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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발달장애 아이, 어떤 학교 보낼지 걱정입니다

아이가 장애를 앓고 있다면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를 어떤 학교에 보내야할지부터 시작해서 많은 걱정들이 앞서게 됩니다. 장애를 가진 아이는 어떤 마음으로 키워야 할까요? 법륜 스님의 지혜로운 답변입니다.

 

 

- 질문자 :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이 있습니다. 언어치료와 놀이치료를 받으며 일반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지금도 불안증세가 있고 사회성도 많이 떨어집니다. 내년에 중학교를 보내야 하는데, 자율적이고 스트레스 덜 받는 대안학교로 보낼지 일반학교를 보낼지 걱정입니다. 일반학교는 집 가까이 있고 부모와 함께 생활하니까 안정감은 있겠지만 학생 수도 많고 과중한 수업량 때문에 아이가 견딜 수 있을지 걱정이고, 보내고 싶은 대안학교의 경우에는 기숙사에서 혼자 생활해야 됩니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걱정입니다.”

  

- 법륜 스님 : “우선 내 마음을 가만히 살펴보세요. 아이를 보내놓고는 내가 도저히 못 살겠다, 아이와 떨어져 있는 게 너무나 불안하다, 이런 마음이라면 대안학교에 보내는 편이 좋습니다. 직장도 다녀야 하고 시간적으로나 여러모로 돌보기가 여의치 않으니까 돈이 좀 들더라도 전적으로 학교에 맡겨 놓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가까운 학교에 보내면서 곁에 데리고 있어야 합니다.


아이를 위한다고 말은 하지만 사실은 내 마음이 편한 쪽으로 하고 싶은 건 아닌지 자기 마음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지금 무엇보다 큰 문제는 엄마가 아이를 자기 인생의 무거운 짐으로 느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그 마음을 걷어내야만 나도 편안해지고 진정으로 아이에게 도움 되는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내 자식이 어떤 아이이든지 엄마에게 자식의 존재는 기쁨이고 행복이어야 하는데, 지금 질문자에게는 이 아이가 바위덩어리처럼 무겁습니다. 지금 아이에 대해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서러움에 벅찰 만큼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아이 때문에 내 인생이 꼼짝달싹도 못하게 되었다는 생각, 내 문제에 빠져 있는 상태에서는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좋은 선택이 되지 못합니다. 우리 아이가 아프긴 하지만 그래도 나는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내 인생은 아무 문제가 없다, 이렇게 내 삶이 기쁘고 자유로워져야만 아이에게 힘이 되고 도움을 주는 엄마가 될 수 있습니다.

 

옛날 전쟁 통에 젊은 부인들이 남편 전사 통지를 받으면 “나 혼자 애들 데리고 어떻게 살라고!”하며 통곡하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죽은 남편에 대한 안타까움보다 앞으로 자기 살아갈 걱정이 앞서는 거지요. 지금 질문자도 내가 지금 자식을 걱정하는 건지 자식 키울 내 걱정을 하는 건지 잘 살펴보세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싶은 마음이 밑바닥에 깔려 있으면 아이가 아무리 엄마와 함께 살고 있어도 엄마로부터 버림받은 셈입니다. 누가 도와주겠다고 나선대도 내 자식은 내가 책임지겠다는 마음, 누가 이런 아이를 버린다는 사람이 있으면 그 아이까지 데려다 키우겠다는 마음, 내 문제에서 벗어나 정말로 아이를 위하는 마음이어야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커나갑니다.

 

그리고 결정하기 전에 전문가와 상담을 해보세요. 지금의 상태로는 일반 학교의 친구들과 맞추어 생활하기 어렵고 비슷한 장애가 있는 친구들과 함께 좀 특별한 교육을 받는 편이 좋겠다고 하면, 내 마음이 아무리 불안하고 아이가 보고 싶어도 딱 끊어버리고 보내주어야 합니다.

 

만약 일반 학교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적응하도록 노력할 만한 상황이라는 결과가 나오면, 엄마가 아무리 힘들어도 더욱 사랑을 기울여서 아이가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럴 때는 욕심을 내지 않아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빨리 좋아질까 초조한 마음을 가지면 아이가 답답하게 느껴지고 짜증을 내게 됩니다. 빨리 개선시키겠다는 욕심이 없어야만 아이가 애쓰는 모습이 고맙고 장하게 느껴지고, 자꾸 실패하더라도 둘이 함께 다시 시도해보는 힘을 낼 수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나 자신이 좋아지는 일입니다. 아이가 내 인생의 무거운 짐으로 있는 한은 아이와 엄마 모두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아침마다 ‘이 아이를 나에게 보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하고 매일 기도하세요. 자기 마음을 더 깊이 보고 자기 문제에서 벗어나면 자연히 지혜로운 결정이 따라옵니다.”

 

법륜스님의 새책 <인생수업>이 출간되었습니다. 법륜스님은 말합니다.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행복할 수 있는지, 행복하게 나이드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즉문즉설과 함께 쉽고 재미나게 엮어져 있습니다. 지금 인터넷서점에서 구매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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