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 스님은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심을 함께 축하하기 위해 성탄절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스님이 왜 교회를 찾아 갔을까 신기해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법륜 스님은 오래 전부터 종교를 넘어서서 목사님, 신부님과 많은 교감을 나눠오고 있습니다.
성탄절 예배에서 법륜 스님은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참뜻에 대해 이렇게 말씀해 주었습니다.
- 법륜 스님 :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이 있다고 하죠. 성경을 읽어보면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뜻은 ‘생각이 교만한 자를 겸손하게 하고 지위가 높은 자를 낮추시고 비천한 자를 높이시려고 오셨다. 부자를 빈손으로 돌아가게 하시고 배고픈 자를 배부르게 하러 오셨다.’라고 합니다. 전 이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예수님 오심이 이런 목적이라면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점점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 현상에 대해서 예수님은 어떤 모습을 보이실까요?
만약 예수님을 마음에서 영접하는 사람이라면 가진 자들은 그것이 본래 자기 것이 아닌 줄 알고 세상에 많은 부분을 되돌려 줘야 될 것 같고요. 또한, 가난한 사람들은 ‘그래도 전 지구적으로 생각해보면 아직은 대한민국이 살만한 나라가 아니냐’라고 생각하면서 불평 불만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희망을 가지고 노력하지 않겠냐.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물론 우리 주위에 있는 어려운 사람들도 돌봐야 하지만 지금 가장 비천한 자 배고픈 자가 누구일까 생각해봅니다. 북한에서 추위에 떨고 식량이 없어서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는 2천만 동포들이 아니겠는가. 그들에게도 오늘 성탄절에 우리가 누리는 기쁨을 나눠 가질 순 없을까. 우리가 만약 간절히 기도한다면 하나님의 은총이 우리보다도 그들에게 먼저 내려가도록 해야 하지 않겠나. 그들을 굶주림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고 인권적으로 비천한 대우를 받는 세상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 그것이 그들에게 예수님 오심의 희망이 아니겠는가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도 생활하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예수님 오신 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봅니다. 강보에 싸이고 마구간에서 구유에 누워있는 모습이 누구일까? 국내에서는 노숙자들이 그런 모습에 가까울 것 같고, 특히 북한의 다수 주민들이 그런 모습으로 되어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그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도를 여러분께서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우리들이 앞장서서 이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해보자.
사회적 갈등이 많은 이 시대에 우리 종교인들이라도 서로 화합하고 협력하고 함께하는 모습을 보이고, 사상과 이념, 신앙과 믿음이 서로 다르더라도 다른 것을 서로 인정하고 함께한다면 다른 것이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조화와 균형을 이룬다면 오히려 풍요로움이 되지 않겠나. 다름이 갈등이 안 되고 풍요로움이 되는 그런 세상을 함께 만들었으면 합니다.
지금 한국 사회는 많은 갈등이 있습니다. 제주도 강정 마을에 가 봐도 주민들의 아픔이 너무 크고, 밀양 마을에서도 노인 분들이 갑자기 날벼락 맞듯이 한과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세상일이라는 것은 서로 견해가 다를 수 있습니다. 이해관계도 서로 다르고요. 그러나 서로 합의해서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이렇게 힘 약한 사람들이 원한 속에서만 살아갈 수밖에 없는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것을 볼 때 저희들의 힘이 너무 미약함을 느낍니다. 오늘은 예수님 오신 기쁜 날인데 이렇게 약간 기운이 떨어지는 분위기를 만들어갈 수밖에 없는가. 이런 저희들의 삶에 대해서도 많은 반성을 해봅니다.
예수님은 어떤 목적으로 이 세상에 오셨나요? 부처님은 이 세상에 어떤 이유로 오셨나요? 우리가 그 분들을 따른다는 것은 그 분들의 삶을 본받아 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 종교인들은 그분들의 희생을 내세워서 보상만 바라는 그런 역할만 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봅니다. 그분들의 삶을 칭송하기만 하고 우리는 그냥 덕만 보는 이런 데에 좀 급급한 것 아닌가. 그분들의 삶을 만에 하나라도 닮아가려고 하는 의지가 있다면 우리 사회가 지금 보다는 조금 낫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자 부활의 새로운 희망이 생겼듯이 이런 어려운 시기에 우리가 다시 부활의 기운과 힘을 가져야 될 것 같습니다. 좀 더 마음을 모으고 사회를 좀 더 화합시키고 남북이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길을 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없었다면 오늘 어떻게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부활의 희망을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종교를 넘어서서 이렇게 서로 교감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함께한 목사님은 법륜 스님의 설교를 듣고 "자주 오시면 제 자리가 위험해질 것 같습니다." 라고 말해 참석한 교인들이 한바탕 크게 웃기도 했습니다. 예수님과 부처님이 동시대에 살았다면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셨을까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스님 말씀처럼 비천한 자와 배고픈 자를 생각하고 갈등을 겪는 사람들의 화합을 염원하는 즐겁고 행복한 성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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