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미세먼지가 약한 날이긴 했지만 여의도 광장의 초록한 나무들과 파란 하늘, 각종 꽃들 위로 마치 회색 물감을 한번 덧입힌 듯 한 풍경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강연장 건물 앞 의 개나리, 목련은 팡팡 터져 한껏 미모를 자랑했고 벚꽃도 일부는 피고, 일부는 곧 터질 듯 꽃망울에 한껏 물이 올랐습니다. 여의도 일대가 곧 온통 벚꽃으로 화사해져 오가는 사람들의 기쁨이 될 것임을 떠올리니 환하게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그처럼 곧 만개할 꿈망울을 갖고 사는 사람들, 길벗들이 준비하는 강연회가 오늘 여의도에서 있었습니다. 길벗은 종교와 상관없이 방송, 영화, 공연 예술가들이 모여 마음공부와 봉사를 함께 하는 정토회 내 모임으로 매년 4월과 11월에 스님을 초청하여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몇 가지 질문>이라는 타이틀로 강연을 마련하고 있는데 이번이 어느 덧 21번째 강연입니다.

강연장 안에는 드라마작가들과 배우들이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들로 모여서 두 손 모으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명심문을 외운 후, 회의와 함께 각자의 위치로 가서 손님 접대 모드를 취했습니다. 젊은 신인 배우들이 활기차게 움직여서인지 강연장 준비도 활기찼습니다. 손님들이 속속 도착했고 강연이 시작할 즈음에는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2017 가장 영향력 있는 10대 30인중 한명으로 이름을 올린 국내 1호 혼혈모델 한현민씨와 그의 동료 모델들 30여명이 참석하니 강연장이 활기 넘쳤습니다.



먼저 길벗의 대표인 노희경 작가의 인사말로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요즘 미세먼지가 많아서 답답하시죠? 미투 문제도 답답하고, 남북 문제도 좀 나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답답한 상태입니다. 오늘 법륜스님한테 답답한 마음을 질문하셔서 시원한 마음 얻어 가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진행자인 김자형 아나운서가 북미정상회담에 앞서서 한반도 평화협정체결을 위한 백악관 10만인 서명 운동에 대해 설명하면서 4월 13일까지 서명을 하면 5월 북미회담 전에 백악관으로부터 공식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다며 서명을 부탁했습니다. 이어서 스님을 소개하자 청중들은 큰 박수로 환영했습니다.

“봄꽃도 피고 완연한 봄이 된 것 같습니다. 오늘 같은 봄날에 여러분들 만나서 반갑습니다.

계절 뿐 아니라 우리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던 냉전구조, 그리고 그 속에 오랫동안 얼어있던 빙하가 녹는 것 같은 분위기도 감돌고 있습니다. 오랜 기다림 속에 찾아온 기회인만큼 꽃샘추위로 되돌아가지 않고, 지속가능한 따뜻한 봄이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자연에도 봄이 오고 우리를 둘러싼 주변 정세에도 봄이 왔지만, 그와 더불어 우리들 삶에서 중요한 봄은 우리들 마음속의 봄입니다. 아무리 날씨가 풀리고 따뜻해져도, 또 주변 환경이 아무리 바뀌어도 내 마음이 경직되어 있거나 어둡거나 혹은 긴장되거나 슬프면 세상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우리 마음의 봄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하는 주제로 여러분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입니다.”

오늘 질문자는 여섯 분이었습니다. 그 중 철없는 아버지와 닮은 자신을 보고 자신과 닮은 아이를 낳게 될까봐 아이를 낳지 않고 싶은데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 부인 사이에서 고민하는 남편의 질문과 대화를 소개합니다.

“저는 결혼 2년차 입니다. 아버지를 닮은 제 모습을 보고, 저와 닮은 아이가 태어난다는 것에 거부감이 있어서인지 결혼을 하고서도 한동안은 아이를 가지고 싶지 않았고, 아내와 단 둘이 행복하게 살자는 생각을 주로 해왔습니다. 반면 아내는 아이를 원했습니다. 저는 아내와 행복하게 살자는 생각이 51%, 아이를 가질까 하는 생각이 49%인 상태를 오래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다가 ‘나눔의 장’ 수련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반 정도가 아이 때문에 행복한 이야기였고, 나머지 반은 아이 때문에 괴로운 이야기였습니다. (청중 웃음) 다른 분들로부터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4박 5일을 보내고 나니 ‘아, 아이로 인한 행복과 괴로움은 반반이구나.하는 생각이 들고, 그렇다면 나도 거부감만 가질 게 아니라 아이를 가져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50:50이 되었어요.

제가 그런 마음을 가져서 그런지 몰라도 아내가 임신을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8주 만에 유산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아무렇지 않은 듯 씩씩한 척을 하지만, 가끔 술을 마시고 울기도 합니다. 이런 아내를 남편으로서 어떻게 위로를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저는 아직 아이를 가지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거기에 대한 두려움도 없지 않습니다. 물론 제가 선택한다고 그저 아이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어떤 마음을 갖고 또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아버지에 대해서 어떤 부정적인 생각,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까?”

“아버지는 소위 한량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자기 행복이 중심이었고, 늘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다니셨어요. 지금 기억나는 건 IMF로 집안 형편이 어려울 때 아버지 혼자 뉴질랜드로 번지점프를 다녀오셨어요. (청중 웃음) 집안이 어렵지만 어떻게든 다 될 거라고 생각을 하시는 편이셨어요. 그리고 다녀오셔서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그곳에서 찍은 비디오를 보여주는데 ‘아들 사랑해!’하면서 뛰어내리는 모습이었지만 저는 그게 너무 혐오스러웠어요. 그 전 주에 제가 참고서 사야 된다고 했을 때 분명히 돈이 없다고 하셨거든요. (청중 웃음)

저도 나이가 마흔이 되고 결혼을 하고 보니까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은 있어요. 저도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라서인지, 특히 저도 쉬고 싶을 때는 꼭 쉬어야 되는 성향이 있습니다. 결혼 생활을 하다가 혼자 사는 것에 비해 불편함이 느껴질 때는 가끔 뛰쳐나가고 싶을 때도 있어요. 그럴 때마다 ‘아, 내가 아버지랑 같은 성향이 있구나.하는 것이 느껴지고 그러다보니 좋은 아버지가 되지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요. 그런데 질문자가 말했듯이 지금 그 이야기는 어릴 때 자기가 본 것들이잖아요? 그리고 어릴 때 본 모습이 객관적으로 봤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물론 아이의 입장에서 그렇게 받아들였다는 것은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아이는 대부분 사물의 전모를 못보고 부분적으로 보게 됩니다. 그리고 어른보다는 아이가 자기 입장에서만 사물을 보기가 쉬워요. 즉, 어릴 때는 세상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욱 더 자기 입장에만 바라보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질문자도 어릴 때 본 아버지의 모습을 이해하기 어려운 거예요.

그런데 이제는 객관적으로 한 번 바라볼 필요가 있어요. 집안 경제가 조금 어려워졌다고 아버지가 집에서 술이나 마시고 행패를 피우는 것보다는, 내일 어떻게 되더라도 오늘은 큰 소리를 치는 게 질문자에게 좋은 영향을 줬을 수 있어요. 그리고 참고서를 살 현금은 없었지만, 멀리 가는 것은 주로 단체를 통해서 가니까 그곳에 가는 비용은 마련되었을 수 있잖아요.

살아보면 돈이라도 다 같은 돈이 아닐 때가 많습니다. 그러니 아버지도 당장 아이에게 참고서 살 돈으로 융통할 수 있는 돈은 없었지만, 번지점프를 하는 데에는 평소 회사에 다니면서 관련 단체를 통해 지원을 받았을 수 있는 거예요. 그런데 당시에 어렸던 질문자는 이렇게 생각할 수가 없었던 거예요.

아버지도 당시 나름의 상황이 있었을 텐데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보고 그것이 상처가 되어 아직까지도 영향을 주고 있는 거예요. 이 트라우마를 치료하려면 질문자가 아버지에게 이렇게 기도해보면 좋습니다. ‘제가 어려서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는 좋은 사람이었습니다.’하고 기도를 해야 해요. 아버지는 나한테는 섭섭했을지 모르지만 아버지 나름대로는 좋은 사람이었어요. 당시 번지점프 하러 같이 간 아버지의 친구들은 아버지를 좋아할까요, 안 좋아할까요?”

“좋아해요.”

“집에는 쌀 살 돈도 안 주지만 친구들한테는 술도 자주 사고 그러면 친구들은 좋아할까요, 안 좋아할까요?”

“좋아해요.”

“네, 친구들에게는 좋은 사람이에요. 집에서는 집안일도 안 도와주지만,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 이삿짐 옮기는 거 도와주고 그러면 (청중 웃음) 다른 사람들은 좋아해요. ‘한량’이라는 말은 사회적으로는 좋은 사람입니다. (청중 웃음) 물론 집에서는 조금 안 좋아할 수도 있어요. (청중 웃음)”

“제가 ‘깨달음의 장’ 수련에 참가했을 때도 주로 아버지를 주제로 다루었는데, 수련 중에는 참 귀여우신 면이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그러다가 요즘에는 저한테 돈을 달라고 손을 내밀기도 하시고 최근에는 꽃 배달을 해보고 싶다고 하셔서 꽃배달하는 차를 장만해드렸어요. 저도 아직 차가없는 상황에서요. (청중 웃음) 아마 저도 장남이고 하니까 좋은 아들이고 싶다는 마음이었는데, 그걸 한 달 만에 팔아먹고 오셨어요.(청중 웃음)

또 아버지가 연세가 드시고 언제 아프실지 모르니까 실비 보험을 들어두었는데, 그걸 어떻게든 깨고 현금을 쓰셔야 겠다는 거예요. 그러다보니 귀엽게 보려고 해도 (청중웃음) 이런 사건들이 계속해서 일어나요. 지금까지는 아버지가 요구하시면 다 이루어졌고요.”

“이해는 갑니다. 요즘에 보면 어린 아이 같다는 거죠?”

“네.”

“그것도 아버지가 가진 성질 중 하나예요. 먼 미래를 생각하기보다 지금 당장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해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옛날부터 ‘돈 버는 사람 따로 있고 돈 쓰는 사람 따로 있다’는 말도 있잖아요.

그런 아버지를 싫어하기보다는 그냥 아버지의 성질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돈을 드릴 때도 ‘이번에는 괜찮으시겠지’하고 기대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이는 거예요. 그리고 아버지가 나아질 기미가 없어서 질문자가 내키지 않으면 돈을 안 드리면 돼요. 그냥 안 드리고 싶으면 안 드리면 되지, 아버지를 미워할 이유는 없습니다.

돈 달라고 하면 ‘아버지, 돈이 없습니다. 하고 말씀드리면 돼요. 여행을 가게 되어도 여행은 여행대로 다녀오고, 아버지께는 ‘돈이 없습니다.하면 돼요. 이제 질문자도 그렇게 한 번 해봐야죠? (청중 박장대소와 박수)

그리고는 아버지가 뭐라고 하시면 ‘아버지, 저도 살다보니 아버지가 이해됩니다. 어릴 때에는 참고서 살 돈 없다고 하시고 뉴질랜드에 번지점프 하러 다녀오신 게 도저히 이해가 안 되었는데, 저도 살아보니까 아버지 드릴 돈은 없는데 유럽 다녀올 일은 생기네요.’ 이렇게 말씀드리면 재밌잖아요? (청중 웃음) 그런 이야기도 해야 해요. 이건 보복이 아니에요. 결국 살다보니까 아버지가 이해된다는 말씀을 드리는 거예요. (청중 웃음)

지금은 질문자가 아버지에 대한 거부감이 있지만, 그러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섭섭할까요, 안 섭섭할까요?”

“섭섭할 것 같아요.”

“네, 아버지가 이대로 돌아가시면 섭섭해요. 그런데 이렇게 재미있게 이야기하면서 지내면 어느 날 돌아가셔도 아무 섭섭한 게 없어요.

그렇지 않고 옛날 일을 계속 문제 삼으면, 돌아가실 때 한편으로는 시원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런 일 하나하나를 시비하고 풀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남습니다. 돈을 안 드린 것에 대해서도 ‘아버지가 돈을 써봐야 얼마나 쓴다고 그걸 드리지 못했나’하고 후회가 돼요. 그러니 아버지가 달라고 한다고 해서 다 드리는 것도 아니고 질문자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드리되, 불만을 말씀하시면 조금 유머 있게 넘어갈 정도의 여유가 필요해요.

부정적인 감정이 사라져야 그런 마음의 여유도 생깁니다.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사라져야 자녀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져요. 그러니 ‘아버지는 좋은 사람이었다.고 기도를 하세요.

이야기를 들어보면 질문자에게는 아직까지 어릴 때의 트라우마가 계속 작용하고 있어요. 그 트라우마는 내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그게 아버지의 성격으로 인한 것이든, 당시 상황으로 인한 것이든 아버지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는 일이었던 거예요. 그렇게 아버지에 대한 이해와 참회가 필요합니다.

아이를 갖는 것에 대한 선택은, 일단 결혼을 했다면 그리고 둘 사이에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합의된 상황이 아니라면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커다란 고통이 될 수 있어요. 그러니 결혼을 했고, 아내가 아이를 원한다면 아이를 갖기 싫다는 생각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아내가 유산으로 인해 힘들어한다면, 아내와 함께 ‘더 좋은 아이를 갖기 위해서 일어난 일일지도 모르니 우리가 더 좋은 아이를 만들면 되지 않겠어?’ 하는 관점을 가지면 어떨까 싶어요.

아내가 몇 살이에요?”

“35살입니다.”

“아이가 태어난 후에는 장애가 있든 없든 소중한 생명으로 보호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뱃속에서 유산이 되었다면 세상에 나와서도 살아가기에 아주 어려운 조건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유산을 하면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은데, 자연유산에 대해서는 나쁘게 생각할 이유가 없습니다. 엄마의 뱃속에서도 생존하기가 어려운 아이를 억지로 낳으면 오히려 세상을 살아가는데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기독교인이라면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더 좋은 아기를 위해서 일어난 일이다’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이미 일어난 일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예요. 그러니 아내가 힘들어하면 ‘우리가 더 좋은 아이를 가지려고 일어난 일이 아닐까?’하고 남편으로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이야기를 해주면 어떨까 싶어요.”

“네, 감사합니다.”(청중 박수)

그 외에도 다섯 분이 더 질문했습니다. 20대부터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시행착오 겪으며 살아왔는데 30대 후반인 지금도 여전히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어서 조언해달라는 질문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어 힘드니 생각의 습관을 바꿀 방법을 알려달라는 질문자, 남을 지나치게 의식해서 남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질문자, 화를 잘 낼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질문자, 미투와 관련해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묻는 질문자의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두 시간 동안 즉문즉설이 끝나고 스님은 현재 한반도의 국제정세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었습니다. 오늘 무료강연이니 대신 서명하고 알려달라는 유머와 함께 우리나라의 운명과 관계되는 백악관 청원 서명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질문자에게 스님의 말씀을 듣고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사실 스님 강의를 많이 들어서 무슨 말씀 하실지 예상도 해봤었는데 직접 들으니까 더 잘 와 닿았습니다. 앞으로 아내를 더 잘 위로해주고 더 건강한 아이를 갖자고 다독여보겠습니다. 그리고 아침마다 저 자신을 위해 백 팔배를 하고 있었는데 아버지에 대해서 먼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은 아버지가 용서 안 되니까요.”

강연 후에 스님의 책<행복>을 선물하는 추첨이 있었는데 자신의 번호가 호명되자 너무나 좋아하셨던 분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늘 컸었는데 오늘 강연을 들으며 내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할 필요가 없구나...큰 수확이었습니다” 라고 말씀하였습니다.

또 멀리 제주도에서 예술의 전당에 그림 전시하러 왔다 지인 인연으로 처음 오신 화가는 “ 방송으로만 뵙던 스님이 일상의 고민들을 하나, 하나 듣고 풀이해주시니까 좋았습니다. 오늘 질문자들이 했던 고민들을 저도 했었고 지금도 하고 있는데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할지,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것인지 긍정적 방법을 배워서 좋았습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또 다른 작가는 “누구든 미래에 대한 걱정과 근심이 많지만 예술계는 특히나 부침이 심하기 때문에 예술인들은 안개 속, 절벽 아래 서 있는 듯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또한 자신의 재능에 대해 늘 의심하기 때문에 불안감이 커서 천형을 받은 사람들이다 라고도 합니다. 오늘 스님이 산에 오를 때 목표한 그 길로만 가는 게 좋은 거냐, 길을 잘못 들어 다른 길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 다른 길로 해서 목표점에 도달하는 게 좋은 거냐고 물으신게 인상적이었어요. 목표지점에만 끄달리지 않는다면 예정했던 것보다 더 많이 볼수 있으니 잘못된 길, 혹은 다른 길로 가는 것이 좋지 않으냐는 말씀이 와닿았고요. 저는 단순히 빨리 성공하고 싶다는 바람만 가졌었는데 그보단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나를 원숙하게 단련한 후 작품 활동을 하면 더 도움이 되겠구나... 실패도 경험이니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겠다는 생각되면서 마음이 안정되고 평화로워졌습니다. ” 라고 소감을 말해주었습니다.

강연회 후에는 모두 모여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질문들>이라는 플랜카드 밑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한순간에 모두들 행복해져 목련꽃 마냥 환해졌습니다. 이 봄날처럼.

함께 만든 사람들
서희정, 최문경, 조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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