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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하루

[법륜스님의 하루] 불교의 사회적 실천을 이야기하는 세계의 불자들

2016.10.14 닥터 암베르카르 불교 전향 60주년 기념 컨퍼런스 2일째



행복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 스님은 나가로카(Nagaloka)에서 열린 닥터 암베르카르 불교 전향 60주년 기념 컨퍼런스에 참석했습니다. 전 세계의 불교지도자들과 ‘Social Engagement & Liberation’을 주제로 발표하고 토론했습니다. 


# 스님의 발표 

아침 9시에 시작된 컨퍼런스는 총 6명이 발표자로 나왔습니다. 영국에서 온 담마차리 수부티(Dhammachari Subhuti), 인도에서 온 망게쉬 다이왈리(Mangesh Dahiwale), 미얀마에서 온 사이 삼 캄(Sai Sam Kham), 스리랑카에서 온 만주수리 스님(Ven. Manjushri), 말레이시아에서 온 다타 앙 추 홍(Data Ang Choo Hong), 마지막으로 한국에서 온 법륜 스님(Ven. Pomnyun Sunim)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주로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불교가 어떻게 실천적 해법을 내어놓을 수 있느냐 하는 주제에 관한 발표가 많았습니다. 스님은 학자들의 발표와는 달리 주로 스님이 직접 경험하고 실천한 내용들을 소개하는 것 위주로 발표했습니다.(발표 전문 보기)


# INEB 내년 사업 논의 

점심 식사 후, 오후에는 분과별 토론 시간이 진행됐습니다. 스님은 토론에 참석하지 않고 INEB(국제참여불교네트워크) 관계자들과 함께 내년 사업에 대해 회의를 했습니다. 매년 5월 경에 INEB에서는 정토회 방문단을 구성해 한국을 방문하는데 내년에는 어떻게 일정을 가질지 협의하는 등 앞으로 교류활동을 어떻게 해나갈지 논의했습니다. 


특히 INEB의 전 회장인 닥터 술락 시바락사(Dr. Sulak Sivaraksa), 현 회장인 닥터 하리샤(Dr. Harsha)도 함께 자리해 오랜만에 담소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스님은 두 분에게 “이제는 불교 신자에게만 법문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며 “누구나 붓다 담마를 만나고 받아들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덧붙여 “정토회에서는 신도라는 개념이 없고 회원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모든 사람이 수행자로서 동등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스님의 안부를 묻는 질문에 답하면서는 지금 한반도에서 조성되고 있는 전쟁 위기 가능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 토론 총정리

오후 4시 30분부터는 오늘 토론을 총정리하는 시간을 함께 가졌습니다. 암베르카르 계열의 인도인 불자들이 많이 참석해서 그런지 종교적 소수자로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질문이 많았습니다. 인도에서는 불교 인구가 소수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소수자를 차별하지 않는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화가 계속 오갔습니다. 


토론이 끝날 무렵 스님에게도 한 분이 질문을 했습니다. 스님이 앞서 주제 발표에서 참여불교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과연 참여불교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에 대해 설명을 요청했습니다. 스님의 답변을 끝으로 기념 컨퍼런스를 모두 마쳤습니다. (답변 전문보기) 


# 스님, 꼭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컨퍼런스홀을 빠져나오니 인도인 한 분이 찾아와 스님에게 꼭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있다며 간청을 했습니다. 사실 이 분은 오전부터 계속 스님과 10분 만이라도 대화를 나누기를 원했는데, 컨퍼런스를 모두 마치고 나서야 잠시 대화를 나눌 시간이 생겼습니다. 


“저는 10년 넘게 아나빠나삿띠(Anapanasati) 수행을 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아나빠나삿띠와 젠 부디즘(Zen buddhism, 선불교)의 차이가 무엇인지 정말 궁금합니다. 스님의 답변을 꼭 들어보고 싶습니다.”


스님은 인도 분을 의자에 앉게 해 마음을 편안하게 한 후 답변을 했습니다. 


“삿띠와 선은 그 원리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삿띠는 알아차림입니다. 선은 깨어있음입니다. 선은 ‘이것이 무엇인고?’ 하는 식으로 의문을 크게 가지도록 합니다. 생각을 하라는 게 아니라 의문을 가지도록 합니다. 삿띠 수행도 생각을 멈추고 알아차림을 계속 유지해야 하잖아요. "Thinking stop!" 오직 알아차림으로 나아가는 것이 삿띠 수행의 핵심입니다. 


가령 선은 ‘너는 누구냐?’ 라고 묻습니다. ‘저는 따른 바라트입니다’ 라고 대답하겠죠. 그러면 ‘그것이 너의 이름이냐? 너냐?’ 라고 다시 묻습니다. ‘저의 이름입니다’ 라고 대답하면 ‘너의 이름을 물은 게 아니지 않느냐’ 라고 하면서 다시 묻습니다. ‘너는 누구냐?’


이렇게 생각을 해서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정말 내가 누구인가 하는 의문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것이 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리라든지 지식 같은 것을 논하지 않습니다. 


한 가지 질문만 있는 게 아닙니다. 예를 들어 시계가 여기 있다면, ‘이 시계는 누구의 것입니까?’ 이렇게도 묻습니다. ‘내 것입니다’ 라고 대답하면, ‘왜 너의 것이냐?’ 라고 묻습니다. ‘돈 주고 샀으니까요’ 라고 대답하면, ‘돈 주고 샀는데 왜 너의 것이냐?’ 이렇게 자꾸 묻습니다. 


나중에 가면 더 이상 대답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릅니다. 대답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생각이 끊어진다는 것을 말합니다. 어떤 지식으로도 더 이상 대답할 수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거기서부터 이제 시작이 됩니다. 깨달음이라는 것은 자신이 기존에 알고 있는 관념을 넘어서서 진실을 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러니 선에서는 지식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식을 넘어서도록 안내합니다.”


“Thank you so much.” 


스님의 명쾌한 답변에 인도 분은 무척 기뻐했습니다. 


# 컨퍼런스 마무리

컨퍼런스를 모두 마친 후 저녁 7시 30분부터는 걷는 불상 앞에서 행사를 마무리하는 닫는 모임이 열렸습니다. INEB(국제참여불교네트워크) 창설자이고 고문인 슐락 시바락사 박사님이 앞에 나와 이번 행사의 성과에 대해 언급하며 참석자들 모두를 격려해 주었습니다. 

걷는 불상 앞에는 닥터 암베르카르의 영정 사진이 놓여져 있었는데, 스님은 내빈들과 함께 닥터 암베르카르의 불교 전향 60주년을 축하하며 헌화하고 묵념했습니다. 


# 내일은 

새벽 6시에 나가로카 센터를 출발해 나가푸르 공항으로 이동합니다. 오전 8시 20분 비행기로 나가푸르 공항을 출발해 10시에 델리 공항에 내려서 다시 차를 타고 상카시아로 향합니다. 상카시아에서는 부처님이 어머니를 위해 도리천궁에 올라가서 법문하고 하강한 날을 기념해 법회와 평화 담마 행진이 열립니다. 스님은 행사의 주빈으로 초청받아 석가족들을 위해 기념법문을 할 예정입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 스님은 학자들의 발표와는 달리 주로 스님이 직접 경험하고 실천한 내용들을 소개하는 것 위주로 발표했습니다.



▲ 나가로카(Nagaloka) 컨퍼런스홀



전 세계의 불교지도자들이 ‘Social Engagement & Liberation’을 주제로 발표하고 토론한 나가로카의 컨퍼런스홀




▲법륜 스님과 닥터 쁘리앙카의 통역으로 진행된 발표



▲발표 중에 닥터 암베르카르의 선구자적인 면모에 대해 언급되는 부분에서는 청중석에서 박수를 보내며 공감하기도 하였습니다.



▲법륜 스님과 INEB 전 회장인 슐락 박사님은 오랜만에 만나 담소를 즐겼습니다. 



▲INEB 관계자와 함께 내년도 사업에 대한 토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 "참여불교는 근본 불교와 새로운 불교의 두 가지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스님, 정말 궁금한 게 있습니다."컨퍼런스 홀을 빠져나오자마자 스님에게 질문하고 싶다고 다가온 인도인. 



▲컨퍼런스를 모두 마치고 '걷는 붓다' 앞에서 마무리 행사를 가지면서 슐락 박사님의 격려사를 들었습니다. 



 ▲스님은 내빈들과 함께 닥터 암베르카르의 불교전향 60주년을 축하하며 헌화하고 묵념하였습니다.  





#오늘 스님의 말씀이 궁금하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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