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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남따라 사니 인생의 목표를 모르겠어요, 어떡하죠?

'남들이 대학 가니까 나도 대학가야 할 것 같고, 남들이 취업하니까 나도 취업해야 할 것 같고, 늘 이렇게 남들을 따라서만 계속 살아야 하는가.' 


이런 의문을 품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요즘 많은 청년들을 만나보면 인생의 목표가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꿈도 없는 게 고민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한 대학생도 자신의 이런 고민에 대해 법륜스님에게 질문했습니다.



- 질문자 :스물네 살 대학생입니다. 제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와 꿈이 뭔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남들이 대학 가니까 따라가고 남들이 취업하니까 취업하려고 노력하긴 하는데, 왜 이렇게 남들을 따라가야 되고 왜 이렇게 경쟁해야 되는 건지 의문이 듭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우선 먹고 살려다 보니까 남들처럼 현실적으로 주어진 과제를 하기 위해 노력도 합니다. 하지만 토익 공부 같은 걸 할 때도 열정이 없고 공부에 밀도가 없습니다.”


- 법륜스님 :부모가 학교 보내주니 들어갔고, 친구들이 고등학교 가고 대학 간다니까 그냥 그렇게 따라 하다가 대학생까지 됐죠. 내가 계속 이렇게 가을바람에 휘날리는 낙엽처럼 살아서 되겠는가 하는 문제의식은 부처되는 길의 시작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세상에 의해 굴림을 당하는 존재에서 벗어나서 세상을 굴리는 주체적인 삶을 되찾는 것이 부처의 삶입니다.

 

남들이 다 대학을 가더라도 그것이 나에게 정말 필요한 일인지 생각해보고 필요 없다면 가지 않고, 세상 사람이 다 결혼을 하더라도 나한테 필요하지 않으면 안 할 수도 있고, 이렇게 자기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자기 발로 걷고 그렇게 삶을 스스로 하나하나 챙겨나가면 좋습니다.

 

그런데 인생에 궁극적 목표가 뭐냐 하는 건 굉장히 추상적인 질문입니다. 지금처럼 아무 생각 없이 따라다니며 살 필요가 없겠다 싶으면 더 이상 끌려 다니지 않으면 그만이지, 그렇다면 지금 이런 삶 말고 뭔가 새로운 길이 있어야 되지 않는가 하는 것은 환상입니다. 굳이 궁극적인 인생의 목표를 세우고 싶다면 부처를 이루는 것이라고 정해놓으세요.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가 하는 궁리에 빠져 있는 것은 남들 따라 몰려다니며 사는 것만큼이나 인생낭비입니다. 이쪽에 빠져 있다가 이제 가까스로 조금 빠져나오려고 하는데 다시 저쪽에 빠지는 격입니다. 여기서 빠져 나오는 것으로 끝나야합니다


중요한 문제는 오늘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지금처럼 남들 한다고 무조건 따라하는 자세로는 공부에 열정이 생기지 않는 게 당연합니다. 내가 하고 있는 공부에 대해 나 자신이 진심으로 필요를 느끼고 있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토익 점수는 취업하는 데 필요한 게 아니라 남들 보기에 그럴싸한 사람이 되는 데 필요한 게 아닙니까. 만약 생산직 노동자로 취업한다면 당장이라도 일자리를 구할 수 있습니다. 남들 보기에 그럴듯한 직장을 가지려고 공부하는 것은 남들 따라 가을바람에 휘날리는 낙엽처럼 사는 인생입니다.

 

스물넷 나이라면 더 이상 부모에게 의지하지 말고 무슨 일을 하든지 내가 필요한 돈은 내가 벌어 살도록 하세요. 공부를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일자리를 구해서 벌이를 하면서 지금 하고 있는 공부를 같이 하세요. 그랬을 때 자꾸 공부에 게을러지고 미뤄놓게 되고 하기 싫어진다면 아예 공부를 정리하는 편이 낫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 공부가 나에게 그다지 중요한 공부가 아니라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에 나가 일을 하다 보니 업무상 영어가 꼭 필요하게 됐다면 어떨까요. 남들 잘 때도 공부하게 되고 옆에서 누가 하지 말라고 말리면 화장실에 숨어서라도 공부를 하게 됩니다. 그렇게 하는 공부는 집중력이 굉장히 높아지고 학습효과도 빠르게 나타납니다. 해도 되고 안 해도 그만인 공부를 억지로 하고 있기 때문에 몇 년을 해도 잘 안 되는 거죠. 직장에서 밤 새워 일을 하고 돌아왔어도 평소에 짝사랑하던 예쁜 여자가 찾아오면 눈에 불을 켜고 뛰어나가는 법입니다.


무슨 공부든 자기 필요에 의해서 집중해야 문리가 터지고 통찰력이 생깁니다. 내일 한다고 해놓고 내일도 안 하고 모레 한다고 해놓고 모레 또 안 하는 그런 공부는 그만 두는 게 좋습니다. 자격증을 따고 박사학위를 딸지는 몰라도 그런 공부는 통찰력이 없고 억지로 남의 것을 베껴서 한 공부이기 때문에 결국은 별로 쓸모가 없어집니다. 자격증이 없고 학위가 없더라도, 정말 자기 필요에 의해서 집중을 하면 실효성이 있어서 실제로 현장에 나가면 강점이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 질문자 : "감사합니다."

 

질문자가 큰 깨우침을 얻었는지 많이 기뻐하는 표정이었습니다. 궁극적인 인생의 목표가 무엇인가 하는 궁리에 빠져 있는 것도 남들 따라 사는 것만큼이나 인생 낭비라는 말씀에 크게 공감이 갔습니다. 오늘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집중해야 하며, 무슨 공부든 자기 필요에 의해서 집중해야 문리가 터지고 통찰력이 생긴다는 말씀에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 공부를 바라보는 관점을 명확하게 잡을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 의해 굴림을 당하는 존재에서 벗어나서 세상을 굴리는 주체적인 삶을 되찾아야겠다는 다짐을 해 보게 되네요.

 

법륜스님의 새책 <인생수업>이 출간되었습니다. 법륜스님은 말합니다.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행복할 수 있는지, 행복하게 나이드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즉문즉설과 함께 쉽고 재미나게 엮어져 있습니다. 지금 인터넷서점에서 구매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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