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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한해 마무리를 잘 하는 방법은?” 법륜 스님의 답변

2016.12.11 제8차 천일결사 회향수련 


행복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모든 시작에는 끝이 있습니다. 올 한 해 마무리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오늘 문경에서는 제 8차 천일결사를 마무리하는 수련이 시작되었습니다. 천일결사는 행복한 자신과 살기 좋은 사회를 목표로 천 일 동안 매일 수행, 보시, 봉사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번 수련은 2014년 3월 23일 시작부터 3년 동안 꾸준히 정진해온 400여 분이 함께 했습니다. 회향 수련은 지난 1000일을 돌아보며 각자 자기수행과 함께 세운 목표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되었는데요. 천 배를 하기 전, 입재법문에서 스님은 ‘마무리’에 대해 들려주었습니다. 



“어떤 일이라도 그 마무리가 참 중요합니다. 한 벌의 옷을 만들 때도, 옷을 다 만들고 나면 그 옷을 전체적으로 다시 한 번 살펴봐야 합니다. 즉, 뒷마무리를 잘 해야 합니다.


옷을 만드는 데 99%의 수고를 들였더라도 뒷마무리를 잘못하면 시장에 팔아도 그 값을 절반 밖에 받지 못하고, 주문한 손님에게서도 불평을 듣게 됩니다. 수고는 많이 했지만 지적을 많이 받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 만들고 나서 전체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점검 해보면 미진한 부분을 발견하기도 하는데, 그 단계에서 남은 1%의 수고만 더 들이면 앞서 공들인 99%의 수고와 맞먹는 효과를 거두게 됩니다.



인간관계도 비슷합니다. 처음에 두 사람이 만나면 누구나 서로에게 잘 합니다. 친구도, 연인도, 신혼부부도, 사업파트너도 처음에는 서로 잘 해요. 그러나 정말 좋은 사람인지는 늘 두 사람이 헤어질 때를 봐야합니다. 처음 만났을 때는 그렇게 좋고, 착하고, 정직하더니 헤어질 때 모습을 보면 의리도 없고 정직하지도 못한 모습을 보일 때가 있어요.


우리는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마무리를 잘 해야 합니다. 수십 년 사귄 친구도, 오랜 기간 함께한 동업자나 부부도 헤어질 때 원수가 된다면 그건 마무리를 잘 못한 것입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서로 안 맞아서 헤어질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헤어질 때 ‘그동안 친구해줘서 고맙다, 같이 일 해줘서 고맙다, 같이 살아줘서 고맙다’하는 마음으로 그 마무리를 잘 해야 합니다.


제가 ‘마무리를 잘 하라’라고 말을 했는데 사람들이 그걸 자꾸 ‘헤어지지 말라’는 뜻으로 들어요. (모두 웃음)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인연에 따라 이루어지기 때문에 만난다고 꼭 좋다고도 할 수 없고 헤어진다고 꼭 나쁘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만남만 소중히 여기고 헤어짐을 함부로 여기지 않아야 합니다.



헤어질 때 절차를 밟아서 마무리를 잘 해야 그 다음 단계도 원만합니다. 부부도 헤어질 때 마무리를 잘 해야 친구로 남을 수 있어요. 또 동업자 사이에서 동업자로서는 헤어지더라도 친구로는 남을 수 있습니다. 사람 관계도 큰 재산이에요. 마무리를 잘 맺지 못해서 수십 년 간 투자한 재산을 하루아침에 날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어떤 작업을 해도 그 마무리를 잘 해야 합니다. 이번에 필리핀 민다나오에 장애인 학교와 무슬림 반군 본부에 초등학교를 세웠어요. 일반 학교를 짓는 것보다 예산이 두 배나 들어갔습니다. 거의 한국에서 건물을 짓는 수준으로 재질도 아주 우수한 것을 선택했는데, 역시 마무리가 쉽지 않았어요. (모두 웃음)


요즘 중국에도 새로 지은 건물은 한국에 있는 건물보다 더 크고 좋아 보여요. 그런데 준공한 지 한 달이 채 안 된 건물들도 변기에 물이 잘 안 내려간다든지 물이 새거나 문고리가 고장 나거나 하는 문제들이 나타납니다. 바로 마무리를 잘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공사에 있어서의 마무리 작업은 비단 하던 공사 작업만 잘 매듭짓는 것이 아니라 공사하는 데 쓰인 연장 관리도 포함됩니다. 사용한 연장을 잘 씻고 녹슬지 않도록 기름칠 하는 등의 정비를 한 후 그 연장들을 가지고 다음 번 공사도 해나갈 수 있습니다.


지난 천 일 동안 기도만 열심히 했다고 해서 능사가 아니라 지금까지 열심히 정진한 것을 잘 돌아봐야합니다. 부족한 것은 채우고 잘못된 것은 고치고 잘한 것은 다음으로 계승하는 마무리 작업을 잘 해나가야 합니다. 이렇게 마무리를 잘 해야 그것이 다음 천일결사를 위한 우리의 소중한 재산이자 출발점이 됩니다.”



스님의 입재법문을 듣고, 대중들은 그간 천 일을 마무리하는 천배 정진에 들어갔습니다. 사람들은 각자의 천일을 돌아보며 한 배, 한 배 절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천 일 동안 무엇을 잘 했고,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사람들은 자신과의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절을 마친 사람들은 소감문을 쓰고 모둠별로 나누기를 했습니다. 모둠별 나누기에서 한 분씩 뽑아 다 같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저마다 삶의 현장에서 행복해지는 길을 찾고 자신을 바꾸는 이야기들이 감동스러웠습니다. 그 중 한 분은 5시에 매일 기도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으로 습관을 바꿔버렸습니다. 



“천일 동안 가장 나아진 점은 바로 나의 수행입니다. 저녁형 인간인 저는 기도시간이 늘 들쭉날쭉 하였습니다. 8차 천일결사를 시작하면서 매일 5시에 기도해보기로 스스로 약속을 했습니다. 어길 때는 강력한 벌칙이 필요했습니다. 스님께서 정말 습관을 고치고 싶으면 써보라고 추천하셨던 전기 충격기를 대신하여 기상 시간을 5분, 10분이라도 어길 때는 1회 당 100만원씩 JTS로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모두 웃음) 


첫 달에 세 번 늦잠을 자서 300만원을 기부했습니다. 300만원은 저의 한 달 월급과 맞먹는 액수입니다. 그렇게 기부하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들어 천일 동안 5시에 어김없이 기도를 다 했습니다. 이제는 원하는 시간에 일어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발전입니다.” 


환하고 당당하게 소감을 나눠주신 분에게 사람들은 감탄하면서 그 분의 노력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스님은 소감을 다 듣고 ‘좋은 방법을 알려주었다’ 라며 웃으면서 질문자를 격려했습니다. 


“소감문 발표를 들으니까 돈 100만원을 세 번 내는 것도 전기충격기 세 번 지지는 만큼의 효과가 있는 것 같네요. 지금까지는 전기충격기를 지져라, 삼천 배 절을 해라라고만 이야기했는데, 돈을 보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전기충격기 지지는 것은 본인한테는 이득이 있지만 남한테는 아무런 소득이 없잖아요. 그런데 돈을 보시하는 것은 본인한테도 좋고 남한테도 이득이 생기는 거니까요. (모두 웃음) 좋은 아이디어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개인의 수행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진 후, 스님은 천일결사의 또 다른 목표에 대해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정토회가 세운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가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한다’ 하는 평화와 분단 70년을 극복하는 통일의 희망을 만들자 하는 통일이었습니다. 사실 이 일은 민간인이 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면 지도자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고, 남북 간 대치 상황을 완화시키려면 투철한 안보관과 평화에 대한 확고한 입장이 필요하고, 주변국과의 이해를 조정하려면 외교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경제 정책에 대한 결단도 매우 필요합니다. 민간 영역이 극히 드물고 정부의 힘이 강한 영역입니다. 


그러면 우리들은 어떻게 평화 통일에 기여할 수가 있을까요? 통일을 추진할 정부를 구성할 힘이 바로 우리 국민에게 있습니다. 누구 말도 안 듣고 누구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그 막강한 대통령의 권한도 우리가 그에게 위임해 준 것이지 그가 본래 가지고 있던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 국민이 일어나서 200만 이상의 국민이 길거리로 나와 국민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니까 그 위임했던 권력을 회수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만큼 국민의 힘이 사실은 큽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동안 국민 각자가 얼마나 큰 힘을 갖고 있는지,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사실은 이 나라의 주인인데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알지 못했거나, 안다고 하더라도 그 권한을 장롱 속에 묻어두고 살았습니다. 오히려 권한은 위임한 사람한테 억눌려서 살았습니다. 



그러니 이제 우리는 국민의 힘으로 안전을 담보하는 평화와 발전의 희망을 가져오는 통일을 이룩해 낼 정부를 우리가 구성해야 합니다. 그것은 헌법에 보장된 우리에게 주어진 마땅한 권리입니다. 또 그렇게 해야 할 국민의로서의 책임도 있습니다. 


정토회는 설립될 때부터 그 취지가 인간이 갖는 권리인 행복권을 누구나 다 누릴 수 있게 하자, 대한민국의 주권자로서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이뤄서 나라와 민족의 희망을 만들자, 이 두 가지였습니다. 이것은 개인의 이익을 취하자는 것도 아니고, 오직 이 땅에 사는 국민들과 이 나라를 위해서 하자는 것입니다. 그런 취지를 갖고 지난 8천일을 달려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시기는 4차 산업 혁명이 도래하면서 새로운 문명으로 전환할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불교와 종교라는 울타리를 넘어서서 보편적 언어로 국민운동을 해나가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내년부터는 ‘행복학교’ 열기 운동을 펼치려고 해요. 


이 행복학교 운동은 법문을 듣고 행복해진 사람들이 각자 독자적으로 주변의 사람들을 모아서 모임을 운영하는 운동입니다. 주권자로서의 권리와 책임을 각성하고, 사람으로서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인간의 권리를 각성하도록 하는 운동입니다. 인간의 권리를 각성해서 누구나 다 행복해질 수 있게 하는 ‘상구보리’와 주권자로서의 권리를 각성해서 우리가 사는 사회를 조금 더 평등하고 조금 더 공정하고 조금 더 평화롭게 만드는 ‘하화중생’을 실현하자는 것입니다. 



행복학교를 운영하기 위해 읍면동에는 ‘행복센터’를 열어나가고자 합니다. 행복센터는 불교 용어를 안 쓰고 종교 색도 없는 곳이에요. 딱 두 가지 내용만 가르칩니다. 첫째,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가 있느냐? 그건 바로 수행입니다. 둘째, 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주권자라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다 주권자로서의 권리가 있고 책임도 있습니다. 


전쟁이 나는 것보다는 평화로운 것이 더 살기 좋기 때문에 우리는 ‘평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경쟁이 불공정한 것보다는 공정한 것이 더 살기 좋기 때문에 ‘공정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빈부격차가 벌어지는 것보다는 줄어드는 것이 더 살기 좋기 때문에 ‘복지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은 시민이라면 누구나 다 알아야 하는 내용이에요. 행복학교는 이런 공부를 하는 곳이에요. 



여기에 덧붙여 환경실천도 하고, 가난한 동네 노인도 돕고, 우리 동네에 있는 쓰레기도 함께 치우고, 주위에 불공정한 일이 생기면 시정을 요청하고, 같이 모여서 수행 프로그램도 함께 하는 겁니다. 


이 행복센터는 상부 조직도 없고, 여러분들 한 명 한 명이 온전한 수행자가 되어서 운영하는 곳입니다. 누구로부터 지시를 받지도 않고, 경제적으로도 자립하고, 의사결정도 독립적으로 하는 곳입니다. 이런 행복센터를 동네마다 만들고, 이 행복센터는 다시 전국의 행복센터와 수평적 네트워크로 연결됩니다. 이렇게 완전히 자발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는 곳으로 만들려고 해요. 눈이 반짝 합니까?” 


“네!” (모두 박수) 



“그리고 다른 주제는 온라인상에서 어떻게 행복 메시지를 널리 유포시킬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퍼 나르기를 하든지, 좋아요를 누르든지, 댓글을 달든지 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새로운 운동을 확산시켜 나가자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더 널리 확산시킬 수 있을지 여러분들의 반짝 반짝 하는 아이디어를 한 번 이야기해 보세요. 


여러분들이 낸 아이디어를 보고, 괜찮겠다 하는 건 채택해서 실행해 볼 것이고요. 좀 문제가 있겠다 싶은 것은 조금 수정해서 실행하고, 이렇게 여러분들의 중지를 모아서 함께해 나가려고 합니다. 


행복학교에 참여했던 어떤 분 얘기를 들으니까 직장에서 동료 10명을 모아서 행복학교를 열었는데, 동료들 모두가 개인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참 좋아했다고 해요. 이것은 직장 행복센터가 되는 것이죠. 그러니 여러분들이 갖고 있는 많은 아이디어를 서로 이야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오늘은 스님의 말씀을 마지막으로 하루가 마무리 됐습니다. 내일은 스님의 말씀을 토대로 아이디어 회의를 해볼 텐데요. 


‘법륜 스님의 행복 메시지를 더 많은 사람에게 확산시키기 위해 페이스북 등 SNS를 어떻게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도 반짝반짝한 아이디어를 댓글로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