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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버티고 있는 그분을 계속 대통령이라고 생각해야 하나요?” 법륜스님의 답변

2016.11.24. 행복한 대화 (대전) 


요즘 같으면 대한민국 국민 노릇하기 어렵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 '행복한 대화'는 대전에서 열렸습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세상에 밝혀진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 국무회의에서 통과 되고 곧 발효를 앞두고 있습니다. 점점 켜져 가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정부는 아랑곳없어 보이는데요. 촛불은 결코 꺼지지 않겠지만 밤이 점점 길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요즘 SNS를 통해 매일 심심치 않게 올라오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온 국민이 혼란에 빠져 있습니다. ‘촛불은 켜면 꺼진다’라는 말에 LED조명으로 바꿔 가면서 평화시위에 참여하는 상황입니다. 이 혼란스러운 사태를 어떻게 안정시킬 수 있을까요? 

조사 받겠다고 하다가 태도를 바꿔 버티고 있는 박대통령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순실의 말이 아니면 귀 막고 눈 가리고 있는 박대통령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사드 배치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같은 문제를 계속 진행하고 있는 그 분을 계속 이 나라의 대통령이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스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모두 웃음) 


“질문자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세요. 대통령으로 생각하고 싶으면 대통령이라고 생각하면 되고, 안 하고 싶으면 안 하면 됩니다.” (모두 웃음)



“스님 생각은 어떠신지요?”


“남의 생각이 뭐 그리 궁금해요?(스님 웃음, 모두 웃음) 저는 그 분이 현재 ‘대통령’이라는 직책에 있으니까 ‘대통령’이라고 불러요. ‘박근혜 씨’라고 안 하고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합니다. 이름이니까 그렇게 부르는 거예요. 법륜 스님이 좀 마음에 안 들더라도 ‘법륜 스님’이라고 불러야지, ‘법륜 씨!’ 이럴 거예요?(모두 웃음, 박수) 


요즘 뉴스 보면 연속극보다 더 재미있잖아요. 매일매일 반전이 굉장하죠? 막장 드라마도 이런 막장 드라마가 없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데 왜 잠을 못 자요? 뉴스 본다고 정신이 팔려서 잠을 못 잤다면 이해가 되지만요. (모두 웃음) 


그리고 민주주의 교육의 장으로 이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어요. 요즘 초등학생도 집회 현장에 가서 정치 발언을 하잖아요. 중학생, 고등학생도 말을 잘합니다. 질문자 평생에 이렇게 언론의 자유가 있고, 사상의 자유가 있고, 눈치 안 보고 막 말해도 되고, 길거리에서 경찰 눈치 안 보고 시위해도 오히려 경찰이 우리 눈치를 보는 이런 때가 또 언제 있겠어요. 너무 기뻐서 잠이 안 와요? (모두 웃음)  왜 잠이 안 와요?



“화가 나서요.”


“왜 화가 나요?”


“제가 지금껏 TK로 살았거든요. 그 영향을 받아서 저도 선거를 그렇게 했는데, 몰랐던 게 너무 후회되고 화가 나요.”


“몰랐던 게 왜 화가 나요? ‘아, 내가 지금까지 몰랐구나. 이제 알았으니 앞으로 잘 해야지’ 이러면 되죠. 몰랐던 게 후회되고 화가 난다는 말은 ‘나는 원래 잘났다’ 이런 게 있었다는 뜻이에요. 잘난 내가 못난 나를 용서 못하니까 지금 화가 나는 거예요.” (모두 웃음)


“네.”


“그래요. 질문자는 원래 못났어요. (모두 웃음) 이제 ‘아, 내가 못났구나.’라고 깨우쳤으면 앞으로 바르게 하면 되죠. 잠 못 잔다고 해결되는 일은 아니잖아요.”


“네. 그러면 잠은 잘 자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웃음) 그런데 이렇게 혼란스러운 사회를….”


“무엇이 혼란스러운가요?”


“지금 너무 시끄럽지 않습니까? 어떻게 하면 안정이 될까 궁금합니다.”


“같은 음악 소리를 듣고도 시끄럽다는 사람도 있고, 좋다는 사람도 있어요. 질문자는 시끄럽다고 하지만, 지금 민주화의 함성이 전국 방방곡곡에 퍼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교실에서 선생님이 민주주의에 대해서 백 번 가르치는 것보다 밖에 나가면 더 생생한 민주주의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집회에 한번 가보세요.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기는커녕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요. (모두 웃음) 



가족끼리 모여서 간식도 먹어가면서 노래도 부르고, 불 밝혀서 흔들며 좋아해요. 광화문 앞에서 촛불 파도타기 하는 것 봤죠? 백만 명을 동원해서 그런 공연을 찍으려면 동원하는 데만 돈이  엄청나게 들 거예요. 그런 장관을 훈련 하나도 안 받은 우리가 지금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뛰어난 국민 입니다. 월드컵 때도 우리가 세계를 놀라게 했죠? 지금 몇몇 분들이 나라 망신을 좀 시켰지만 국민이 일어나서 대한민국이 굉장한 나라라는 걸 다시 보여주고 있어요.”


“저도 촛불 시위에 계속 참가하고, 제 마음속에서는 대통령이 아니라고 생각하겠습니다.(모두 웃음) 그런데 사드 배치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정부가 그렇게 하고 있는 걸 질문자가 어떻게 하겠어요?(모두 웃음) 질문자는 군인도 아니고 장관도 아니잖아요. 


그러니 질문자는 촛불 시위에 가서 피켓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결사반대!’ 이렇게 쓰면 됩니다. 새누리당이 꼴 보기 싫으면 ‘새누리 해체!’라고 쓰고, 대통령 하야를 주장한다면 ‘하야!’라고 쓰고, 탄핵을 원하면 ‘탄핵!’이라고 쓰고, 지지하려면 ‘지지!’ 이렇게 써서 보여주면 돼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나의 뜻을 보여주는 것이니까요. 백만 명이 길거리에 나와서 ‘하야, 하야, 하야!’ 하고 외치니까 지금 이런 일이 벌어졌어요. 이백만 명이 와서 ‘하야, 하야’ 외치면 위력이 더 있겠죠. 질문자처럼 백만 명이 전부 ‘일본이 과거사 참회도 안 하는데 일본과 군사협력이 웬 말인가!’ 이렇게 써서 들고 시위하면 또 영향이 있을 거 아니겠어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오늘 이미 서명해버렸어요. 그렇지만 나중에 정권 바뀌면 그때 가서 지워버리면 됩니다. 작년에 국정교과서 문제로 굉장했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국정이 혼란스러우니 내년에 그대로 시행되기 쉽지 않아요. 내년에 시행되더라도 그 다음 선거를 잘 해서 또 폐지해버리면 되지요. (모두 웃음)


문제는 의사표현을 정확하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길거리에 나가서도 의사를 표현하고, 집에서도 온라인상으로 댓글을 달고, 댓글 달 여력이 없으면 좋은 기사나 글에 ‘좋아요’를 부지런히 누르세요.(모두 웃음) 


이렇게 해서 ‘좋아요’가 몇 천 개 달리면 메인 화면에 게시되겠지요. 그러면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여론을 형성하게 될 겁니다. 이렇게 자꾸 뭔가를 해야 합니다. 그렇게 앉아서 그냥 신경질 내고 잠 못 자는 일이 없어야지요. 어차피 잠이 안 오면 댓글이라도 계속 달아보세요.


다만 욕 하지 말고, 길거리에서 폭력적으로 하지 말고요. 차에 올라가서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경우도 있다는데 그러지 마세요. 전경들도 다 우리 아들딸들이니까 괜히 싸우지 말고요. ‘얼마나 주장이 센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의사를 표현 하는가’가 중요해요. 



#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다시 말해 이 국가의 주인은 우리예요. 내가 가진 주권을 그들에게 위임했단 말입니다. 대통령과 정치인들에게 ‘이걸 좀 잘 써 다오’ 하고 권력을 위임했는데 그들이 정작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는 안 쓰고 사사로이 쓰니까 ‘돌려다오’ 하며 나에게 다시 달라는 거잖아요. 이렇게 돌려달라고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권리이죠. 무슨 불충한 일이 아니에요. 


옛날에는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게 아니라 왕에게 있었으니까 그걸 왕이 어떻게 하든 우리가 말을 못 했습니다. 청나라를 보세요. 왕조를 지키기 위해서 연해주는 러시아한테 줘버리고, 대만은 일본한테 줘버리고, 홍콩은 영국한테 줘버리고, 마카오는 포르투갈한테 줘버렸어요. 땅덩이야 주든지 말든지 자기 왕조만 지키면 되는 거예요. 왕이 나라의 주인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왕이 나라의 주인이 아니에요. 민주공화국에서는 국민이 나라의 주인입니다. 우리가 그들에게 위임을 했는데 제대로 안 하니까 지금 ‘너한테 못 맡기겠다. 내 권리를 돌려 달라’ 이렇게 된 거예요. 


몇 명만 나서서 ‘주권을 돌려 달라’ 이러면 안 되겠죠. 그런데 지금은 국민 대부분이 주권을 돌려 달라고 합니다.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이 전체 국민의 5퍼센트밖에 없어요. 95퍼센트가 ‘돌려주든지, 2선으로 물러나고 책임 총리가 국정을 맡도록 해라. 너는 자격 없다’ 이렇게 말해요. 한 번도 아니고, 여론 조사 결과가 3주 연속해서 이 정도입니다. 그러면 ‘아이고, 죄송합니다’ 하고 물러나면 되는데 지금 안 물러나고 버티고 있어요. 



# 해결책은?


그러면 해결책이 뭘까요? 그냥 힘으로 하려면 청와대를 점령해서 멱살 잡고 끄집어 내리면 되겠죠. 이렇게 힘으로 하는 게 혁명이에요. 그런데 헌법에 힘으로 하지 말라고 되어 있으니까 평화적으로 우리의 의사를 표현해야 하는데, 평화적으로 하니까 계속 겁을 안 내고 자리를 차지하고 권력을 움켜쥐고 있잖아요.


그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뭐겠어요? 

예를 들어 내 돈 빌려간 사람한테 ‘야, 내 돈 돌려줘’라고 하니까 그가 안 주고 버틴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돈을 빌려갈 때는 언제까지는 주겠다고 했는데 달라니까 안 준단 말이에요. 그럴 땐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타협’입니다. ‘네가 나한테 100만 원 빌려갔지만 내가 80만 원만 받겠다. 20만 원은 깎아줄 테니 80만 원이라도 빨리 내놔라’ 하는 겁니다. 빌려준 돈 100만 원을 다 받고 싶지만 빌려간 사람이 돈을 안 주고 버티니까 80만 원이라도 받으려면 타협하는 수밖에요. 물론 기분이 나쁘겠죠. 


두 번째는 수사기관에 고발해서 받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방법은 시간이 좀 걸립니다. 민사소송을 해서 판결을 받는 데만 1, 2년이 걸리니까요. 생각하면 분통이 터질 일이지요. 빌려준 내 돈 받겠다는데 2년 이상 걸리니까요. 게다가 변호사 선임비용도 지출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법치국가이니까 억울하고 화가 나도 정당한 과정을 거쳐야지요. 


# 해결책 1 : 타협, 비상내각


지금 국민들은 ‘하야하라. 자진사퇴하라’는데 대통령 본인은 ‘안 하겠다’고 하고 있잖아요. 그럼 이 문제에 있어서 타협안은 뭐겠어요? ‘대통령이라는 이름은 그냥 줄 테니 청와대에서 계속 머무르면서 각종 서류에 서명은 하되, 더 이상 권력을 행사하는 건 안 된다. 실질 권력은 총리한테 넘겨라.’ 이 정도가 타협안이 되겠지요. 그런 형태가 ‘비상내각, 거국내각’입니다. 국민들은 자신들의 주권을 대통령에게 더 이상 위임하지 못 하겠다고 하니까, 국민들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또 하나의 기관인 국회가 추천한 총리를 대통령이 임명하는 형식이에요. 


어떤 사람들은 ‘내가 인정 못하는 대통령이 무슨 임명을 한다는 거야? 그러는 것조차도 싫다’라고 하는데 형식(헌법)이 이렇게 되어 있으니 형식을 지키려면 국회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 그 총리한테 권력을 넘겨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야당 내부에는 ‘자진사퇴할 때까지 압력을 넣으면 사퇴하지 않겠느냐? 그럼 굳이 책임총리를 추천할 필요도 없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어서 지금 견해차가 있어요. 혁명을 할 거라면 법을 안 지켜도 됩니다. 그런데 혁명을 할 게 아니라면 법을 지켜야 합니다. 그 법이 좋든 싫든 말이에요. 




# 해결책 2 : 탄핵

그런데 타협을 안 하겠다면, 즉 ‘지금부터 대통령이 어떠한 권한도 행사하는 게 싫다. 못하게 해야 된다’면 탄핵 절차를 밟으면 됩니다. 의회에서 국회의원 3분의 2의 지지를 받아서 탄핵안을 통과시키면 되는 거예요. 그런데 야당 국회의원의 수가 전체 의원의 3분의 2가 안 되기 때문에 지금 탄핵을 밀어붙이지 못하는 거예요. 야당 국회의원으로는 부족하니까 여당 국회의원 30명 이상의 지지표를 모아야 되거든요. 지금 그걸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 

국회의원 3분의 2가 지지해서 탄핵안이 통과된다면 대통령이 금방 물러날까요? 아니에요. 일단 대통령의 권한만 정지되고 현재의 총리가 권한대행을 하게 됩니다. 현재의 총리는 대통령이 임명한, 대통령의 아바타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 총리가 권한대행을 해야 되는 거예요. 법이 그래요. 그러니 탄핵 절차를 밟아도 이런 상황을 감수해야 돼요. 이걸 감수하기 싫으면, 국회에서 새로운 총리를 추천해서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거쳐야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후에 새로운 총리가 권한대행을 할 수 있어요. 

# 무엇이 문제인가?

지금 정치권에서는 이런 문제를 두고 논의 중인 거예요. ‘탄핵을 하든 하야를 하든, 권한대행을 국회에서 추천한 총리에게 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문제를 두고 ‘아니꼽지만 법이 그렇게 되어있으니까 대통령이 임명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합리적으로 하자는 사람들이 있고, ‘현 대통령은 인정 못 하겠다. 탄핵 대상인 사람이 누굴 임명하느냐?’며 강경하게 나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겠다면 현재의 총리가 권한대행을 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딜레마가 있기 때문에 지금 빨리 결정을 못 하고 저렇게들 논의 중인 겁니다. 

또 문제는 ‘대통령이 탄핵받을 만한 사유가 되느냐’에 대한 최종 판단을 국민이 하는 게 아니라 헌법재판관 9명이 한다는 거예요. 그 9명 중에서도 6명 이상이 탄핵에 찬성해야만 통과가 됩니다. 탄핵이 되려면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이 동의를 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5명이 찬성해도 4명이 반대하면 탄핵안이 통과가 안 되고 무효가 돼버립니다. 게다가 지금 헌법재판관 9명 중에 2명이 임기종료를 앞두고 있어요. 한 명은 내년 1월, 다른 한 명은 내년 3월입니다. 그러면 남은 7명 중에서 2명만 반대해도 탄핵안은 무효가 되는 겁니다. 만약 그 1명이 사퇴해버리면 헌법재판소의 기능이 중지된다고 합니다. 법의 탄핵 심의를 하려면 6명의 재판관 참여가 필수거든요. 

# 그래도 선택해야하는 상황

이렇게 각 방법들마다 또 다른 문제를 안고 있으니까 청와대에서도 ‘탄핵하려면 해 봐라’고 큰소리 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예부터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말이 있어요. 실제 법대로 하려니까 시간도 많이 걸리고, 결과도 불확실하고, 그렇다고 타협을 하려니까 걸리는 문제들이 많고, 이런 상황입니다. 그래도 선택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예를 들었듯이, 법대로 해서 빌려준 돈을 다 받으려니까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거예요. 

그래서 ‘내 돈 돌려받겠다는데 내가 왜 2년이나 기다려야 돼?’라면서 성질난다고 주먹으로 때려서 빼앗으면 오히려 나만 폭행죄로 처벌을 받게 됩니다. 그러니 2년이든 3년이든 민사소송해서 돌려받든지, 아니면 감정에 치우치지 말고 빌려간 사람과 타협을 해서 ‘좋아. 20만 원 깎아줄 테니까 80만 원이라도 빨리 내놔.’라고 하고 80만 원을 받든지 해야 돼요. 이게 법치국가에서 사는 국민의 어려움입니다.



지금 길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야하거나 탄핵하라는 국민이 70% 이상이니까 전체 국민의 3분의 2 이상이 지금 박근혜 대통령을 우리나라 대통령으로 인정 못 하겠다고 하고 있어요. 그런데 대통령 본인은 그런 국민의 뜻을 거부하고 청와대에 계속 있겠다니까,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라는 겁니다. 


# 어떤 방법이 좋을까?


첫 번째, 대통령은 국정에서 2선으로 물러나고 이름만 유지하면서 앞으로 남은 1년 2개월, 총 14개월 동안은 거국내각을 꾸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두 번째, 탄핵안을 발의해서 직무를 정지시킨 뒤 탄핵안이 통과되면 재선거를 실시하는, 즉 차기 대통령선거를 조기에 실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방법에는 어떤 문제가 있느냐 하면, 일단 탄핵안이 의회를 통과해야 되고, 이후 헌법재판소도 통과해야 되는데, 그게 한 달이 걸릴 수도 있고 최장 6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겁니다. 


# 일단, 우리는 의사표현을! 정치인은 행동을!


이런 모든 가능성과 리스크를 염두에 두고 선택을 해야 하는데, 여러분들이 이걸 직접 할 수는 없으니까 여러분들은 ‘하야하라, 탄핵하라’고 의사표현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그 마무리는 누가 해야 할까요? 정치인들이 해야 합니다. 우리가 그들에게 월급 주고, 관용차 주고, 기사도 붙여주고, 비서도 4명씩 붙여주는 건 이런 일의 뒷마무리를 하라는 거예요. 그런데 그들이 지금 아무 것도 안 하고 저렇게 있잖아요. 아마 이 마무리까지도 우리 국민들이 하라는 건가 봐요. 그런데 우리가 이런 마무리까지 할 바에야 저 국회의원 300명도 필요가 없으니 싹 탄핵해야 할 판이에요, 지금. (모두 박수) 



정치인들이 빨리 논의해서 이쪽이든 저쪽이든 선택하고, 또 마무리를 지어서 서둘러 국정을 안정시켜야 합니다. 지금 경제가 굉장히 어려울 뿐 아니라 사드 배치 문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문제, 트럼프 당선 같은 막중한 외교, 안보 현안이 산재해 있으니까 신속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어요. 국정이 어수선하다 보니까 그런 막중한 현안들이 졸속으로 처리 되는 거예요. 


# 더 많이, 더 분명하게!

 

질문자가 요즘의 국정 혼란에 대해 걱정하는 마음은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질문자가 걱정한다고 이 문제가 풀리는 건 아니에요. 문제의 해법은 더 많은 국민들이 자기 의사표현을 분명히 하는 겁니다. ‘신속히 국정을 안정시키라’거나 ‘총리를 빨리 받아라’거나 ‘빨리 법절차를 밟아서 탄핵을 하라’는 내용으로 각 지역구 국회의원한테 항의전화를 하거나 인터넷을 활용해 의사표현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욕은 하지 마시고요. 

대한민국 국민 노릇하기 어렵죠?  질문자의 말마따나 그동안 우리 국민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장롱 속에 묻어놨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그걸 제 마음대로 썼던 거예요. 


너무 지나쳤으니 국민이 분개해서 다시 주권을 내 놔라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그래서 이런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정치인들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잘 몰라서 지금 헤매고 있습니다. 거기다 정치인들이 또 잔머리를 굴리고 있어요. ‘다음 선거에 누구한테 유리할까?’ 이렇게 잔머리까지 굴리니까 일이 더 복잡합니다. 


지금은 박근혜 대통령한테 향했던 저항이 조금 있으면 어디로 갈까요? 우선 여당 해체로 가겠죠. 그리고 야당도 잘한 게 하나도 없는데 다음 떡은 자기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단 말이에요. 야당도 잘한 거 없다고 자꾸 얘기를 해야 정신을 차려요.”



“잘 알겠습니다. 적극적으로 활동하겠습니다.” (모두 박수)


질문자가 씩씩하게 대답하자 청중들도 힘찬 박수를 보냈습니다. 최순실씨도 공덕이 있듯 언제나 긍정적인 면은 있습니다. 전국 방방곡곡 민주화의 함성이 울려 퍼진다는 스님의 말씀을 들으니 촛불집회가 마치 민주주의의 축제처럼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사람으로서 행복할 권리와 국민으로서의 주권을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다 무슨 권리가 있다고요?” 


“행복할 권리요.”


“예,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에게나 다 뭐가 있습니까?”


“주권이요.” 


“예, 주권이 있습니다. 누구나 다 행복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여러분도 행복하셔야 합니다. 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에게나 다 주권이 있기 때문에 그 주권을 올바로 행사하셔야 합니다. 우리 사회를 복지사회로 만들어서 그 속에서 행복할 권리를 누리셔야 해요. 그래서 저희는 누구라도, 그가 절에 다니든, 교회 다니든, 성당에 가든, 어느 절에 다니든, 어느 교회 다니든, 어느 성당에 다니든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떻게 하면 우리가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라는 공통주제를 가지고 같이 대화해 보자는 뜻에서 ‘행복학교’를 만들었습니다. 


행복은 누가 주는 게 아닙니다. 부처님이 주는 것도 아니고, 박근혜 대통령이 주는 것도 아니에요. 내 행복은 내가 만들어야 해요. 심리적으로는 ‘내 행복을 위해서’ 수행을 해야 하고, 사회적으로는 ‘내 행복을 위해서’ 보다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안전한 세상을 만들려면 우리가 내는 세금을 어떻게 쓸 것인지, 실제 어떻게 쓰이는지, 감시와 감독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태어난 대한민국에서 나도 행복하고, 이웃도 행복하고, 후손들도 행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취지로 만든 행복학교에 부디 많이 참여하셔서 여러분들 모두 더욱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박수)



강연을 마친 후 질문자에게 찾아가 답답한 마음이 해소되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질문자는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답했습니다. 


“지금 상황이 혼란스러웠는데, 스님 말씀을 듣고 나니 혼란이 혼란으로 보이지 않고, 좀 더 즐기면서 활동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주 시원해졌습니다. 


그동안은 시류에 따라 집회에 참석하곤 했는데, 스님 말씀을 듣고 나니 왜 집회에 나가야 하는지 그 필요성을 제대로 알게 된 것 같아요.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저렇게 버티는 모습을 보면 화가 나기도 하는데, 우리 국민들이 더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해서 주권을 다시 찾아와야 할 것 같아요. 끝까지 표현을 하다 보면 결국에는 대통령도 깨닫게 될 것이고, 사회 변화도 이뤄지지 않을까요. 이번 주말에 200만 명이 거리로 나온다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국민 주권을 다시 찾아와야겠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질문자의 결의가 느껴졌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이번 주 토요일에 있을 촛불 집회에 나가 적극적으로 국민의 목소리를 내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거리로 나가기 어렵다면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 다는 것으로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행복할 권리도 마음껏, 

국민으로서 주어진 권리도 마음껏!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 법륜 스님과 함께 행복에 대해 대화하고픈 청년 여러분, 함께 해요! 속사포 랩퍼 ‘아웃사이더’ 의 흥겨운 무대는 또 하나의 재미~ 배너를 누르시면 '사전 질문 신청' 사이트로 바로 이동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