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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욕 들었던 게 자꾸 생각나요.” 법륜스님의 답변



행복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인천 청운대학교 청년 희망강연이 열렸습니다. 싱어송라이터 ‘소히’의 여는 공연으로 시작했습니다. 기타 반주에 감미로운 목소리, 재미있는 가사가 마음으로 들어왔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보통 제가 서두에 조금 얘기하고 질문을 받는데 오늘은 질문자가 너무 많아서 곧바로 질문을 받겠습니다.”


청년들과 한 명이라도 더 대화하기 위해서 스님은 바로 질문을 받았습니다. 인천에서는 현장에서 8명, 영상으로 1명이 질문했습니다. 그 중 자신에게 욕했던 사람이 여전히 밉다는 질문자와의 대화를 소개합니다.       





“저에게 큰 상처를 준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제게 사과도 안 했어요. 가끔 그 때가 생각이 나서 힘듭니다.” 


“어떻게 상처를 주었는데요?”


“고등학교 때 학교 폭력을 당했어요.”


“아직 졸업 안 했어요?”


“졸업은 했는데 그 때 생각이 자꾸 나요. 저는 아무 이유 없이 욕을 들었는데 남자라서 때릴까봐 욕도 못하고 그냥 가만히 있었어요. 선생님한테 말을 했는데 선생님은 그냥 넘어가시더라고요. 선생님도 미워요” 


“지금 몇 년 지났어요?”


“1년 정도요. 어떻게 그 사람들을 용서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잘 들어보세요. 질문자가 가만히 앉아 있는데 제가 봉지를 하나 줬어요. 질문자는 스님이 준 것이 ‘선물인가?’하고 열어봤더니 과일 껍질, 과자 봉지 등 이런 쓰레기만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그럼 질문자는 어떻게 할래요?” 


“그 정도는 저에게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피해를 준 게 아니기 때문에 저는 그냥 쓰레기통에 버릴 것 같아요.”  


“그런데 어떤 사람이 그 쓰레기봉지를 쥐고‘어떻게 네가 나한테 이런 쓰레기 봉지를 줄 수 있느냐?’이렇게 성질을 내요. 이튿날도 다시 그 쓰레기봉지를 열어보고 ‘이거 봐라. 과일 껍질이잖아! 이거 봐라. 과자 봉지잖아! 네가 어떻게 나한테 이런 쓰레기 봉지를 줄 수 있니?’ 이렇게 매일 열어보고 성질내고, 또 열어보고 성질내면서 쓰레기봉지를 1년 가지고 있다면 그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스님이 지금 질문자하고 이렇게 대화를 해서 질문자의 괴로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말은 좋은 말일까요, 나쁜 말일까요?” 


“좋은 말이요.”


“그럼 욕을 하는 것은 좋은 말일까요, 나쁜 말일까요?” 


“나쁜 말이요.” 


“나쁜 말은‘말의 쓰레기’입니다. 말이라고 다 말이 아니고, 말 중에 쓰레기도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가만히 있었는데 그 사람이 말의 쓰레기를 질문자에게 집어 던졌어요. 그런데 질문자가 그 쓰레기를 주워서 1년 동안 계속 가지고 다니면서 ‘네가 나한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하고 말의 쓰레기봉지를 지금까지 움켜쥐고 있는 거예요.  


그러면 쓰레기봉지를 쓰레기통에 집어 던져버리듯이 질문자도 받은 말의 쓰레기를 ‘어, 이거 쓰레기네’ 하고 그 자리에서 탁 던져버리면 됩니다. 무엇 때문에 1년이나 그걸 움켜쥐고 있어요?”


“충격을 받았으니까요.” 





“그 날 그 사람이 나한테 좋은 말을 해줬으면 좋았지만, 좋은 말은 안 하고 나쁜 말을 했잖아요. 그걸 1년 동안 움켜쥐고 있으면 내가 괴로워요, 그 사람이 괴로워요?” 


“제가 괴로워요.” 


“그 날은 그가 나에게 나쁜 말을 했지만 그걸 1년간이나 움켜쥐고 괴로워하면 이건 그 사람이 나를 괴롭힌 걸까요?, 내가 나를 괴롭힌 걸까요?” 


“제가 괴롭힌 거예요.” 


“그 사람은 이미 말하고 가버렸어요. 질문자는 그 말의 쓰레기를 갖고 계속 괴로워해야 되겠어요, 그냥 쓰레기통에 버려야겠어요?”


“버려야 될 것 같아요.”


“그래요. 그럼 이 시간부터 탁 버려버려요. ‘내가 바보인가? 내가 왜 그 사람이 던진 말의 쓰레기봉지를 1년이나 쥐고 있었을까. 무슨 보물단지라고. 알고 보니 쓰레기잖아. 아이 더러워!’ 하고 탁 던져 버리면 됩니다. 그러면 울 일도 없고, 용서해줄 일도 없고, 용서할까 말까 망설일 필요도 없어요. 쓰레기니까 그냥 던져버리면 됩니다.”


“네” (청중 박수) 





“오늘부터 웃으면서 살아요. 뭐 좋다고 일 년 간이나 그 인간을 생각해줬어요? 오늘부터 내 생각하세요.(청중웃음)” 


질문자가 환하게 웃었습니다. 대화를 나누다 쓰레기 봉지를 탁 던져버렸나 봅니다. 여러분도 불필요한 쓰레기봉지를 가지고 계시진 않나요? 


9명의 질문에 대답한 후 스님은 진정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오늘 강연을 마무리 했습니다.  





“좋아야 집중이 되고, 집중이 되어야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이제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지난 백 년은 선진국을 따라 배우면 되는 모방의 시대였습니다. 지금 학교 시스템은 모방의 교육이에요. 모방 교육은 이제 끝나가고 있어요. 지금 여러분들은 막차를 타고 있습니다. 지금 있는 직업의 절반은 10년, 20년 후에 사라질 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으로 빠르게 변화할 것입니다. 그러면 노동과잉이 일어납니다. 아이를 적게 낳는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노동과잉입니다. 사람이 할 일이 없어집니다. 그런데 아마 제 직업은 4차 산업혁명이 와도 안 없어질 거예요. 왜냐, 사람들이 괴로우니까요(청중 웃음) 그래서 저는 천당보다 지옥 가는 것을 좋아해요. 천당 가면 할 일이 없는데 지옥 가면 도와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을 테니까요. 이렇게 관점을 바꾸면 여러분들의 삶에 생기가 돌 거예요.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다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나이가 많든 적든, 여자든 남자든, 신체에 장애가 있든 없든, 성적 지향에 관계없이 어떤 처지인지 관계없이 누구라도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 권리를 향유하셔야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자신의 현재 처지를 불행하다고만 생각합니다. ‘나는 공부해야 하니까 불행하다’, ‘나는 남편 잘못 만나서 불행하다’, ‘남편이 죽어서 불행하다.’ 라고요. 결혼한 상대가 죽으면 결혼 한 번 더하면 되고. 살아있으면 같이 살면 되지요. ‘이것은 이렇게 되어야 하고, 저것도 저렇게 되어야 한다’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이렇게 내 마음대로 하려는 게 집착입니다. 


내가 누구를 좋아하는 건 욕망이지 사랑이 아닙니다. 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것을 해줄 수 있는 것이 사랑이에요. 이해가 바탕이 된 것은 사랑이라고 할 수 있고, 이해 없는 사랑은 폭력입니다. 성폭력은 자기가 좋다고 강제로 행할 때 일어납니다. 그런데 그건 상대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습니다. 상대가 싫다는데도 상대에 대한 고려 없이 자기 좋은 대로 행동해 버리는 게 폭력이에요. 


요즘 부모는 자식에게 폭력적인 사랑을 할 때가 많습니다. 아이는 죽겠다는데 엄마는 ‘내가 왜 이걸 하겠니? 오직 너를 위해서 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대통령도 국민을 너무너무 사랑해서 나라하고 결혼하고, 국민하고 결혼해서 불철 주야로 나라 걱정만 하신다잖아요. 그런 일방적인 사랑은 폭력이에요.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에 대한 이해입니다. 소통은 기술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이해에요. 남을 욕하기는 쉽지만 우리 스스로에게도 독재 근성이 있습니다. 남의 감정, 남의 생각, 남의 믿음을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합니다. 상대가 나를 좋다고 하면 다행이지만 안 좋다 해도 그건 상대의 자유에요. 그런데 젊은 사람들이 상대에게 배신당했다고 합니다. 사람이 이 사람 좋아했다가 저사람 좋아할 수도 있지요. 헤어지면‘그래도 너 만나서 재밌게 잘 놀았다. 안녕히 가세요’ 하면 됩니다. 여러분들 마음이 좀 가벼워졌으면 좋겠습니다. 젊은 시절에 얼굴 찌푸리고 엿처럼 끈적끈적하게 살지 말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연을 마치고 스님은 많은 청년들에게 행복을 전하고자 강연을 준비한 활동가들과 악수를 했습니다. 여러분, 쓰레기 봉지는 버리고 앞으로도 늘 행복한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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