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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시부모님 모시고 사는 게 너무 힘들어요

 

 

- 질문자 : “시부모님 두 분이 동시에 건강이 심각하게 나빠지면서 몇 달 전부터 제가 모시게 되었습니다. 저와 세 아이는 만만치 않은 성격의 시어머님과 같이 사는 데 적응하느라 힘듭니다. 노령화 문제가 앞으로 사회적으로 큰 부담이 되리라고 여겨지는데, 스님께서는 이런 노인문제를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법륜스님 : “우리 부모님 세대는 자식한테 온 힘을 다 써서 키우면 나중에 자식이 자신의 노후를 책임질 거라는 전통적 생각을 갖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자식이 나는 나대로 살 테니 부모님은 알아서 사시라고 한다면 노인들은 견뎌낼 수 없습니다. 그런 교육도 훈련도 준비도 전혀 안 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냥 받아들이십시오. 회피하지 말고 부모님의 모든 것을 책임지려는 자세를 가지십시오.

 

여러분은 중간에 낀 세대입니다. 옛날에는 시부모 잘 모시면 나도 며느리한테서 모심을 받았는데 이제는 시부모는 깍듯이 모셔야 하고 며느리한테는 모심을 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문제는 시대의 문제이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니까, 부처님께서 “인연에 따라서 나툰다” 하셨듯이, 시대의 흐름에 순응하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다른 눈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보살의 눈으로 보아 보살의 마음을 내면 부모도 내가 보살펴주고 자식도 내가 보살펴 줄 수 있으니 좋은 시대에 태어났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효도해서 복 짓고 자식한테 짐 지우지 않아 빚지지 않으니 복 짓는 것입니다.

 

남편을 낳아서 키운 사람은 시부모님입니다. 애지중지 정성 들여 키운 그 사람을 내가 골라서 사랑해 결혼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남편과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려면 배후에 있는 두 분을 잘 모셔야 합니다. 남편의 부모를 잘 모셔야 남편이 편안하고, 남편이 편안해야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남편과 오래 해로하고 싶으면 시부모님을 잘 돌봐드리십시오.

 

남편하고 시부모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것은 천륜을 끊는 일입니다. 천륜을 끊으면 남편이 편안할 수가 없습니다. 남편이 단명하게 됩니다. 좋은 것을 받으려면 뒤따르는 나쁜 것도 받아내야 합니다. 시부모를 잘 모셔주면 남편도 아내에게 더 정성을 쏟게 됩니다. 그러니까 나쁘게만 생각하지 말고 병든 부모님 잘 모십시오.

 

노인들 잘 모신다고 해서 인사 듣기는 힘들 겁니다. 노인들한테는 그것이 당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두 분 사는 집에 자원봉사 한다는 마음을 내고 빚 갚는다는 생각으로 하십시오.

 

그렇게 하면 자식들이 좋아집니다. 엄마가 성내고 짜증내면 애들 교육에도 나쁘지만 엄마가 시부모를 잘 보살피면 아이들 학원 보내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교육이 됩니다. 가능하면 아이들도 할머니, 할아버지 간호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주면 더 좋습니다.

 

엄마가 짜증내고 힘들어하면 아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 때문에 우리 집이 행복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면 저항감이 생깁니다. 그런데 엄마가 할머니, 할아버지를 정성껏 돌보면서 아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할머니, 할아버지 덕분에 일은 많아졌지만 자신들이 돌봄을 받는 존재가 아니라 어른을 돌보는 존재가 되어 뿌듯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것이 자식 농사 잘 짓는 법입니다.

 

아기 돌볼 때에는 ‘아기니까’하는 생각에 아기가 귀찮고 힘들게 해도 화가 나지 않지만 노인을 돌볼 때에는 ‘어른인데’하는 생각 때문에 힘들면 저절로 짜증이 나게 마련입니다. 그러니 노인돌보기를 아기 돌보듯 하십시오.

 

그렇다고 가르치거나 고치려고 하면 안 됩니다. 노인들은 이미 오랜 세월 동안 쌓아 익힌 습관이 있기 때문에 바뀌기 힘듭니다. 그저 무슨 말을 들어도 “네, 알겠습니다” 하고, 요구사항을 들어드릴 수 없을 때에는 “죄송합니다” 이렇게 하면 됩니다.
 
노인문제는 두 가지 방향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개인적으로는 ‘내 삶은 내가 책임지겠다’ 는 자세로 자식에게 의지할 생각을 말아야 합니다. 또 사회적으로는 노인들의 최저생활권을 보장할 수 있는 사회보장제도가 갖춰져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나가야 할 책무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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