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대학교에서 영어 통역 강연을 마친 후 인근에 위치한 ‘In and Out’으로 가서 간단히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In and Out’은 미서부 캘리포니아에 있는 유명한 햄버거집입니다. 동부에서 온 국제국 활동가들을 위해 엘에이에 사시는 이경택 님께서 서부 맛집에 데려가 주셨습니다. 스님은 햄버거집에 가면 별로 드실 것이 없기 때문에 야채를 준비해가지고 다니면서 주로 차 안에서 드십니다. 우리가 가끔씩 스님 야채를 먹게 될 경우 ‘왜 내 일용할 양식을 먹니?’라고 해서 수행팀을 웃게도 만듭니다.

이동 중 보이는 샌디에이고 풍경▲ 이동 중 보이는 샌디에이고 풍경

점심 식사 후 인근에 위치한 샌디에이고 법당으로 가서 업무를 보고 잠시 휴식하였습니다. 샌디에이고 법당에 도착하여 스님은 샌디에이고 법당 회원들과 반가운 인사를 하였습니다. 특히 샌디에이고 법당의 오미영 님은 차, 빵, 과일, 군고구마 등을 준비해놓고 스님과 수행팀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영상 촬영을 맡은 민덕홍, 김지현 님, 묘덕 법사님, 그리고 영어 통역 강연장의 자원봉사를 맡은 샌디에이고와 오렌지카운티 법당 회원들은 미리 촬영 세팅과 사전 준비를 위해 떠났고, 스님은 샌디에이고 법당에서 잠시 업무를 본 후 20분 거리에 있는 강연장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담마 범 템플로 들어가는 스님▲ 담마 범 템플로 들어가는 스님

Dharma Bum Temple에 도착하자 운영을 맡고 있는 제프(Jeff)님이 마중을 나와 스님에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담마 범 템플은 1925년에 지어진 교회 건물로 몇 년간 비워져 있던 것을 작년 봄에 구입했고 현재 수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6명이 상주하고 있으며, 10년 전에 다운타운에서 시작한 모임이 작년 봄에 이 곳으로 이사 왔다고 합니다. 담마 범 템플 입구에는 보리수나무를 키우고 있었는데요. 이 분들의 불교와 깨달음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담마 범 템플은 전부 자원봉사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어 수리에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하였습니다. 마약중독, 약물중독 등 중독 치료를 위해 함께 명상을 하고 있는데 나름 성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는 상주하는 스님도 안 계시고 깨닫지 못한 중생들이 함께 하고 있다"고 하여 우리를 웃게 만들었습니다.

6명의 도반들이 중심이 되어 재가자들끼리 활동하고 있다는 설명에 스님은 "처음 정토회와 스님이 활동을 시작할 때와 비슷하다"고 하면서 "처음 시작은 작을지 몰라도 앞으로 크게 잘 될 것"이라고 격려해주었습니다. 건물 수리에 보태라고 $1,000을 보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스님의 영어 번역책 'Awakening'을 선물하였습니다.

제프(Jeff) 님은 스님의 격려와 보시에 진심으로 감사하였습니다. 이어 1층에 수리하고 있는 곳을 보여 주었는데, 앞으로 멋진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 같아 참 좋았습니다. 또한 스님은 이 분들이 불교 관련 물품과 티베트, 인도, 네팔 등 여러 나라에서 온 물품을 팔아 운영 경비에 보탠다는 말을 듣고는 "인도에서 필요한 물품을 가져다주겠다"고도 했습니다. 새로 시작하는 활동가들에 대한 스님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강연 시간이 되어 제프 님이 한국에서 오신 Zen Master 법륜스님이라고 소개하자 참석자들은 큰 박수로 스님을 반갑게 맞이하였습니다. 스님은 연단에 올라가서 우선 모셔진 부처님 고행상에 삼배로 예배한 후 참가자들과 대화를 시작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를 소개해준 분과 잠시 대화를 나누었는데 마음이 매우 기뻤습니다. 첫째, 이 센터에서는 마하야나(대승) 불교, 테라밧다(상좌부) 불교, 젠(선) 불교, 바즈라야나(금강승) 불교 등 구분을 안 둔다는 것과 둘째, 스님이 없이 운영한다는 것이 아주 좋았습니다. (모두 웃음) 아래층에 내려가 봤는데 공사를 하고 있었어요. 자원봉사로 공사한다는 것도 아주 좋았어요. 처음 왔는데 제 마음에 딱 들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작지만 앞으로 잘 될 것 같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왔습니다. 저는 17살 때 절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원래 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어쩌다가 절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저는 종교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 교회에 다녔는데 전도사님이 계속 처녀가 아기를 낳았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떻게 결혼을 안 하고 아기를 낳을 수 있느냐고 했더니 불신을 하면 지옥 간다고 했어요. (모두 웃음) 그래서 제가 궁금해서 물었는데 왜 그것이 잘못되었나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원래 교회에 다니면서 찬송가도 부르고 크리스마스 카드도 만들고 어릴 때 시골에서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결국 그것 때문에 교회를 그만두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도시에 있는 중학교에 갔습니다. 그때 제 친구가 절에 가자고 했습니다. 제가 절에는 어른들이 가는 거지 왜 애가 절에 가냐고 물었어요. (모두 웃음) 그랬더니 학생들 모임도 있다고 했어요. 절에 갔더니 스님이 법문을 하는데 부처님이 태어나자마자 섰다는 거예요. 그래서 태어나자마자 사람이 그럴 수 있느냐고 (모두 웃음) 스님은 보셨냐고 물어봤더니 못 봤다고 했어요. 그러면 어떻게 그렇게 말씀하시냐고 물어봤더니 ‘그러니까 부처지’라고 답을 했어요. 그때 저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 스님이 조금 전에 법문을 할 때 깨달으면 누구든 부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는데 부처가 되려면 태어날 때 서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그런데 나는 태어날 때 서지를 못했어요. (모두 웃음) 그러면 나는 부처가 못 되는 것이 아니냐며 모순이라고 이야기를 했더니 그 스님이 대답을 못했어요. 대신 지옥에 간다는 이야기는 안 했어요. (모두 웃음) 이처럼 종교인들을 만나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너무 허황된 이야기를 해요.

그런데 과학은 너무나 합리적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종교인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해봤어요. 그런데 고등학교 1학년 때 절에 갔다가 스님을 만나서 반강제로 스님이 되었습니다. 지금 50년이 되었는데 이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대신 저는 허황된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어쨌든 여러분을 만나서 반갑습니다.

오늘 여러분과 자유롭게 대화하고 싶습니다. 어떤 종교에 한정되거나 어떤 종파에 한정되지 않고 우리들의 마음이 괴롭다면 어떻게 우리가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하는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그것은 종교적인 문제는 아닙니다. 부처님 당시에도 브라만교라는 아주 좋은 종교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파니사드'라는 아주 좋은 철학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종교나 철학이 사람들이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지도록 도와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붓다는 ‘이 괴로움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를 탐구했습니다. 저기 사진의 뼈만 앙상한 모습이 될 때까지 연구했습니다. 죽음은 늘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귀에서 누군가 속삭였습니다. ‘이렇게 하다 죽어버리면 무가치한 일이다. 그러니 이 수행을 포기해라. 그리고 신에게 공양을 올리는 푸자(Puja)를 해라. 그러면 너의 미래에 큰 복이 열릴 것이다.’ 그런 유혹을 느꼈지만 그는 그것을 극복해냈습니다. 그래서 결국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을 인도했습니다.

붓다의 가르침은 매우 심플합니다. 종교적인 의식도 없었고 철학적인 고담 중론도 없었습니다. 바로 직설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인도에서는 강가강을 성스럽게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아무리 죄를 많이 지어도 강가강에서 목욕을 하면 죄가 다 없어지고 하늘나라에 태어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어느 날 한 젊은이가 의문이 들었습니다. ‘목욕만 해서 해결이 되면 무엇 때문에 이렇게 힘들게 수행을 할까.’ (모두 웃음) 그리고 아니라고 하기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랜 세월 동안 그렇게 해왔다는 겁니다. 그래도 사실이 아닌데 사람들이 왜 저렇게 할까 하는 깊은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붓다에게 가서 물었습니다. ‘저 브라만이 말하기를 사람이 아무리 죄를 많이 지어도 강가강에 가서 목욕을 하면 그 죄가 다 없어지고 하늘나라게 태어난다고 합니다. 정말 그렇습니까?’ 그에게 붓다가 말했습니다. ‘그들의 말이 맞다면 강가강에 사는 물고기들이 가장 먼저 하늘나라에 태어나겠구나.’ (모두 웃음) 그러니까 이 젊은이가, ‘알았습니다. 부처님’ 하고 번뇌가 사라졌습니다. 이렇게 심플한 것입니다.

오늘 우리들의 대화도 이렇게 해봅시다. 지식적인 것은 구글에 찾아보시면 다 나오니까 그런 것은 묻지 마시고요. 저는 사람들의 마음의 어려움을 대화를 해서 자유로워지도록 하는 활동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그 이외에도 사회적 정의를 위한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지구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환경실천 운동도 하고 빈곤퇴치를 위해서 불가촉천민들 또는 난민들 지원사업도 하고 있고 분쟁지역에서 평화를 도모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사회적인 문제도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아니라면 우리가 우주나 과학에 대해서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오늘 우리의 대화의 주제에는 아무 제한을 두지 맙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의문이 있거나 고뇌가 있거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거나 무엇이든지 좋습니다. 시작하겠습니다. 누구든지 손을 들고 질문을 해주세요.”

이렇게 서두를 열었습니다. 오늘 강연에는 약 140명이 참석하여 총 9명이 질문하였습니다. 작은 교회의 예배당에 한국계가 아닌 외국인으로 거의 꽉 찼습니다.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Thank you for being here. I love your energy. I have a question about suffering and attachment. I am the only child of 80-year-old parents. I have this fear that eventually, they will both go, and I am attached to them, and I know this is suffering. In theory they should go before me, and that is the correct way to go, but I am afraid of this, and I can feel it. They are healthy right now. I treasure my time with them, and I have a good relationship with them, but I am an only child and I don’t have any other family. 이곳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스님께서 에너지가 넘쳐서 너무 좋아요. 저는 괴로움과 집착에 대한 질문이 있습니다. 저는 80세 노부모의 외동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부모님들이 돌아가실 것이라는 것이 두렵습니다. 제가 부모님에게 집착하고 있고 그래서 괴롭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봤을 때 부모님이 먼저 돌아가실 것이고 그러는 것이 맞다는 것올 알고 있지만 두렵습니다. 지금은 부모님이 건강하시고 함께 보내는 시간을 매우 소중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부모님과 사이가 좋아요. 그런데 저는 외동딸이고 다른 가족이 없습니다.

2) Thank you for your talk. I have a chance here so I just want to do this. 1. Is Sex only for procreation? 2. Did Jesus raise Nazareth from the death?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질문을 할 기회가 있으니 몇 가지 질문하겠습니다. 1. Sex는 번식만을 위한 것입니까? 2. 예수님이 죽은 나자렛을 부활시켰는지요?

3) Thank you. My wife is much happier after she came back from a retreat at Jungto Society. My question is about the principle, “you aren’t what you think you are.” It somewhat has to do with new science, the interior of the atom. There actually is nothing there. I just wanted your comment on if this principle is translated correctly in English. You aren’t what you think you are. 제 부인이 최근 정토회에서 수련을 다녀왔는데 행복해졌습니다. 감사합니다. 제 질문은 “나는 내가 알고 있는 내가 아니다”라는 법입니다. 이 법은 최근에 발견된 아톰의 본질이라는 새로운 과학과 다소 연관되어있습니다. 사실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지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 법이 영어로 정확하게 번역된 것인가입니다 “나는 내가 알고 있는 내가 아니다.”

4) My question is a little more personal and it’s more for you. Naturally our mind tends to lean towards dualism. As a man, as human being, what do you struggle with? What is the pressure that you feel as a Zen master, both the title and activity? Is there any distinction between the activities you do? 제 질문은 좀 더 개인적이고 스님에 대한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이중성이 있기 마련인데요. 사람으로서, 인간으로서, 어떤 어려움, 압박이 있는지요? 그리고 젠 마스터라는 직책과 활동에 대해 어떤 압박감을 느끼는 지요? 그리고 하시는 활동 중에 구별이 있는지요?

5) Hello, lately, I’ve been noticed numbers of suffering. I have something missing in deep, deep sense. So, I don’t know what to do with that. 최근에 제가 괴로운데… 뭔가 허전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6) I felt a lot lately that I’m struggling with the idea of being in and out during meditation. I’m just urged to follow the path, follow the dharma, the balance of living and buddhism. How do you push yourself to do better and do good and also be okay with insufficiency that you have during meditation. 최근에 드는 생각인데요 명상하는데 좀 힘듭니다. 가끔 생각을 따라가고 법을 따라가기도 하고 사는 것과 불교의 균형에 대해 생각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나를 노력해서 더 잘할 수 있고 나아질 수 있는지… 그리고 명상하는 동안 잘못하면서도 괜찮을 수 있는지요?

7) Sometimes when I hear about other monk’s or other people’s reincarnation or magical stories, I can’t believe them. Am I being just skepticism or am I being just jealous? 가끔 다른 스님이나 다른 사람의 부활이나, 기적을 듣게 되면 믿지 못합니다. 제가 회의적인 건가요, 질투를 하는 건가요?

8) A lot of people say that you are in charge of your destiny. No matter how hard it is, I also have a very strong belief for that. Sometimes I realized that I'm in between and I don’t know what to do. Is there a right answer?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운명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는데요.. 어렵기는 하지만 저도 그것을 믿습니다. 근데 가끔 제가 어떤 일에 처해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올바른 정답이 있는지요?

9) I’m struggling with this. Why am I in this situation in a blessed place with friends and family while there is a place where a series of bombing in Rohingya and anywhere else. Why is that happening and why am I being in a privileged situation? I’m constantly asking but I don’t know why. This is my question or comment. 저는 이 부분이 괴롭습니다. 저는 왜 이렇게 친구와 가족이 있는 축복받은 곳에 있고 왜 로힝야족이 있는 곳은 폭탄이 터지는지요? 그들에게 왜 그런 일이 일어나고 나는 왜 이런 특별한 곳에 있는 건가요? 계속 스스로에게 묻고 있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그중에서 다음의 질문과 스님의 대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Thank you for being here. I love your energy. I have a question about suffering and attachment. I am the only child of 80-year-old parents. I have this fear that eventually, they will both go, and I am attached to them, and I know this is suffering. In theory they should go before me, and that is the correct way to go, but I am afraid of this, and I can feel it. They are healthy right now. I treasure my time with them, and I have a good relationship with them, but I am an only child and I don’t have any other family. 이곳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스님께서 에너지가 넘쳐서 너무 좋아요. 저는 괴로움과 집착에 대한 질문이 있습니다. 저는 80세 노부모의 외동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부모님들이 돌아가실 것이라는 것이 두렵습니다. 제가 부모님에게 집착하고 있고 그래서 괴롭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봤을 때 부모님이 먼저 돌아가실 것이고 그러는 것이 맞다는 것올 알고 있지만 두렵습니다. 지금은 부모님이 건강하시고 함께 보내는 시간을 매우 소중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부모님과 사이가 좋아요. 그런데 저는 외동딸이고 다른 가족이 없습니다.

"부모가 돌아가실까 봐 두렵다는 거예요. 아니면 자기가 먼저 죽을까 봐 두렵다는 거예요? 질문의 요지가 무엇이에요?"

"I expect them to go before me, and I hope that will be the case because I don’t want them to suffer me dying first. 부모님이 저보다 먼저 돌아가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길 바래요. 왜냐하면 제가 먼저 죽어서 부모님이 괴로워하시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두려움이 뭐예요? 부모님보다 먼저 죽을까 봐 두렵다는 거예요?"

"No. I think it’s the fear of being alone with no family. 아니요. 가족이 없이 혼자 남는 것이 두려운 것 같아요."

"혼자 있는 게 왜 두려워요?"

"I don’t know. I am not exactly sure, but they are the people who love me the most. 모르겠어요. 왜 두려운지 확실히 모르겠어요. 하지만 부모님은 이 세상에서 가장 저를 사랑하시는 분들입니다."

"여기 모두 혼자 있잖아요. 혼자 있는데 왜 두렵습니까?"

"I am not sure. I think it may be dependence or reliance. I am happy when my parents are around. And I am noticing that my elderly relatives are dying. I lost my grandmother and my uncle. Seeing that my parents are aging and having health problems, I just feel sad and wish for what could be and what it was. 잘 모르겠어요. 부모님에게 너무 의존해서 그런 것 같아요. 부모님이 옆에 계실 때 행복해요. 그리고 연세 드신 친적들이 한분씩 돌아가시고 있어요.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삼촌도 돌아가셨어요. 부모님이 연세가 드시고 건강의 문제가 생기는 것을 보며 슬프고 예전처럼 젊고 건강하시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가을에 낙엽이 떨어지면 두렵습니까?"

"No, because the leaves will grow back in the spring. I do believe in reincarnation, but spiritually I can believe it, but logically and mentally I doubt whether they will be able to come back. 아니요. 왜냐하면 봄에 잎이 다시 날 거니까요. 윤회를 믿긴 해요. 영적으로는 믿기지만 논리적이고 정신적으로는 부모님이 다시 태어나실 수 있을 거라는 것에 대해서 의구심이 있습니다."

"그러면 가을에 낙엽이 안 떨어지고 이듬해 봄에도 안 떨어지고 딱 붙어있는 게 더 좋습니까?"

"Well, this is California, so we have tropical trees. (laughter) 이곳은 캘리포니아라서 열대 나무가 있어요." (모두 웃음)

"몰라서 그렇지. 열대지방에도 잎이 떨어지고 새로 납니다. 제가 물어보는 이유는, 죽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봄에 잎이 나고 가을에 지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것이 존재의 본성입니다. 여기에는 어떤 예외도 없습니다. 그런데 왜 그것이 두렵습니까? 그냥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Well, I just don’t like it. 그냥 싫어요."

"내가 싫어해도 일어납니다. 당신이 해가 뜨는 것이 싫다고 해서 해가 안 뜰까요? 해가 지지 말았으면 한다고 해서 지지 않을까요? 당신의 생각은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당신이 세상의 원리를 거부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신이 늙지 않으려고 한다고 늙지 않습니까? 그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것은 불행도 아니고 축복도 아니고 그냥 현상이에요. 그런데 왜 두렵습니까?"

"Well, I guess I don’t like change. 제가 변화를 싫어하는 것 같아요."

"싫어해도 변합니다. 세상은 당신이 원하는 대로 다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에요."

"Unfortunately. 불행하게도 그렇습니다." (모두 웃음)

"그런데 뭐가 문제예요?"

"So, how do I just accept it? 어떻게 하면 그냥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어떻게 받아들이기는. 그냥 그렇게 일어나는데. 받아들이기 싫어도 그냥 일어나는 현상이에요. 안 받아들일 방법이 있어요?"

"No, true. 없어요."

"안 받아들일 방법이 없는데 왜 안 받아들여요?"

"Okay. 오케이." (모두 웃음)

"죽음은 그냥 자연의 현상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사실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것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을 때 괴로움이 생깁니다. 자기가 말한 대로 두려움이 생기는 거예요. 두려움이라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은 현상입니다. 그런데 이 자연스럽지 않은 것을 마치 진실인 것처럼 생각하니까 그래서 우리는 죽지 않는 길을 찾는 거예요. 또는 죽은 뒤에 천당 간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죽은 뒤에 다시 태어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거예요. 이것은 모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위로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자꾸 더 복잡해지는 거예요. 죽음은 그냥 자연스럼운 현상이예요. 죽음에 대해 아무 두려워할 일이 없는데 내세가 왜 필요합니까? 천당을 가든지 다시 태어나든지 뭐가 중요한 거예요? 또 알지도 못하잖아요? 알지도 못하는 것을 가지고 주장을 하면 어떻게 해요? 여기서 포인트는 늙음과 죽음은 하나의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냥 사실대로 받아들이는 거예요. 당신 주위에 죽는 사람이 자꾸 생기는 것은 당신이 늙었다는 증거예요."

"Unfortunately. 불행하게도요." (모두 웃음)

"앞으로 갈수록 더 많이 생깁니다. 결국 당신 차례가 되고요."

"How do you deal with the fact that you miss the people who have gone? 돌아가신 분들이 보고 싶은 것은 어떻게 합니까?"

"그것은 자유예요. 그러나 괴롭지요. 괴롭고 싶으면 하셔도 됩니다. 우리가 어떤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도 마찬가지예요. 그것을 계속 생각하면 괴롭지요. 포기하든지 필요하면 다른 것을 구입하든지 하면 됩니다."

"I see. I know that it sounds really good logically, but it’s hard to let go emotionally of attachments to things, to people, to what it was. How do you work on that emotional part? 네. 논리적으로 맞는 이야기이지만 감정적으로 물건이든 사람이든 이전 상태이든 집착을 놓기가 참 힘듭니다. 그런 감정적인 부분은 어떻게 합니까?"

"물건 하나 줘보세요. 이것을 누가 손에 쥐니까 ‘앗, 뜨거워! 매우 뜨거워요. 어떻게 하면 안 뜨거울까요?’ 그래서 제가 ‘놓아라’ 그랬어요. ‘어떻게 놔요?’ 그럽니다. 방법을 몰라서 물을까요? 놓는데 방법이 필요합니까?"

"Maybe. 어쩌면요."

"어쩌면 이라고요? (모두 웃음) 자 이것을 쥐었을 때 만약 뜨겁다면 어떻게 합니까? ‘앗 뜨거워!’ 하면서 놓겠죠? 그럼 어떻게 놓았어요?"

"It just happened. 그냥 저절로 놓았어요."

"그래요. 그냥 놓았어요. 그게 진실이에요. 그것을 중국말로 방하착이라고 해요. 그냥 놓는다라는 뜻이에요. 방법의 문제가 아니에요. 방법을 찾는다는 것은 놓기 싫다는 거예요. 갖고 싶다는 거예요. 그럼 쥐고 있으면 돼요. 그럼 손을 데죠. 그것은 당신의 선택이에요. 데기 싫으면 놓든지, 갖고 싶으면 손을 데든지 두 가지밖에 없어요. 방법의 문제가 아니에요. 아침에 일어날 때 벨이 울립니다. ‘일어나야지. 일어나야지’ 이렇게 결심을 합니다. 노력을 해요. 그런데 이것이 일어났을 때 이야기입니까 아니면 일어나기 전입니까?"

"No, before. I do that. 일어나기 전이요. 제가 그렇게 해요." (모두 웃음)

"그러니까 일어나기 전에 아무리 결심을 하고 노력을 해도 소용이 없어요. 그냥 일어나야 해요. 일어나버리면 이런 노력이 필요 없어요. 어때요? 반짝했어요?" (모두 웃음)

"I haven’t let go yet, so not yet. 아직 집착을 놓지 못했어요. 그래서 아직 깨달음을 얻지는 못한 것 같아요."

"그럼 계속 쥐고 있으십시오. 그리고 손을 데십시오." (모두 웃음)

"I like how simple you make it. Thank you. 아주 심플하게 설명해주시는 것이 참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예정된 시간이 넘어서자 스님은 다음과 같이 마무리를 해주었습니다.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여기에서 붓다의 좋은 담마를 배워서 여러분들이 자유롭기를 바랍니다. 어떤 종교적인 전통에 너무 매이지 마십시오. 그러나 종교의 전통을 존중해야 합니다. 그러나 거기에 매이면 스스로 불행하게 됩니다. 다람쥐와 토끼도 잘 살아갑니다. 누구한테도 도움을 청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여러분들은 도움을 청합니까? (모두 웃음)

장사도 잘 되게 해달라, 시험도 잘 치게 해달라, 좋은 남자를 만나게 해달라 합니다. 그렇게 다 신이 해주면 여러분은 뭐 하려고 해요? (모두 웃음) 그런 건 각자 해야죠. 토끼도 하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먼저 자립을 해야 합니다. 더 이상 자기 인생을 남에게 구걸하지 마십시오. 그러면 토끼보다 못한 존재입니다. 최소한 토끼의 수준은 되어야 하지 않겠어요? (모두 웃음) 자립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토끼보다 좀 나아야 되지 않을까요? 플러스알파가 필요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조금 도움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도 욕심을 내면 안 되고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됩니다. 그것이 보디사트바(보살)입니다.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다른 사람의 행복에 조금 도움이 되게 하면 우리가 사는 사회는 저절로 좋아집니다. 수행과 함께 사회적 정의를 위해서 일해야 합니다. 그런 불자가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강연이 끝나고 오늘 스님을 담마 범 템플로 초대한 제프 님이 담마 범 템플의 진한 회색 티셔츠를 스님께 선물로 드리자 모든 참가자들이 좋아하면서 큰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오늘 강연은 첫 질문부터 웃음이 빵빵 터지면서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마지막 마무리 발언 중 토끼 얘기까지 웃음이 넘치는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미국인들은 유머가 있고, 재미와 웃음이 넘치는 것을 좋아합니다. 스님은 무거운 질문을 안고 있는 분들과도 소탈하고 겸손하고 가볍게 대화를 합니다. 이것이 외국인들이 스님과의 대화에 더 몰입하고 좋아하는 이유 같습니다. 더구나 오늘 모이신 분들은 이미 불교공부와 수행을 하고 있는 분들이라 더욱 스님의 말씀을 잘 이해하고 받아들인 것 같습니다.

앞자리에는 큰 방석을 놓고 명상하듯이 법문을 듣는 사람들도 있었고 강연 내내 고개를 끄덕이는 분들, 스님의 말씀을 열심히 받아 적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시간이 더 있었다면 더 많은 분들이 스님과 대화를 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이 이 곳 외국인들에게도 아주 잘 통하는 것 같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참가자들에게 반응을 물어보니, 스님과 질문자들과의 대화형 식이 참 좋았다는 분도 있었고, 수련 프로그램이 있는지, 오늘 강연을 녹화한 동영상은 어디에서 볼 수 있는지, 샌디에이고에 정토회 모임이 있는지 묻는 등 여러 질문과 소감을 나눠주었습니다.

위에 소개된 첫 번째 질문자에게도 소감을 물어보니 "스님 답변이 좋았다. 내가 잘 알아들었는지 계속 체크하는 질문을 해주면서 대화를 이끌어 주어서 감사했다"고 했습니다.

제프 님은 스님과 잘 통해서 좋았고, 무엇보다 스님이 법문을 너무나 재미있게 해주셔서 참 좋았다고 합니다. 미국인들은 유머가 중요함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고 스님의 유머가 미국인들에게도 통한다는 걸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참가자들 반응도 아주 적극적이었고, 또 참가자들이 바로바로 알아듣는 것 같아 아주 기뻤습니다. 오늘 분위기는 수준도 높고 유쾌한 강연이 되어서 참 좋았습니다.

제프 님과 인사를 하고 바로 오늘 숙소인 이경택 님 댁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둥근 한가위 보름달이 하늘에 떠 있는 가운데 차가 막혀 거의 11시가 넘어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숙소에 돌아와서는 촬영 장비와 강연장 뒷정리를 마치고 돌아온 묘덕 법사님, 김지현, 민덕홍 님과 함께 내일 일정을 공유하고 간단히 영어 통역 강연의 성공을 자축하였습니다. 특히 이승훈 고본화 전 대표님 부부가 오늘이 추석이라고 송편과 한과 선물세트를 스님에게 가지고 와서 함께 나눠먹기도 했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달마 범 템플의 제프 님에게서 이메일이 왔습니다. "법륜 스님의 강연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또한 "낡은 건물을 정비하고 전법을 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보시해주신 것에 감사를 표하며 또 만나 뵐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했습니다.

달마 범 템플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스님의 강연 중 어떤 부분이 좋았느냐는 제프의 질문에, 참석자들이 아래와 같이 소감을 나눠주었습니다.

“법륜스님은 예수님이 돌아가시면서 하신 말씀이 그를 영적인 존재로 만들었다고 하셨다. 예수님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계셔서 경외심이 들었다. 또한 법회 내내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예수님이 실제로 나사로를 죽음에서 부활시켰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법륜스님은 기적에 대해 말씀하셨다. 기적은 자연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 중에 우리가 과학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이라고 말씀하셨다. 예를 들면 당장 스님이 공중에 뜬다면 그것을 기적이라고 볼 것인가?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인가? 비행기는 수백 명을 태우고서도 공중에 뜬다. 우리는 그것에 의문을 갖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이유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기적’이라고 믿는 것들은 사실은 우리가 아직 그 이유를 모르는 자연현상일지도 모른다. <대박>”

“행사를 준비해준 제프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법륜스님 너무 좋았다. 스님의 메시지는 내가 달마 범 템플을 통해 다양한 불교 전통을 만났다는 점과 잘 통했다. 나는 다양한 전통과 문화를 존중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믿어왔다. 제프가 스님께 달마 범 템플 티셔츠를 선물해주신 것도 참 좋았다. 스님께서 제일 안에 입으신 티셔츠가 각각 다른 전통에서 온 옷들 (인도에서 온 가사, 중국에서 온 장삼, 한국의 한복)과 잘 통합된다고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었다. 마지막으로, ‘토끼는 남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는다’ (가 기억에 남는다).”

“어떻게 내려놓느냐고 물어본다는 것은, 내려놓기 싫다는 것이다”

내일은 마지막 영어 통역 강연이 몬터레이 국방부 언어학교 한국어과에서 있기 때문에 오전에 비행기를 타고 산호세로 이동합니다. 내일은 몬터레이에서 소식 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김순영, 유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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