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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고3 아이가 수능 앞두고 많이 예민해요, 어쩌죠?

대입 수능 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 고3병이라고 할 만큼 혹독한 시련을 겪습니다. 세상이 어느 대학을 가느냐를 두고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기 때문에 불안하고 초조한 것은 이루 말할 수가 없지요. 더구나 한 번의 시험으로 인생이 달라지는 경우라면 긴장감은 더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힘든 과정을 겪는 아이에게 부모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법륜 스님의 답변입니다. 

 

 

- 질문자 : “고3 아이가 수능 시험이 다가오면서 짜증이 부쩍 늘고 예민해졌어요. 아이 대하기가 조심스러울 정도인데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요?”

 

- 법륜 스님 : "부모로서 아이가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지만, 사실 공부는 아이가 하는 것이니까 엄마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다만 곁에서 도울 방법이 있긴 합니다.

 

이 시기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늘 불안한 상태예요. 마음이 초조하고 안절부절못하는데 이것은 아이들의 욕심 때문에 그렇습니다. 좋은 대학은 가고 싶고, 공부는 뜻대로 안 되고, 날짜는 하루하루 지나가니 초조한 거예요. 그러다 보면 열흘에 할 수 있는 일을 열흘 내내 불안과 초조 속에서 보내게 됩니다. 부모들은 그 마음을 이해해 줘야 해요.

 

심리가 불안하면 ‘이것만 끝나면 다른 일 해야지’ 하는 생각이 더 많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지금 해야 할 공부 생각보다는 끝난 뒤에 하고 싶은 일을 공상하는 데 시간을 보냅니다. 따라서 불안해하는 아이의 심리상태를 어떻게 안정시켜 줄 것인가 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그 다음은 습관의 문제가 있습니다. 고3이니 더 일찍 일어나야 하지요. 다들 놀러 갈 때도 고3이라 못 가고, 텔레비전도 고3이라 못 봅니다. 습관적으로 지금까지 당연히 해왔던 일들을 입시생이기 때문에 못 하게 하니, 마치 담배 피우던 사람이 담배 끊으려 할 때 온갖 번뇌가 생기고 반발 심리가 생기는 것처럼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부모는 먼저 아이들의 이런 상황을 이해해야 합니다. 부모가 이해하지 못하면 아이들만의 세계가 형성됩니다. 그래서 기도할 때에도 아이를 이해하겠다는 기도를 해야 하는 겁니다.

 

고3을 자녀로 둔 부모의 가장 큰 과제는‘이해’입니다. 아이는 부모가 자기를 이해해 주지 않으니까 답답해하고 스트레스를 받아요. 그러다 보니 더 공부에 집중하지 못합니다. 공부라는 것은 하는 사람 스스로가 자신을 위해서 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억지로 공부를 시키니까 아이들은 부모를 위해서 공부를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내 생각과 아이 생각이 다르면 대화가 필요하고, 내 생각대로 하려고 할 때에는 아이에 대한 집착을 놔야 해요. 아이가 “나는 이렇게 살고 싶다”라고 말했을 때 동의할 수 없으면 “그럼 네가 알아서 살아라.” 이렇게 분명하게 말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이에게 집착을 하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간섭을 하고, 집착하기 때문에 또 외면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그러다 보면‘그래, 떨어지면 떨어져라. 네 인생이지 내 인생이냐.’ 이런 식으로 마음이 돌아서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마음이 하루도 못 가요. 이튿날 다시 집착하는 태도를 보이니 아이가 신뢰하지 않습니다. 그냥 잔소리로만 듣는 거예요. 부모가 한 말대로 실행하면 아이들은 겁을 내거나 신뢰를 하는데, 자꾸 우왕좌왕하니까 신뢰를 못 하는 거예요. 이런 불안정한 관계를 맺는 이유가 전부 수행이 부족한 탓이고, 자기 인생을 잘 못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이해하려면 기도를 해야 합니다. 첫째는‘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겠습니다’하는 이해의 기도고, 두 번째는 남편한테 참회 기도를 해야 합니다. 남편에게 직접 잘못했다는 기도를 하라는 게 아닙니다. 남편이 뭐라고 하든 ‘예’ 하는 태도를 가져서 집안이 화목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사업이 망했건, 남편이 좀 늦게 들어오건 공부하는 입시생을 두면서 그런 문제로 집안이 시끄러우면 안 됩니다.

 

남편이 새벽이 다 되어서 들어와도 아내는 “아이고, 오셨어요” 하고 맞아들이면서 아이가 “아빠가 왜 이렇게 늦으셨대요?” 그러면 “오늘 사업 때문에 늦게 오셨단다.” 이렇게 대답하고, “왜 술 마시고 들어오셨대요?” 이러면 “너도 나중에 커서 일해 봐라. 그렇게 되는 거야.” 이렇게 남편의 입장을 두둔해 줘야 합니다. 그러면 아이가 ‘아빠는 좀 문제다’고 생각했다가도 ‘별일 아니구나’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참회 기도를 하라고 해서 무조건 참으면 안 됩니다. 그러면 아이들도 다 압니다. 형식적인 태도를 버리고 수행으로 마음을 다스려야 합니다.‘제가 부족합니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말이나 표정에서 이 마음이 우러나와야 해요. 그래서 반드시 참회 기도를 하라는 겁니다.

 

남편이 경제적으로 여유롭고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아이가 공부 못하는 책임을 아내한테 떠넘깁니다. “당신 도대체 뭐해? 집에서 애 공부도 안 돌보고” 이렇게 말하면서 꼭 남의 자식 보듯이 큰소리칩니다. 그러다 보면 수험생을 둔 엄마도 주위의 눈치를 보게 됩니다. 엄마도 심리적인 압박을 받는 거예요. 이럴 때 기도를 하는 게 좋습니다. 기도를 하면 엄마 마음이 편해지고 부부 사이도 좋아지기 때문에 실제로 아이한테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수행 정진하면 아이가 대학 원서를 낼 때 쓸데없이 욕심을 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타납니다. 수행 정진하는 기도를 하면 아이한테도 도움이 되고, 부부 사이도 좋아집니다. 그러니 부부 사이가 좋아진 것은 아이의 공덕이지요.

 

이때 만약 아이가 대학에 떨어져도 ‘시험에 떨어진 것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부부가 좋아진 것만 해도 나는 지난 1년 동안에 많이 얻었다.’ 이렇게 돌이켜 생각할 수 있어요.

 

우리가 수행한다는 것은 비가 내리면 비 내려서 좋고, 눈이 오면 눈이 와서 좋고, 나날이 좋은 날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사람들이 하는 기복 수행은 되면 좋고 안 되면 난리가 납니다. 재앙과 복이 계속 교차되는 수행이에요. 그러다 보면 마음이 늘 떠 있고 흥분되기 마련입니다."

 

법륜스님의 새책 <인생수업>이 출간되었습니다. 법륜스님은 말합니다.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행복할 수 있는지, 행복하게 나이드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즉문즉설과 함께 쉽고 재미나게 엮어져 있습니다. 지금 인터넷서점에서 구매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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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venuswannabe.com/1287 BlogIcon 비너스 2013.11.04 09:06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 모리돌 2014.03.08 14:58

    남편이 뭐라고 하든 ‘예’ 하는 태도를 가져서 집안이 화목해야 한다라니, 너무 남성우월주의적이고 유교적인데요. 스님께서는 더 양성평등적인 태도를 지니고 말을 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