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결혼하겠다고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문화적인 정서상 많은 부모님들이 반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식된 입장에서도 부모 반대를 무릎쓰고 결혼을 하려니 난감한 마음이 듭니다. 이럴 땐 어떻게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법륜 스님의 답변입니다.
- 질문자 :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상대가 외국인입니다. 그래서 부모님과 마찰이 좀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승낙을 하셨다가도 속상해 하시고 안타까워하십니다. ‘이제는 부모 말 안 듣는 너까지 밉다’는 말씀을 들을 때면 마음이 아픕니다. 결정을 돌이키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부모님께 죄책감이 듭니다.”
- 법륜 스님 : “외국인과 결혼하겠다고 말씀드릴 때 부모님께서 두 손 들고 환영할 거라고 생각했나요? 연애할 때 이미 ‘이 결혼은 부모님이 반대하시거나 어쩔 수 없이 허락하시더라도 마음 아파하실 거다’ 이렇게 예정된 거 아닌가요? 그걸 각오하고 외국인을 만나고 결혼을 결심한 거면 이제 와서 새삼스레 부모님이 마음 아파하시는 걸 가지고 내가 아파할 필요가 있을까요? 이미 내가 각오하고 시작한 일인데 말이지요.
외국인과 결혼하는 것은 아무런 죄가 되지 않습니다. 내가 외국인과 결혼해서 우리 부모님이 나 때문에 울고불고 가슴 아파하는 건 윤리적으로 따져도 죄가 안 되고 과학적으로 따져도 죄가 안 되고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따져도 죄가 안 됩니다. 그러니까 우선 질문하신 분은 쓸데없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머니께서 마음 아파하시면 그냥 이웃집 어머니 보듯이 ‘저 어머니는 딸이 외국인한테 시집간다고 저렇게 울고 가슴 아파하시네’ 이렇게 그냥 보아 넘기세요. 어머니가 마음 아파하는 걸 보고 내가 우는 건 마음공부가 안 된 증거예요. 수행이 되었다면 그런 어머니를 보면서 내가 담담해야 됩니다. 내가 죄 지은 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도둑질을 한 것도 아니고 살인을 하거나 간음을 한 것도 아니잖아요.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고 마약을 한 것도 아니고요. 그러니까 아무 죄 지은 게 없습니다.
이것은 단지 문화적인 가치 때문에 생긴 갈등입니다. 부모님이 당신들이 가지고 있는 상에 집착해서 생긴 문제니까 내가 어떻게 해드릴 수 없는 문제지요. 그렇다고 부모님이 잘못했다는 것도 아니에요.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부모님이 잘못한 것도 아니란 말이지요. ‘우리 부모님이 가슴 아프겠다. 부모님 연세로 봐서 문화적인 가치관의 차이로 볼 때 내 이런 결혼에 대해서 가슴이 아프시겠다’ 하는 식으로 부모님 마음을 이해하세요. 이해한다고 해서 내가 뭐 부모님께 해드릴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부모님께서 섭섭해 하시면 그냥 ‘죄송합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돼요. 내가 무슨 죄를 지어서 죄송한 게 아니라, 부모님 입장에서 볼 때 나를 낳아서 키운다고 고생하셨는데 내가 부모님의 뜻에 따라드리지 못하니까 부모님 마음이 아프시다는 걸 알아드리면 된다는 거예요.
부처님도 출가하셨을 때 부모님이 가슴 아파했습니다. 그렇다고 부처님이 수행도 안 하고 울었습니까? 아니지요. 그러니 그런 일은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잘못한 게 없기 때문에 내가 부모님께 어떻게 해줄 수가 없는 일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외국인과 결혼해서 앞으로 어떤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수행해 가면서 잘살면 부모님 가슴 아파하는 문제는 저절로 해결이 됩니다. 나중에 잘살아서 부모님께 은혜를 갚을 수 있습니다.
지금 이렇게 울면서 죄책감을 가지고 결혼하면 결혼한 뒤 부부 갈등이 생길 때마다 ‘내가 그때 부모님 말씀 들을 걸’하고 후회하게 됩니다. 그건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지 않으려는 태도예요. 미래의 내 책임을 회피하려고 지금 이렇게 울고 죄책감도 갖고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부모님, 죄송합니다. 부모님 마음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이건 제 인생의 선택입니다. 제가 기도 많이 하면서 남편하고 잘살아서 부모님 은혜를 갚겠습니다’ 이렇게 기도해야 합니다. 부모님이 울고 반대하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이십시오. ‘아버지 어머니 죄송합니다. 부모님 마음은 잘 알겠지만, 그래도 제가 좋은 걸 어떻게 해요. 부모님 마음에 안 들면 승낙 안 해주셔도 좋고 결혼 지원 안 해주셔도 좋습니다’ 이렇게 마음먹어야 합니다.
부모님 마음은 이해하고, 도와주시면 고맙고 안 도와주셔도 감사하고 이런 마음으로 기쁘게 결혼해서 잘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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