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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매사에 의욕 없고 부정적인 고1 딸, 어떡하죠?

사춘기 자녀가 매사에 의욕이 없고 부정적이라면 부모로서 어떻게 해주어야 할까요? 자녀에게 자립심을 키워주고 싶다며 아이와 인도 여행을 가려고 하는데 어떡해야 하는지 한 어머니가 법륜 스님에게 질문했습니다. 아이의 자립심을 키워주려면 부모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법륜 스님의 답변입니다. 



- 질문자 : “매사에 의욕이 없고 부정적인 고1 딸과 함께 인도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 스님께서 예전에 학생들을 가르칠 때 야간 등산을 하셨다가 다리를 다쳐 난관에 부딪혀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서 학생 스스로 헤쳐나가게 해서 그 아이가 잘 성장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저는 일부러 다리를 다칠 수가 없어서 고1 딸과 함께 고생스럽게 인도여행을 하면서 책임감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는 기회로 삼고 싶습니다. 딸이 가려고 하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설득해서 얼마 동안 다녀와야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 법륜 스님 : “자꾸 자기 식대로 아이를 만들려고 하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 저항감을 가져옵니다. 내 식대로 아이를 만들려고 하지 말고 먼저 아이에 대해 연구를 좀 해야 돼요. 아이들이 요즘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놀고 있는지 연구를 해서 그에 맞게 일을 해야 돼요. 고1이면 여자든 남자든 성적으로 이미 어른으로 성숙되어 가는 중이잖아요. 이성에 대한 관심도 많겠죠.


아이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 생각만 갖고 하려고 하면 안돼요. 아이가 무기력하다고 아이의 자립심을 키우기 위해 엄마가 간섭을 하면 그건 자립이 아니지요. 그건 대기업에서 “야, 지금 새로운 제품 창조해!” 하는 것과 같아요. 창조라는 건 이렇게 되는 게 아닙니다. 온갖 생각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창조가 나옵니다. 마찬가지로 아이에게 기회를 주어야 자립심이 생기는 것이지 지금까지 엄마 식대로 가둬놓고 키워놓고 가만히 보니 좀 자립심이 없는 것 같다 이래서 또 자립심도 엄마가 주려고 한다... 이런 사고방식으로 접근을 하면 안 됩니다.

    

애들이 엄마 말을 안 들으면 ‘얘가 훌륭한 사람이 되려고 하나’ 이렇게 생각을 하셔야 되요. (청중 웃음) 


너무 틀에 넣어 가두려고 하지 마세요. 4가지만 말뚝을 치고 못하게 막고, 나머지는 내버려 두세요. 첫째, 남을 때리거나 죽이는 것. 둘째, 남의 물건 훔치거나 뺏는 것. 셋째, 성추행 하거나 성폭행하는 것. 넷째, 욕설하고 사기 치는 것. 이것 빼고는 놔두어야 됩니다. 이 4가지는 나쁜 짓이에요. 이건 딱 바로 잡아야 됩니다. 성적이 떨어졌다, 이건 4가지에 들어갑니까? 안 들어가요. 이건 오히려 다른 아이들 성적을 올려주었죠. 좋은 일을 한 거예요. (청중 웃음) 수업 시간에 잔다, 이건 4가지에 들어갑니까? 안 들어가요. 


수업 시간에 떠든다, 이건 네 가지에 들어가요?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수업시간에 떠들면 나쁜 행위에 속해요. 안 고쳐지면 격리를 해줘야 해요. 그러나 수업 시간에 자는 것은 선생님 개인이 기분 나쁜 일이지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아니에요. 그러나 자기가 손해를 보는 어리석은 짓이니까 선생님으로서, 엄마로서는 깨우쳐줘야 하지요. 깨우쳐줘야 하지 야단치면 안 됩니다.


무조건 인도 데려 간다, 고생을 시킨다, 스님 얘기 들으니까 어떻게 했다더라, 이건 다 모방이에요. 모방은 함부로 하면 안돼요. 모방하기 전에 아이의 상태를 점검해 보세요. 내 마음에는 안 들지만 큰 틀에서 봤을 때 문제가 없고 다만 약간 기운이 없는 정도라면 아이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야단치는 것이 아니고요. 아이에게 기회를 주는 방법이 인도 여행이 될 수 있습니다. 같이 가자 해서 고생을 좀 하는 겁니다. 굶어 죽는 애들도 보고 길거리에서 자는 사람도 보고 고생하는 걸 보면 대부분 다 처음에는 저항을 하지만 그런 속에서 아이들이 깨우침을 얻을 수 있어요. 


그러나 인도에 가면 반드시 좋아진다, 이런 생각을 하면 안돼요. 내가 아이를 위해서 기회를 제공해주지만 단박에 좋아진다고 생각하면 안돼요. 맹자 어머니도 세 번을 이사 갔어요. 그 정도 되려면 질문자도 인도로 이사 가는 것을 세 번 해야 되니까, 인도로 여행 가는 정도면 삼십 번을 할 각오를 해야 됩니다. 그렇게 안 하면, 한 달 다녀와서 아이가 안 변하면 애를 더 나쁘게 생각하게 돼요. 그렇게 되면 자기 자식을 엄마가 더 불신하게 되고 아이는 더 나빠져요. 아이에게 기회를 주려면 충분히 줘야지 한번 딱 주고 안 된다 이러면 안 됩니다.  


이번 방학 때 간다면 처음에는 달래고 유혹해서 데려가야겠죠. 그래서 일단 캘커타 공항에 떨어져야 합니다. 그러면 기차도 자주 연착되고 매일 매일 피난 다니는 것처럼 다니게 될 것입니다. 아이를 잃어버릴 각오도 해야 합니다. 아이가 울고불고 해도 어쩔 수 없어요. 그런 각오를 해야 자립이 되지요. 거기까지 데리고 가서도 엄마가 전전긍긍하면 자립심은 커지지 않습니다. 좋은 일을 하든 나쁜 일을 하든 자기가 선택하도록 해야 자립심이 형성되지, 간섭을 해서는 자립심이 형성되는 게 아닙니다. 인도 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큰 울타리만 쳐놓고 부모가 간섭을 안 하고 아이가 수도 없이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걸 지켜보는 힘이 있어야 자립심이 생깁니다. 자립심을 내가 키워준다 이렇게 생각하면 잘못된 생각이에요.


여러분들은 자녀를 욕망의 도구로 쓰고 있지 자녀를 사랑하는 게 아니에요. 아이의 상태를 먼저 살펴서 어떻게 아이에게 도움이 될거냐 생각해야지, 내 좋아하는 거 입히고 내 좋아하는 거 먹이고 이렇게만 하잖아요. 그래서 애는 많이 쓰는데 자녀교육에는 실패하는 겁니다. 사춘기가 되면 아이는 스스로 무언가를 하려고 합니다. 스스로 해보는 과정을 거쳐야 자립심이 생기고 어른이 되는 겁니다. 아이에 대해서 너무 엄마 중심으로 하려고 하지 말고 아이를 좀 살펴서 하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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