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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막연한 생각으로 공부, 보람있는 일 찾고 싶어요

 

- 질문자 : “저는 대학을 휴학하고 변리사 시험을 준비하는 스물일곱의 청춘입니다. 초반에는 열심히 했는데 공부를 하다 보니 너무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했던 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떤 일을 하든 그 일이 저에게 미치는 본질적인 이유를 알아야 보람을 느낄 수 있을 텐데 어떻게 하면 알 수 있을까요?”
 
- 법륜스님 : “스무 살 이전에는 부모에게 의지해서 살아도 되지만 스무 살이 넘으면 먹고 살든 굶고 살든 그건 다 자신의 책임입니다. 그래서 어른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어른이란 자기 말과 행동, 생존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져야지 더 이상 누구에게 의지하면 안 되는 존재입니다. 그러니까 무슨 일을 하기 이전에 스무 살이 넘었으면 정신적으로 어른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이게 안 된 상태에서 다른 일을 하면 며칠 못 가고 그만두기 십상입니다.

 

어른이 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 의식주 문제를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부처님 당시에는 출가한 스님들이 안 먹고 안 입고 안 자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안 먹는다는 것은 먹기 위해서 어떤 행동도 하지 않고 그냥 남이 버린 것을 주워 먹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남의 집 앞에 서 있다가 집주인이 음식을 나눠 주면 먹고 안 주면 못 먹는 것입니다. 달라고 하면 안 됩니다. 달라고 하면 거지입니다. 수행자는 거지가 되면 안 됩니다. 안 입는다는 것은 남들이 안 입는, 버린 옷을 입는다는 뜻입니다. 옛날 인도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시체 위에 천을 덮어서 화장을 하거나 갖다 버렸는데 그 천은 부정 탄다고 해서 아무도 손을 안 댔습니다. 그래서 스님들은 그걸 주워서 걸치는 것으로 의복의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잠을 안 잔다는 것은 동굴이나 나무 밑에서 자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먹고 입고 자는 것에 대해서 신경을 안 써도 됐습니다. 이게 수행자가 의식주를 해결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의식주를 해결해 놓고 그 다음에 수행을 했습니다. 출가한 스님이 아닌 사람들은 농사를 짓든 장사를 하든 자기 스스로 해결해야 합니다. 그것을 해결하지 못해서 걸식을 하게 하면 구걸하는 거지가 되는 것입니다.

 

내가 내 삶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자세로 살면 무슨 일을 해도 희망이 있고 기쁩니다. 그러니 진짜 장부답게 인생을 살려면 공부를 하든 운동을 하든 뭘 하든 먹고 입고 자는 건 자신의 힘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그런 기본이 돼야 큰일을 할 수 있지 기본도 안 되면서 무슨 일이든 해 보겠다고 하면 대부분 힘든 걸 견디지 못해서 포기하게 됩니다.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먹고 살면서 공부를 하면 굉장한 집중력이 생겨서 짧은 시간을 해도 효과가 더 납니다.

 

그런데 장사할 때 자본이 없으면 막일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해서 자본금을 벌어야 합니다. 또는 자기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돈 있는 사람한테 가서 설명하고 돈을 빌려 장사를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 가장 차용하기 쉬운 사람이 부모님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자신의 계획을 부모님께 진지하게 말씀드려 보십시오. 이런 계획으로 이렇게 공부하는데 얼마동안 걸리고 예산이 얼마가 드는데 돈을 빌려줄 수 있는지 얘기해서 합의가 되면 공부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지금 자신이 사는 게 다 빚이니까 공부할 때 훨씬 더 집중하게 됩니다.

 

공부가 아닌 더 의미 있는 일을 찾고 싶으면 공익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에 들어가는 길도 있습니다. 부모님께 개인적 삶이 아닌 공익을 위한 삶을 살고 싶다는 말씀을 드리고 그런 단체에 들어가 활동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런 단체들은 최소한의 의식주만 해결됩니다. 공적으로 활동하는 데 필요한 것은 다 쓸 수 있지만 자기 개인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건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래도 먹고사는 데에는 별 지장이 없습니다. 이런 길들이 어른으로 살아가는 데 합당한 방식입니다.

 

지금의 문제는 자기 삶의 태도가 분명치 않기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 성인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부모 것을 뺏어먹으며 곰팡이처럼 살고 있습니다. 이런 식의 삶은 부모를 착취하는 삶입니다.

 

이제 스무 살이 넘었으니 내 삶은 내가 책임진다는 자세를 분명히 가지고 무슨 일이든 도모하기 바랍니다.”

 

법륜스님의 새책 <인생수업>이 출간되었습니다. 법륜스님은 말합니다.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행복할 수 있는지, 행복하게 나이드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즉문즉설과 함께 쉽고 재미나게 엮어져 있습니다. 지금 인터넷서점에서 구매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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