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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대선 후보들의 진흙탕 싸움, 답답해요.” 법륜스님의 답변




질문자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전쟁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살림살이도 점점 어려워지고, 장사도 안 되고, IMF 때 보다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전쟁 걱정이나 국민 살림살이 걱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약점을 헐뜯으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어 답답합니다. 어떻게 하면 정치가 안정되고 경제 위기와 전쟁 위기가 해결될 수 있을까요?”

 

 법륜스님  지금 우리나라를 둘러싼 국내외 정세는 매우 어렵습니다.

 

첫째, 외교적으로는 어떻습니까?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중국이 경쟁을 넘어서서 투쟁으로 가면서 갈등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한미동맹을 견고하게 해서 경제를 성장시키고 안보를 굳건히 지켜왔습니다. 한편 IMF사태로 경제위기를 맞았지만, 중국의 성장에 힘입어 쉽게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 한·중 간의 경제 협력은 나날이 커져서 현재는 미국에 수출하는 규모의 약 2배 가까이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만약 한·중 간의 경제 관계가 단절이 되면, 우리나라 경제는 위기를 넘어 파국으로 치 닫을 수 있습니다.

 

한 손은 미국과 잡고 안보를 보장받아 왔고, 한 손은 중국과 잡고 경제를 성장시켜 왔는데, 이제는 이 두 나라가 싸우게 되니까 서로 상대편 손을 놓으라고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격입니다. 안보를 놓으면 국가 존립의 위기가 오고, 경제를 놓으면 파국을 맡게 되어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외교 현실입니다. 여야, 보수, 진보 할 것 없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도 해결책을 찾기 쉽지 않은데, 여기에 우리는 국론까지 분열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선제공격 하겠다는 미국, 어느 때보다 높아진 전쟁 위기

 

둘째, 안보는 어떻습니까? 북한은 자기 생존을 위해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고, 미국은 이것을 막기 위해서 선제공격도 불사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만약 미국이 북한에 선제공격을 한다면, 북한은 대응 보복 공격을 미국으로 할까요? 남한으로 할까요?

 

 질문자  “남한으로 하겠죠.”

 

 법륜스님  그래서 지금 전쟁 위기는 6.25 전쟁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이 문제도 정치권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되는데 이것 역시 국론이 분열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셋째, 경제는 어떻습니까? 성장이 거의 멈췄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때는 연 11% 성장, 전두환 대통령 때는 연 10% 성장, 노태우 대통령 때는 연 9% 성장, 김영삼 대통령 때는 연 7% 성장, 김대중 대통령 때는 연 5% 성장, 노무현 대통령 때는 연 4% 성장, 이명박 대통령 때는 연 3% 성장, 박근혜 대통령 때는 연 2%대 성장에 그쳤습니다. 이렇게 성장 속도가 점점 둔화되고 있어요. 이것은 어느 한 대통령의 문제가 아니고, 진보와 보수의 문제도 아니에요.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지 이렇게 성장이 둔화되는 흐름은 막을 수는 없어요. 그런데 만약 어느 대선 후보가 나는 고도성장을 이루겠다라고 주장한다면, 그는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경제를 모르는 바보라고 볼 수 있어요. 이런 주장에 현혹되면 안 됩니다.

 

이렇게 성장이 둔화되는 속에서 빈부격차는 더욱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빈부격차가 커지면 가계 빚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서민 경제는 더욱더 파국으로 치닫게 돼요. 여기에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사회 전체가 불안정한 상황입니다. 이 외에도 적폐청산, 국론통합 등 여러 가지 과제가 있습니다.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최소 3개 정당이 힘을 합해야

 

이 중에서 새로운 대통령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바로 국론 통합입니다. 국민들의 마음이 먼저 모아져야 적폐도 청산할 수 있고, 안보 위기도 극복할 수 있고, 경제 위기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회에서 법안을 하나 통과시키려면 전체 의석의 과반수인 151석의 지지를 얻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더불어민주당 119, 국민의당 40, 바른정당 33, 자유한국당 93석이니까 어느 당도 단독으로는 어떤 법안도 통과시킬 수 없어요. 최소한 2개의 정당이 힘을 합쳐야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각 정당이 서로 싸우면 어떤 법안도 통과시킬 수가 없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이런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려면 서로 협력해야 합니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르면, 재적의원 5분의3 이상인 180석의 의원이 동의하지 않으면 예산안을 제외한 법안의 처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안정적인 제도개선과 개헌과 같은 국가중대 현안은 최소 3개의 정당이 힘을 합쳐야 가능합니다.

 

또 적폐 청산을 하기 위해서는 초법적으로 사람 몇 명만 처벌하면 될까요? 아니면 제도를 바꾸어야 할까요?

 

 질문자  제도를 바꾸어야죠.”

 

 법륜스님  제도를 바꾸려면 국회에서 180석이 넘는 지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바른정당이 동의해주는 것까지만 바꿀 수가 있어요. 그 외에는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습니다. 만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국민의당 후보가 서로 물고 차고 싸워서 어느 한쪽이 당선된다면 서로 원수가 되기 때문에 180석을 확보할 수가 없어요. 이렇게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나라를 생각해서 서로 협력해야 합니다. ‘지금은 경쟁하지만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한 발도 나아갈 수 없다라고 생각한다면, 지금처럼 저렇게 상대에게 못을 박는 네거티브는 하지 않아야 합니다.

 


내가 이기면 네가 책임 총리를 해라

 

경쟁을 하되 그 결과는 국민에게 맡기고 서로 이렇게 선언을 해야 합니다. ‘내가 이기면 절반 가까이 국민적 지지를 받은 상대방을 책임 총리로 임명하겠다이렇게 공동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합의하면 서로 죽기살기로 싸울 필요가 없어요. 실질적으로는 총리가 더 권한이 클 수도 있기 때문에 흑색선전까지 해가면서 억지로 이길 것까지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요. 이렇게 연정’, ‘협치’, ‘공동정부 구성을 생각해야 이 모든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또 여기에 그치면 안 되고, 바른정당까지 참여해야 정국이 안정될 수 있어요. , 대통령을 A당이 하면, 국무총리는 B당이 하고, 부총리는 C당에게 줘야 합니다. 어쩌면 부총리 한 석을 D당에게도 주어서 완전한 국민통합까지 나아가야 할지도 몰라요. 최소한 3개 정당은 힘을 합해야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데, 같은 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힘을 합해야 하는 것은 더더욱 말할 필요가 없겠죠.

 

두 후보가 정말 나라의 발전을 생각한다면 서로 네거티브만 하는 것은 올바른 행동이 아닙니다. 정체된 경제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빈부 격차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남북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 외교를 할 것인지, 이런 중대한 문제들은 어느 한 정당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가 없기 때문이에요.

 


개헌과 선거법 개정 신속히 추진해야

 

그러니 국민의 목소리로 연정’, ‘협치’, ‘공동정부 구성을 강력히 요구해야 합니다. 국가를 생각한다면 상대편을 욕하는 데에만 몰두하고 있으면 안 됩니다. 경쟁을 하더라도 국가를 어떻게 잘 운영할 것인가?’ 하는 관점에서 경쟁을 해야 합니다.

 

진보와 보수, 여야가 대립했을 때는 이런 기대를 하기 어려웠는데, 지금 경쟁하고 있는 두 후보는 같은 야당에 있었던 사람들이잖아요. 만약 이런 협력을 실천하지 못한다면,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3년 후에 전 정부와 똑같은 실수가 되풀이 될 겁니다.

 

당선된 대통령은 공동정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빨리 헌법 개정을 해야 합니다.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시키고, 총리와 내각에 힘을 실어주고, 지방분권을 강화하고, 승자독식의 선거법 개정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이렇게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간다면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경제가 좀 어렵더라도 희망을 가질 수만 있다면 조금은 더 참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가 서로 싸우고만 있으니까 미국과 중국은 아예 한국을 빼버리고 자기들끼리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려고 합니다. 특히 미국은 북한을 바로 폭격하겠다까지 나오고 있고요.

 


이제 국민이 압력을 넣어야 할 때

 

선의의 경쟁을 거쳐 대선 이후 이렇게 서로 협력할 것을 합의하면 내우외환의 위기를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상대가 대통령이 되면 나는 축하해주면 되고, 내가 대통령이 되면 상대를 국무총리로 임명하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80% 이상의 지지를 받는 정부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고



를 갖지 않는 이상은 대한민국에 희망이 없어요. 이렇게 하면 살 길이 열리는데 이렇게 안 할 가능성이 지금은 더 커 보입니다. 그러니 서로 협력해서 공동정부를 구성하도록 국민 여러분이 압력을 넣어야 합니다.

 


이 대화는 411() 순천에서 열린 행복한 대화즉문즉설 강연에서 이뤄진 법륜 스님과 시민들의 대화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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