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방사능 노출에 대한 두려움으로 걱정하는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이런 환경 위기 속에서 우리가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를 갖고 살아가야 할까요? 법륜 스님의 답변입니다.  

 

 

- 질문자 :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유출 같은 문제 때문에 마음이 불안합니다. 아이가 어디론가 떠내려가는 꿈을 꾸기도 합니다. 그런 문제로 인해 사회적인 갈등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대응해야 될지도 혼란스럽습니다. 앞으로 닥쳐올 위기의 시간들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맞아야 하나요?”

 

- 법륜 스님 : “지금처럼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생활, 지나치게 소비가 확대된 생활이 장기적으로 우리 삶에 심각한 환경문제를 가져올 거라고 생각한다면 우선 석유나 전기 등의 자원 절약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원자력발전소는 가능하면 더 이상 만들지 않는 편이 좋고, 고리원자력발전소처럼 노화된 시설은 가동시키려고만 들 게 아니라 제대로 점검을 해서 안전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비용을 좀 더 지불하는 한이 있더라도 적극적으로 지금의 삶의 방식을 바꾸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무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아무런 과보도 받지 않는 그런 삶은 없습니다.

 

음식문화도 그렇습니다. 요즘 식생활은 주로 육류 위주로 식사를 하고 밥이나 채소는 곁들여 먹는 식이기 때문에 육류 소비량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쇠고기 1kg가 생산되려면 소가 밀이나 옥수수 등 곡류를 5kg쯤 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식량부족현상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식량 증산을 하자니 농작물에 화학비료를 많이 주게 되고 유전자를 조작해 종자를 개량하는 악순환이 일어나게 됩니다. 거기다 고기 생산량을 늘리고 육질을 부드럽게 할 목적으로 가축들을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성장 호르몬제와 항생제를 먹여가며 단기간에 속성으로 키워냅니다.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 큰 닭으로 성장할 때까지 보통 6개월쯤이 걸리는데, 이런 비환경적이고 비생명적인 방법으로 요즘은 겨우 28일이면 통닭 시장에 나갈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지금 인간이 이런 죄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지은 인연이 있으면 반드시 그 과보가 따른다는 게 인연법입니다. 최근 잦아지고 있는 기상이변이나 대형지진 등이 자연현상이라고는 하지만, 에너지를 지나치게 소비한 결과가 지구 기온의 상승으로 이어져서 빙하가 녹아내리고 지표 무게의 변동이 지각 이동으로 이어져 일어난 현상일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는 태풍도 점점 더 거세지고 지진 강도도 더욱 심각해져갈 겁니다. 거기에 인간의 기술적 오만이 불러온 방사능 오염이 더해지면 재해가 일어난 지역은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으로 버려지게 됩니다.

 

그러니까 어떤 과보가 오더라도 편안한 마음으로 과보를 달게 받든지, 그런 과보를 받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삶의 방식을 조금씩이라도 바꾸어 나가야 합니다. 이제는 우리가 삶의 질을 높여야 하는 때입니다.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생활,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하루에 천 원쯤은 어려운 이웃을 생각해서 내어놓고, 음식은 낭비 없이 깨끗이 먹는 습관을 들이고, 고기는 적게 먹고, 작은 물건도 아껴 쓰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게 스스로 각성하고 자연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만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물론 수행자는 어떤 상황도 흔들림 없는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가 있으니, 핵이 터졌든 방사능이 유출되든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받아들이면 됩니다. 어떤 두려움에도 끄떡없습니다.

 

하지만 수행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안전하고 편안한 세상, 평화롭고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서 숱한 사람들이 삶의 불안에서 벗어나도록 할 수는 없을까요? 많은 이들을 정신적으로 깨우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인 삶의 토대를 개선시킴으로써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일도 중요합니다.

 

우리는 두 가지 다짐을 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수행정진해서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고, 다른 한 편은 일체중생을 위해 함께 행복한 세상을 건설하는 일입니다. 수행을 통해 자기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만 그칠 게 아니라, 나아가 모든 세상 사람을 위해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길에 내가 보탬이 되어야겠습니다.”

 

법륜스님의 새책 <인생수업>이 출간되었습니다. 법륜스님은 말합니다.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행복할 수 있는지, 행복하게 나이드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즉문즉설과 함께 쉽고 재미나게 엮어져 있습니다. 지금 인터넷서점에서 구매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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