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즉문즉설

“저는 통일을 반대합니다. 남한도 살기 힘든데 북한까지요?” 법륜 스님의 답변


행복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과 통일이야기’ 강연이 울산에서 열렸습니다. ‘법륜 스님과 행복한 대화’가 행복이 주제라면, 시민단체인 ‘새로운 100년을 여는 통일의병’이 주최하는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과 통일이야기’는 통일을 주제로 하는 즉문즉설 입니다. 




그래도 인생 문제가 우선인지라 개인적인 인생 상담을 원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스님은  ‘강연 후에 통일의병이 돼야 해요’하고 웃으면서 자세히 답해주었습니다. 개인질문 한 번, 사회질문 한 번 번갈아가면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여러분은 통일에 찬성하시는가요? 통일이후 오히려 서민은 힘들어지지 않느냐며 통일을 반대한다는 질문자와의 문답을 소개해드립니다. 

 



“저는 통일을 반대합니다. 통일이 되면 당연히 발전도 있겠지만 그에 따른 희생도 감수해야 하잖아요. 현재 대한민국 안에서도 힘든 사람들을 다 포용하지 못하는데 통일하면 북한까지 저희가 안아야 합니다. 경제적인 문제, 사회 빈곤층, 거기다 범죄 현상까지 말입니다. 그러면 지금보다 ‘가진 사람만 더 잘 살게 되고 서민은 더 힘들어지는 것’ 아닐까요?”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질문자는 결혼 했는데 아기는 안 낳겠네요?”


“아기는 이제 낳아야겠죠.”


“아기 낳으면 돈 들고, 그 아이 공부 시키려면 또 돈 들잖아요. 그러면 내 생활에 여러 가지 손해인데 왜 낳고 키울까요? 안 낳는 것이 좋지 않아요?”


“저는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생각하는데 남자들은 자식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남편은 왜 아이 낳아서 키우자고 할까요? 돈도 많이 들고 굳이 따지면 손해일 텐데. 아이들 공부 시키는 돈은 소비 하는 걸까요, 투자하는 걸까요? 굳이 따지면 말이에요.”


“투자입니다.”




“투자가 되니까 그렇게 돈을 많이 들여서 아이들 공부시키는 것 아니겠어요. 북한을 개발하는 것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다릅니다. 어떻게 보면 투자고 어떻게 보면 소비예요.

 

예를 들어서 서울에서 나진까지, 러시아와 연결되는 시베리아 대륙 횡단철도를 놓는다면, 건설비가 10년 전에 대략 3조 원으로 산정했으니 지금은 5조 원 정도 든다고 생각해 볼 수 있겠죠. 철도 하나만 놓는데도 5조 원이에요. 이런 식으로 계산하면 앞으로 북한 개발 하는데 돈이 수백조 원이 들 수 있어요. 


그런데 그 5조 원을 들이면, 유럽까지 가는 물류의 기간이 굉장히 짧아져요. 부산, 울산에서 물품을 싣고 기차로 청진, 나진, 블라디보스톡을 거쳐 유럽으로 가는 것이 현재 저 말레이시아 해협, 수에즈 운하를 거쳐서 유럽으로 가는 것보다 기간이 짧아진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비용도 적게 들어요. 횡단철도를 20년 정도만 운영하면 건설비용은 다 뽑고도 남습니다. 그러면 이것을 투자로 봐야 할까요, 소비로 봐야 할까요?”


“투자지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 개발을 하는 데에 돈이 많이 드는 것은 맞지만 그걸 투자로 볼지, 소비로 볼지는 생각해봐야 해요. ‘북한 개발 하는데 300조가 든다’ 이렇게 말하면 ‘천문학적인 돈이 든다’는 뜻이 되겠지요. 하지만 사실, 그게 다 투자입니다. 개념을 바꾸면 관점이 전혀 달라지지요. 또, 북한 주민들이 개성공단에서 물품 만들 때 받은 월급이 157불이에요. 우리 돈으로 하면 18만 원정도입니다.  싸요, 비싸요?”


“싸요.”




“그러면 중국에 투자한 기업이 처음에는 월급으로 대략 150불~200불을 지불했는데 현재는 중국의 인건비가 최소 500불이 넘어요. 그러니까 우리나라 대기업이 중국에 간 경우는 아직까지는 괜찮지만, 중소기업의 경우는 이미 수지가 안 맞거든요. 그래서 공장을 베트남으로 옮기는 사례가 생깁니다. 베트남의 임금은 월 300불이에요. 다음에는 또 방글라데시로 갈 거예요. 방글라데시는 월 200불 선 이거든요. 그런데 국외로 가면 말도 틀리고 생활문화도 틀려서 적응하는 데만도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런데 북한은 여기서 가깝고, 물류비용도 적게 들고, 인건비도 더 싸고, 일은 더 잘 해요. 그러면 북한에 공장을 만들어 생산한다면 우리한테 이익일까요, 손해일까요?”


“이익이겠네요.”


“그러면 인건비로 한 사람당 150불씩 5만 명에게 주면 한달에 750만 불이 되지요. 이걸 북한에 지불했다고 칩시다. 중국 같으면 500불 줄 걸 150불 줬으니 한 명당 350불을 번 셈이에요. 그러니까 계산을 어떻게 하느냐. 무슨 목적으로 국민들에게 이것을 알리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겁니다. 


현재 국내에 동남아, 중국 동포 합해서 대략 200만 명 와 있잖아요. 그러면 200만 명에게 한 달에 80만 원정도 지급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80만 원 받고 하루 종일 일 할 사람이 없잖아요.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은 한국인 인건비로는 경쟁력이 없어요. 그러니까 동남아의 값싼 노동력을 데려와서 일을 하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동남아로 공장을 옮겨가야 하니까요. 


그런데 기업인들 입장에서 볼 때는 북한에 공장을 가져가거나 북한 노동력을 여기 데려 온다 하면 어떻게 될까요? 북한 노동력이 일도 훨씬 더 잘 하고 말도 통하잖아요. 만약에 사회적으로 문제가 생긴다 해도 동남아 사람들, 중국 사람들, 몽골 사람들도 한국에 와서 범죄가 일어나는 게 많잖아요.”


“네. 많아요.”




“그러니 북한사람의 경우에만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실제로는 북한 사람에게서 생기는 경우가 더 적을 수 있죠. 또 북한에 투자를 하면서 철도를 놓고, 공장을 세우면 거기서 기술 가르쳐주고 물품 관리하고 운송하는 이런 건 한국 젊은이들이 가서 해야 할 일입니다. 이렇게 북한 개발에 투자하면 우리 젊은이들에게 일자리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일자리가 늘어나게 되지요.”




“그러니 북한에 투자가 늘면 늘수록 남한 젊은이들에게는 조금 괜찮은 일자리, 즉 관리직에 해당하는 일이 많이 늘어납니다. 그런 일은 월급이 200만 원이 넘을 수 있어요. 


그렇지만 대기업은 아무리 많이 투자해도 일자리가 별로 없어요. 왜냐하면 대부분 기계화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일자리는 주로 중소기업에서 생겨요. 북한은 중소기업이 들어가도 얼마든지 경쟁력이 있는 나라잖아요. 그러니 북한 개발이라고 하는 특수가 일어나면 여기 남한의 젊은이들 실업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됩니다. 


지금 저가 생필품이 전부 중국에서 생산 되지요. 메이드 인 차이나, 질문자가 쓰고 있는 모자부터 옷, 액세서리 등이 다 그럴 거예요. 이러한 것들이 전부 북한에서 생산될 수 있어요. 그러니 한국의 자본과 기술이 북한의 값싼 노동력과 지하자원이 결합하여 새로운 생산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대기업은 4차 산업 혁명이라고 말하는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이라든지 이런 미래지향적인 산업에 투자를 해야 합니다. 큰 자본을 보유한 대기업은 세계적인 경쟁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지요. 만약 북한 개발에 대기업이 들어가 손쉽게 돈을 벌면 미래를 위해 투자를 안 해요. 그러면 또 중소기업은 갈 데가 없어요. 북한 개발의 경우, 중소기업이 들어가면 대략 10년 혹은 20년은 지금 보유한 기술만 가지고도 개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일자리도 많이 만들 수 있어요. 


이렇게 하면 청년 실업 문제도, 성장이 정체된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데도 굉장히 도움이 됩니다. 그러니까 꼭 휴전선 없애고 남북 간의 정치적인 통일이 안 되어도 왕래가 자유롭고 투자에 대한 안전장치가 마련되기만 해도 사실상의 통일을 이룬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안보는 전쟁이 일어날 위험이 1퍼센트라도 있으면 대비를 해야 합니다. 우리는 서로 같은 민족이라고 막연하게 이야기하면 안 됩니다. 북한이 통일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우리한테 가장 위협적인 적대세력인 것도 사실이란 말이에요. 그러니 그것을 한쪽만 강조 하면 안 됩니다. 이처럼 북한이 위협 세력이기 때문에 안보에 대해서는 우리가 경계를 늦추면 안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통일을 하려면 일본도 아니고, 미국도 아닙니다. 북한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만약에 남북한이 서로의 불신을 딛고 통일을 한다면 질문자처럼 그렇게 손해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엄청난 이익이 생깁니다. (모두 웃음)




그러니 사실은 그만큼 큰 이익이 있는데 서로의 불신 때문에 합리적으로 못 풀어서 서로에게 엄청난 불행과 손실을 안기면서 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쉽게 풀린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우리가 이 문제를 뛰어 넘을 때 엄청난 발전이 가능합니다. 이미 우리 경제가 장기 침체 국면에 들어갔기 때문에 이 문제를 못 뛰어 넘으면 더 이상 대한민국의 발전은 없어 보입니다.”


스님은 경제, 안보 등 다양한 측면에서 통일이 어떻게 우리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지 자세하게 설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나날이 커지고 있는 빈부격차를 줄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강연을 마무리했습니다. 




“현재 우리 경제를 전망하면 현재 상태로 더 이상 경제성장은 어렵습니다. 어떤 정치인이 경제를 성장시키겠다고 하면 거짓말입니다. 그러나 남북관계를 풀면 성장 할 수 있는 것은 맞습니다. 북한 개발이라는 특수가 있기 때문에. 


지금 현재 상태에서는 경제 성장까지는 아니더라도 빈부격차는 좀 줄이겠다, 아니, 줄이는 것은 고사하고 늘리지만 않아도 굉장한 성과입니다. 그런데 지금 빠른 속도로, 해를 거듭할수록, 빈부격차는 벌어져가고 있어요. 그러므로 우선 빈부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막 성장 할 때는 폭이 벌어져도 괜찮아요. 저 사람이 나보다 돈을 더 벌기는 하지만 나도 좀 버니까 불만이 적은데, 성장은 안 되는데 소득 격차만 벌어지면 상대적으로 비교해서 생기는 열등감이 엄청나게 커지는 거예요. 패배의식으로 남게 되겠지요.”




다수 국민이 패배의식을 느껴 불행하다면 국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합니다. 행복한 사회는 함께 사는 우리 모두가 행복할 때 완성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광화문에서 켜지는 촛불은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사람들의 간절함입니다. 대한민국에 사는 어느 누구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