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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56화] “북미회담이 잘 되면 가장 잘 팔릴 상품은?”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56화] “북미회담이 잘 되면 가장 잘 팔릴 상품은?”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2018.6.12


오늘은 드디어 북미 정상 회담이 열리는 날입니다. 

오늘은 드디어 북미 정상 회담이 열리는 날입니다. 지난 65년간 남북관계는 우여곡절을 겪어왔습니다. 그것은 남북관계를 푸는 일이 앞으로도 만만치가 않고 쉬운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또 실패하리라는 비관적인 뜻은 아니에요. 이제 때가 됐습니다. 수없는 실패를 거듭하면서 이제 이루어질 때가 다가왔어요.

 

어린아이가 자전거를 탈 때 한 번, 두 번, 다섯 번, 열 번 넘어지면 ‘나는 자전거에 소질이 없나 봐’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포기하기 직전이 바로 자전거가 곧 타질 때입니다. 꼭 열 번이 아니더라도, 열한 번이나 열두 번에는 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크게 보면 이 문제는 풀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시작으로 그냥 갈지, 한 번 뒤집어졌다가 다시 갈지는 아직은 단정할 수 없지만, 이제 전체적인 분위기가 새로운 시대로 갈 수밖에 없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데서 지금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봐야 합니다.

 

그러나 마냥 낙관적으로만은 보지 말아야 합니다. 지난 65년을 돌아보면 가기는 가되 결코 쉽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할 수 있어요. 그러니 앞으로 꽃샘추위가 몇 번 더 몰려오더라도 실망하거나 낙담하지 마세요. 고지가 바로 저기예요. 거의 목표점에 도달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제는 전쟁을 종식할 때가 되었고, 평화협정을 얘기할 때가 됐습니다.

 

그 다음에 보이지 않는 세계, 우리들의 무의식 세계로 들어가 보면 우리들의 마음속에는 지난 100년의 역사로 인해 슬픔과 원한이 맺혀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 독립운동하면서 우리가 겪었던 수많은 한들이 쌓여 있고, 또 6.25전쟁 때 남북 간에 서로 죽이고 죽으면서 쌓였던 한이 쌓여 있어요. 여러분들이 직접 경험하지 않았어도 여러분들의 부모나 조부모님의 한이 여러분들의 무의식 속에 서려 있습니다.

 

그러니 이 마지막 고비에서 우리의 무의식 세계에 있는 이 한을 우리가 풀어야 합니다. 종교적으로 말하면 이렇게 희생된 수많은 영혼들을 천도를 해야 해요. 이게 안 되면 늘 삐거덕거립니다. 그래서 제가 동북아역사기행 갈 때는 늘 돌아가신 우리 애국지사들만 천도하는 게 아니라 타국에 와서 희생된 일본 청년들의 원혼들도 한을 풀고 고향으로 돌아가라,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고 위로하고 기도합니다. 우리 아이들만 소중한 게 아니라 일본 아이들도 중국 아이들도 다 소중한 생명이에요. 이건 일본 사람이 잘못한 게 아니라 일본 제국주의가 잘못된 거예요. 일본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일본 제국주의가 결국 일본의 젊은이들마저도 그런 한을 갖도록 희생을 시킨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가 일본을 미워할 게 아니라 일본 사람들과 손을 잡고 일본 제국주의에 대항을 해야 합니다.

 

그런 변화를 가져와야 해요. 일본과 한국과 중국이라는 동북아 3국과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이해관계가 겹쳐 있는 미국이 여기 한반도에서 계속 이기고 지는 한풀이를 반복할 거냐, 아니면 과거의 원한을 씻고 공동의 평화로운 번영을 추구할 거냐, 이게 지금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과제예요.


‘평화’라고 하는 세계적인 브랜드

이건 이념의 문제가 아니에요. 아무튼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잘 설득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북한과 미국이 서로 자기주장만 고집하지 말고 어느 정도 큰 틀에서 합의를 보는 게 중요해요. 세세한 것은 지금 논하지 말고요. 세세한 걸 논하면 판이 깨집니다. 그건 나중에 가서 티격태격하더라도 큰 틀에서 합의해서 묶어놓으면 소소한 것을 가지고 싸우더라도 판이 깨지지는 않아요. 처음부터 소소한 걸 논하면 판이 깨집니다.

 

만약, 북미 정상 회담이 잘 성사되고, 한국이 평화로워진다면 평화라고 하는 상품은 굉장할 겁니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전자제품이며 자동차를 팔았지만, 남북 간에 전쟁이 종식되고 평화가 도래하고 통일의 기운이 오면 한국의 평화라는 게 세계에서 엄청난 한국의 브랜드가 됩니다. ‘코리아’ 하면 ‘평화’가 브랜드가 돼요.

 

그 시너지 효과는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한국이 물건도 잘 만들고 이런 저런 게 좋다고 해도 한국은 늘 위험이 있습니다. 그게 전쟁의 위험이에요. 이걸 ‘코리아 리스크’(KOREA RISK)라고 해요. 전쟁의 위험 때문에 늘 조마조마한 거예요.

 

두 번째는 이미지 문제예요. 우리는 ‘코리아’ 하면 한국만 생각하지만 전 세계에서는 항상 절반의 코리아는 ‘노스 코리아(NORTH KOREA : 북한)’예요. 북한 사람들 얼굴도 못 본 사람들이 늘 어디서 왔냐고 묻고, 코리아라고 하면 ‘노스냐(NORTH : 북쪽), 사우스냐(SOUTH : 남쪽)’라고 물어요.(모두 웃음) 그런데 국제 신문에 많이 나는 것은 한국보다 노스 코리아가 어쩌면 더 많이 납니다. 이게 코리아의 이미지에 손상이 많아요. 핵, 미사일, 독재, 인권탄압, 굶어죽는 사람, 난민 같은 이미지죠. 이건 우리가 볼 때는 저들의 문제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그냥 코리아의 문제입니다. 이것도 코리아 리스크입니다.

 

평화 문제가 풀리면 이 리스크만 없어지는 게 아니에요. 요즘은 기업도 개별 상품을 선전하기보다 기업 이미지를 선전하잖아요. ‘코리아’라는 국가 이미지가 엄청나게 좋아져요. 그 효과는 돈으로 환산 못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남한의 기업이 북한 개발을 해서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도 분명 있습니다. 북한의 자원과 노동에 남한의 자원과 기술이 들어가서 개발을 하게 되면 한국의 중소기업이 살아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청년들이 일자리가 생겨서 경제적인 성장의 동력이 되죠. 그리고 소위 북한이 뚫려서 우리가 시베리아에서 가스하고 석유를 가져오게 되면 중동에 의존을 덜 해도 되겠죠. 또 부산에서 출발하는 기차가 신의주-북경을 거쳐, 또는 청진-블라디보스토크를 통해서 유럽으로 이어지면 물류비용이 엄청나게 절감되는 물류혁명이 일어납니다. 그렇게 되면 일본에 있는 상품들도 배에 싣고 부산항으로 오게 되겠죠.


그러나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런 것보다도 실제로 더 크고 엄청난 이익이 코리아의 평화라고 하는 상품입니다. 젊은이들은 국제기구에 원서를 내거나 어디에 갈 때도 출신이 코리아라고 하면 점수를 더 받게 돼요.(모두 웃음)

 

중소기업이 누리는 효과도 굉장합니다. 삼성이나 현대 같은 대기업은 자기 이름으로 세계 경쟁을 하지만 중소기업은 자기 이름으로는 세계 경쟁을 못합니다. 우리가 어릴 때를 한번 생각해보세요. ‘독일제’라고 하지, 독일의 무슨 회사 상품이라고 하지 않잖아요. 독일제라고 하면 그게 면도날이든 칼이든 휴지든 상관없이, 독일 것은 무조건 좋은 줄 알았잖아요. 이게 바로 중소기업이 사는 길입니다. 코리아라고 하는 이 상품이 좋아져버리면 한국 이름이 붙은 것은 뭐든지 좋아지는 거예요.

 

이게 지금 동남아에서 일어나는 한류 현상이잖아요. 젊은이들이 케이팝(K-pop)을 하는 것도 그래요. 동남아 젊은이들은 한국 건 다 좋다고 하는 거예요. 한국 음식도 그렇고요. 그래서 한국 음식점을 내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늘었고, 장사도 잘 되잖아요. 콘서트 티켓이 몇 장 팔리느냐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이 사람들의 소비가 확장돼서 옷도 팔리고 음식도 팔리게 되는 거예요.

 

평화라고 하는 상품의 효과는 이와는 비교할 수 없이 엄청날 거예요. 제가 볼 때는 세계에 나가서 우리의 이미지를 개선한 1번이 태권도입니다. 두 번째가 전자 기기, 세 번째가 K-POP 등 한류문화, 네 번째로 평화가 나갈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평화라는 상품을 세계적으로 유행시키려면 한반도 문제가 풀려야 해요. 통일이 되면 나라 인구가 몇 명이 늘고 이런 건 부차적입니다. 그것도 물론 필요하긴 하지만 이 평화라고 하는 게 정말 중요해요. 동족상잔의 전쟁까지 했고 주위에 4강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를 이루는 건 누가 봐도 풀기 어려운 문제예요. 이걸 풀어낸다면 굉장합니다. 이걸 풀어낸 지혜면 중동의 갈등도 풀 수가 있어요. 각국의 난제들 앞에서 우리가 그런 난제를 풀어낸 하나의 선례가 돼요. ‘야, 그러면 한반도에서는 어떻게 풀었냐?’ 이렇게 되는 거예요.

 

그런 희망을 여러분들이 가져야 해요. 우리가 지금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더 안 되고 더더욱 어려워져도 결국에는 풀어내는 경험이 있을수록 우리에게 유리해요. 한반도 문제 풀기가 진짜 지구상에서 제일 어려운 문제 중 하나인데 우리가 풀었다고 하면 전 세계 문제를 다 풀 수가 있어요.

 

그래서 부부나 자식 문제에서 ‘천하에 이런 문제는 없을 거다’ 하는 문제를 자기가 겪는 게 수행으로서는 제일 좋아요.(모두 웃음) 수행적 관점을 가지면 ‘그 문제만 풀어버리면 인간사 못 풀 게 없다’ 이렇게 되잖아요. 그러니 자꾸 어떤 문제가 생길 때 피곤해하거나 안 된다며 좌절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항상 연구를 더 해야 하고, 실패에 좌절하지 말고 다시 연구하고 다시 도전하고 또 해봐야 해요. 그렇게 해서 이걸 풀면 푸는 과정에서 내 능력이 점점 커지는 거예요. 보살은 원을 세우면 힘이 점점 커지기 때문에 ‘원력’이라고 하잖아요. 원에는 힘이 자꾸 늘어나는 거예요.

 

오늘, 북미 정상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대한민국이 평화로워지는 원을 다 함께 세워보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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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문제 풀기가 진짜 지구상에서 제일 어려운 문제 중 하나인데 우리가 풀었다고 하면 전 세계 문제를 다 풀 수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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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https://goo.gl/tHZR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