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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간섭하는 친정어머니에게 자꾸 화가 납니다




즉문(卽問) : “간섭하는 친정어머니에게 자꾸 화가 나요.”

즉설(卽說) : “늙으신 어머니를 고치려고 하면 안 됩니다. 내가 낳아 키운 어린 내 자식도 내 말을 잘 안 듣는데 나를 낳아 키워준 부모를 고치는 일이 가능하겠습니까?”


부모의 마음은 자식이 어른으로 성장했음데도 불구하고 늘 자식이 잘못된 길을 갈까 걱정하기 쉽상입니다. 특히 아이 키우는 문제까지 간섭하면 마음이 답답하고 화가 올라 올 수도 있겠지요. 이럴 땐 어떤 마음을 가지는 것이 지혜로운 처신일까요? 법륜 스님의 답변입니다. 



- 질문자 : “친정어머니를 만나면 자꾸 답답하고 화가 올라옵니다. 중학생인 큰아이를 보고 학원 다니는 게 불쌍하다 하고 작은아이에게는 초등학생 땐 그저 놀아야 된다고 말씀하시는데, 정작 어머니 자신은 저를 키울 때 아주 심하게 공부해라 닦달하고 때리기까지 했습니다. 어머니 말을 들으면 그런 기억이 떠오르고 제가 아이들 키우는 방식에 자꾸 간섭하는 것도 화가 나서 결국 언쟁 끝에 좋지 않은 마음으로 헤어지게 됩니다. 이런 제 모습을 바라보는 아이들에게 부끄럽고, 아이들이 이런 저를 따라 할까봐 두렵습니다.”


- 법륜 스님 : “나는 내 성질대로 다 하면서 아이에게 아무리 입이 닳도록 본받지 말라고 타일러도 아무 소용없습니다. 만날 늦게 들어오는 아버지가 아이들 보고 9시까지 들어오라고 하면 아이들이 겉으로 “예” 할지 몰라도 속으로는 절대로 승복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무조건 따라 배우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고 그냥 따라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처럼 내 성질대로 하고 살면 질문자도 나중에 아이들에게 똑같이 그대로 받으면서 살게 됩니다.


어머니 입장에서 생각해 봅시다. 젊어서 딸을 키울 때는 공부만 잘하면 최고인 줄 알고 억지로 공부를 시켰는데 막상 그렇게 공부를 시켜봐도 별로 특별할 게 없더란 말입니다. ‘애들 때는 오히려 충분히 놀아가면서 자라도 큰 문제가 없는데 그때는 내가 어리석어서 애들을 닦달했구나’ 하고 반성하는 마음이 들 수도 있습니다. 자식을 키우다 보면 어머니의 그런 심정이 이해될 겁니다. 질문자 본인도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하는 게 좋지 않다고 느꼈지만 막상 지금 자기 아이들을 똑같이 닦달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때는 엄마가 나를 괴롭힌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와 보니 다 나 잘되라고 그랬던 거였구나, 그렇게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지금 나도 아이들을 괴롭히려는 게 아니라 간절히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인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니 이제 “어릴 때는 어머니를 많이 원망했지만 제가 아이를 키워보니 이해가 되네요. 어머니, 고맙습니다” 이렇게 참회하고 감사기도를 하세요. 엄마는 나한테 그렇게 모질게 했으면서 이제와 왜 이러느냐, 우리 애들에게 그렇게 말하지 마라, 이런 식으로 거부할 게 아니라 “어머니 말씀이 맞습니다. 제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것을 어머니가 그렇게 알려 주시니 고맙습니다”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어머니는 나한테 심하게 해놓고 나는 왜 못하게 하느냐는 이런 식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간섭하는 문제도 그렇습니다. 내가 내 자식한테 신경 쓰듯이 어머니도 당신 자식의 삶, 자식의 행동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겁니다. 내 부모가 나에게 관심을 갖고 조언해 주는 걸 싫어하면 내가 내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조언하는 것에 대해서 내 아이들도 역시 귀찮다고 싫어하게 됩니다. 


“우리 어머니는 내가 어른이 되었어도 여전히 나를 사랑하고 관심을 가져 주시는구나. 어머니, 고맙습니다.” 


이런 마음을 내면 내 아이들도 제 엄마의 관심을 고맙게 여깁니다. 내가 아이들한테 간섭만 하는 귀찮은 존재가 되기 싫다면 어머니의 그런 행동을 이해하고 수용해야 합니다. 거기서 더 나아가, 어머니의 그런 행동이 나한테 간섭으로 느껴질 때 내가 아이들에게 갖는 관심도 간섭이 될 수 있겠다는 걸 돌이켜서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도록 유의한다면 더욱 좋겠지요.


지금 질문자는 부모 말 듣지 않고 반항하는 마음이 어릴 때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을 간섭자로만 생각한 업이 남아 있어서 지금도 어머니가 무슨 말만 하면 자꾸 간섭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식이 장성해서 환갑이 되더라도 부모가 볼 때 자식은 자식으로 밖에 안 보이는 법입니다. 내가 어린 내 자식을 보는 마음하고 나를 보는 어머니 심정에 다른 게 없습니다. 자식이 잘못된 길을 갈까 늘 걱정하는 겁니다. 그걸 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저렇게까지 관심을 가져주시는구나 하는 좋은 마음으로 받아들이세요. 


늙으신 어머니를 고치려고 하면 안 됩니다. 내가 낳아 키운 어린 내 자식도 내 말을 잘 안 듣는데 나를 낳아 키워준 부모를 고치는 일이 가능하겠습니까? 이런 말 하지 마라, 저런 말 하지 마라, 입 다물고 가만히 있어라 하는 식으로 자꾸 부모를 고치려고 하지 말고, 이래도 고맙고 저래도 고맙다는 마음으로 부모에게는 다만 감사 기도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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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의 세계 100강 일정보기>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이 책으로 엮어져 나왔습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삶이 조금씩 행복해짐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지금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