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정토회 제9차 천일결사 제 6차 백일기도 입재식이 전국 생중계 방송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전국 생중계 방송은 서울(9-3차), 부산(9-4차), 대전(9-5차)에 이어 오늘 4번째로 대구에서 열렸습니다.

메말랐던 대구에 모처럼 흠뻑 비가 내리는 감사한 일요일, 텍스타일 섬유박물관으로 대구경북지부의 정토행자 800여 명이 속속 들어옵니다. 행사장은 먼저 온 봉사자들이 열렬히 환영하는 소리와 왁자지껄 홀 안팎으로 울리는 웃음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9시 50분이 되자 김병조 님의 재미난 입담으로 장내가 정리되었습니다. 들떴던 분위기는 타종이 시작되자 바로 가라앉으며 이내 근엄하고 장엄한 예불 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집니다. 예불이 끝나자 사회자의 인사와 함께 다 같이 “정토행자 파이팅!”을 외치며 우레와 같은 박수로 입재식을 시작하였습니다.

먼저 김은숙 대표님의 인사가 있었습니다. 대표님은 4살 때 헤어져 70세가 된 아들과 90세가 된 노모가 70여 년 만에 상봉한 이산가족 이야기를 하며, “그래도 우리가 지금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그래서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하니 그런 수행을 하는 것에 감사하다”고 하였습니다.

다음은 국내외의 공동체 및 전국의 정토법당 입재식 참가 단체가 소개되며 전국 그리고 해외 각 법당에서 입재식을 함께하고 있는 정토행자들의 동영상이 소개되었습니다. 이 자리에 같이하지는 못했지만 재미나고 기발한 동영상에 스님과 정토행자들의 얼굴엔 웃음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마치 한자리에 같이 있는 듯한 강한 동지애를 느꼈습니다.

정토행자들의 ‘지난 100일 동안의 발자취’- 1000일 통일기도 회향과 용성조사 탄신일 기념식, 26명의 새로운 법사 탄생, 동북아 역사기행 외 JTS · 좋은벗들의 활동들, 환경캠페인 등- 내용이 소개될 때 스님은 그동안 해 왔던 일들을 다시 한 번 관심 있게 찬찬히 살펴보셨습니다.

다음으로는 이웃 도반의 감동적인 수행담을 들었습니다. 대구 이민정님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가족들 속에서 바닥을 치던 괴로운 마음이 어느새 달라진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민정님은 경전반과 행복학교를 진행하며 나를 알아차리니 모든 것에 감사해지고 자기를 돌아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른 이로 인해 내가 괴롭거나 즐거울 수 없으며 오로지 나로 인해서만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정토행자들은 감동하였습니다.

이어 구미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김정화 님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나보았습니다. 정화님은 <깨달음의장>을 다녀온 후 무조건 천일 기도를 하였다고 합니다. 기도를 하며 예전의 널뛰듯 오락가락하던 마음이 어느새 고요해져 지금은 누구보다도 전법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도반들의 수행담이 나의 이야기처럼 공감이 되고, 마치 같이 해낸 느낌이 들었습니다. 수행담이 끝나자 스님께서 5차 백일기도 회향 법문을 하였습니다.

스님은 올여름 더위에 대해 이야기 하며 지구 온난화에 대한 인연과보의 설명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였습니다. 더 많은 소비가 잘 사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대량생산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환경이 파괴되어 다시 삶을 불행하게 하는 악순환을 예로 들어 내가 원하는 게 이루어진다고 행복한 것이 아님을 알아 남에게 행복을 구걸하는 것을 멈추고 지금 살아있음에 감사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행복을 구걸하며 눈을 감고 아우성을 치는 대목에서는 대중들의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스님은 내가 살았으면 다른 이도 살도록, 내가 법의 가피을 입었다면 주변을 법으로 돕는 것이 우리의 해야 할 일임을 강조했습니다.

“지난 3년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에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위기가 팽배한 시기였습니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에 매진했고, 남한은 최신 무기로 군비를 증강했고, 미국은 한반도에 세계 최대의 최신무기 배치를 늘려갔습니다. 일본도 군비를 증강했고, 중국도 빠른 성장을 하면서 항공모함을 건조하는 등 역시 군비를 증강하면서 한반도에는 새로운 세계대전의 징후가 점점 짙어갔습니다.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 피해는 이루 상상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70년 전에 일어난 전쟁의 피해와 아픔을 우리는 지금 이 시각에 진행 중인 이산가족 상봉 현장에서도 목격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때 파괴된 재산이나 그때 죽은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그때 요행히 살아남은 사람의 아픔도 아직 저렇게 지속되고 있는데, 그런 전쟁을 우리가 또 겪어야 되겠습니까? 실제 그렇게 된다면 그건 너무나도 어리석은 일이 아니겠어요? 지금은 그때보다 인구는 2배, 재산은 100배가 늘어났는데, 과거와 똑같은 실수를 범한다면 그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이겠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한다’, ‘이 땅에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그리고 ‘통일의 길로 가야 한다’는 원을 가지고 지난 3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기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여러분들이 보다시피 전쟁의 위기는 어느 정도 수그러 들었습니다. 저절로 그렇게 된 일인지, 우리 정부가 잘해서 된 일인지, 우리가 기도를 해서 이루어진 일인지, 그걸 따질 일은 아니겠지요. 어쨌든 우리의 기도가 마무리 되는 시점에 남북정상회담이 있었고, 이어서 북미정상회담이 있은 후에 드디어 우리는 전쟁으로 치닫던 극단적 상황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한반도의 평화 문제가 해결이 되었는가? 아닙니다. 지금 보다시피, 70년 동안 해결이 안 되던 문제가 그렇게 쉬이 해결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결이 안 될 일도 아닙니다. 70년 동안 해결이 안됐기 때문에 이제 해결될 때가 된 것입니다. 다른 나라 같았으면 종전 10년, 20년 만에 해결될 일인데 70년이나 해결이 안 되었으니 이제 해결될 때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70년 동안 해결하지 못한 일이니 쉬이 해결은 안 되겠지요. 우리는 ‘해결이 안 된다’라고 비관적으로 봐도 안 되고, ‘될 것이다’라고 낙관적으로 봐도 안 됩니다. 우리는 ‘이제는 해결할 때가 됐다’는 긍정적 사고 위에, 그러나 또한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라는 신중한 태도로 이 상황을 지켜보면서 또 필요하다면 행동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보다시피, 분명 극단으로 치닫던 위기는 조금 잠잠해졌습니다. 극단으로 치닫는 위기상황이라면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할 일이겠지만 이제 그런 위기는 조금 잦아들었고, 남은 건 밀고 당기는 지루한 시간일 것입니다. 이 지루한 밀고 당기는 시간에 우리가 나서서 아우성친다고 될 일도 아니에요. 이제는 우리를 대신해서 우리가 선발해 놓은 정부의 각 전문 부처에서 해결하리라고 믿고 지켜봐야 합니다. 비관도 낙관도 하지 않는 긍정적 사고의 바탕 위에서, 그러나 쉽지 않음을 알아서 좀 진중한 자세로 지켜봐야 할 일만 남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 상황이 앞으로 2년 후에는 해결의 길로 가게 될지, 아니면 또 다시 전쟁위기를 몰고 올지는 아직 모릅니다. 왜냐하면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이제 2년이 좀 더 남았고, 이후 재임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문제가 남았기 때문입니다. 그 이전에 또 트럼프 대통령의 스캔들이 탄핵으로 갈지, 안 갈지 하는 문제도 남아있습니다. 이번 11월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이기면 탄핵으로 가기가 어려울 것이고, 만약 공화당이 지면 탄핵으로 가기가 쉬울 것입니다. 그러면 지금까지의 남북, 한미, 북미 사이의 모든 약속이 물거품이 되든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이 위기의 돌파구를 오히려 북미관계에서 찾으려고 하다가 극적으로 해결할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이라는 선택을 해서 자신의 위기를 덮을지 그것을 지금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다시 전쟁 위기가 고조될 것인지 여부는 1년이나 1년 반 후에라야 비로소 그 결론을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런 위기를 대비해서 긴장을 놓으면 안 됩니다. 만약 그런 위기가 다시 온다면 우리는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전쟁을 막는 노력을 또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오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앞으로 1년 반 정도는 그런 극단적 위기상황으로 치닫기는 어렵고, 좀 지루한 밀고 당김만 있을 것으로 예상되니까, 우리는 다만 상황을 지켜보면서 우리들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자는 것입니다. 지난 3년은 예외적인 비상 시기였으니까 이제 정상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씀입니다. 그럼 우리들 본래의 자리는 무엇입니까? 수행입니다. 우리에게 1번은 자나 깨나 뭐라고요?”

“(대중들) 수행!”

“예. 그래서 우리는 첫째, 내가 먼저 행복해져야 합니다. 그럼 두 번째는 뭡니까? 전법이에요. 다른 사람에게도 이 좋은 법을 전해서 그들도 행복해지도록 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좀 더 평화로워지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전쟁 위기라는 비상 상황이 전개되다 보니 그동안 전법에 좀 소홀했습니다. 이제는 비상 상황이 해제되어 정상으로 돌아왔기 때문에 우리는 다시 전법에 매진을 해야 합니다.”

스님은 지난 5차 백일과 지난 3년을 정리하며 이번 6차 100일 기도의 주제로 자기 수행은 기본이고 “이제는 전법이다!” 라고 힘차게 말씀하였습니다. 그와 함께 공부하기 편하도록 새롭게 개편되는 불교대학 교과과정을 설명하며 불교대학과 행복학교에 많은 이를 소개하여 나와 더불어 다른 이도 함께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습니다.

1부 행사가 끝나고 지역 정토회 별로 모여 돗자리를 펴고 소풍 온 듯 점심을 먹었습니다. 스님은 식사 후 홀 밖에 차려진 부스들을 둘러보며 봉사자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13시 30분이 되자 정토행자 한마당으로 2부가 시작되었습니다. 노란 티에 새빨간 양말을 신고 눈에 띄는 퍼포먼스로 점심의 나른함을 한 방에 날려준 대구법당 도반들의 ‘전법 댄스’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패기와 근성을 잘 보여준 영상과 함께 태극기를 휘날리며 등장한 경주법당과 영덕법당 도반들의 힘차고 파워풀한 응원전, 마지막으로 알록달록 옷을 입고 자리에 앉은 정토행자들의 “때”수건 기운을 받아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통일 코리아 파이팅”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다음으로 예비천일 결사자들의 결의식이 거행되었습니다. 기존 입재자들이 앉은 채로 다 함께 ‘부처님께 바칩니다’ 노래를 부르는 동안 예비 입재자들의 결의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스님은 모든 것이 다른 어떤 이의 잘못이 아닌 내 어리석음으로 인한 인연의 과보임을 알고 깨치기를 발원하였습니다.

결의식 마지막에는 기존 도반들과 예비 결사자들이 마주 보고 인사를 하며 서로서로 격려하고 다짐을 새로이 하였습니다. 결의식이 끝나고 법륜 스님의 격려 말씀이 있었습니다. 불교는 법의 이치를 알아 좀 더 행복해지는 것이며 내 생각·내 고집을 내려놓아 괴롭지 않는 마음을 실천하는 것이 천일결사에 입재하는 목표임을 알려주었습니다.

“내 몸과 마음에 밴 욕심과 어리석음과 게으름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게 아니라 수 십, 수백 년, 어쩌면 대대로 내려오면서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내가 여기로부터 자유로우려면 그만큼 꾸준히 정진을 해야 됩니다. 이것도 또 욕심으로 금방 해치우려고 하면 수행이 또 무거운 짐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살았다’ 이걸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첫째, ‘오늘도 살았네’ 하는 마음이 들어야 합니다. ‘오늘도 살았네.’ 할 때 마음에 기쁨이 생깁니까, 죽을 맛입니까? 한번 해 보세요. 살았네...” (모두 웃음)

“(대중들) 살았네.”

“그럴 때 마음이 약간 가벼워집니까? 무거워 집니까?”

“(대중들) 가벼워집니다.”

“그래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눈뜨자마자 ‘하이고...’ 하잖아요. 아침에 눈이 떠지는 걸 보니 살았는데도 얼굴은 죽을 상을 한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하루 종일 죽을 맛이지요. 아침에 눈을 따악 떴을 때 ‘아이고, 살았네.’ 이렇게 해보세요. 감았던 눈을 못 뜨면 죽는 거예요. 그러니 여러분들은 매일매일 생의 기적을 경험하는 겁니다. 매일매일 다시 태어나는, 삶이 새롭게 시작되는 기적을 경험하고 있단 말이에요.

그러니 아침에 눈 딱 뜨자 ‘살았네.’ 이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탁 가벼워집니다. 그러면 산 기념으로 어떻게 해야 됩니까? 기도를 좀 해야 돼요.(모두 웃음) 죽었으면 기도를 안 해도 됩니다. 제가 죽은 사람한테 기도하라는 소리는 안 합니다.

살았으면 산 기념으로 눈 뜨자마자 일어나서 불법승 삼보님께 삼배를 먼저 드리고, 어제 하루 살았던 걸 돌아보면서 참회 기도를 108배 하고, 부처님의 말씀을 읽고, 명상도 하고, 이렇게 하루를 시작하면 하루가 훨씬 더 좋아질 것입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기분 좋게 시작해도 기분은 나빠질 수도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처음부터 기분 나쁘게 시작하는 것보다는 기분 좋게 시작하는 게 결과가 좋습니다. 기도도 욕심을 내어서 하는 게 아니라 ‘살았네.’ 하는 그 가벼운 마음으로 해보세요. 아침에 자신을 위한 기도를 먼저 한 후 하루 일과를 시작하면 여러분들의 삶이 지금보다는 훨씬 좋아질 겁니다. 죽으면 안 해도?”

“(대중들) 된다!”

“눈 떠보고 살았으면 합니다. 알았지요?”

“(대중들) 예.”

눈뜨면 살아있는 기념으로, 그것도 하루에 딱 한 번만 기도하라 하실 때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설령 기도를 좀 빠졌다 해도 입재식은 꼭 참석하여 다시 결의를 다지라고 당부했습니다.

예비 입재자들의 결의식이 끝나자 곧이어 9-6차 입재 법문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첫째, 수행을 통해서 괴로움이 없는 사람이 된다, 즉 자립을 하는 것입니다. 둘째, 전법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배고픈 사람에게 밥을 주고,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주고, 병든 사람에게 약을 주고, 넘어진 자를 일으켜 세워주고, 외로운 자를 위로해 주는 것 모두가 다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된다’의 내용입니다. 이렇게 하면 ‘보람’이라는 심리가 일어납니다. 이건 내가 남에게 도움이 됐을 때만 일어나는 굉장히 중요한 정신작용입니다. 어떤 작용이라고요?”

“(대중들) 보람.”

“예. 보람이 생기면 내 존재가 굉장히 긍정적이게 됩니다. 내가 꼭 있어야 할 존재가 되는 거예요. 보람된 삶을 사는 사람에게 자살 같은 건 있을 수가 없습니다. 자살은 주로 남한테 구걸하고 살 때 생깁니다. 그러면 자신이 초라해져서 ‘나 같은 게 있으면 뭐하냐? 주위에 폐만 되지. 에잇, 죽는 게 낫겠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그러나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면, 그래서 보람이라는 게 일어나면 자연적으로 자존감이 생기고, 숙여진 고개가 반듯해져서 어딜 가도 당당해지고 떳떳해집니다. 그래서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사실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입니다.

부처님께서 돌아가실 때 아난다가 ‘부처님 열반하신 뒤에 우리는 누구에게 의지해야 합니까?’ 라고 물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수행자는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는다’라고 하셨어요. 이게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입니다. 수행자들에게는 의지처가 필요 없습니다. 왜냐하면 수행자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온전한 사람들이니까요.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어떻습니까? 누군가가 앞에서 질서를 잡아야 질서가 잡히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 한 사람이 시민의식이나 주인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여부로 그 사회의 문명화된 정도를 측정할 수 있어요. 우리 정토행자들이 자발적으로 질서를 지키며 살아가게 될 때 사람들이 ‘정토회 사람들은 참 행복하다’고 평가할 뿐만 아니라 ‘정토회 사람들은 사회의 모범이다’는 평가를 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도 또 전법의 요인이 됩니다.

이렇게 ‘9-6차 백일기도 기간에는 전법을 중요시하자.’ 그리고 ‘우리 내부를 좀 더 다지자’는 당부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가 바깥으로 확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확산하기 전에 우리부터 조금 더 정진에 힘쓰고, 법당의 분위기도 조금 더 수행자들 모임답게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평화운동한다고 분주하게 활동하느라 우리도 모르게 좀 들떴는데, 좀 더 차분하게 해나가시길 바랍니다.

물론 놀 때는 미친 듯이 놀아야 돼요. 그렇지만 일상적으로는 수행자로서의 자세를 갖추자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제 곧 다가올 가을에는 우리 모두 온 힘을 기울여 법을 전하는 수행자가 되어봅시다. 감사합니다.” (모두 박수)



스님은 괴롭지 않는 행복한 수행자가 되는 것이 1번이고, 이 행복을 다른 괴로운 이에게 전하는 것은 그 다음 순서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6차 백일기도의 목표는 ‘전법’입니다. ‘신명나게 전법하기’를 실천과제로 정했습니다. 또 수행자로서의 태도를 설명할 때는 평소 스님의 빈틈없고 칼 같은 모습이 느껴져 대중들은 자신의 나태한 생활을 돌아보기도 하였습니다.

행복한 수행자가 다음 입재식에 더 늘어나길 기원하는 정토회 대표 김은숙 님의 말씀을 마지막으로 9-6차 백일기도 입재식을 모두 마쳤습니다. 스님과 대중들은 옆의 도반과 손을 잡고 산회가를 부르며 다음 입재식에 다시 만나길 기원 하였습니다.

 정수옥 사진 김성진녹취정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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