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즉문즉설

자식이 죽었어요,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요?

사랑하는 자식이 죽었을 때 그 부모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고통이 자식이 죽은 부모의 고통이라고 하지요. 이런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질문자 : “친정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그것이 제가 겪은 가장 큰 고통이었습니다. 한데 죄가 많아 이번엔 자식을 먼저 보냈습니다. 윤회나 인과 이런 이치를 알지만 자식의 죽음은 생활 속에서 극복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알고 싶습니다.”


- 법륜 스님 : “부모가 죽어도 고통인데 부모 앞에 자식이 죽으면 부모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지요. 정말 힘들겠네요. 어떤 뾰족한 방법은 없어요. 세월이 약이지요.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얘기해 보죠.


봄이 되면 감나무에 감꽃이 피고 감이 많이 열리지요. 감나무에 감이 100개가 열렸으면 가을에 딸 때까지 다 달려있지 못하고 중간에 계속 떨어져갑니다. 먼저 떨어진 감은 죄가 많아 떨어졌나요? 달린 감이 가을까지 다 가지 못하고 중간에 조금씩 떨어지듯이, 사람이 태어나서 백 살까지 산다면, 낳자마자 죽는 사람도 있고, 세 살에 죽는 사람도 있고, 일곱 살에 죽는 사람도 있고, 열 살에 죽는 사람도 있고, 마흔 살에 죽는 사람도 있고, 쉰 살에 죽는 사람도 있고, 일흔 살에 죽는 사람도 있고, 개중에는 백 살까지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죽는 것은 자기 업으로 죽는 거지 내가 죽인 게 아닙니다. 명이 다 되어서 죽은 거예요. 그러니까 죄책감을 갖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고 이치에도 안 맞아요. 그리고 내가 이렇게 운다고 죽은 아들이 살아올까요?


사람들이 말하기를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있다고 그러지요. 그래서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나거나 극락을 가거나 한다는 얘기 들었지요? 그것이 맞고 틀리고를 따지지 말고 그렇다고 치고 한번 생각해 봅시다. 그런데 내가 계속 “아무개야, 아무개야”하고 부르면 갈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몸뚱이가 이미 없어졌으니 오라고 자꾸 불러봐야 올 수도 없겠지요. 그래서 가지도 못하고 오지도 못하는 것을 두고 ‘무주고혼(無主孤魂)’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지금 누가 내 아들을 무주고혼으로 만들고 있습니까? ‘인도환생(人道還生)’하라고 기도하고 말로는 가라고 하면서 손을 잡고 안 놔주면 갈 수가 없지요? 그러다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아들의 영혼이 들어요. 그 사람은 한 몸에 정신이 두 개가 들어와 정신분열이 됩니다. 지금 나머지 살아있는 가족한테 정신분열이 생기면 좋을까요? 엄마가 정신을 못 차리니 엄마 때문에 아들이 살아서도 고생, 죽어서도 고생입니다. 


“아이고, 나 때문에 네가 고생한다. 내가 놔줄게, 얼른 좋은 곳으로 가라” 


이렇게 해야 됩니다. 죽은 사람을 두고 울면 죽은 사람한테 손해에요. 죽은 사람 잘 되라고 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힘들어 울면서 죽은 사람을 또 괴롭힙니다. 그러니 살아 있을 때는 최선을 다해 잘해주고 죽은 뒤에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안녕히 가세요”하고 빨리 보내줘야 됩니다.


그런데 현실은 정 때문에 그렇게 안 되지요. 그래서 3일까지는 봐 주겠다 해서 3일장을 하는 겁니다. 조금 유명한 사람은 사람들이 정을 끊기가 어려우니 5일 봐 주겠다, 임금 같으면 7일 봐 주겠다, 이런 것입니다.


죽은 사람을 두고 울면 결국은 죽은 사람 또 죽이는 겁니다. 간 사람은 가고 산 사람은 즐겁게 살아야 됩니다.


저는 지금 질문자를 위로하는 게 아니라 법문을 하고 있습니다. 위로를 한다면 “아이고, 힘드시겠어요”라고 위로하겠지만, “그렇게 우는 것은 미친 짓이다, 그러면 아들 두 번 죽이는 짓이다, 그러니 빨리 정신 차려라”, 이게 법문입니다.” 


법륜 스님은 지금 세계 100회 강연을 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115개 도시를 매일 1개 도시씩 방문하여 교민들, 외국인들과 인생의 고민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 생생한 현장을 Daum 스토리볼 '법륜 스님의 하루'에서 만나보세요. 


▼ 법륜 스님의 세계 100회 강연, Daum 스토리볼 보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