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부터 시작한 1부 법회, 10시의 2부 법회를 모두 마치고 오후 2시 제 3부는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1000일 정진 회향 법회’가 열렸습니다.

2015년 8월 27일 오후 4시에 시작한 기도의 천일을 회향하는 뜻 깊은 날입니다. 회향법회는 전국 법당에 생방송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공연 리허설, 영상 준비, 자리 정돈, 생방송을 위한 방송 준비까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일사불란하게 준비를 하였습니다.

서초법당 책임팀장 소임을 맡고 있는 윤영선 님의 사회와 참가자들의 우렁찬 박수로 법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사천왕사지’ ‘봉림사지’ ‘임진각 망배단’ 그리고 ‘강화도 평화전망대’를 포함한 전국의 통일 정진 현장에서 보내온 축하 영상과 통일기도 모습을 하이라이트로 보았습니다. 지난 천일동안 각 지역에서 쏟은 정성을 떠올리며 보는 내내 가슴을 뭉클하게 합니다.

깁스한 다리로 기도 하신 분,
미용실에서 파마 모자를 쓰고 기도하신 분,
아기를 안고 기도하신 분
모두가 잠든 새벽에 기도 해주신 분,
북녘 땅이 고향이신 분들...

아무리 춥거나 더워도, 폭풍우가 쏟아져도, 눈꺼풀이 무거운 새벽에도 함께 해준 우리 모두가 주인공입니다. 다양한 분들이 함께, 오늘 법회가 끝나는 4시까지 총 2만 4천 시간, 그리고 2만 4천 명이 참여하였습니다. 감동적인 영상 덕분에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어 김은숙 정토회 대표님의 인사말이 있었습니다. 지도법사님이 ‘사람 마음이 곧 하늘의 마음이니 하늘이 감동할 만큼 정성을 기울이면 통일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하셨는데 요즘 우리의 간절한 기도에 답하듯 좋은 소식들이 들린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전 통일의병 대표이신 김홍신 작가님의 축사가 있었습니다. 작가님은 천일 정진 기도를 시작할 때에는 ‘혹시라도 남북에 나쁜 일이 생기면 스님이 어떻게 되나’하고 걱정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평화의 기운이 오고, 통일이 가까워지는 것 같아 이것이 ‘기도의 힘이구나’라는 생각을 하셨다고 합니다. 정성을 모으면 뭔가 이뤄진다는 느낌으로 상당히 충격을 받으셨다고 하시며, 이 세상을 평화롭고 자유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 때문에 행복하고 살맛이 난다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다음은 천일 정진 총괄 소임을 맡은 이미은 님의 통일정진 소감문 발표가 있었습니다. 가볍게 총괄 소임을 맡아, 새벽 기도 시간이 채워지지 않을 때쯤 이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서초 저녁 여섯 분의 팀장님들이 돌아가며 숙직을 하고, 갑자기 못 오는 경우 가볍게 기도를 메꿔주는 도반들이 있어 가능한 천일이었다며 감동적인 소감을 나눠주었습니다.

이어 지난 천일을 발자취를 알 수 있는 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통일은 고사하고,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살얼음판 같던 시기들, 북한 핵실험, 사드 배치 결정. 촛불 혁명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 문재인 정부 출범, 그리고 또 2017년 북한의 제6차 핵실험.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이 없어야 한다는 지도법사님의 말씀에 따라 전국의 정토행자들은 1분도 멈추지 않고 꾸준히 기도한 것이었습니다.

힘들었던 지난 시간 속에서도 이어온 기도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백악관 10만 인 서명운동까지... 그 염원에 대한 응답처럼 ‘남북정상회담 개최’, ‘북미 정상회담 수락’이라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짧은 영상을 지나간 시간들과 지금의 모습을 잘 이어준 듯했습니다.

그러한 감동에 더하여 법륜스님의 법문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이기도 하고, 우리가 2015년 8월 27일에 한반도 평화를 위해 통일을 염원하며 시작했던 천일기도의 마지막 회향일이기도 합니다. 3년 전 한반도에 전쟁 위기가 고조됐기 때문에 우리는 ‘적어도 전쟁만은 안 된다’라는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8월 27일에 기도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1초도 쉬지 않고 정진을 해왔습니다.

서울 정토법당에서는 한 시간씩 릴레이로 돌아가면서 1초도 쉬지 않고 지금도 기도를 하고 있어요. 지방 법당에서도 하루에 한 시간씩 기도를 했고, 사천왕사지와 봉림사지, 임진각 망배단에서도 매주 일요일 아침마다 기도를 해왔습니다. 특히 임진각 망배단은 그 추웠던 겨울, 연말연초에 만 배 정진을 해왔고요.

이렇게 우리가 간절하게 기도를 했지만 지난 1000일을 돌아보면 ‘기도를 뭘 잘못하고 있나?’ 이런 생각이 들만큼 좋아지기는커녕 나날이 나빠지는 상황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우리에게 믿음과 희망이 없었다면 중도에 그만두기가 더 쉬웠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아무리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도 혼자 했으면 아마 중도에 그만뒀을 거예요. 우리는 도반들이 힘을 합해서 함께했기 때문에 그만두지 않을 수 있었어요. 개개인은 중간에 어렵거나 희망이 없어서 그만두고 싶을지 몰라도 이 사람이 그럴 때는 저 사람이, 저 사람이 그럴 때는 이 사람이 때로는 앞에서 끌어주고 때로는 뒤에서 밀어주며 어렵사리 여기까지 왔습니다.

회향하는 날인 오늘까지도 그렇게 상황이 암울했다면 여러분들이 ‘다시는 기도하고 싶지가 않다’라고 했을 거예요.(모두 웃음) 다행히도 지난 900일을 넘어가면서 우리가 ‘마지막 100일 동안 기적을 만들어보자, 정말 정성을 다해서 기도해보자’라고 기도했고 실제로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서 많은 사람들이 오히려 너무 잘 돼서 불안하다고 할 정도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지금 뭐가 다 된 것처럼 생각한다면 또 실망하게 됩니다. 지난 65년간 남북관계가 우여곡절을 겪었다는 것은 앞으로도 만만치가 않고 쉬운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또 실패하리라는 비관적인 뜻이 아니에요. 이제 때가 됐습니다. 수없는 실패를 거듭하면서 이제 이루어질 때가 다가왔어요.

어린아이가 자전거를 탈 때 한 번, 두 번, 다섯 번, 열 번 넘어지면 ‘나는 자전거에 소질이 없나 봐’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포기하기 직전이 바로 자전거가 곧 타질 때입니다. 꼭 열 번이 아니더라도, 열 번 넘어졌다면 열한 번이나 열두 번에는 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크게 보면 이 문제는 풀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시작으로 그냥 갈지, 한 번 뒤집어졌다가 다시 갈지는 아직은 단정할 수 없지만, 이제 전체적인 분위기가 새로운 시대로 갈 수밖에 없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데서 지금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봐야 합니다.

그러나 마냥 낙관적으로만은 보지 말아야 합니다. 지난 65년을 돌아보면 가기는 가되 결코 쉽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할 수 있어요. 그러니 이런 꽃샘추위가 몇 번 몰려오더라도 실망하거나 낙담하지 마세요. 고지가 바로 저기예요. 거의 목표점에 도달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제는 전쟁을 종식할 때가 되었고, 평화협정을 얘기할 때가 됐습니다.

우리가 지난 20년간 평화운동하고 통일운동하면서도 ‘전쟁을 종식하는 평화협정을 하자’ 이런 걸 대중운동으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평화재단에서 연구를 통해 학문적으로 이런 문제제기를 여러 번 하긴 했지만 이걸 국민운동으로 하지는 않았어요. 그러나 지금 우리가 이걸 국민운동으로 한다는 것은 때가 다 돼간다는 뜻이에요.

지난 1000일 동안 우리가 들인 노력 때문에 이루어졌는지 안 이루어졌는지를 따지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우리는 그런 간절한 바람을 가졌고, 그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질 수 있는 희망이 지금 주어졌고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앞에서 억지로 끌고 가다 보니까 비판도 받고 비난도 받았는데, 지금은 정부마저도 나서고, 많은 사람들이 나서서 평화를 노래하면서 마치 자기들은 처음부터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던 것처럼, 자기들이 다 한 것처럼 애기해요.(모두 웃음)

이럴 때 우리 정토행자는 뒤로 가야 합니다. 지금 약속된 것이 뒤로 물러나지 않도록, 지금처럼 이렇게 역풍이 불 때 여기에 실망하지 않도록 우리는 뒤에서 미는 역할을 해야 해요. 잘 가면 다행이고, 만약에 잘 못 가면 우리는 다시 밀고 가야 해요. 그래서 모두들 낙관적으로 볼 때도 3월 30일, 6월 30일, 9월 30일에 평화대회 날짜를 잡아놓은 거예요. 뒤로 가는 일이 벌어질 때 막아야 하니까요. 그런 일이 안 벌어지면 좋은 일이니까 취소하면 되잖아요.(모두 웃음) 3월 30일 대회는 취소를 했습니다. 3월 30일로 잡았다가, 상황을 보고 4월 21일로 연기했다가, 결국은 취소를 했어요. 그런데 6월은 12일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봐야 6월 30일에 집회를 할지 안 할지 알 수 있겠죠.(모두 웃음) 우리는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처럼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 겨레에게 희망이 되고 평화를 사랑하는 전 인류에게 희망이 되는 북미 정상회담이 되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본래 짜놓았던 계획대로라면 오늘이 북미 정상회담을 해야 하는 날입니다.(모두 웃음) 그렇게 해서 회향과 동시에 마무리가 돼야 했는데, 오늘 한미 정상회담이 잡히면서 3주 정도 날짜가 연기됐어요. 그래서 기도도 오늘 천일 회향으로 끝낼 게 아니라 1000+21로 해서 회향일을 6월 12일로 딱 3주간 연기했습니다.

그러니 그 동안에 기도 못한 사람은 기회를 놓치지 마시고 다 참여해서 기도하세요.(모두 웃음) 남북 정상회담보다 열 배나 더 중요한 게 북미 정상회담이에요. 평화 문제는 여기서 결정이 나기 때문에 남북 정상회담 때도 이 문제는 하나의 징검다리로 생각하고 성과도 북미 정상회담으로 밀어준 거예요. 그런데 지금 좀 약간 삐거덕 소리가 납니다. 그러나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오히려 더 삐거덕거려서 더 안전한 협상이 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서 기도합시다. 이제 기적이 일어난 맛을 좀 봤으니까(모두 웃음) ‘기도한다고 되나?’ 이러지 말고 정성을 다해서 3주간 기도를 더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다음에 이제 보이지 않는 세계, 우리들의 무의식 세계로 들어가 보면 우리들의 마음속에는 슬픔과 원한이 맺혀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 독립운동하면서 우리가 겪었던 수많은 한들이 쌓여 있고, 또 6.25전쟁 때 남북 간에 서로 죽이고 죽으면서 쌓였던 한이 쌓여 있어요. 여러분들이 직접 경험하지 않았어도 여러분들의 부모나 조부모님의 한이 여러분들의 무의식 속에 서려 있습니다.

그러니 이 마지막 고비에서 우리의 무의식 세계에 있는 이 한을 우리가 풀어야 합니다. 종교적으로 말하면 이렇게 희생된 수많은 영혼들을 천도를 해야 해요. 이게 안 되면 늘 삐거덕거립니다. 그래서 제가 동북아역사기행 갈 때는 늘 돌아가신 우리 애국지사들만 천도하는 게 아니라 타국에 와서 희생된 일본 청년들도 한을 풀고 고향으로 돌아가라,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라고 위로하고 기도합니다. 우리 아이들만 소중한 게 아니라 일본 아이들도 중국 아이들도 다 소중한 생명이에요. 이건 일본이 잘못한 게 아니라 일본 제국주의가 잘못된 거예요. 일본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일본 제국주의가 결국 일본의 젊은이들마저도 그런 한을 갖도록 희생을 시킨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가 일본을 미워할 게 아니라 일본 사람들과 손을 잡고 일본 제국주의에 대항을 해야 합니다.

그런 변화를 가져와야 해요. 일본과 한국과 중국이라는 동북아 3국과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이해관계가 겹쳐 있는 미국이 여기에서 계속 이기고 지는 한풀이를 반복할 거냐, 아니면 과거의 원한을 씻고 공동의 평화로운 번영을 추구할 거냐, 이게 지금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과제예요.

이건 이념의 문제도 아니고 정치 문제도 아니에요. 아무튼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잘 설득하는 게 급합니다.

두 번째는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 때 북한과 미국이 서로 자기 주장만 고집하지 말고 어느 정도 큰 틀에서 합의를 보는 게 중요해요. 세세한 것은 논하지 말고요. 세세한 걸 논하면 판이 깨집니다. 그건 나중에 가서 티격태격하더라도 큰 틀에서 합의해서 묶어놓으면 소소한 것을 가지고 싸우더라도 판이 깨지지는 않아요. 처음부터 소소한 걸 논하면 100퍼센트 판이 깨집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되도록 21일간 정진을 더 해야 하는데, 할 용의가 있습니까?”

“예!”(대중 크게 대답, 웃음)

“‘또 21일이냐!’ 이런 거예요? 아니면 재미가 났어요?”

“재미가 났어요.”(대중 대답, 웃음)

“정말 재미가 나서 해야 합니다. 애들이 컴퓨터 게임할 때 집중하잖아요. 집중을 하니까 재미가 나는 게 아니라, 재미가 나야 집중이 돼요. 그러니까 이게 재미가 나야 해요. 여러분들이 ‘야, 되네? 해볼 만하다!’ 이렇게 재미가 나야 간절해지고, 간절해져야 기적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하잖아요. 이게 기적이 일어나는 거예요.

평화라고 하는 상품은 굉장합니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전자제품이며 자동차를 팔았지만, 남북 간에 전쟁이 종식되고 평화가 도래하고 통일의 기운이 오면 한국의 평화라는 게 세계에서 엄청난 한국의 브랜드가 됩니다. ‘코리아’ 하면 ‘평화’가 브랜드가 돼요.

그 시너지 효과는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한국이 물건도 잘 만들고 이런 저런 게 좋다고 해도 한국은 늘 위험이 있습니다. 그게 전쟁의 위험이에요. 이걸 ‘코리아 리스크’라고 해요. 전쟁의 위험 때문에 늘 조마조마한 거예요.

두 번째는 이미지 문제예요. 우리는 ‘코리아’ 하면 한국만 생각하지만 전 세계에서는 항상 절반의 코리아는 ‘노스 코리아(NORTH KOREA : 북한)’예요. 북한 사람들 얼굴도 못 본 사람들이 늘 어디서 왔냐고 묻고, 코리아라고 하면 ‘노스냐(NORTH : 북쪽), 사우스냐(SOUTH : 남쪽)’라고 물어요.(모두 웃음) 그런데 국제 신문에 많이 나는 것은 한국보다 노스 코리아가 어쩌면 더 많이 납니다. 이게 코리아의 이미지에 손상이 많아요. 핵, 미사일, 독재, 인권탄압, 굶어죽는 사람, 난민 같은 이미지죠. 이건 우리가 볼 때는 저들의 문제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그냥 코리아의 문제입니다. 이것도 코리아 리스크입니다.

평화 문제가 풀리면 이 리스크만 없어지는 게 아니에요. 요즘은 기업도 개별 상품을 선전하기보다 기업 이미지를 선전하잖아요. ‘코리아’라는 국가 이미지가 엄청나게 좋아져요. 그 효과는 돈으로 환산 못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남한의 기업이 북한 개발을 해서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도 분명 있습니다. 북한의 자원과 노동에 남한의 자원과 기술이 들어가서 개발을 하게 되면 한국의 중소기업이 살아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청년들이 일자리가 생겨서 경제적인 성장의 동력이 되죠. 그리고 소위 북한이 뚫려서 우리가 시베리아에서 가스하고 석유를 가져오게 되면 중동에 의존을 덜 해도 되겠죠. 또 부산에서 출발하는 기차가 신의주-북경을 거쳐, 또는 청진-블라디보스토크를 통해서 유럽으로 이어지면 물류비용이 엄청나게 절감되는 물류혁명이 일어납니다. 그렇게 되면 일본에 있는 상품들도 배에 싣고 부산항으로 오게 되겠죠.

그러나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런 것보다도 실제로 더 크고 엄청난 이익이 코리아의 평화라고 하는 상품입니다. 젊은이들은 국제기구에 원서를 내거나 어디에 갈 때도 출신이 코리아라고 하면 점수를 더 받게 돼요.(모두 웃음)

중소기업이 누리는 효과도 굉장합니다. 삼성이나 현대 같은 대기업은 자기 이름으로 세계 경쟁을 하지만 중소기업은 자기 이름으로는 세계 경쟁을 못합니다. 우리가 어릴 때를 한번 생각해보세요. ‘독일제’라고 하지, 독일의 무슨 회사 상품이라고 하지 않잖아요. 독일제라고 하면 그게 면도날이든 칼이든 휴지든 상관없이, 독일 것은 무조건 좋은 줄 알았잖아요. 이게 바로 중소기업이 사는 길입니다. 코리아라고 하는 이 상품이 좋아져버리면 한국 이름이 붙은 것은 뭐든지 좋아지는 거예요.

이게 지금 동남아에서 일어나는 현상이잖아요. 젊은이들이 케이팝(K-pop)을 하는 것도 그래요. 동남아 젊은이들은 한국 건 다 좋다고 하는 거예요. 한국 음식도 그렇고요. 그래서 한국 음식점을 내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늘었고, 장사도 잘 되잖아요. 콘서트 티켓이 몇 장 팔리느냐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이 사람들의 소비가 확장돼서 옷도 팔리고 음식도 팔리게 되는 거예요.

평화라고 하는 상품의 효과는 이와는 비교할 수 없이 엄청날 거예요. 제가 볼 때는 세계에 나가서 우리의 이미지를 개선한 1번이 태권도입니다. 두 번째가 K-POP, 세 번째로 평화가 나갈 겁니다.

네 번째로 나갈 게 뭘까요? 정토회, 즉 불교 수행입니다.(모두 웃음과 박수) 여러분들은 스님이 이렇게 얘기하면 ‘스님이 자기 자랑하나?’ 이렇게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모두 웃음) 조금 있으면 달라집니다. 우리가 50년 전에 우리 상품이 세계에 나갈 줄 몰랐고 30년 전에 K-POP이 세계에 나갈지 몰랐잖아요. 여러분들도 평화가 곧 한국의 엄청난 수출 상품이 된다는 걸 생각도 못했지만 이번에 남북회담 후 국외의 반응이 아무 좋았습니다. 그런 것처럼,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새로운 불교가 세계에 퍼져나가게 될 거예요.

그러나 일단 대한민국이 통일이 되고 그 대한민국에 태권도, K-POP, 평화, 경제 같은 기반이 있는 위에 우리의 수행이 있어야 우리에게 힘이 실리지, 우리 힘만 가지고 나가려면 세계에서 알아주지 않아요. 그런 기반 위에 있어야 파워를 갖는 거예요. 아무리 기반이 튼튼해도, 우리가 내용을 갖추지 못하면 의미가 없고, 우리가 아무리 내용을 잘 갖추었어도 이런 기반 위에 있지 못하면 누가 알아주지를 않아요. 그래서 이런 기반 위에 딱 타고 있어야 해요.

제가 이렇게 애를 쓰는 것도 한반도가 분단돼 있고 서로 싸우는데 제가 세계에 가서 평화를 얘기하면 말 자체는 맞을지 몰라도 듣는 사람들이 속으로 의심이 들 거예요.(모두 웃음) ‘말은 잘 하지만 너희나라에서는 또 대결하잖아!’ 이럴 거 아니에요? 이렇게 되면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아무런 힘을 못 받습니다. 한국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세계 바닥인데 제가 세계에 가서 인간의 행복에 대해서 얘기하면 ‘너희 나라 사람들이나 구원해라!’ 이렇게 얘기할 거 아니에요?(모두 웃음) 그래서 우리가 지금 행복학교를 열어서 한국 사람들 행복도를 높여야 하는 거예요.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 거예요.

이 문제는 한국 사람의 문제니까 풀겠다는 게 아니에요. 내가 선 자리에서 이걸 풀어내서 이 모델, 이 경험이 바탕이 돼야 이 이론이나 신념이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는 거예요. 그러니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라고 하는 통일된 한국의 힘은 한국 사람으로서도 우리에게 필요하지만 정토회의 세계화를 위해서, 부처님의 바른 법의 세계화를 위해서 필수불가결한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단계가 중요해요. 다음 단계로 한국의 평화라는 상품을 세계적으로 유행시키려면 한반도 문제가 풀려야 해요. 통일이 되면 나라 인구가 몇 명이 늘고 이런 건 부차적입니다. 그것도 물론 필요하긴 하지만 이 평화라고 하는 게 정말 중요해요. 동족상잔의 전쟁까지 했고 주위에 4강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를 이루는 건 누가 봐도 풀기 어려운 문제예요. 이걸 풀어낸다면 굉장합니다. 이걸 풀어낸 지혜면 중동의 평화도 풀 수가 있어요. 각국의 난제들 앞에서 우리가 그런 난제를 풀어낸 하나의 선례가 돼요. ‘야, 그러면 거기는 어떻게 풀었냐?’ 이렇게 되는 거예요.

그런 희망을 여러분들이 가져야 해요. 여러분들이 기도하고 운동하고 서명 받고 한 게 조금 수고스러운 것은, 조금이 아니죠, 많이 수고스러운 것은 압니다.(모두 웃음) 그러나 이게 여러분들한테 전부 자산이 됩니다. 정토회에도 자산이 되고, 한국의 자산이 돼요. 이렇게 해본 경험이 있어야 여러분들이 나중에 어떤 사람하고 얘기할 때도 이런 얘기를 힘 있게 할 수 있어요. 부부간의 갈등이나 자녀 문제 때문에 법문 듣고 수행해서 되다가 안 되다가 되다가 안 되다가를 몇 번 반복한 끝에 10년 지난 이제 조금 된다고 해봅시다. 이런 경험이 있을 때 누가 옆에서 뭐라고 하면 첫째, 좀 편안하게 들어줄 여유가 생기고, 두 번째, 내 경험을 얘기해 줄 수가 있게 돼요. 이런 경험이 없으면 여러분들이 얘기할 수가 없죠.

우리가 지금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더 안 되고 더더욱 어려워져도 결국에는 풀어내는 경험이 있을수록 우리에게 유리해요. 한반도 문제 풀기가 진짜 지구상에서 제일 어려운 문제 중 하나인데 우리가 풀었다고 하면 전 세계 문제를 다 풀 수가 있어요.

그래서 부부나 자식 문제에서 ‘천하에 이런 문제는 없을 거다’ 하는 문제를 자기가 겪는 게 수행으로서는 제일 좋아요.(모두 웃음) 수행적 관점을 가지면 ‘그 문제만 풀어버리면 인간사 못 풀 게 없다’ 이렇게 되잖아요. 그러니 자꾸 어떤 문제가 생길 때 피곤해하거나 안 된다며 좌절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항상 연구를 더 해야 하고, 실패에 좌절하지 말고 다시 연구하고 다시 도전하고 또 해봐야 해요. 그렇게 해서 이걸 풀면 푸는 과정에서 내 능력이 점점 커지는 거예요. 보살은 원을 세우면 힘이 점점 커지기 때문에 ‘원력’이라고 하잖아요. 원에는 힘이 자꾸 늘어나는 거예요.

이번 1000일 동안 정말 수고들 하셨습니다. 아까 구구절절이 얘기한 내용을 제가 또 되풀이할 필요는 없겠죠.(모두 웃음) 여기 한 번이라도 기도를 해본 사람 손 들어봐요. 손 내리세요. 안 한 사람은 왜 왔어요?(모두 웃음) 한 달에 한 번은 해봤다는 사람 손 들어봐요. 얼마 안 되네요. 한 달에 한 번 해봤든, 두 달에 한 번 해봤든, 어쨌든 여러분들이 한 번씩 한 번씩 다함께 참여해서 이 거대한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앞으로 21일간 시간을 좀 더 내주세요. 서로 하려고 경쟁할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예!”(대중 크게 대답)

“감사합니다.”

스님의 법문은 들떠 있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행복함을 줍니다. 무엇보다 현실을 직시하되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꾸는 힘이 있습니다. 스님과 대중들은 평화와 통일을 발원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다함께 기도를 하였습니다.

이어 지난 천일기도 중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엮어 만든 영상은 대중들에게 웃음을 줬습니다.

서초 법당 저녁부 통일의병 합창단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30명의 합창단은 청바지와 파란 통일 한국의 지도가 그려진 하얀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습니다. 바쁜 저녁 시간을 쪼개어 준비했을 합창단의 노래 솜씨가 대단했습니다. 도반들은 웃음 띤 얼굴로 박수를 치며 함께 노래를 따라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어 짤막한 상황극 같은 광고 영상이 우리 모두를 크게 웃게 하였습니다. 가칭 ‘한국방송 평양 총국 기자’로 등장한 서초법당의 김윤정 님이 백두산에서 법륜스님의 8월 방문 소식을 기뻐하며, 본인도 백두산 천지 수련원의 <깨달음의장>을 신청했다는 내용을 북한 사투리로 전해 주었습니다. 김윤정 님이 어찌 그렇게 평양 사투리 잘 쓰는지 모르시는 분들은 정말 윗동네 분인가 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법륜스님의 발원문 낭독이 있었습니다. 6월 12일까지 앞으로 3주간 더 진행되는 정진 기도에 동참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3부 법회는 단체사진 촬영을 하며 마무리하였습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박성희, 김광섭, 손명희, 박세환

<스님의 하루>에 실린 모든 내용, 디자인, 이미지, 편집구성의 저작권은 정토회에 있습니다. 허락없이 내용의 인용, 복제는 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