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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작가로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벌고 싶어요 / 법륜스님 즉문즉설

[즉문즉설 31]

작가로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벌고 싶어요

 

질문자 저는 글을 써서 먹고 살려는 사람인데요, 요즘 꼭 성공하고 싶다. 돈을 많이 벌어서 좋은 집에 살고, 좋은 차를 타고 싶다는 생각에 고민이 많습니다. 제가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아니까 성공에 대한 부담감이나 걱정도 하늘을 찌릅니다. 저처럼 마음이 불안하고 힘들 때 명상이 도움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저와 같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명상법 좀 가르쳐주세요.”

 

법륜스님 그런 병에는 명상이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모두 웃음)

 

사람들은 돈이 많아지면, 인기가 많아지면, 권력이 생기면 인생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돈도, 인기도, 권력도 없다고 인생을 한탄하지요. 이렇게 내가 돈이 없다, 인기가 없다, 권력이 없다라고 한탄하는 병에는 치료약이 없습니다.

 

왜 좋은 작가가 되고 싶나요?

 

제가 이렇게까지 모질게 얘기해서 죄송합니다만, 질문자처럼 좋은 작가가 되고 싶다하는 것은 좋은 작가가 되는 길이 아닙니다. ‘좋은 작가를 목표로 삼되, ‘좋은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느냐가 핵심이지요. 질문자가 좋은 작가를 목표로 삼았을 때 제일 먼저 스스로에게 ? 왜 좋은 작가가 되고 싶은 거냐?’라고 물어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질문자가 얘기하는 것을 들어보니 질문자는

좋은 작가가 되고 싶다. ?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라는 거잖아요. 만약 질문자가 사업을 할 생각이라면 돈을 많이 벌겠다는 걸 목표로 삼는 게 맞아요. 그런데 작가, 의사, 운동선수 같은 직업의 목표가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나는 좋은 작가가 되고 싶다. ? 내가 가진 이런 경험, 이런 생각을 세상 사람들과 공유함으로써 그들이 더 행복해지고, 더 자유로워지고, 더 보람된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질문자가 좋은 작가를 꿈꾼다면 이 정도 목표는 가져야지요.

 

좋은 작가가 되는 방법

 

, 그러면 질문자가 좋은 작가가 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질문자는 먼저 자기 삶에 충만한 게 있어야 해요. 남 얘기하지 말고, 자기 삶에서 충만한 게 있어야 해요. 공상이 충만하든, 어떤 경험들로 충만하든. ‘사람들이 이걸 알면 얼마나 행복할까?’ 싶은 것, 자기가 정말 좋아서 다른 사람들도 같이 나누었으면 좋겠다싶은 것, 이게 제일 필요합니다.

 

다음으로, 그것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문장력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시절인연이 도래해야 돼요. 질문자가 말하려는 것과 사람들의 요구가 딱 맞아떨어져야 돼요. 겨울에 아무리 씨앗을 뿌려봐야 싹이 트지 않는데, 봄이라는 계절과 딱 맞아떨어지면 싹이 트듯이, 그런 조건, 시절인연이 갖춰져야 됩니다.

 

이렇게 세 가지가 잘 갖춰져야 좋은 작가가 되는 것이고 그 결과로 돈도 버는 것이지, 돈을 벌기 위해서 좋은 작가가 되고 싶다는 건 맞지가 않습니다. 너무 노골적으로 얘기해서 미안합니다.(모두 웃음)”

 

스님, 저도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단 밥벌이가 급하다 보니까요…….”

 

질문자는 글쓰기로 밥벌이 하겠다고만 하지 말고, ‘글을 써서 밥벌이가 되면 하고, 안 되면 다른 것으로 밥벌이를 하면서 글을 쓰겠다는 관점을 가져보세요.

 

삶을 경험해 내기

 

제가 정토회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법문만 해서는 밥벌이가 안됐어요. 나이 젊지, 머리 길렀지, 게다가 복 빌라고 하지 않지, 그러니 아무도 제 법문에 관심이 없었어요.

 

그래도 전단지에는 여기 새로운 불교, 새로운 인생의 길이 있다! 답답하고 괴로운 자여, 이리로 오라!(모두 웃음)’라고 써서 몇 천 장을 열심히 돌렸는데도 방문자가 10명도 안 됐어요. 그런데 그 10명마저도 작고, 꾀죄죄한 빌딩의 4층 꼭대기에 있는 사무실에 와보고는 다시는 안 왔어요.

 

그래도 야심차게 3개월 프로그램을 개강했는데, 개강한 첫 날 3명 왔어요. 그런데 다음 주 두 번째 강의에는 1명만 왔어요.(모두 웃음) 1명을 데리고 석 달을 진행했어요. 그렇게 시작한 게 점점 늘어서 몇 십 년 만에 현재의 정토회가 된 거예요.

 

당시에 그 사람들만으로는 사무실을 유지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아르바이트로 아이들 수학을 가르쳤어요. 진리와 전혀 관계없는 수학을 가르쳐서 먹고 살면서 사무실 임대료도 내고, 당시 함께 했던 대학생 2명의 생활비도 냈어요. 그렇게 4년쯤 하니까 사람들이 조금 모여서, 드디어 사람들이 내는 보시금으로 사무실이 운영될 때쯤 제가 아르바이트를 그만뒀어요.

 

내가 포교해서 먹고 살아야겠다한다고 해서 먹고살 길이 열리는 건 아니지요. 그러니 질문자도 글 써서 먹고 살아야겠다고 목표를 정했다 하더라도 지금은 그것으로는 못 먹고 사니까, 슈퍼마켓에 가서 물건을 나르든지 막노동이라도 해야 된다는 거예요. 막노동을 하는 게 글 쓰는 일과 무관한, 쓸데없는 시간낭비냐면, 그건 아니에요. 막노동하면서 사장한테 질책도 당해 보는 등 수모를 당해 본 경험이 훌륭한 작품의 소재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게 경험한 에피소드를 작품화한 것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도 있어요. 그래서 삶을 경험해 내는 것, 삶을 단순히 괴롭고 힘들어 하면서 경험하는 게 아니라 연구하는 관점으로 경험하는 것, 그것이 작품의 원천이 되지, 혼자 방안에서 기교적으로만 글을 쓴다면 오히려 성공하기가 어렵습니다.

 

질문자는 아직 젊잖아요. 그래서 아직 기회가 많이 있잖아요. 오늘, 질문 참 잘했어요. 돈을 벌겠다느니 하면서 고민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그 생각은 탁 내려놓고 삶의 경험을 계속, 많이 축적하세요.

 

명상의 최고 도달점

 

그리고 명상은 들뜬 생각을 가라앉히는 데 효과가 있는데, 들뜬 생각을 막상 가라앉혀놓고 보면 인생이란 게 사실 아무 것도 아니에요. 명상의 최고 도달점이 뭔지 아세요? 인생이 별 거 아니라는 것을 자각하는 거예요. ‘인간이란 그냥 길거리에 핀 한 포기의 풀 같고, 산에서 뛰어노는 다람쥐 같은 거다. 그래서 인생이 특별한 게 아니다라는 걸 자각하게 될 때 우리는 관념의 세계에서 벗어나서 한 존재로 돌아오는 거예요.

 

그러니 명상을 해서 뭘 얻겠다는 건 명상이 아니에요. 명상은 우리의 들뜬 마음을 다 내려놓는 거예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명상도 욕심으로 하느라 명상을 잘해야지! 명상하면 글 잘 써진다더라. 명상하면 영감이 저절로 떠오른 다더라.’ 이렇게 하면 그건 앉아만 있을 뿐 명상과는 정반대의 길로 가는 거예요.”

 

. 감사합니다.”

 

 

 

제일 먼저 스스로에게

왜 좋은 작가가 되고 싶은 거냐?’ 물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