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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모태솔로 탈출하는 법 / 법륜스님 즉문즉설

[즉문즉설 36화] 모태솔로 탈출하는 법




질문자 : “26살까지 한 번도 여자 친구를 사귀어 본 적이 없습니다. 회사에 나이 서른, 마흔 넘은 형님들이 장가 안 간 모습을 보면서 나도 결혼 못하는 게 아닐까 걱정됩니다. 최근 사무 쪽에서 일하는 여성에게 호감이 가는데 너무 떨려서 얼굴만 봐도 속이 얼어붙는 것 같아요. ‘좋아하니까 밥이라도 먹자’라고 이야기하면 제가 나이도 서너 살 많은데 괜히 이상한 사람 취급받을 것 같고요. 너무 숫기가 없어서 걱정입니다. 실패하는 연습을 하라고 말씀하셨지만, 저는 연습하는 것도 진짜 죽겠거든요.”


#1 그 여자의 사정


법륜스님 : “‘내가 26년 동안 연애 한번 못 해봤다. 관심 가는 여자가 생겼다. 나보다 어린데 연애 한번 해 볼까?’ 이런 마음을 먹으니까 자꾸 떨리고, 흑심 가진 이상한 남자로 취급당할까 두렵죠. 스스로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그러면 상대방이 싫어하거나 두려워하기 쉽습니다. 이럴 때는 상대방이 나를 좋아할 확률이 매우 낮아요. 내가 욕심으로 덤비고 있으니까요. 내 욕심만 생각하지, 상대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잖아요. ‘상대가 지금 어떤 고민을 하는지, 집안 걱정을 하고 있는지, 남자친구를 찾고 있는 중인지’ 모릅니다. 남자친구를 찾는 중이라면 괜찮을 수도 있어요. 지금 다른 문제로 고민하고 있거나, 연애에 관심이 없거나, 승진에 골몰하고 있는데 느닷없이 가서 데이트 신청을 하면 ‘미친놈’ 취급을 당하겠죠.”


질문자 : “남자친구가 없는 것 같아서요.”




법륜스님 : “설령 지금 남자친구가 없더라도 그 사람이 남자친구가 필요한지 아닌지는 모르잖아요. 회사에 여자가 한 명 있다 보니 관심이 가는 것 같은데, 그런 욕심을 버리세요. 그런 생각이 들어도 ‘아이고, 내가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되지’ 하고 내려놓고 동생처럼 생각하세요. 그저 필요한 일이 있으면 도와주고, 부탁하는 게 있으면 해주세요. 무조건 너무 해주려 들지도 말고요. 내 목표를 자꾸 내세우지 말고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해주는 쪽으로요. 선물을 억지로 안겨주거나 하면 더 부작용이 생깁니다. 전화를 잠시 받아달라든지 어떤 업무를 도와달라든지 이렇게 상대가 원하는 게 있을 때 기꺼이 편안하게 해주면 됩니다.


이렇게 편안하게 다가가서 몇 달 지내보면 상대의 상태가 어떤지를 더 알 수 있습니다. ‘저 사람 남자 친구 없구나.’ 이렇게 혼자 속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남자친구가 있는데 마침 외국에 가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 건 겉으로 봐서는 모릅니다. 그저 동료나 친구로 생각하고 편안하게 다가가세요. 그렇게 해서 친해지면 다행이고, 안 친해져도 동료로서 잘 지내면 됩니다. 그러다가 또 조금 마음이 맞으면 좀 더 발전시키는 쪽으로 가면 되고요. 욕심내면 안 돼요.


잠깐 일어나서 뒤로 돌아서 봐요. 얼굴 들고요. 여러분 보기에 이 남자 괜찮아요?”


청중 : “네!”


법륜스님 : “그러면 친구를 멀리서 구하지 말고 오늘 여기서 구해요.(청중 웃음) 용기 있는 여자 분 계시면 ‘나하고 한번 친구로 지내봅시다.’ 해서 전화번호부터 주고받고 서로 이메일도 해봐요.


질문자는 이 상태에서 당장 여자를 사귀면 상대한테 상처 입을 확률이 높습니다. 너무 연애나 결혼 같은 걸 목표로 두지 말고 그냥 성별이 여자인 사람과 ‘사람으로서 관계를 맺는 훈련’을 해봐요. 그거 보기보다 복잡합니다.(박장대소) 일단 너무 깊이 들어가지 말고 친구로서 가볍게 지내는 인간관계 연습을 좀 해봐야 합니다. 안 그러면 나중에 상처를 입고 여자에 대한 불신과 원망이 생겨서 진짜로 혼자 살게 될 수가 있습니다.(청중 웃음)


#2 사람은 다 이기적이다




인간관계에서 알아야할 점은 ‘사람은 다 고만고만하고, 다 이기적’이라는 겁니다. 이기적인 사람이 나쁜 게 아닙니다. 인간은 본래 이기적입니다. 내가 이기적인 줄 알아서 상대의 이기적인 면도 인정할 때 인간관계가 원만해집니다. 상대 보고 ‘정말 이기적인 사람이야’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요. 편하게 인간관계를 맺어 봐요. 남자 학교만 다녔어요?”


질문자 : “예, 남자 학교만 다녔어요.”


법륜스님 : “그럼 교회나 절에 가서 꼭 이성이라기보다 사람을 사귀는 연습을 해요. 또 교회나 절에는 심하게 이기적인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그러니 우선 여기 청년 정토회라도 나와 보세요.


처음 사귈 때 나보다 어린 사람보다는 나보다 약간 나이가 많은 누나를 사귀어 봐요. 사람 대 사람으로 인간관계를 맺어 보면 위험에 빠질 확률이 좀 낮습니다. 그렇게 시작해서 사람 사귀는 연습을 좀 해 본 다음에 마음에 드는 사람하고 또 이렇게 사귀어보는 연습을 하세요. 복이라는 게 다른 게 아니에요. 돈이나 물질적인 걸 얻는 것도 복이지만, 인간관계를 잘 만들어가는 것도 복입니다.



#3 나는 지금 이대로 괜찮다


요즘 세상은 이기적인 면에만 너무 치우쳐 있어요. 학교에서도 그저 돈벌이, 출세 같은 것만 공부하는데 제가 보기엔 좀 심한 것 같습니다. 젊은이들이 이상을 좀 갖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결혼상대를 구할 때도 너무 예쁘고 잘생기거나 돈 많은 것만 보지 말고요. 못 생긴 사람도 사귈 수 있는 권한이 있잖아요.




원래는 못 생기고 잘 생기고가 없습니다. 이것도 사실은 다 관념이에요. 원숭이가 보면 인간들이 다 못생겼어요.(청중 웃음) 여러분이 키가 작다, 코가 어떻다, 이런 신체조건을 갖고 열등의식을 느낄 필요가 없습니다. 모든 존재 자체는 그저 ‘그것일 뿐’입니다. 잘나고 못난 것은 다 우리의 인식 체계에서 오는 거예요.


미의 기준도 시대에 따라 다릅니다. 요즘은 미의 기준이 생산적이기보다는 소비적이에요. 옛날에는 아이를 잘 낳겠다거나 일을 잘하겠다 싶은 여자를 맏며느리 감으로 좋게 평가했습니다. 요즘은 호리호리하고 보기는 좋지만 별로 일을 잘 못 할 사람을 오히려 좋게 평가해요.

 

자기 몸이 예쁘다고 거기에 너무 집착해도 불행을 자초하고, 자기 몸이 못 생겼다고 거기에 너무 집착해도 불행을 자초합니다. ‘그냥 하나의 몸일 뿐이다’, 이렇게 생각해야 해요. 성형수술을 할 생각을 자꾸 하면 할수록, 그 생각 자체가 자기에 대한 열등의식이 생기거든요. 남들이 보기에 조금 더 예뻐질 수 있어도 자기 내면에서는 자꾸 열등의식과 거짓이 생기거든요. 남이 ‘너 성형했냐?’ 이렇게 물으면 ‘했다’ 하고 가볍게 이야기하지 못 하고 숨기려고 하고 뜨끔해 하잖아요. 존엄한 인간으로 태어난 우리가 그렇게 움츠러들고 살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 집착이 불행을 자초합니다. 그래서 자기에게 떳떳한 게 가장 중요합니다.”


원본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uIljzkXwJ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