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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남의 인생에 간섭하지 마라" 법륜 스님의 행복론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을 애독해 주시는 분들 중에 “남의 인생에 간섭하지 마라”는 말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무관심해지라는 뜻일까요? 그건 아닙니다. 스님은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을 늘 일러주십니다. 그 진정한 뜻을 한번 읽어보세요. 



- 질문자 : “스님께선 남의 인생에 간섭하지 마라시는데, 나 이외 모두에게 무관심해지면 대인관계를 어떻게 할 수 있나요? 그러면 너무 무관심 속에서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법륜 스님 : “자식을 사랑한다 할 때, 나를 희생하고 자식을 돕는다, 자식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겠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 내 필요를 자식에게 요구한다면 이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이것은 이기심, 욕망입니다. 불교에서는 집착이라고 합니다. 내가 자식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실은 자식에게 집착함으로써 자식의 이익을 해치게 됩니다.


그래서 부모에게 ‘자식에 대한 집착을 놓아라’하면 부모는 내 자식인데 어떻게 집착을 놓을 수 있냐고 반문합니다. 그러니 제가 ‘남의 인생에 간섭하지 마라’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아무리 내 자식이라도 그 사람의 독립된 인격을 존중해라 이런 의미입니다. 비록 부모라 하더라도 자식을 한 사람의 독립된 인격으로 존중하라는 겁니다. 내 자식이라는 이름으로. 내 부모라는 이름으로, 내 남편이라는 이름으로, 내 아내라는 이름으로 한 사람의 인격을 억압하지 말고 존중하라는 말입니다.


그렇다고 무관심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예를 들면 아이가 유치원에 가고 초등학교 가고 중학교 다니면 그때는 잘 돌봐줘야 됩니다. 남의 인생에 간섭 안 할 테니 너 혼자 잘살아봐라 하고 내버려 두라는 말이 아닙니다. 어린 아이는 누군가 돌봐줘야 합니다. 그러니 엄마는 자식을 잘 돌봐주어야 하고 엄마가 없는 아이는 다른 누군가가 돌봐주어야 합니다. 그 돌봐주는 사람을 엄마라, 부모라 이름 붙이는 거지요. 내가 낳아야만 돌봐주는 게 아니에요. 어린 아이는 내 아이냐 아니냐와 관계없이 돌봐줘야 합니다.


그런데 아이가 점점 자라서 사춘기가 되면 신체가 성장하는 것과 동시에 정신적으로도 성장해서 자기가 중심이 되어 무엇을 해보려고 시도합니다. 전에는 부모가 얘기하면 무조건 따랐지만 이젠 자기주장도 강하게 하고, 하지 말라는 것을 하기도 하며, 하라는 것은 안 하기도 하니 부모와 갈등이 생깁니다. 그러면 부모들은 이것이 아이가 나빠져서 오는 현상이냐 걱정하는데, 아닙니다. 이것은 자연적인 현상입니다.


자신이 판단하고 경험하고 그렇게 하다 잘못되어 마음고생도 해보고 육체도 다쳐보면서 성장하는 시기입니다. 그럴 때는 부모가 걱정이 되어도 참아야 됩니다. 실수를 해서 가슴 아파하든 돈을 잃든 몸을 다치든 그러한 경험을 하면서 성장하도록 냉정하게 지켜봐 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아이를 위한 진정한 사랑입니다. 염려된다고 어린아이 돌보던 습관대로 계속 아이에게 간섭하면 부모는 부모대로 힘들고 자식은 자식대로 경험을 통해 성장할 기회를 상실하게 됩니다. 그러다 자식이 더 성년이 되면 정을 끊어줘야 합니다. 그래야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홀로서기가 가능해집니다.


‘남의 인생에 간섭하지 마라’ 하니 일체중생을 다 내 몸같이 생각하고 동체대비로 돌보라는 부처님 가르침하고 안 맞지 않느냐, 이런 생각으로 질문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부부가 결혼해서 서로가 시키는 대로 100퍼센트 다 해야 되는 건가요? 아닙니다. 서로 협력하면서 살지만 자기 인생도 있지요.


그래서 우리가 함께 살더라도 그 사람의 인격을 존중해야 된다는 겁니다. 제 맘대로 하도록 놔두라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신념이나 다른 여러 가지 문제를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이 책으로 엮어져 나왔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삶이 조금씩 행복해짐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