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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백혈병에 걸려 항암제를 맞고 있어요. 목숨을 끊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질문자 4년 전 급성 백혈병에 걸렸습니다. 골수이식을 받고 정상 생활을 하다가 6개월 만에 재발해서 지금은 항암제로 암세포를 누르면서 살고 있습니다. 옛날처럼 병원 생활하기는 죽어도 싫고 그냥 목숨을 끊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이들도 남편도 부모님도 살아계신데 건전하지 못한 생각이란 걸 알지만 두려워서 힘듭니다. 어떻게 하면 희망적인 삶을 살 수 있을까요?


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 얼마나 힘드시겠습니까. 우선 꿋꿋이 병을 이기고 살아가시는 질문자님께 격려의 박수 부탁드립니다.(청중박수) 질문 하신 것처럼 이런 상황 속에서도 희망적인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번 살펴봅시다. 





여기 계신 분들은 앞으로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까요? 


여기 계신 분들은 앞으로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까요? 자신이 10년 살지, 20년을 살지, 30년 살지, 아무리 머리를 굴려 봐도 알 수 없어요. 우리 중에는 바로 내일 아침에 죽을 사람도 있고, 모레 죽을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질문자보다 먼저 죽을 사람이 있을까요? 없을까요?



질문자 있겠지요.



그런데 정작 그 사람은 지금 아무 걱정을 안 하고 있습니다. 질문자보다 먼저 죽을 사람은 걱정을 안 하는데, 질문자는 왜 걱정을 할까요? 



질문자는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고 있기 때문에 남은 인생마저도 두려움 속에 살고 있어요. 암이든 백혈병이든 ‘1년 안에 죽습니다.’ 하는 선고를 받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행해집니다. 30년 살 사람이 1년 밖에 못 산다면, 앞으로 살 수 있는 1년은 더욱 행복하게 살아야 할 것인데 그 1년을 오롯이 불행 속에서 살다 죽는 경우가 대부분이예요. 


1년이라는 시간이 문제일까요? 1년 밖에 못 사는 게 불행일까요? 아닙니다. 진짜 불행은 ‘1년 밖에 못 산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1년을 괴롭게 살다가 죽는다’는 것이에요. 



그러니 지금 건강하고 젊은 사람이 질문자보다 먼저 죽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세요. ‘그 사람은 지금 나처럼 이렇게 괴로워하지 않고 아주 잘 살아가고 있다. 그 사람도 잘 사는데 내가 잘 살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 이렇게 생각을 바꾸어 남은 인생을 하루라도 행복하게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시 말하면 ‘지금 여기에 깨어 있어야’ 합니다. 매일매일 아침에 눈 떴을 때, 오늘도 살아 있음에 감사드려야 합니다. ‘오늘, 하루’ 이것이 소중하다는 겁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다가 병이 재발하는 그날도 살아 있음에 감사하는 겁니다. 살아 있으니 치료를 받는 거니까요. 그러니 병원에 있어도 계속 감사할 일입니다.  하루하루 그저 성실하게 살 뿐이에요. 



다만 진통이 심할 때는 의사에게 처방을 받아서 진통제를 맞으면 되고, 통증이 심하지 않는 날은 숨 넘어 갈 때까지 명상을 하면서 사는 거예요. 숨을 관찰하는 겁니다. 들어왔던 숨이 나가면 아직 살아있는 거고, 나갔던 숨이 들어오면 사는 겁니다. ‘다시 나가나’ 하고 봤는데, 어느 순간 안 나가면 ‘죽은 거구나’ 하는 겁니다. 이렇게 숨이 넘어가는 과정도 뚜렷이 깨어서 알아차림을 유지하는 게 명상의 핵심이에요. 



물론 쉽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걱정을 하면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야할 인생을 두려움과 근심걱정으로 소모하게 될 뿐입니다. 지금은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그러니 하루하루를 만끽하는 것이 좋아요. 



질문자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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