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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이혼한 뒤 아이들이 아빠를 미워해요, 어떡하죠?


부부가 이혼을 하면 아이들은 많은 혼란을 겪게 됩니다. 특히 엄마는 아빠에 대해, 아빠는 엄마에 대해, 서로에 대한 미움의 감정을 아이들에게 표현하게 되는데요. 이런 것들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심리적인 영향을 주게 될까요? 법륜 스님의 답변입니다. 



- 질문자 : “이혼한 뒤 두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아빠의 실상을 알려주고 싶어 사실을 이야기했더니 첫째도 아빠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지니고 있고 둘째는 제 성을 따르겠다고 합니다. 한편으로 고소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식을 잘못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염려도 됩니다.”


- 법륜 스님 : “남편을 미워할 때 자식에게 끼칠 영향을 정확히 아셔야 합니다. 남편과 헤어지더라도 아버지에 대해 훌륭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지 않으면 아이들의 무의식에 자기 부정으로 남아 아이들이 훌륭해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자식 때문에 앞으로 속 썩어야 할 일은 남편 때문에 속 썩는 것에 최소 열 배는 넘는다는 각오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두 자식은 앞으로 반드시 엄마 곁을 떠납니다. 남편이 떠날 때 도저히 너하곤 못 살겠다며 떠났듯이 아이들도 그렇게 떠날 겁니다. 지은 과보는 반드시 받는다는 것을 알고 살아야 합니다.


제가 구호단체 JTS를 만들어서 인도의 못 배운 아이들을 공부시키고 병 치료해 주고 옷 입혀줘도 나중에 은혜로 돌아오기 보다는 원수로 돌아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원하는 대로 다 해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10년 20년 후에는 그들에게 은인이 되기보다는 원수가 된다는 것을 훤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합니다. 나중에 비난을 받더라도 못 배운 아이들은 일단 가르쳐야 합니다.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주면 분명 보따리 내놓으라고 할 것을 알아도 우선 생명을 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좋은 일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과보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일을 해도 나쁜 과보가 생기니, 나쁜 일을 하면 나쁜 과보가 생기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정말 그것이 좋은 일이라면 나쁜 과보가 생겨도 해야 됩니다. 좋은 일 하고도 욕먹을 것을 내다보고 하는데 나쁜 과보가 생길 일을 하면서도 욕을 안 듣겠다는 것은 무슨 심보입니까. 좋은 일을 하고도 나쁜 소리도 기쁘게 들을 수 있는데, 나쁜 일을 하고 나쁜 과보 받는 것을 당연한 줄 알면 이 세상에 아무런 두려움이 없습니다. 즉 걸림이 없어진다 이 말입니다. 이것이 붓다의 가르침입니다.


남편 입장에서도 할 말이 많습니다. 그러니 남편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서 하나하나 다 참회해야 합니다. 잔소리한 것과 반론 제기한 것, 그것이 다 그 사람에게는 상처가 되었습니다. 진실이라고 밝힌 것이 그 사람에게는 자신을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억울함을 밝히지 말라, 억울함을 밝히면 원망하는 마음을 도운다’ 라는 말이 보왕삼매론에 있습니다. 부부지간에 어린 자식들 앞에서 “나는 이렇게 바르게 했고 너희 아빠는 이렇게 잘못했다”라고 진위를 밝힐 때, 결국 아버지를 나쁜 사람 만들게 되지요.


오늘 이후로는 자식들이 나한테 어떻게 하더라도 그것을 “기꺼이 받겠다” 라는 각오를 하십시오. 그리고 과보 받을 것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앞으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 진심으로 남편에게 참회를 해야 합니다.


내가 정말 잘못했다고 뼛속까지 느끼게 되면 애들이 좀 괜찮을 것이고, 아무리 해도 내 마음속에 ‘아니야, 이건 아니야, 어떻게 내가 잘못했어, 그 인간이 문제지’ 하면 애들이 정신적으로 건강해지기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정말 아이들을 위한다면 내가 깊이 참회가 되도록 해야 됩니다. 그 길 밖에 길이 없습니다.”


* 3월28일부터 6월20일까지 2014 희망세상만들기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전국 시군구에서 열립니다.  우리동네 강연일정 확인하시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이 책으로 엮어져 나왔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삶이 조금씩 행복해짐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