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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공부 잘하던 고3 아들이 갑자기 무기력해졌어요

공부를 잘해오던 자녀가 갑자기 무기력해지고 방황을 한다면 부모 입장에서는 무척 가슴 아픈 일이 됩니다. 이럴 땐 부모로써 어떻게 아이에게 다가가야 할까요? 법륜 스님의 답변입니다. 

 


- 질문자 : “아들이 고3이 되고부터 우울해하고 걸핏하면 울면서 심한 무기력증을 보입니다. 학교에 가도 친구가 없어 하루 열 마디도 안 한다면서 자기는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비하를 합니다. 지금까지 공부도 상위권을 유지했고 얼굴도 잘생겼는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장래 계획도, 대학을 어떻게 할 건지 물어도 말을 안 합니다.”


- 법륜 스님 : “엄마가 자기 자식을 보는데, 인물이 잘났다 공부를 잘한다 하고 껍데기로 보고 있습니다. 엄마가 자식을 세상 남자 보듯이 얼굴로 보고 학벌로 보고 능력으로 본다면 이미 엄마가 아니지요. 엄마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엄마가 아들의 껍데기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아쉬워하며 아이가 어떤 아픔을 갖고 있는지, 얼마나 힘들어하는지는 보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온 세상 사람이 다 껍데기를 보더라고 엄마라면 아이의 마음을 봐야 합니다.


인물이 아무리 좋고 성적이 아무리 좋다 한들 그건 전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엄마가 사물을 보는 가치관이 이래서는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습니다. 아이 마음이 안정되어 건강하게 사는 것에 중심을 두어야 합니다. 천하 사람들이 뭐라 해도 내 아이를 믿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보는 눈이 있어야 아이를 치료할 수가 있습니다. 지금 엄마의 이런 사고방식으로는 아이를 병원에 데려간다 해도 아이에게 아무 병이 없다 하기를 원하고, 빨리 치료받아 낫기를 원하고, 빨리빨리 좋아져서 다시 공부 잘하기를 원하고, 어서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가기만을 원합니다. 이런 생각 갖고는 치료가 어렵습니다. 이름과 모양과 형상을 다 버리고 정말 아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아이가 공부를 하겠다고 나서도 “마음이 건강하고 몸이 건강한 게 중요하지 공부가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다” 이렇게 얘기해 줘야 합니다. 형 공부 잘하면 형과 비교해 동생 나무라고, 동생이 공부 잘하면 동생한테 비교해서 형을 나무라고, 이웃집 아이와 비교해서 자식을 나무라면, 그건 회사 상사가 부하한테 하는 얘기지 엄마가 자식에게 할 말이 아닙니다. 


부모라면 자식을 오직 한 사람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신체에 장애가 있든지, 공부를 못 하든지, 그런 것과 아무 상관없이 오직 한 사람으로서 사랑하고 아껴줘야 합니다. 부모로부터 그런 사랑을 받아야만 천하가 다 나를 버려도 내 어머니만큼은 나를 버리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생깁니다. 어머니만은 나를 믿고 나를 위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어야 이 세상을 든든히 살아나갈 수 있게 됩니다.


우선 병원에 데려가서 상담을 하고 지금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받으세요. 그리고 병원에서 하자는 대로 상담 치료가 필요하면 상담 치료를 하고,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면 약물 치료를 하세요. 그리고 학교는 휴학하는 게 제일 좋긴 하지만 올해만 다니면 졸업이니까 그동안 마음 편하게 다니면서 마칠 수 있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학교도 중요하고 성적도 좋지만 마음 편하고 건강한 것보다 이 세상에 더 좋은 것은 없단다. 공부는 내일 해도 되고 내년에 해도 되니까 우선 마음을 편안히 가지고 운동도 하며 지내보자.” 


이렇게 아이에게 이야기해 주세요.


그래서 어느 정도 정신 건강을 회복하고 안정이 되면 내년에 바로 재수시키지 말고 1년쯤은 정토수련원 같은 곳에서 진행하는 백일 출가 프로그램에 들어가서 일하고 수행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경쟁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부딪치게 하지 말고, 인간을 사랑하는 집단 속에서 생활하면서 서서히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공부는 본인이 원하면 2년 후든 3년 후든 그때 가서 공부해도 늦지 않습니다. 


아이가 정신적으로 건강한 게 가장 중요합니다. 자식을 사람으로서 아끼고 사랑해야 합니다. 자기 욕구의 대리 도구로 삼으면 안 됩니다. 우리 아이가 서울대학교 갔다, 우리 아이가 인물이 잘났다, 우리 아이가 박사가 됐다, 그걸로 자랑삼으려고 하지 마세요. 왜 자기 욕심에 따라 자식을 이용하려고 합니까? 그건 엄마가 아닙니다. 세상 사람들은 사람을 그렇게 대하더라도 엄마만큼은 자식을 사랑으로만 대해야 아이가 엄마로부터 큰 힘을 받아서 앞으로 잘살아 갈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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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원잔 2014.01.02 18:20

    감동적입니다

  • ㅠㅠ 2014.01.05 01:44

    저 어머님께서 스님 말씀 딱 그대로 행하셔야하는데...제 부모님도 정말 선하고 좋은 분이신데,제가 대학졸업 후,공부로 힘들어할때 그러더라구요. 넌 학벌도 좋고 인물도 좋다 니가 뭐가 문제냐...차라리 혼자였다면 어떻게든 답을 찾았을거에요. 부모님 말씀을 어길수도 없고.가슴만 답답해지던 시간들...제가 듣고 싶던 대답은, 공부 그거 못해도 된다,시험에 다 떨어져도 된다는 말인 걸 십년이 지나 깨달았어요. 제가 불안하니까 그런 든든한 말을 듣고 싶었던건데.저도 딱 일년,사계절만 아무 것도 안하고 지내보고,공부하느라 못사겼던 사람들 만났으면 훨씬 안정이 되었을텐데. 진짜 저 스님말쓰미답입니다. 쉬게하고 그 뒤로도 바로 시작하지말고,정토회같은데 보내세요. 힘들게 보내는 일년을회복하려면 몇배의 시간이 듭니다. 슬프네요.

  • BlogIcon 김정빈 2014.01.07 23:21

    질문자님의 아들이 작년의 저와 많이 비슷한것같아요...
    저는 스스로가 부끄러워서 아무한테도 말하지 못하고 끙끙대기만 했어요.
    그래도 글의 아드님은 스스로를 털어놓고 도움을 받을 수 있게되서 다행인 것 같아요

  • BlogIcon 와아.. 2014.01.08 10:41

    진짜로 좋은 말씀이시네요....진짜로요.

  • ... 2014.01.09 15:47

    눈물이 다 나네요

  • 삼과들 2014.01.09 16:56

    눈물이 흐르네요. 스님 말씀 같은 부모가 되어야 할텐데.

  • 낙타 2014.01.11 20:23

    지헤로운 가르침에 탄복합니다.

  • 카이 2014.01.13 19:14

    모든 부모가 다 저렇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서른 넘은 독신인데도 부모님께 껍데기 사랑만 받아서 아직도 상처 많은 어린이가 살고 있네요. 일도 연애도 결혼도 못하고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부모님을 만났다면 내 인생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생각이 요즘 자꾸 드네요.

  • 선영 2014.01.13 20:05

    반성합니다ᆢ

  • 서른즈음에 2014.01.13 23:16

    본문 읽고 나니 눈물이 멈추질 않네요.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기까지 승승장구만 하던 어린시절을 지나 대학에서의 적응 문제로 난생 처음 크나큰 좌절을 맞아 너무 힘들었을 때. 너 이제 어떡하냐고 어쩔거냐며 화를 내거나 제 앞에서 꺼이꺼이 우시던 부모님이 단 한번만이라도, 그래도 괜찮다, 그래도 넌 나의 자랑스러운 자식이다 한마디만 해주셨더라면 지금 제 삶이 많이 바뀌었겠죠. 지금은, 여차저차 대학을 졸업하고 부모님이 원하시던 '사'짜를 달았지만 자주 우울하고 삶이 늘 빈껍데기처럼 공허하기만 하네요.

  • 모모 2014.01.13 23:46

    딱히 부유하게 살지 않았고, 크게 잘난것도 없었지만. 항상 내편이었던 우리엄마! 그게 너무 당연해서 고마움을 몰랐는데.. 오늘 이글을 보니 감사한마음을 전해야겠습니다.

  • 두하 2014.01.13 23:51

    안타깝습니다 불교의 가르침은 이게 아닐진데..댓글을 보니 몇분이 부모님 원망..부모님 탓..하고 있네요..스님말씀은 자신에게 적용하고 자신한테 반성하고 하는건데..스님의 이런 좋은 가르침이 혹여 잘못받아들여져서 부모님을 원망하는 사람이 늘어날까 걱정되네요.

  • 바른생활 2014.01.16 01:05

    전 정말 행복한 유년 학창시절을 보낸것같네요. 스님께서 말씀하신 분이 저희 어머니였습니다.

  • BlogIcon 민성아 2014.03.08 13:32

    보면서울엇어요..

  • 방문객 2014.05.24 19:11

    우리자녀들에게 그렇게 하지못한것같아 미안하네요
    지금이라도 한번 해 볼께요

  • visitor 2014.08.17 21:05

    저런 부모님이 되어달라고 요구 할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아마도 부모님도 어떤 과거 힘든 사정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사랑을 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고 용서하고 이해하라고 어떤 책에서 그러던데요.
    결국 저런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은 자신이 그것을 인정하고
    지금 힘든 상황이 나아질 수 없음을 포용하고 이해하고 더 성장해서 살아가야 하는건가요?
    저런 지지는 스스로 만들어서 살아가야 하는건가요?
    저도 저렇게 부모님이 이야기해주시지 않습니다.
    정말이지 정신이 너무 힘들어 정신과병원에 가서도 부모님은
    얼른 집중력을 회복해서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정도였습니다.
    제 질문에 답을 들었으면 좋겠는데요.......답변을 못받을 것 같은데 어디로 가야 할까요

  • 엘사 2014.09.01 14:26

    전왜이렇게 스님말에 공감이 안될까요ㅠㅠ 부모는 부모로서 그저 감사하고 훌륭한 존재임을 자식들에게 가르쳐 주었으면 합니다. 이 스님의 말씀은 마치 본인의 잘못됨이 부모님의 껍데기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오해하여 부모를 더 원망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자식된 도리에대해 가르쳐야 마땅하고 부모님의 껍데기 사랑도 자식을 마음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생기는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무한경쟁사회에서 내 자식이 부모 본인처럼 변변치 못한 삶을 살지 말기 바라는 마음에서 공부시키는건데 이것이 어찌 껍데기 사랑이라는 말로 비하될 수 있는 사랑인가요. 또 화가나네요 ㅠㅠ

    • BlogIcon 신심화 2014.09.07 07:26

      잘생기고 공부잘하는 애가 무기력해졌다고 하소연하는 부모는 잘못된 자식사랑 방법을 취한 겁니다. 자녀 또한 그런 부모는 존경하지 않습니다. 껍데기사랑이라고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왜 무기력해졌는지 마음을 들여다보고 문제해결을 먼저 돕도록 해 주고 내가 원하는 공부에 대한요구는 미루어 두라는 말씀입니다.

    • BlogIcon 2014.09.23 12:10

      어리석은 생각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