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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성격, 외모.. 남들과 비교하니 제 자신이 초라해서 힘들어요.” 법륜 스님의 답변

2016.12.01. 행복한 대화 (청주)


행복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 스님은 청주 충북대학교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행복한 대화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학생들의 진로, 연애 고민, 사회초년생의 고민, 철학적인 질문 등 다양한 괴로움이 쏟아졌는데요. 그 중 남들은 다 잘나 보이는데 자기 자신은 별 거 없어 보여 괴롭다는 대학생의 질문과 문답을 소개해드립니다.    


“대학교에 와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는데요. 다들 저보다 뛰어나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업 시연을 해도, 발표를 해도 저보다 잘한다는 생각이 들고, 평소에도 저 친구는 성격이 좋고 친구가 많다며 비교하게 되고, 심지어 외모에 대해서도 저 친구는 예쁘다, 몸매가 좋다 생각합니다. 


누구를 만나도 끊임없이 상대와 제 자신을 비교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은 누구라도 장점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에 비해 저는 별 거 없어 보이고 부족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제 생각을 컨트롤 할 수 없습니다. 그런 생각에 계속 빠지게 되고 스트레스 받아요.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네, 무척 고민이 되겠네요.


좀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봅시다. 우선 질문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상황이 아주 좋다는 생각부터 듭니다. 이 친구는 인물이 좋고, 저 친구는 공부를 잘하고, 또 다른 친구는 발표를 잘한다면 지금 질문자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아주 많다는 뜻이잖아요? 그럼 지금 아주 좋은 환경이네요. 주변에 배울 수 있는 사람들이 수두룩한 상황, 이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어요?”


“네,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노력을 하는데도 그에 미치기에는 제가 너무 작고 부족한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누구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에 노력은 하는데 잘 안 되는 것 같고, 저는 잘하는 게 없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무엇을 어떻게 비교하는가의 문제예요. 만약 스님이 올림픽 육상 대표 선수와 달리기 성적을 놓고 비교하면 그 선수가 나아요, 스님이 나아요?” 


“육상 선수요”


“수영 선수하고 수영을 잘 하는지 비교하면요?”


“수영 선수가 나아요.” 


“그럼 가수와 노래 실력을 비교하면요?”


“가수가 나아요.”


“네. 탤런트와 비교하면 저는 인물도 부족하고, 골프 선수와 비교하면 골프 실력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러면 저는 아주 열등한 사람인가요? 지금 질문자가 비교하는 방식이 이런 식이에요. 젊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이 조금 터무니없지 않나요? 이렇게 비교를 하면 천 가지를 비교해도 늘 부족함만 보여요.  


시선을 조금 바꾸어서 봅시다. 제 나이가 이제 적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든 노인과 비교하면 여전히 젊어요. 제가 아무리 지적 능력이 모자라도 동물과 비교하면 훨씬 낫잖아요. 그리고 아무리 달리기를 못해도 굼벵이와 비교하면 빠릅니다. (청중 웃음) 


이렇게 비교를 하면 만 가지를 비교해도 늘 긍정적으로 볼 수 있어요. 그러니 어떤 대상과 비교하는가의 문제입니다.”




“감사합니다.”


“그 수준에서 어떻게 선생님을 하려고 교육대학에 들어갔어요? 얼른 사표를 내세요. (질문자와 청중 웃음)


질문자는 키가 얼마예요?”


“162cm입니다.”


“여자 키가 162cm면 괜찮은 편 아닌가요? 자기보다 키 작은 사람은 어떻게 살라는 말이에요? (질문자와 청중 웃음) 인물이 저 정도면 어떤지 청중들이 한 번 봐주세요. 괜찮아요?“


“네!”(청중) 


“아까 질문할 때 보니 말도 또박또박 잘해요. 어땠어요?”  


“잘해요!”(청중)




“질문자는 괜찮은 사람이에요. 그런데도 괴롭다는 건 질문자가 자신에 대해 지나친 기대와 욕심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에요. 스스로를 아주 뛰어난 사람으로 만들어두고 현재의 자기와 비교해서 생기는 문제입니다. 즉 스스로 인물도 잘 나야 하고, 아는 것도 많아야 하고, 말도 잘 해야 하는 사람으로 허상을 만들어뒀어요. 그 허상을 기준으로 현재의 자기와 비교하니까 현재의 모습은 그에 비해 인물도 부족하고, 아는 것도 없고, 말도 잘 못하는 사람으로 인식이 되어 열등감을 갖게 되는 겁니다.


이럴 때 허상의 모습에 자기를 끌어올려서 맞추어야 되겠어요, 아님 허상을 버려야겠어요? 허상을 버리면 지금 이대로도 괜찮고, 노력할 일도 없어집니다.”


“네, 스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제가 기대가 너무 컸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허상의 자기를 만들어놓고 현실의 자기와 비교를 하는 건 정신 나간 일이에요. 이런 정신 나간 일은 그만두어야겠지요?” (질문자와 청중 웃음)


“네.”


“그래요, 현재 있는 그대로도 괜찮아요. 설령 키가 150이라고 하더라도 148보다는 2센티나 크고, 148이라고 하더라도 145보다는 3센티나 크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거예요. 그렇게 지금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이 정도면 됐다’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앞서 질문하신 선생님과의 대화에서도 아이들을 가르칠 때 다그치기보다 ‘그래, 그 정도 할 줄 알면 됐다. 그것도 못하는 줄 알았는데 잘 하는구나’라고 이야기를 해주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더 가르쳐주어야 한다고 했지요? 


지금 질문자는 스스로에게도 늘 부족하다고 다그치는데 지금과 같은 태도로 나중에 아이들에게 ‘너는 이것도 못 해, 너는 저것도 못 해, 너는 육상선수보다 달리기를 못 해, 너는 가수보다 노래를 못 해’ 하기 쉬워요. 그렇게 가르치면 아이들이 그 속에서 어떻게 견디겠어요? (질문자와 청중 웃음) 


자기부터 지금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고, 또 현재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것부터 자랑스럽게 여기면 자존감이 생겨납니다. 그래야 나중에 아이들이 고민을 털어놓아도 ‘그래, 그 정도면 잘 하는 거야’하고 격려를 해주는 선생님이 될 수 있습니다. 아시겠지요?”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질문자뿐만 아니라 객석에 앉아 있던 청년들까지 얼굴이 환해졌습니다. 학교에 붙은 포스터를 보고 강연에 오게 되었다는 질문자는 스님과 대화 후 마음이 가벼워졌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스님은 미리 질문을 신청한 청년들과의 문답을 끝내고 현장에서 한 명 더 질문을 받은 후 강연을 마무리했습니다.   


“우리가 인생을 즐겁게 사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괴롭게 사는 것은 문제예요. 우리 주변에 있는 토끼나 다람쥐 등 동물들도 괴롭게 살지 않는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무엇 때문에 자신을 괴롭히면서 토끼나 다람쥐보다도 못하게 살아갑니까? 반면 토끼나 다람쥐가 즐겁게 사나요? 또 그렇지도 않아요. 동물은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게 살아갑니다. 여러분이 즐겁게 살아간다면 동물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고, 괴롭게 살아간다면 동물보다 못한 삶을 살아가는 거예요.




스님은 여러분께 즐겁게 살라는 말까지는 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동물처럼 괴롭지 않은 삶을 살아야하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드리는 거예요. 동물처럼만 살아도 괴롭지 않은 삶을 살도록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괴롭다고 하는 것은 정신 작용에 무언가 이상이 생겼다는 의미입니다.


컴퓨터에 비유하자면 프로그램에 바이러스가 생긴 거예요. 그 바이러스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는 탐심이라고 하는 탐욕의 바이러스, 둘째는 진심이라고 하는 성냄의 바이러스, 셋째는 치심이라고 하는 어리석음의 바이러스, 즉 탐진치(貪嗔痴) 라고 하는 세 가지의 독(三毒)에 빠져서 정신 작용이 오작동하여 괴로움이 생겨나는 겁니다. 물론 당사자가 괴로움이 좋다고 하면, 괴롭게 살아야지 어쩔 수가 없어요.


학생들은 공부하는 것이 힘들다고 하는데, 밥 먹고 공부만 해도 되는 것은 따지고 보면 좋은 조건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이런 시기가 앞으로 얼마나 더 있을까요? 일하지 않고 공부만 해도 되는데 얼마나 좋아요? 게다가 공부를 열심히 하면 칭찬까지 받습니다. 공부하는 것이 괴로우면 안 하면 됩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공부는 하기 싫은데 좋은 대학교에는 입학하고 싶고, 공부는 하기 싫은데 학위는 취득하고 싶어 해요. 이건 욕심이에요. 그렇게 욕심을 부려서 괴로워지는 거예요.


사람이 늙으면 괴롭다고 하는데 늙으면 얼마나 좋아요? 나이 들면 공부 안 해도 되고, 직장도 안 다녀도 되고, 애도 안 키워도 되고, 얼마나 좋아요? 눈이 침침해서 안 보이면 분별심 낼 일도 적어지고, 귀가 안 들리면 잔소리 들을 일도 적어지고, 다리가 아파서 천천히 걸으면 저절로 점잖아지니 얼마나 좋아요? (청중 웃음) 




늙어서도 눈이 초롱초롱 해야 되고, 귀도 잘 들려야 되고, 치아도 튼튼하고 힘도 젊을 때처럼 좋아야 된다고 생각을 하니, 늙음이 한탄스럽게 느껴지는 거예요.


그러니 자기가 처한 조건이 좋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면 괴로울 일이 없어요. 공부를 해도 재미있게 하고, 늙어도 재미있게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혹시 주위 사람들과 비교하며 자기를 괴롭히고 있지는 않나요? 당신은 지금 이대로도 충분합니다.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지금 나의 좋은 점 한 가지를 댓글로 달아보세요. 소중한 사람에게 오늘 스님의 하루를 공유해보세요 :) 




★★★청년문제와 우리사회 가장 큰 과제인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눌 장이 마련되었습니다. 

많은 참여바랍니다.


[청년, 평화 그리고 통일]

일시 : 2016년 12월 2일 (금) 저녁 7시

장소 : 국회 헌정기념관 2층 대강당


아래 사진을 클릭하시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