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卽問) : “아이가 무능력하고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으로 자랄 것 같아 불안해요”
즉설(卽說) : “공부 잘하면 세상 누구나가 다 좋아합니다. 자식이 똑똑하다고 좋아한다면 그건 엄마가 아니라 그냥 세상 사람이지요. 그렇지 못해도 기뻐하고 사랑해야 엄마입니다.”
대한민국의 많은 부모님들의 바램은 아이들만은 똑똑하고 유능하게 키우고 싶다는 것일 겁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아이들을 보며 야단치고 다그치게 되는 경우가 많지요. 아이를 가장 응원해주고 격려해주어야 할 부모가 오히려 아이를 가장 비난하게 되는 이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려면 어떤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할까요? 법륜 스님의 답변입니다.
- 질문자 : “어릴 적부터 늘 야단맞고 지적당하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들만은 똑똑하게 키우겠다는 일념으로 다그치고 몰아세웠습니다. 격려하고 믿어주려고 생각하면서도 실제로는 제가 가장 많이 아이를 비난합니다. 아이가 저처럼 무능력하고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으로 자랄 것 같아 불안합니다. 지적당하지 않으려 긴장하고, 자책하고, 우울하고, 화나는 마음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 법륜 스님 : “내 아이는 잘 키우겠다고 다짐했지만 지금 질문자도 부모님과 똑같이 자식을 지적하며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게 업의 흐름입니다. 군대 가서 신입 졸병일 때는 상사가 되면 절대 기합주지 않겠다고 결심하지만 기합을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나중엔 더 심하게 굴곤 합니다.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그런 중생의 흐름에 따라 자기가 배웠던 그대로 그저 행하고 있는 겁니다. 내 자식도 나처럼 부모에게 상처받고 자라서 제 자식에게 똑같이 대하게 될 겁니다.
문제는 내 자식이 나처럼 되지 않도록 똑똑하게 키우겠다는 바로 그 생각입니다. 똑똑하고 아둔하다, 잘나고 못났다는 구분은 다 공(空)한 것입니다. 내 인생이 잘못됐다, 우리 아이가 잘못됐다는 건 어디까지나 나만의 생각일 뿐입니다.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자꾸 야단을 치기 때문에 잘못되는 겁니다.
더구나 세상 사람들 누구나 학벌이나 인물로 사람을 구별해서 평가하더라도 어머니라면 달라야 합니다. 자식을 두고 인물이나 공부 같은 그런 조건으로 평가한다면 그는 어머니가 아닙니다.
인물 잘나고 공부 잘하면 세상 누구나가 다 좋아합니다. 아니, 세상 사람들은 그런 사람만 좋아합니다. 자식이 인물 잘났다고 좋아하고 똑똑하다고 좋아한다면 그건 엄마가 아니라 그냥 세상 사람이지요. 그렇지 못해도 기뻐하고 사랑해야 어머니입니다. 남들이 다 내 자식에게 문제 있다 해도, 내 자식을 못생겼다 해도 내 눈에는 제일 사랑스런 자식으로 보여야 부모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요즘 세상에는 어머니가 없습니다. 이름만 어머니일 뿐이지, 직장상사가 부하 직원을 좋아하거나 남녀가 조건 좋은 이성을 만나려는 것과 똑같은 수준에 불과합니다. 연애할 때는 잘생기고 돈 많고 잘해주면 좋아하다가 그게 틀어져서 마음대로 안 되면 원수가 되지 않습니까? 부모자식이 원수가 되지 않는 이유가 있다면 부모가 자식을 사랑할 때 이런저런 조건을 따져가며 사랑하는 게 아니라 오직 하나의 사람으로 바라보고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질문자는 두 가지를 유념하기 바랍니다. 하나는 처음부터 내게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사실을 바로 보는 일입니다. 어른들이 “왜 제대로 못 하느냐!” 했던 건 그저 다음부터 잘 하라는 뜻이었는데 나 혼자 자격지심에 빠져 ‘내가 못나서 늘 야단만 맞는구나’ 했던 겁니다. 결코 내가 못난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나도 이 세상 한 사람으로서의 권리와 자질을 갖추고 있습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도 있고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도,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외모를 평가하는 기준도 시대와 사회에 따라 다릅니다. 못났다고 할 것이나 잘났다고 할 것이 본래 없는데 혼자서 잘못된 생각에 빠져 자기를 괴롭혔고 자녀까지 괴롭히는 것입니다. 오늘부터 “저는 완전합니다. 저는 그대로 부처입니다. 지금까지 스스로를 중생이라 생각하고 못난이라 생각하며 괴롭혔습니다. 진심으로 나에게 참회합니다. 저는 불성을 가지고 있는 거룩한 존재입니다.” 이렇게 기도하며 스스로를 긍정하세요.
그리고 두 번째는 자식들에게 참회해야 합니다. “정말 미안하다. 내가 눈이 멀어 사랑스러운 내 자식들을 비난했구나.” 더 이상 아이들을 지적하거나 몰아세우지 마세요. 물론 지금부터 노력한다고 해도 이미 뿌려진 과보의 씨앗이 있으니 나중에 분명 갖가지 과보가 따를 겁니다. 어떤 과보가 오더라도 모두 내가 지은 인연의 결과로 기꺼이 받아들이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기도하면 더 이상의 화근은 짓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 유가족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이 일이 잊혀져버리는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이 공허한 약속이 되지 않도록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에서 1000만인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그들의 마음이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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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의 세계 100강 일정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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