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3일간 스님은 아시아, 유럽지구에 이어 북미 동부지구 정토행자 대회에 참가하였습니다. 오늘은 워싱턴 디씨에서 한반도 평화 관련 미팅을 가졌습니다.

북미지역도 아시아, 유럽과 마찬가지로 처음으로 행자 대회를 했습니다. 행자대회에서 새로운 정토행자들도 스님과 3일간 온전히 함께 하며 정토회의 취지와 비전을 공유한 감동적인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해외지역에 거주하는 행자들은 개인의 행복뿐만 아니라 외국인 전법을 향한 길 위에 있습니다. 이번 행자대회를 통해 외국인 전법의 기본 중의 기본이 철저한 ‘개인의 수행’ 임을 다시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행자 대회가 끝나고 어제 저녁부터는 해외 상임 법사인 선주 법사님, 그리고 묘덕 법사님과 함께 북미 동부지구 총무단 수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어제저녁에는 작년부터 총무를 맡아 지역 책임자가 되어 열심히 고군분투하고 있는 총무님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였습니다. 총무단 수련 중인 총무님들과 오늘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는 분들이 아직 남아 있어 스님과 함께 25명이 아침 예불과 천일결사 기도를 하니 1-2명이 하는 기도와는 사뭇 다른 경건하고 장엄한 느낌이었습니다.

기도 후 스님은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근무하고 있는 해군 장병들에게 보낼 추석 격려 동영상 메시지를 촬영하였습니다. ‘추석이지만 스님도 여러분들과 마찬가지로 지금 미국에 와 있다고 비록 방법은 다르지만 다 같이 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해 노력해보자’고 하면서 타국에서 맞이하는 해군 장병들에게 따뜻하지만 힘찬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오늘부터 3일 동안 스님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워싱턴 디씨의 정계와 학계, 씽크탱크 등에서 일하는 한반도 관련 전문가들과 교류하는 일정을 갖습니다.

오늘 첫 회의는 국무부에서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 대행으로 신임발령을 받은 마크 내퍼 님과 함께 했습니다. 마크 내퍼 님은 한국에서 주한미대사 대리를 역임하는 등 한국에서 오랫동안 근무하여 그런지 한국말로 스님을 반갑게 인사하며 오피스 앞에서 같이 기념촬영을 하였습니다.

마크 내퍼 님은 ‘스님을 한국에서 뵙지 못하고 여기서야 뵙는다고 죄송하다’고 하자 스님도 그렇다고 웃으면서 서로 반갑게 인사하였습니다. 스님은 먼저 현재의 북한 쌀값, 환율, 식량 상황 등 북한 내부 상황 설명과 함께 대북 경제 제재가 북한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우선 설명하였습니다.

그리고 "한국사람들은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전쟁으로 인해 입은 재산상, 인명상 손실뿐만 아니라 이산가족의 아픔은 아직까지도 우리에게 큰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한국경제가 성장했지만 안보문제로 인해 코리아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전쟁상태나 긴장상태를 종식시켜야 경제성장 등이 안정적으로 될 수 있고, 남북한 간의 협력으로 분업도 가능해집니다. 중소기업은 북한에 유치하고, 첨단산업은 한국에 두게 되면 서로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될 수 있습니다. 중국, 베트남으로 나가 있는 중소기업주들이 인건비 상승으로 또다시 방글라데시로 옮긴다고 하는데 근거리에 있는 북한으로 중소기업이 들어가면 기업 경영에 효과적이므로 경제적인 면에서 남한에도 북한에게도 모두 유리합니다.”라고 설명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것 같은 북핵문제를 둘러싼 북미 간의 대화의 물꼬를 다시 적극적으로 열기 위해서 유의해야 할 내용 등에 대해 서로 얘기를 주고받았습니다. 내일 평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데, 남북정상회담 후 뉴욕 유엔총회에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하면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고 하셨습니다.

마크 내퍼 부차관보 대행님은 ‘스님이 이렇게 국무부를 방문해서 의견을 나눠주시는 것이 시야를 넓히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면서 다시 한번 스님의 방문에 대해 감사인사를 했습니다.

오전 미팅 후 스님은 주미 한국대사관저로 자리를 옮겨 조윤제 주미대사님 부부와 오찬 미팅을 하였습니다. 대사관저에 도착하니 사모님께서 마중 나와 계셨습니다. 사모님이 방명록에 서명을 부탁하시자 스님은 북미관계가 정상화되어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기를 희망한다고 하며 대사님의 노고에 감사함을 표했습니다.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 6월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북미관계가 급진전하는 듯하였지만 다시 교착상태에 빠진 듯한 현상황에 대해서 대사님과 진지한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스님의 말씀처럼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한두 발자국 더 내딛어 북미 간에 대화의 물꼬가 열리기를 희망해 봅니다.

대사님 부부와의 오찬 모임을 마치고 맨스필드재단으로 자리를 옮겨 프랭크 자뉴찌 소장과 미팅을 하였습니다. 맨스필드 재단의 프랭크 쟈뉴찌 소장은 스님의 오랜 친구로서 미 국회의 상원에서 조 바이든 의원, 존 케리 의원 등을 보좌한 민주당의 선임 보좌관이자 한반도 및 동아시아 전문가입니다. 한반도 평화 문제 및 북핵 문제, 북한의 인도적 지원, 북한 인권 문제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 문제와 관련하여 스님과 오랫동안 의견을 주고 받고 스님에게 자문을 받아 온 인연이 있는 분입니다. 국회에서 나와 맨스필드 재단의 소장이 되어서도 스님과 계속 한반도 및 동북아 문제로 미팅을 하고 있습니다.

먼저 현재 미국의 중간선거 분위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민주당 쪽에서의 대선후보 등 미국의 현재 국내 정치상황, 경제상황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다음으로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의 평화, 북미 간의 관계정상화, 북한 핵폐기 문제, 남북정상회담 등 다양한 주제로 미국 및 한반도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얘기하였습니다.

맨스필드재단에서 나오니 비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습니다. 허리케인 플로렌스의 거의 마지막 영향으로 워싱턴 디씨 지역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립니다. 비를 통과해서 듀퐁서클 바로 북쪽 16번가에 위치한 Holy City 교회로 이동하였습니다.

Holy City 교회에서 오후 6시부터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과 관련하여 소규모 간담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이 모임은 Holy City 교회 담임목사이신 리치 페이플 목사님께서 장소를 제공해주고 미국에서 커피파티를 창당하여 시민운동의 새로운 장을 연 에나벨 박 님과 좋은벗들 미국지부가 함께 준비하여 열리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모임은 페이스북으로 생중계될 예정입니다.

Holy City 교회는 아주 오래된 교회로서 행사가 열리는 룸은 에어컨도 없고, 심지어 스님이 앉게 될 의자는 125년이 된 것이라 합니다. 오래된 성경책들도 잘 보관되어 있어 전통을 아주 중요시하는 교회 같아 보였습니다. 스님이 먼저 도착한 가운데 조금 있으니 에나벨 님, 리치 목사님, 행사 참가자분들이 속속 교회로 들어오셨습니다. 그리고 준비한 김밥과 잡채 등 간단히 행사 전에 요기를 하고 서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행사 시작 시간이 되자 에나벨박님이 나와 본인이 좋아하는 법륜스님과 리치 페이플 목사님을 함께 모시고 이렇게 행사를 하게 되어서 기쁘다고 하면서 6시 30분부터 페이브북 라이브로 행사를 중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곧 페이플 목사님도 교회를 찾아주신 법륜스님과 여러분들이 함께 미팅을 갖게 되어 기쁘다고 인사말을 하였습니다. 이어 좋은 벗들 미국지부 김지현 박사로부터 법륜스님의 소개가 끝나자 스님께서 다음과 같이 인사말을 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런 좋은 장소를 제공해주신 리치 페이플 목사님께 감사드리고, 또 이런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마련해주신 에나벨 박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오늘 저희들이 대화하고자 하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문제입니다.

1950년에 한국 전쟁이 있었습니다. 그 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고 많은 사람들이 재산상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1953년도에 휴전이 이뤄졌습니다. 그 후 65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전쟁이 종식되지 않고 정전 상태에 있습니다. 그래서 한반도에는 긴장이 고조되었다가 완화되었다가 하는 것을 되풀이 해왔습니다. 지난해에는 북미 간의 거의 전쟁이 일어날 상황까지 갔습니다. 미국 대통령은 평양을 지도에서 없앨 수도 있다고 위협을 했고 북한 김 위원장은 미국을 불바다로 만들 수도 있다고 위협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들어와서 극적인 변화가 있었습니다. 남북 간의 정상회담이 이뤄지고 6월 12일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 처음으로 정상 간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정말 극적인 변화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다시 답보 상태에 있습니다.

무엇이 쟁점이기에 이런 답보 상태에 있는가 하면, 북한이 요구하는 것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 정책을 폐기하고 안전을 보장해달라는 것입니다.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와서 북한에서는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폐지하면 완전한 비핵화 정책을 펼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은 국가 안보를 위해 자기들이 핵을 꼭 가져야 한다고 주장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약간의 정책 변화를 내놨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을 받아들여 과감하게 정상회담을 결단했습니다. 미국은 대 북한 적대적 정책을 폐기하고 안전을 보장하는 쪽으로 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누가 한 발 먼저 갈 것인가를 가지고 답보 상태에 있습니다. 북한 쪽에서 한발 먼저 나갔습니다. 핵 실험장을 폐기하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대를 를 해체시켰습니다. 그리고는 미국 쪽에 결국 ‘전쟁이 끝났다’고 하는 종전 선언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그것이 비핵화를 위한 한발 이 아니라 반발 밖에 안 됩니다. 정말 비핵화의 의지가 있다면, 핵의 상황에 대해서 정확하게 신고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 쪽의 요구는 우리가 한 발 나갔으면 너희도 한발 나가줘야 우리가 신뢰를 하고 그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지 않느냐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큰 틀에서는 합의를 봤는데, 구체적인 항목에 들어가서는 갈등 관계에 있습니다.

오늘 (9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합니다. 북미 간의 견해 차이를 과연 중간에서 조정할 수 있을지 우리로서는 기대가 됩니다. 한국에 사는 우리들은 평화를 원합니다. 한국전쟁 (6.25 전쟁) 때 많은 사람들이 죽고 많은 재산 피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헤어진 이산가족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70년 만에 만난 가족들의 그 눈물겨운 사정을 보았습니다. 아직 과거도 해결이 안 되었는데 또 새로운 전쟁이 일어나서 이런 비극이 일어난다면 우리들에게는 엄청난 고통입니다. 다시는 한반도에 전쟁이 없는 항구적 평화가 정착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미 간의 대화가 진전이 있어야 합니다. 미국에 사는 여러분들은 이것이 작은 문제 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반도에 사는 우리들에게는 생존에 관계되는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래서 오늘 저녁에는 이 문제를 가지고 여러분과 대화하고 싶습니다. 어떤 얘기든지 자유롭게 대화하겠습니다. 북한의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서도 좋고, 여러분들께서 좋은 아이디어를 주셔도 좋고, 주제를 제한하지 않고 얘기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질문을 받고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오늘 대담에서는 총 8개의 질문이 나왔습니다.

  1. 미군 철수 문제에 관련한 질문: 미국은 세계 다른 나라 문제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었습니다. 현재 미국은 남한을 방어하는 것에 대해 흥미를 잃고 있는 것 같습니다. 스님께서는 미군이 한국에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미군을 철수하고 남한과 북한 양측이 한반도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2. 핵폐기와 관련한 질문: 미국에서는 북한이 진정으로 핵폐기를 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저는 트럼프가 아무 조건 없이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한 것에 대해 갈채를 보냅니다. 그러나 비핵화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평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은 북미가 누가 먼저 행동을 취할지, 그리고 각자 무엇을 양보할지에 대해 의견을 모으지 못하기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한쪽이 행동을 해야만 이 교착상태를 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상황에 대해 스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3. 미국 북한 제제 정책에 관한 질문 :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북미 정담 회담 이후 북한 주민들의 반응이 어땠는지 아는 바가 있으십니까?

  4. 북한 안보 보장에 관한 질문: 미국이 이라크나 리비아 등에 침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후 결국 침범했습니다. 북한에게 미국이 북침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에 대한 믿음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스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5. 종교문제와 관련한 질문: 1950년부터 양 25,000명의 기독교인들이 북한에서 실종되거나 감옥에 갇혔습니다. 북한 내 종교적 자유는 아직 보장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북미 간에 평화협정이 맺어지더라도 종교에 대한 탄압이 계속될 것 같습니다. 북미 간 대화에 종교적 자유 보장에 대한 논의를 포함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6. 북한의 동기 부여에 관한 질문: 북한이 현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한지 아니면 주민들을 삶을 향상하는 것이 더 중요한지 북한의 동기 부여가 무엇인지 스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북한의 안보나 경제 자유화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7. 민간단체 참여에 관한 질문: 지난 수십 년을 살펴보면 한국과 미국의 대북 정책은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계속 바뀌었습니다. 최근 북미 정상회담도 트럼프 대통령 특이한 사람이고 김정은 위원장도 신세대 지도자여서 성사되었습니다. 현재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하기 위한 노력이 북미 간의 노력이 얼마만큼 믿을만한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평화를 위해 정치적인 압력도 필요하지만 경제적으로나 민간단체 차원에서도 참여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여쭈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에 참여하고 많은 변화를 가져와서 한국이나 미국에서 대통령이 바뀌어도 그동안의 진전을 번복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님도 같은 생각이신지요?

  8. 대북 제재에 관한 질문: 대북 제재가 강화되어 인도적 지원이 많이 막혔습니다. 따라서 인도적 지원이 점점 더 긴급해지는 상황입니다. 세계적으로 북한 결핵약 자원 예산을 삭감했고 결핵약을 보내도 북한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 유엔 보고서에 의하면 경제 제재로 인해 올해 북한에서 6만 명의 어린이들이 아사 위기에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너무 마음이 아프고 답답합니다. 미국 정책 입안자들에게 북한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해도 별 소용이 없습니다. 스님께서는 북한 활동을 많이 하시고 경험이 많으신데 어떻게 하면 평화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미국 정책 입안자들에게 정책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효과적으로 호소할 수 있는지 스님의 지혜를 구합니다.

이 중에서 2번째 핵폐기 관련한 질문에 대한 스님의 답변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질문자 : 저는 미국 평화연구소 (USIP)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북한이 진정으로 핵폐기를 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저는 트럼프가 아무 조건 없이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한 것에 대해 갈채를 보냅니다. 그런데 북미 간에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이야기하고 있고 김정은은 한반도에서 미군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평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은 북미가 누가 먼저 행동을 취할지 그리고 각자 무엇을 양보할지에 대해 의견을 모으지 못하기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종전협정으로 요구하고 있고 미국은 종전협정을 맺으면 한반도와 동북아시에에서 미국의 안보태세를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영변 냉각탑을 폭파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면서 비핵화를 위한 의지를 충분히 보여주었다고 하고 있고 미국은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한 것을 큰 양보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어느 한쪽이 행동을 해야만 이 교착상태를 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상황에 대해 스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스님 : 북한은 한국과 미국이 군사적 동맹을 맺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두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북한도 그러면 중국, 러시아와 군사동맹을 맺으면 되지 않겠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북한은 ‘자주국방’이라고 해서 ‘자기들의 국방은 자기들이 지킨다, 누구에게 의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오랫동안 고수해왔습니다. 그래서 한국과 미국의 군사 동맹에 대해서 위협을 느끼니까 재래식 무기로는 도저히 대응이 안되니까 자기 방어를 위해서 핵을 개발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만약에 북한이 핵을 완전히 없앤다고 한다면 선택은 두 가지입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 적대적 정책을 완전히 폐지해주거나 안 그러면 중국과 러시아의 핵우산에 도움을 받거나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중국과 러시아의 도움을 받는 것은 현재 북한 정부는 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 북한에 정치적 변화가 일어나서 친중정책을 받아들이면 비핵화가 쉬워질 수 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기 전에는 선 비핵화라는 것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물론 북한은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미국이 적대 정책만 폐기하면 비핵화의 길로 가면서 경제를 부흥시키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안보에 위협을 느끼면서까지 경제 발전을 추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90년대 말에는 300만 명 정도 되는 북한 사람이 아사하는 큰 비극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그런 고통을 겪으면서도 자기들의 나라를 지켜야 된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국제 사회가 제재를 가하면 그들은 물론 고통스럽습니다. 그러나 고통스럽다고 항복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북한 정부나 북한의 성격을 잘 모르는 데에서 기인합니다. 제재는 그들에게 고통을 줄 수는 있지만 정책 변화를 가져오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서 우리가 무엇을 추구할 것이냐가 문제입니다. 제제가 북한 주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우리의 목표인지, 그들의 핵개발 정책을 변화시키는 것이 목적인지. 만약에 핵을 폐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저는 제재만 가지고는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북한과의 대화가 필요하고, 그들이 원하는 어느 정도의 안전에 대한 보장을 해가면서 비핵화의 길로 인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을 환영합니다. 미국의 대다수 사람들은 ‘작은 나라 북한을 항복을 시킬 수 없을까’ 이렇게 생각하는데 북한이 그렇게 응하지를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북한의 핵 위험을 제거하려면 다른 대안이 있어야 합니다.

그들을 고통스럽게 하면서 핵을 계속 개발하게 하든지, 그러면 주변 국가들의 핵 위험을 점점 가중시키는 것입니다. 아니면 위험을 줄이면서 북한의 변화를 시도하든지. 우리의 선택입니다. 어떻게 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을까요?

우선 핵의 확산을 막아야 합니다. 우선 핵 물질을 생산하지 못하게 하고, 핵무기 기술을 발전시키지 못하게 하고, 제 3국으로 이전을 못하게 하고, 또 미국까지 도달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멈춰야 합니다. 저는 이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따르는 북한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는 여기까지는 1~2년 사이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핵을 완전히 없앤다 하는 것은 현재의 북한실정으로는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안전 보장이라는 것이 말로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국가 발전이 1~2년 만에 이뤄지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가 정확하게 핵 물질을 감독할 수 있다면, 세계에 주는 핵에 대한 위험은 막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핵 물질의 폐기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해결해야 합니다.

이렇게 접근한다면 저는 해결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 핵을 없애라 하는 것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지금 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전쟁에서 우리가 완전히 승리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큽니다. 그리고 우리가 대화로 문제를 푼다면 우리의 요구를 100% 관철할 수 없습니다. 우리도 조금은 양보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대화로 해결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이 문제는 기간을 조금 설정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위험은 빨리 막아야 합니다. 또 그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답변해주었습니다.

또, 미군이 한국에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미군을 철수하고 남한과 북한 양측이 한반도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스님은 다음과 같이 답변했습니다.

스님 : 한국 전쟁 때에는 북한이 남한을 침략했습니다. 한 달 만에 부산지역을 제외하고는 다 점령이 되었습니다. 그때 미국과 유엔군이 참여해서 우리가 위기를 극복했습니다. 우리는 그래서 미국에 대해서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그 이후로 65년 동안 한국은 매우 발전했습니다. 민주주의도 신장되었습니다. 물론 한국사람들이 노력한 것도 있었지만, 미국의 지원도 있었습니다. 거기에 대해서도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지금 한국은 자기 방어를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계속 미국에 대해서 도와달라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한국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은 꼭 한국 방어만을 위해서는 아닙니다. 미군 주둔은 미국의 아시아 방어에 대한 이해관계와도 걸려 있습니다. 한국의 평택에 미군 기지를 새로 건설했는데, 전부 한국 돈으로 건설했습니다. 그리고 해외에 있는 미군 기지 가운데 가장 크고 가장 잘 건설했습니다. 한국이 안보 문제에 있어서 결코 미국에 무임승차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둔 비의 상당 부분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은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굳건한 동맹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미국은 중국과 경쟁관계에 있습니다. 한국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중국에 대한 대응에도 매우 유리합니다. 저는 미국 시민들이 오직 한국을 위해서 50~60년 전에 군대를 보낸 것처럼, 지금도 계속 한국을 위해서 있다는 생각은 좀 바꿔 줬으면 좋겠습니다. 한국과 미국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 지금 주둔하고 있습니다. 주둔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는 서로 상호 의논해서 결정할 일입니다. 한국에서 미국에 일방적으로 나가라고 하거나, 미국이 일방적으로 철수하는 것은 동맹관계에서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주둔하고 혹은 철수하는 것은 상호 이익을 위해서 깊이 논의할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간단히 스님의 생각을 말씀해주었습니다. 미국을 배척하지 않으면서도 자주적으로 방어를 할 수 있도록 함이 어릴 때 부모님께 도움을 받으면서도 점점 자립을 해나가는 우리의 수행 관점과도 맞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다음과 같이 정리 말씀을 하면서 오늘 간담회를 마쳤습니다. “한국 전쟁이 끝나고 65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전쟁을 종결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우리가 좀 받아들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과거의 상처를 계속 이야기하면 미래로 나갈 수 없습니다. 과거로 돌아가기보다는 미래로 나가는 관점이 필요합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우리는 이것들을 해결해 나갔으면 합니다. 우리는 북한에 2천3백만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북한 하면 핵, 미사일, 독재 이런 것 밖에 생각 안 합니다. 그러나 그곳에는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2000만 명 이상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런 갈등 속에서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우선 생존의 위협이 있습니다. 심각한 인권침해가 있습니다. 그들은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 스스로 그런 것을 해결해가기는 지금 좀 어려운 상황에 있습니다. 이 평화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그들도 희망을 갖도록 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들이 그들을 좀 생각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간담회는 아래의 <보기>를 누르시면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디씨에서 열리고 있는 행사입니다. 생방송으로 보실 수 있어요. >>보기

실시간 댓글도 볼 수 있어 시공간을 초월해 함께 대화의 장에 참여할 수 있어 더 흥미진진했습니다. 때로는 라이브(생방송)가 끊기지 않을까 애를 태웠는데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좋았습니다.

간담회를 마치고 스님은 참가한 분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중에 시간이 모자라서 질문을 하지 못한 한분은 스님께 와서 질문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좋은벗들 미국지부 봉사자들이 뒷정리를 하는 동안 스님은 그 시간까지 남아있던 참가자들과 함께 예배당으로 이동하여 기념촬영을 하였습니다.



오늘 스님을 초대하여 함께 행사를 한 에나벨 박과 리치 페이플 목사님께 감사인사를 하고 뒷정리를 마친 활동가들과 함께 미주 정토회관으로 돌아왔습니다.

회관에 돌아오니 아직 법당에서는 선주 법사님과 함께 총무단 수련이 한참 진행 중이었습니다. 스님은 어려운 문제들이다 해결됐냐고 하면서 늦은 시간까지 수련을 하고 있는 총무들을 격려했습니다. 내일 아침 일찍 비행기로 돌아가는 총무들도 있어 늦은 밤이지만 스님께 삼배로 인사를 드리고 내년에 만날 것을 기약했습니다.

늦은 밤 회관은 삼삼오오 얘기꽃을 피우는 총무님들 덕분에 화기애애하고, 스님 방도 오랫동안 불이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내일은 워싱턴 디씨 2일째 일정과 함께 IMF(국제통화기금)에서 하는 즉문즉설 영어 통역 강연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김순영, 최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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