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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할 만큼 해도 서운하다는 아내, 어찌해야 할까요"





행복하세요?

오늘부터 국민행복프로젝트 2016 즉문즉설, 법륜스님과 행복한 대화를 시작하였습니다. 부천 복사골 문화센터에서 600여 명의 청중과 함께 첫 강연을 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를 주제로 각기 다른 고민을 가진 여섯 분이 질문하였습니다. 그 중 아내와의 관계가 힘든 남편의 고민을 소개합니다.




 저는 결혼 한 지 5년 차이고 세 살 된 딸이 하나 있어요. 아내는 제가 본인을 배려하지 않는다며 저의 노력에 대해서 당연하다고 생각하거나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회사에서도 좋지 않아서 그나마 가족을 위하자는 마음으로 지난 7월에 육아휴직을 했습니다. 집사람은 그마저도 왜 당신이 독단적으로 결정을 했느냐고 얘기합니다. 저는 두 달 동안 육아휴직에 대해서 아내와 얘기하고 아내가 동의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내는 저를 이해해주지는 못 하고 저한테 서운함만 얘기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육십 넘은 저도 결혼을 안 해보고도 이렇게 싱글싱글 웃으면서 사는데 마흔 둘인 사람이 결혼도 했겠다 애도 낳아봤겠다. 뭐가 걱정이에요? 결혼생활 해도 되고혼자 살아도 되고직장 다녀도 되고안 다녀도 되고 아무 걱정이 없어야죠.”

 

이렇게 살 바에는 갈라설까 싶어서 변호사 상담도 받아봤는데 아내는 헤어지고 싶지는 않은가 봅니다. 저도 아내를 사랑하고요. 그런데 저를 이해해주지 못하고 아내가 생각하는 것들이 평범하지 않아서 힘듭니다.”



 


어떻게 아내가 나를 이해 해줍니까. 내가 남에게 이해받는다는 건 불가능해요. 질문자가 아내를 이해하는 건 가능한 일인데, 남에게 나를 이해달라고 해서 내가 이해 받는 건 불가능한 합니다. 질문자가 지금 불가능한 걸 상대에게 요구하고 있어요.

 

만약, 제가 오늘 강연에 늦게 왔다면 앉아 있는 청중들이 많이 기다렸을거라고 이해하고 죄송합니다라고 말해야 하는데, 내가 길이 막혀서 늦게 왔으니까 여러분들이 나를 이해하십시오. 왜 그것도 이해를 못해줘요?’ 이러면 안 되잖아요.

 

아내가 나를 이해 하고 안 하고는 아내의 문제에요. 남의 인생입니다. 지금 남의 인생에 간섭을 하는 거예요. 내가 아내를 이해하는 건 내 인생이란 말이에요. 내 인생이니까 내가 결정하면 되는데 지금은 남의 인생에 간섭하고 있는 거예요. 내가 육아휴직을 하는 이유는 아이를 위해서잖아요.“

 

가족을 위해서입니다.”

 

가족에게 물어봤어요? 아내에게 네가 힘들어하니까 내가 육아휴직을 해서 도와줄까?” 이렇게 물으니까 아내가 뭐라고 그러던가요?“

 

처음에는 제가 직장생활을 계속 하면서 육아를 도와주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남편이란 돈을 벌어야 한다고요. 저도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서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직장생활도 하고 집에 오면 집안일도 같이 해주길 바라더라고요. 그런데 그렇게 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어요.”

 

아내는 돈도 벌고, 아이 키우는 것도 도와달라고 했지요. 그런데 질문자가 아이 키우는 건 안 도와주고 직장만 다닌다든지, 직장은 그만두고 아이만 돌보든지 하겠다니 아내가 만족하지 못 하는 거죠. 그럼 아내가 하자는 대로 해야지 왜 자기 마음대로 해요? (청중 웃음)






여기서 중요한 건, 부인이 원하는 것을 질문자가 다 해줄 순 없지만 못해줄 때는 미안한 마음을 내는 겁니다. 해줄 수 있는 것은 해주고 못 해주는 건 미안하다 하면 되는데, 질문자는 네가 요구가 많다, 나는 하는 데까지 하는데 네가 불만이 많다.’ 이렇게 생각하니 문제에요. 질문자는 책임을 부인에게 돌리고 있어요.

 

옛날 가난 할 때는 남자가 돈만 벌어주면 됐어요. 지금은 돈만 벌어 주는 것으로는 안 되는 시대가 됐어요. 이제는  키우는 것을 직장 다니면서도 협력을 해야 하고 밥하면 설거지도 거들어야 하고요. 이렇게 시대가 바뀌었어요. 100년 전 기준으로 보면 질문자는 아무 문제가 없죠.

 

하지만 현 시점의 젊은이들의 기준으로 봤을 때는 질문자 같은 사고방식은 결혼생활을 원만히 하는데 장애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질문자가 지금의 아내와 헤어지고 다른 사람을 만나도 똑같아요. 질문자 말을 들어보면 아내가 본인을 이해해주지 않는 걸 문제 삼으면서 이해해달라고 하고 있거든요. ‘내가 새벽부터 저녁까지 직장생활 하지 않느냐, 내가 애기 돌보기 위해서 직장도 그만두지 않았느냐.’ 이건 나를 이해해달라는 것이지, 내가 상대를 이해하는 건 아니거든요.

 

아내가 전에는 질문자가 직장에만 있고 집에서 얼굴도 잘 못 보니까 남자가 있으나 마나하다고 생각한 거예요. 요즘은 직장도 안 다니고 집에만 있으니까 남자가 직장은 다녀야 하지 않나? 는 생각이 있다는 거예요.

 

밥을 많이 먹으면 배가 불러서 소화제를 먹어야 하고 또 그렇다고 밥을 너무 적게 먹으면 배가 고파서 음식을 찾아야 해요. 너는  좀 전에는 밥을 너무 많이 먹었다고 난리고 이제는 밥 달라고 난리냐 이렇게 말할 수 없어요. 상황이 바뀌었으니까요.

 

누가 나한테 너무 가까이 오면 귀찮고 너무 멀리 가면 외로워요. 그래서 어제는 귀찮다더니 오늘은 외롭다고 난리냐, 이렇게 말하면 문제를 풀 수 없어요. 귀찮다 그러면 ‘너무 가까이 있었구나하고 약간 떨어져 주고외롭다 하면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구나’ 하면서  가까이 가주면 됩니다. 상대를 탓하지 않아야 해요


도대체 마음을 모르겠다가까이 오면 귀찮다 그러고 멀리가면 외롭다 그러니 나보고 어쩌란 말이냐는 생각을 하는 건 전적으로 상대가 나를 이해해주길 바라는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이에요질문자만 그런 게 아니라 여기 앉아있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저도 그래요. 그래서 우리가 인간관계에서 이런 갈등이 생기는 거예요. 나를 중심으로 놓고 사물을 보면 100% 갈등이 생겨요.  갈등을 극복하려면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을 ‘나부터 내기 시작해야’ 갈등이 줄어듭니다.

 

질문자 이야기를 들어보면 부인의 의사에 따라서 결정을 안 내리고 항상 자기가 결정을 먼저 내리고 부인을 설득해요. 그러니까 아내는 어떤 일을 두고 ‘ 시작이다. 또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한다이렇게 되는거예요. 아내가 나를 위해서 직장을 그만둔 게 아니라직장 다니기 싫으니까 육아 핑계로 그만뒀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질문자의 선의가 부인에게 반영되지 않는 것은 연애 때부터 결혼해서 지금까지 자기 생각대로 일방적으로 해왔던 과거가 있기 때문이에요

 

아내가 행복하고 편안해야 애기가 잘 자랄 수 있어요. 애기를 위해서라도 이해 받으려고 하지 말고 ‘내가  이해 못 했나’ 돌아보고모르면 물어보고 부인이 하자는 대로 한 번 해보세요.

 

질문자가 할 수 있냐없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좀 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려면 결혼생활이든 조직생활이든 맞춰야 합니다. 맞추기가 어렵다 해도 직장생활, 결혼생활하고  보면서 사는 게 재밌겠어요산속에 들어와서 혼자 사는 게 낫겠어요?“

 

노력해보겠습니다.” (청중박수)

 

. 그럼 부인으로부터 이해 받으려 하지 않고 내가 부인을 이해한다.’ 이렇게 기준을 딱 잡고 명심해서 살아보는 거예요. 갈등이 생기면 ’! 내가 이해하는 것을 놓쳤구나. 내가 이해 받으려 하는구나.‘ 이걸 새기세요.” (박수)





재미있었어요? 소득이 있었어요?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다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남편이 의심병이 있든, 돈을 못 벌든, 어떻게 하든, 그런 가운데서도 나는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 조건에서는 행복하고, 이 조건을 안 갖추면 불행할거야.’ 라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에요. 우리는 좋은 조건을 위해 노력은 하지만 그것이 안 되더라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늘 고생하고 억울했던 과거의 비디오테이프를 내 머리 속에서 돌려보면서 괴로워합니다. 지금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괴로워하고,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느라 괴로워합니다. 이렇게 자기가 자기 인생을 괴로움 속에 빠뜨리고 살고 있어요.

 

오늘 강연에서 나눈 이야기는 특별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여러분이 흥분해서 내가 원하는 것만 생각하고, 힘들었던 옛날만 생각하면서 괴로워하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여기, 내가 깨어있어야 합니다. 어제도 아니고, 내일도 아니고, 저기도 아니고, 여기! 너 아니고 내가! 지금 여기, 깨어있어야 합니다. 그러면 숨 붙어 있는 한은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순간의 감정에 사로잡혀 성질내고 괴로워도 ? 내가 또 현재를 놓쳤구나.’ 이렇게 되돌아오면 다시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밝아진 사람들의 표정이 꼭 오늘 날씨처럼 따뜻했습니다. 온 국민이 행복해질 때까지 법륜스님의 행복한 대화는 계속 됩니다


[161004..부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