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즉문즉설

뒷담화 하는 직장동료, 화가 납니다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뒷담화하는 직장동료, 화가납니다.

 

질문자 저는 회사 내 대인관계 때문에 고민입니다. 몇 주 전에 회사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다른 직원이 제 근무태도에 대해서 뒷담화 했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굉장히 사이가 좋았는데 제 뒷담화를 했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난 후부터 저는 그 직원을 대할 때 가소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직원은 제가 아무 것도 모르는 줄 알고 계속 저한테 친한 척을 하거든요. 그래서 그 직원이 저한테 다가올 때 제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이에요.”

 

법륜스님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절을 하면서 앞담화를 안 하고 뒷담화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기도하세요.” (모두 웃음)

 

?”

 

그 직원은 사실 질문자를 굉장히 아끼기 때문에 뒷담화를 한 거예요. 법륜스님 법문을 듣고 그 자리에서 스님! 법문을 왜 그 따위로 하십니까?’ 라고 하는 게 낫겠어요? 강연 끝나고 가는 길에 자기네끼리 법륜스님이 좀 이상하지 않냐?’ 하는 게 낫겠어요? 질문자더러 선택하라면 어느 쪽을 선택하겠어요?” (모두 웃음)

 

앞담화를 했다면 제가 개선을 하거나 할 수 있는데 뒷담화를 하니까 제 기분만 나쁘잖아요.”

 

아니지요. 옛날부터 없는 데서는 임금 욕도 한다라고 했어요. 임금을 욕하면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임금이 없는 데서는 임금 욕도 한다는 거예요, . 말하자면, 뒷담화는 오래 된 인류의 문화입니다.”

 

제 성격에 대해서 뒷담화를 하면 괜찮은데, 제 근무 태도에 대해서 일을 못하네’, ‘일을 안 하네라며 뒷담화를 했다고 하니까 화가 나요.”

 

뒷담화는 무슨 얘기든 할 수 있지요. 그래도 앞담화 보다는 뒷담화가 낫잖아요. 뒷담화도 안 하면 물론 좋지요. 그게 최선이지요. 그런데 앞담화와 뒷담화 중에 선택하라고 하면 그래도 뒷담화는 차악’, 앞담화는 최악이라고 할 수 있어요. 둘 다 나쁘지만 그래도 앞담화 안 해 준 것만 해도 고맙다고 생각하면 아무 문제가 없어요. 고민이 해결이 됐어요?”

 

해결됐어요.” (청중 박수)

 

확실하게 해결됐어요?”

 

, 제가 임금도 아니고요.(모두 웃음) 또 스님께서 뒷담화는 전 인류의 문화라고 하시니까 저도 수용이 돼요.”

 

뒷담화를 했다는 것은 그래도 상대를 고려했다는 증거예요

 

. 물론 뒷담화를 안 하면 좋지요. 그래서 부처님께서도 계율에 뒷담화하지 말라라고 하셨던 겁니다. 그런데 내가 뒷담화를 안 하는 건 좋지만 이 뒷담화는 인류 역사가 생긴 이래로 늘 있어온 보편적인 문화인 것입니다.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이미 세상에 있는 것이고, 그나마 앞담화보다는 낫다는 거예요. 그 분이 그래도 질문자를 조금이라도 배려하니까 뒷담화를 했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면 앞담화를 하지 않았을까요?”

 

맞습니다.”

 

여러분들도 법륜스님을 조금 배려하니까 여기서 저한테 대놓고 노골적으로 얘기하지 않는 걸 겁니다. 끝나고 귀가할 때가 되어서야 자기네끼리 불만을 얘기하잖아요. 법륜스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사람이 여기 왔다면 당장 손들고 삿대질하면서 얘기할 거 아니겠어요? 뒷담화를 한다는 것은 그래도 상대를 고려했다는 증거예요. 그래서 그 분이 웃으면서 안녕하면 질문자도 웃으면서 안녕하면 돼요.(모두 웃음)

 

지금 질문자는 저 사람이 내 뒷담화 해 놓고 어떻게 내 앞에서 웃느냐?’ 라는 건데, 그럼 질문자는 상대가 뒷담화도 하고 내 앞에 와서 인상도 쓰면 좋겠어요? 뒷담화는 했더라도 내 앞에서는 웃어주는 게 좋겠어요?

 

제 법문에 대한 댓글도 90%는 긍정적이에요. ‘스님 법문 듣고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감사합니다하고요. 그런데 10%는 부정적이에요. ‘중놈이 쓸데없는 소리 한다’, ‘남북관계에 대해 네가 뭘 안다고 얘기를 하느냐등등. 그렇다고 그런 얘기를 안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저도 그런 댓글은 없었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제가 그것 신경 쓰느라 잠 못 자면 저만 손해예요.

 

그리고 뒷담화 중에도 소송을 하면 처벌을 받는 뒷담화가 있어요. 질문자도 그런 경우에 해당된다면 고소를 하면 됩니다. 그런데 질문자의 업무 능력이 어떻고, 법륜스님이 어쩌고, 이런 건 고소를 해 봐야 별 소득이 없어요. 변호사 선임비만 날리는 거예요. 죄가 안 됩니다.

 

그러니 무시하는 게 더 이로울지, 소송을 하는 게 더 이로울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인류 문화가 원래 그런 거야. 설사 그 사람이 내 뒷담화를 했더라도 내 앞에서는 웃고 친한 척 해 주면 그것도 좋은 일이잖아하고 좋게 생각하세요.”

 

, 수긍이 됩니다. 그런데 혹시 이 자리에 저에 대한 뒷담화를 한 그분이 계신다면...” (모두 웃음)

 

그렇더라도 아무 상관이 없어요. 그분이 계셔도 스님의 강의는 누가 그런 뒷담화를 했느냐를 문제 삼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하나의 실례를 소재로 삼아서 우리가 사물이나 상황을 어떻게 볼 거냐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것이니까요. 제가 아무 소재도 없이 그냥 이렇게 사세요라고 얘기한다면 그건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아요. 그래서 구체적인 실례를 갖고 얘기하는 거거든요.

 

질문자의 경험은 우리에게 대화의 소재를 제공한 것뿐이에요. 질문자가 저에게 질문 던진 내용을 가지고 그럴 때는 사물이나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하느냐?’는 얘기를 나누는 것이니까 누가 질문자를 뒷담화 했느냐는 우리에게 중요하지가 않아요. 그런 걱정은 할 필요도 없어요.

 

그리고 질문자에게도 누가 내 뒷담화 했을 때 나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되느냐가 중요한 거잖아요. 설사 여기 그 분이 계신다 하더라도 우리가 왜 그런 걸 여기서 질문하느냐?’ 하거나 뒷담화를 하지 마라라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니니까 괜찮아요. 뒷담화는 여기 계시는 모든 분들이 다 한 두 번은 들어봤지요?”

 

뒷담화는 모든 사람들이 겪는 일이에요. 질문자만 겪는 일이 아니고요. 그리고 우리도 뒷담화를 합니까, 안 합니까?”

 

해요.”

 

. 우리도 얘기하다 보면 걔 어떠니?’, ‘아휴, 걔 문제가 많아’, ‘그래, 맞아. 걔 성질이 좀 그렇지이렇게 얘기하잖아요. 본인 앞에서는 그런 얘기를 못 하지요. 우리끼리 있을 때 이러쿵저러쿵 하는 거예요. 그런데 그게 꼭 그 사람을 비난하려고 하는 얘기는 아니고 하나의 대화 소재인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감사합니다.”

 

뒷담화는 모든 사람들이 겪는 일입니다.

꼭 그 사람을 비난하려고 하는 얘기는 아니고 하나의 애기 소재인거예요.

 

[원본]

http://www.jungto.org/buddhist/budd8.html?sm=v&b_no=78369&page=4&p_no=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