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스님은 하루 종일 바쁜 일정을 보냈습니다. 오전에는 자재 법사님의 남편 분 49재 막재에 참석해 영가 천도 법문을 했고, 오후에는 평화재단 기획위원회 회의에 참석했으며, 저녁에는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외국인을 위한 영어통역 즉문즉설 강연을 했는데요. 오늘은 저녁에 있었던 외국인을 위한 영어통역 강연 소식을 자세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6월 중순이 되니 이미 날씨가 많이 더워졌습니다. 오늘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 외출하기 딱 좋은 날씨였습니다. 오늘 즉문즉설이 열리는 조계사 인근 인사동 곳곳에 오늘 강연을 안내하는 파란 포스터가 붙어 있었습니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조계사에서 즉문즉설을 하니, 더 많은 이들이 함께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설렙니다. 인사동에서 물건을 사고 구경하는 외국인들을 보며, 관광뿐만 아니라 부처님의 법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번 강연을 맡아 준비하는 청년 봉사자들도 같은 마음이었는지 강연을 준비하는 모습이 활기차 보였습니다.

오늘 강연은 국내에서 영어통역으로 진행되는 첫 번째 즉문즉설 강연입니다. 정토회 국제국이 기획하고 청년정토회가 행사를 주관하여 국제국과 청년정토회가 함께 준비한 행사입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수차례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조지워싱턴, 듀크, 아메리칸대학교, UCLA, 유니온 신학대학교등 대학에서뿐만 아니라 Google, Huffington Post 등에서 스님은 영어통역강연을 해오고 있습니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스님은 다양한 계층과 즉문즉설을 하고 있습니다. 동남아 이주노동자가 많은 안산에 다문화센터를 개원하고, 매년 2차례씩 이주노동자들과 힘든 점, 궁금한 점들에 대해 즉문즉설 강연을 해오고 있습니다. 또 국내에 정착해 살고 있는 새터민들과도 일년에 2차례씩 즉문즉설 강연을 해오고 있습니다.

강연이 열리기 전 스님은 조계종 전법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였습니다. 스님은 미국 워싱턴을 방문할 때 마다 워싱턴 한국 특파원들과 간단하게 간담회를 합니다. 그때 인연 맺은 기자님과 오늘 영어통역 즉문즉설을 취재하러 온 기자님들과 강연 전에 잠깐 만났습니다.

스님은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이 200만 명을 넘어섰고, 이는 전체 인구의 약 4%를 차지한다. 이 분들이 한국에 살면서 어떤 고민이 있는지, 한국사회에 어떤 의문을 가지고 사는지 듣는 것이 필요하겠다 싶어 공식적으로 외국인을 위한 영어통역 즉문즉설을 하게 되었다" 고 배경설명을 하였습니다. 이어서 기자님들로부터 여러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지난 6월 12일 역사적인 북미회담을 한 후라 ‘이후 북한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것 같은지, 민간영역에서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사업은 무엇인지, 정토회에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등 대북지원에 대해서 묻는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또 ‘아시아 불교에 비해 한국불교가 해외에 덜 알려져 있는 이유는?’, ‘미국에서 불교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하는데 지금도 높은지?’, ‘스님이 국민적 멘토로 즉문즉설 강연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고 언제 시작했는지?’, ‘미국에서는 어떻게 해서 대학 등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최근에 집사부일체에 나온 스님을 중학생인 아들과 함께 보고 깜짝 놀랐다는 이야기를 하신 분도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보니 예정된 한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스님은 참가하신 기자 분들께 스님의 사인이 담긴 저서 ‘행복’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이어 기자 분들과 함께 즉문즉설 강연이 열리는 한국불교예술문화회관 공연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강연장에 들어서니 젊은 청년 자원봉사자들이 열심히 안내를 하고 있었습니다. 강연장에는 외국인 부부, 친구, 한국인 친구와 함께 온 외국인, 다양한 나라에서 온 한인교포, 그리고 국적은 한국인이지만 외국에 오래 살았던 사람 등등 다양한 인종과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외국에서 오신 스님들도 몇 분 계셨습니다.

이번 강연은 영어로 진행되는 외국인 강연이니 만큼 특별히 사회자와 통역 봉사자가 필요했습니다. 사회는 국제국의 ‘김지현’님이, 통역은 미국에서 스님이 강연하실 때 통역자원봉사를 많이 하고 있는 ‘제이슨 림’님이 맡아주셨습니다. ‘제이슨 림’님이 잠시 가족들과 한국을 방문하는 일정이 있어 이번에 한국에서 외국인을 위한 영어통역 강연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스님이 무대에 오르자 200여명에 이르는 청중들이 큰 박수로 환영하였습니다. 스님은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이 200만 명 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인구의 3%만 넘어도 의회에 진출해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권한을 주는데, 4%가 넘는 여러분들이 한국에서 겪고 있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들어보면 좋겠다." 고 하며 "한국 사회에 살면서 드는 의문이나 고뇌 등을 같이 나누자." 고 했습니다.

또 "질문에 대한 답을 스님이 알려주는 게 아니라 함께 대화를 하면서 스스로 깨달을 수 있다. 이것을 다르마 토크(Dharma talk, 법담)라고 한다." 며 아직은 즉문즉설이 생소한 외국인들에게 "주제에 관계없이 뭐든지 편안하게 대화해보자." 고 했습니다.

짧은 자기 소개와 함께 국적과 한국거주 기간 등을 말하며 모두 12명의 외국인이 스님께 질문하였습니다. 한국에서 10년째 살면서 영어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 중년남성은 초등학생들에게 영어를 잘하게 가르치는 것이 어렵고, 언어를 배우는 것이 불교수행과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으며, 지루하고 오래 걸리고 어려운데, 학생들이 영어를 잘 할 수 있도록 공부에 대한 동기를 지속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 지 물었습니다. 그리고 한국교포로서 호주에서만 20년 넘게 살았는데 최근 2년 전부터 부모님이 한국으로 이주하여 6개월마다 한국을 방문하게 되면서 지금 정체성에 혼란이 온다는 호주 20대 남성,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걱정이 되는데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 인내심이 필요하고 느껴져 인내심을 기르는 방법을 알고 싶다는 미국 중년 여성, 새터민들을 위해 불교계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물으신 미국 30대 여성, 불교 공부를 외국에서 하고 있는데 하다 보니 모순이 느껴져서 고민이시라는 베네수엘라 분, 한일관계를 어떻게 하면 잘 풀 수 있을지 물으신 싱가폴 20대 여성, 핸드폰을 처음 샀을 때는 기쁘지만 시간이 지나면 바꾸고 싶어지는 것처럼 여자친구도 처음에만 좋고 곧 시들해져서 괴롭다는 프랑스 20대 남성, 인생에는 정말 파트너가 필요한지 고민이라는 캄보디아 30대 남성, 부족하다고 느껴져서 자꾸 채워야될 것 같고 부족한 이들을 위해 채울 수 있도록 도와줘야될 것 같다는 분,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질문한 미국출신의 백인남성등 7명의 사전 질문과 현장에서 5명이 더 질문하여 총 12명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며 개인적인 질문과 북한의 인권 문제, 국제 사회 관계 등 폭넓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 불교계에서는 새터민들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 지 물었던 미국인의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합니다.

“I have been here for about 8 years. I came over here as a teacher and am now a student. And I wanted to talk to you about North Korean defectors who are currently in Seoul or in South Korea in general. Given the fact that there are already over 30,000 North Korean defectors living in the country and that they have significant problems integrating into Korean society. What is the Buddhist community currently doing to help these people to better integrate? What do you think the Buddhist community can do in the future to further help both believers and non-Buddhists, and non-buddhist-followers-alike from this community?”

(저는 한국에 온지 8년 정도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선생님의 자격으로 한국에 왔는데, 지금은 배우는 학생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 제가 드리고 싶은 질문은 탈북자에 관한 것입니다. 현재 서울을 비롯하여 남한에 3만 명이 넘는 탈북자가 있지만,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것을 돕기 위해 불교 단체에서 어떠한 활동들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고, 또 앞으로 불교 신자 뿐만 아니라 불교를 믿지 않지만 이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함께 어떠한 활동들을 할 수 있는지 스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1995년부터 1998년까지 북한에는 아주 심각한 기아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적어도 300만 명 정도의 아사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때 북한 사람들은 조국을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굶어 죽는 것을 보면서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식량을 구하러 떠나야 했습니다. 그들도 처음에는 식량만 구해서 돌아갈 생각으로 국경을 넘었고, 또 초기에는 식량만 구해서 돌아오곤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중국으로 넘어갔고, 중국에서 그들을 돕던 사람들도 더 이상 북한 사람들이 요구하는 만큼의 식량을 제공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식량을 구하러 중국으로 간 사람들이 중국에 체류하는 시간이 더 길어지게 되었어요.

이렇게 북한 사람들이 중국에 불법체류자로 거주하는 동안 여러 가지 인권 침해를 겪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여성들의 경우에는 인신매매를 당하기도 했고요. 동시에 중국에 머무르는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북한 외부의 정보를 접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중국에 머무른 북한 사람들 일부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얻어서 한국으로 건너오기도 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적어도 50만 명 이상이 중국에 다녀간 경험이 있고, 그 중 3만 명이 현재 한국에 새터민의 신분으로 살고 있습니다. 일부는 아직도 중국에서 살아가고 있고, 많은 사람들은 당초 계획대로 다시 북한으로 돌아갔고, 또 중간에 목숨을 잃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저는 압록강과 두만강 근처에서 북한의 대기근 동안 난민들을 돕는 구호활동을 했습니다. 주로 옷, 식량, 약품 등을 지원하거나 일시적으로 국경을 넘어온 사람들을 보호하는 활동이에요. 그리고 그들 중 일부를 남한으로 데려오는 활동도 했었는데, 한국으로 데리고 오는 과정에는 어쩔 수 없이 중국의 법률을 어기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것이 저희에게는 아주 큰 고민이었어요. 인도적인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활동이지만, 중국의 법률적 관점에서 보면 분명 법률을 어기는 부분이 있는 거예요. 저희가 중국을 방문할 때 중국 법률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법적인 부분은 저희에게 큰 어려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저희의 결론은 이 문제를 우리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고, UN의 도움을 얻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UN에 요청했더니 UN에서도 이 문제를 돕기가 어렵다는 입장이었습니다. UN의 이야기는 ‘UN은 국가연합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정식으로 요청을 할 때에만 중국에 들어가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거였어요. 그리고 ‘지금은 중국 정부가 요청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UN이 중국에 들어가서 활동할 명분이 없다’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저희에게는 해결방법이 쉽게 보이지 않는 어려운 문제였고, 우선 비공식적으로 일부를 지원하는 방향을 택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희 단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중국 당국에 체포되기도 하고, 강제 추방 당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또 이런 일이 벌어지다보니 결국 중국에서 탈북자를 돕는 활동이 중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지금은 중국에서의 활동은 철수하고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을 돕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이 한국에 오게 되면 ‘하나원’이라는 곳에 들어가서 3개월 동안 정착 훈련을 받습니다. 그런데 정작 하나원을 떠나 사회로 나오면, 한국 정부에서 주택과 직장을 알선해주긴 하지만 여전히 그들에게 남한이라는 곳은 가족이나 친척 하나 없는 생소한 땅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들이 한국 사회에 정착하는데 도움을 주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탈북자들을 한 곳에 모아두는 게 아니라 전국에 흩어져서 정착하도록 합니다. 누군가가 정착하는 것을 돕기 위해서는 그들 가까이에 있어야 해요. 그래서 저희는 각 도시마다 탈북자들과 함께 소풍을 가기도 하고, 가까이에서 친구가 되어주거나 방문을 하는 활동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1년에 한 번은 모두가 다 모여서 체육대회를 같이 하기도 하고,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불렀던 노래도 부르고, 북한에서 하던 게임도 하는 ‘통일체육축전’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1년에 두 번 모여서 한국에 있는 사찰 방문을 하기도 해요. 그날은 오전에 사찰 방문을 하고, 점심을 먹고 난 후에는 둘러앉아서 즉문즉설 시간을 갖습니다. 즉문즉설을 하다보면 탈북자들이 한국에 정착하면서 어떠한 어려움을 겪는지 알 수 있고, 그들만의 고뇌가 무엇인지도 잘 알 수 있어요.

탈북자들의 고민을 들어보면 우선 북한을 떠나 남한에서 살게 되면서, 북한에서 겪는 생존의 위협이 없어졌다는 것이 큰 기쁨입니다. 하지만 가족과 떨어져 지내면서 새로운 사회에 정착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이 사실입니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제가 사람들을 만나본 경험을 비추어보면 그 중 30% 정도는 실제로 한국 사회에 정착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북한에서 교육을 받았더라도, 북한에서 받은 교육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에서 경쟁을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직장을 구해도 저임금의 노동직인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게다가 북한 말투가 있다 보니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차별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고,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탈북자들을 만나면 제가 주로 이런 이야기를 해요.

‘앞으로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탈북자분들도 고향을 다시 방문할 수 있게 될 겁니다. 그러면 지금 당장 한국 사회에서 성공하려고 하지 말고, 여기서 지내는 동안 많이 배우고 익히고, 조그마한 자본이라도 모아서 나중에 북한이 개방되어 고향에 돌아가면 고향을 발전시킬 목표를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차별의식을 느끼며 남한에서 살 생각을 하면 막막하지만, 고향에 돌아가서 떳떳하게 살려고 생각하면 지금이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북한에서 여러 가지 인권 침해도 겪고 갖은 고생을 했지만, 그렇다고 거기에 분노를 느끼고 계속해서 북한을 비난하기만 한다면 오히려 탈북자들이 남북관계 개선에 장애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고향에 대한 감정도 나빠지게 되고, 나중에 북한이 개방되어도 고향에 돌아가기가 어려워집니다.

한국에서 사는 동안에는 여기서 주어진 기회를 잘 누리는 것이 좋아요. 어찌 보면 고향에 남아있는 사람들보다 이런 기회를 먼저 갖게 된 거니까, 기회가 주어졌을 때를 잘 활용해서 여러 가지를 배우고 익히고 자본도 축적해서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목표를 세운다면, 앞으로도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북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지내기 보다는 남북이 화해하고 협력하는데 도움을 주고, 남한 사람들의 북한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 도움을 주고, 또 남한 사람들로 하여금 북한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이 어떠한지 그 경험을 쌓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남한 사람들로 하여금 ‘북한 사람들과 살아보니 그 사람들 참 좋더라’ 하는 인상을 준다면 남과 북이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는데 여러분이 큰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탈북자들이 한국 사회에 보다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작지만 저희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활동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네, 잘 들었습니다.” (모두 박수)

스님의 진정성 있는 활동 이야기와 북한주민들의 실상에 강연장의 분위기가 진지해지면서 집중도가 높아졌습니다. 최근 있었던 북미정상회담 등과 맞물려 평화와 북한 주민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 고민하며 가슴이 뜨거워지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스님은 강연을 마무리 하시며 ‘세상은 모순투성이다. 여러분은 스님들이 수행자가 되어 왜 싸우냐고 하지만 스님들은 원래 남남이다. 그런데 수많은 사람 중 제일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골라 한 이불 덮고 자면서 싸우는 부부들이야 말로 모순이 아닌가.’는 말씀에 외국인 부부들도 서로 눈을 마주치며 박수를 치며 공감의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스님 특유의 재치가 빛났습니다. 언어의 장벽이 있었지만 깨닫는 그 순간만큼은 국적과 나이를 불문하고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린 듯 했습니다.


스님은 통역해주신 ‘제이슨 림’에게 감사를 표하며, 이런 도움 덕분에 많은 이들과 행복과 자유를 찾아가는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오늘의 강연을 듣고 마음에 행복의 씨앗을 심은 많은 외국인들이 봉사를 함께 할 수 있는 날의 기대하며 기쁜 마음으로 마지막 박수를 쳤습니다.

강연이 끝날 무렵에도 외국인들이 계속해서 들어와 강연장을 꽉 채웠습니다. 강연이 끝난 후 스님의 법문을 영어로 옮긴 책을 사가고, 봉사활동으로 강연이 이루어진다는 말에 모금도 많이 해준 다양한 생김새의 외국인들을 보며 마음은 참 같구나 하고 신기하고 새로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오늘 강연에는 봉사자를 포함하여 약 240여명이 참가하여 스님과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스님은 무대로 내려와 참가한 분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하였습니다. 그중에서 한분은 스님께 꼭 선물을 드리고 싶었다면서 작은 선물을 스님께 전달하였습니다. 질문한 분들도 스님께 다가와 감사인사를 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질문하신 교수님도 스님께 다가와 인사하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기도 하였습니다. 뉴욕 유니온신학대학교의 정현경교수님이 한국에 방문해있다가 강연소식을 듣고 왔다가 스님께 강연이 참 좋았다고 반갑게 인사하였습니다.

강연이 끝난 후에 불교계의 새터민 지원에 대해 물었던 질문자를 만나보았습니다. 그녀는 지난 5년 동안 새터민들을 지원하는 일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녀가 보기엔 새터민들은 아주 심각하고 어려운 문제들에 봉착했고,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새터민들에 대해 불교단체들이 현재 무엇을 해오고 있는지 스님께 묻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녀가 가장 감동적이었던 것은 스님께서 이미 탈북자들과 함께 다양한 야외행사와 모임들을 수 년 동안 해오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녀는 이것이 인간으로서 서로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것이고, 더욱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서 극복하려고 하는 그들에게는 아주 소중한 것이라고 느꼈다고 합니다. 또 스님의 말씀이 아주 통찰력 있었고, 앞으로도 새터민들과 함께 더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또 오늘 참가한 백인여성한분과 인터뷰를 하였는데 이분은 정말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참가한 것을 보고 놀랬고, 또 출신국적이 너무 다양해서 놀랐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스님이 너무 지혜롭게 답변을 하시는 것이 좋았고, 영어로 법문을 듣고 싶었는데 이런 기회가 있다는게 너무 좋았다고 하였습니다. 이번 강연을 통해 한국에 다양한 국적 출신의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다문화 사회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어통역 즉문즉설 강연이 정례화되어 부처님의 가르침에 목말라 하는 분들에게 스님의 지혜가 전달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님은 오늘 강연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강연장 무대감독님께 감사의 인사로 사인한 책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그리고 통역과 사회를 본 두 분께도 감사인사를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강연을 주관한 청년대학생정토회 자원봉사자, 그리고 국제국 자원봉사자 50여명과 함께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청년들이라 직장 퇴근하고 바로 오거나 많은 이들이 회사에 월차나 반차를 내고 봉사해주셨습니다. 봉사자가 많아서 스님이 “너네들이 자리를 다 채웠구나” 하고 웃으니 청년들이 “우리는 봉사를 했지 자리에 앉지는 않았아요”라고 답하면서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거리에 나오니 여전히 도시는 분주하고 다양하고 많은 이들이 섞여 있습니다. 마주치는 모든 이들에게 편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마음이 활짝 열려서 간 질문자들처럼, 대화를 따라가며, 봉사를 하던 우리들의 마음도 활짝 열렸나봅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녹취 조태준  김순영,이기영 사진 권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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