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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아내와 어머니 그리고 나, 삼각관계가 힘들어요." 법륜스님의 답변

행복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서귀포시청에서 공무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즐거운 공직생활, 행복한 삶’을 주제로 즉문즉설 강연이 열렸습니다. 


청중석에는 이중환 서귀포시장님도 함께 자리했는데요. 스님은 “즉문즉설은 무엇이든 얘기할 수 있는 자리예요.” 라고 전제한 후 “시장님도 계시니까 근무하면서 어려운 점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얘기해 보세요” 라며 곧바로 질문을 받았습니다. 



첫 번째 질문자는 ‘스님은 요즘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질문했습니다. 그러자 스님은 오늘 가서명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가장 큰 고민은 지금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습니다. 어떻게 하면 한반도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고 상호협력 할 수 있는 길을 찾을지 고민입니다. 그런데 최근 최순실 사태로  남북 관계의 긴장 국면이 약간 주춤해져 이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모두 웃음)


그런데 오늘 가서명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정말 문제입니다. 국회 통과를 안 해도 되니까 국정이 이 난리인 틈을 타서 속전속결로 처리를 한 겁니다. 이것이 체결되면 중국과의 마찰이 불가피해져 경제적으로 타격이 올 수 있고, 북한 핵 폐기가 더욱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통일도 어려워진다고 볼 수 있어요.


이런 문제들을 우리 정치 지도자들이 지혜롭게 풀어 나가야 하는데, 그게 제대로 안 되고 있으니... 요즘은 그게 가장 큰 걱정입니다.”


스님이 걱정하듯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가 일본과 군사 협력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우려가 많습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 국민의 동의 없이 체결되지 못하도록 우리 국민들이 적극적인 의사표현을 해야 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이어서 총 4명이 손을 번쩍 들고 질문을 했는데요. 그 중에서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남성의 고민과 스님의 답변이 많은 웃음과 감동을 주었습니다. 


# 어머니와 아내 사이 



“저는 91세 되신 어머니와 같이 살고 있어요. 아내와 어머니, 저 이렇게 삼각관계에서 어려움이 많습니다. 어머니가 옛날 분이라 그런지 좋은 일에도 칭찬을 잘 못하십니다. 가령 아내가 반찬을 평소보다 많이 차려도 수고했다고 안하시고 뭘 이렇게 많이 차렸냐고 하십니다.”


“어머니가 제주도 분이세요?”


“네.”


“말씀 하시는 게 꼭 경상도 분 같으시네요.” (모두 웃음)


“이런 사소한 것부터 어려움이 시작됩니다. 아내 입장에서는 좋은 소리까지는 못 듣더라도 싫은 소리를 듣고 싶진 않잖아요. 어머니가 저희 부부와 함께 20년을 사셨는데 다른 형제가 용돈이라도 드리면 지난 20년 동안 모신 것은 온데간데없고 그 이야기만 줄곧 하십니다. (모두 웃음) 제가 둘 사이에 중재하는 입장에 있다 보니 오히려 어머니께는 화를 내게 되고 아내에게는 눈치를 보게 됩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 자회사로 멤버십을 정리하세요. 



제가 볼 때는 질문자가 처신을 잘 못하고 있네요.(모두 웃음) 질문자가 중간에서 양쪽을 조정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늙은 여자의 아들’인지 ‘젊은 여자의 남편’인지 자기 입장을 분명하게 해야 합니다.(모두 웃음) 대부분 사람의 심리가 둘 다 잘하고 싶어 해요. 둘 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한 쪽을 확실하게 선택해야 해요. 


그런데 질문자의 고민은 어느 한 쪽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서서 늙은 여자인 어머니도 달래고 젊은 여자인 아내도 달래서 둘 다 데리고 살려는 데서 생겨요. 여기서 입장을 분명하게 정해야 합니다.


질문자가 살아오면서 어머니로부터 사랑과 도움을 많이 받았지요?” 


“네.”


“낳고 길러주신 어머니에게서 혜택을 많이 받았지, 사실 부인에게 혜택을 받은 것은 별로 없습니다. 혜택 받은 것에 대한 보은과 미련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달라진 상황에서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결혼하기 전 어머니와의 관계가 모회사(母會社)라면, 새로 꾸린 가정은 자회사(子會社)로 독립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모두 웃음) 회사가 독립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모회사와의 이중 멤버십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모두 웃음)



멤버십을 자회사로 확실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그런 원칙을 가지고 아내가 동의하는 선에서 질문자를 키워주신 분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거예요. 관점을 이렇게 확실히 가지면 갈등할 일이 없습니다. 어머니께 화낼 일도 없고, 아내 눈치를 볼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데 질문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지 않네요. (모두 웃음)



# 부모를 모시는 것은 선행입니다.



우리는 부모님에게 사랑을 받습니다. 그러나 그 사랑을 다시 부모님에게 갚아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윤리 문제에 있어 모호할 때는 자연 생태계를 살펴보면 됩니다. 생태계에서는 어미가 새끼를 보호할 뿐이지, 새끼가 컸다고 다 자란 새끼가 다시 어미를 보호하는 일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새끼가 다 컸는데도 새끼를 보호한답시고 어미가 따라다니는 경우도 없어요. 어미는 오직 어린 새끼를 보살필 뿐입니다. 그 외에는 각자 스스로를 지킬 뿐입니다. 이렇게 각자 자기를 보호하는 본능을 ‘개체보존의 본능’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어미가 어린 새끼를 자기 몸보다 더 보호하는 본능을 ‘종족보존의 본능’이라고 합니다.


이를 비추어보면, 부모가 어른이 된 자식을 돌봐주는 것은 부모의 의무가 아닙니다. 어른이 된다는 기준은 수렵채집 사회에서는 만 12살, 농경사회에서는 만 15살, 산업사회는 만 18살입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통상 20살이라고 하죠. 그러니 부모는 자식이 스무 살이 될 때까지만 돌보면 되지 그 이후에는 돌봐야 할 아무런 의무가 없습니다. 물론 더 돌보는 것은 선택이지 의무는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자식이 부모를 돌보는 것’도 자연 생태계에는 없습니다. 그것은 선택이지 의무가 아닙니다. 부모를 돌볼 수 있으면 돌보지만 돌볼 형편이 안 되어서 안 돌본다고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부모를 돌보는 것은 선행이지만, 안 돌본다고 악행이 되는 건 아닙니다. 악행은 금지사항입니다. 가령, 자식을 낳아서 돌보지 않는 것은 악행입니다. 이런 일은 자연 생태계에서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니 자식을 낳아서 보살피는 것은 선행이 아니라 마땅한 부모의 책임입니다. 




# 어머니로부터 덕본 사람은 나에요. 


문자가 원만한 부부관계 안에서 어머니를 모시는 것은 선행입니다. 그러나 부인에게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해요. 그렇게 입장을 정하면 갈등할 이유가 없습니다. 어머니 부탁을 못 들어드릴 때는 어머니께 ‘죄송합니다’하면 되지, 어머니 이야기를 부인에게 전달하면서 ‘어머니가 이러시니 이렇게 해라’라고 하면 안 돼요. 그런 말은 전할 필요도 없습니다. 어머니가 부족하다고 느끼시는 것은 질문자가 하면 됩니다. 어머니로부터 덕을 본 사람은 질문자지, 질문자의 아내가 아니잖아요? (모두 웃음과 박수)



부모님으로부터 혜택을 받은 사람은 본인인데 정작 부모님 병수발은 아내에게 하라고 해요.(모두 웃음) 자기가 직접 하세요. 혜택을 본 사람들이 직접 하는 건 괜찮아요. 그런데 그걸 남에게 시키면 안 되잖아요? 만약 남이 해주면 항상 고맙다고 인사를 해야 해요. 아내가 병수발을 해주면 항상 ‘어머니 때문에 고생한다, 나 대신 해주어서 고마워’하고 집에 일찍일찍 들어와서 어머니 관련된 일은 되도록 자기가 해야 합니다. 혹시 부인이 하게 되면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 해요. 설령 어머니가 불평을 해도 ‘그러지 마세요’하지 말고, 그냥 ‘죄송합니다’하면 됩니다. 90살 넘으신 분이 그러지 말라고 한다고 안 하실까요?” 


“아니요.” 


“어머니는 꼭 불평이 있어서라기보다 녹음기처럼 그냥 하시는 이야기일 때가 많아요. 시키는 대로 해도 그 이야기를 하시고, 그렇게 안 해도 그 이야기를 하십니다. (모두 웃음) 그러니 그 이야기를 그냥 들으면 됩니다. 이렇게 분명한 태도를 지녀야 합니다.”



# 나이 드신 부모님을 바꿀 수 없어요.


어머니 이야기에 반대하는 것은 좋지 않아요. 늙으신 어머니를 바꾼다거나 개선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혹시 여러분이 어머니의 말이나 성격을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건 여러분들의 오산입니다. 노인의 성질은 변하지 않는 것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나이 드신 부모님이 말씀하시면 그저 ‘알겠습니다’하고 못하면 안 하면 됩니다. 그리고 뭐라고 하시면 ‘죄송합니다’하면 돼요.(모두 웃음) ‘일찍 들어오너라’하면 ‘알겠습니다’하고 ‘왜 안 들어왔어?’하면 ‘죄송합니다’하면 돼요 (모두 웃음) ‘내일은 일찍 들어올거지?’하면 ‘알겠습니다’하고 또 볼 일 있으면 안 들어가면 돼요.(모두 웃음) 



여기도 시골에 부모님 계신 분들 많이 있죠? 시골에 내려가면 추수할 것도 많고 할 일이 쌓여있어요. 그러면 대개 ‘그러게 올해부터 농사짓지 말라니까 왜 또 하셨어요?’하면서 따지는데 그러면 안 됩니다. 노인들은 그게 평생의 습관이에요. 아침에 호미 들고 나가셔서 저녁에는 또 몸이 쑤시다고 앓으세요. 그럴 때 부모님께서 아침에 호미를 찾으시면 호미를 찾아드리면 되고, 저녁에 등 아프다고 하시면 등을 두드려 드리면 돼요. 거기다 ‘아침에 나가지 마세요’라는 말을 하지 말라는 거예요. 저녁 때 앓으시다가 또 아침에 호미를 찾아서 나가시려고 하면 호미를 찾아드리면 됩니다.(모두 웃음) 


에 농사 일손이 부족하다고 하면 내가 가서 하면 되요. 거기에 아내에게 같이 가자고 하면 안 됩니다. 내가 가서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을 하면 되고, 아내가 어디 가냐고 물어보면 ‘어머니네 가서 일손을 거들어 드리려고 한다’고 하면 됩니다. 만약 아내가 같이 가겠다고 하면 ‘고마워’하고 같이 가고, 안 가겠다고 하면 그 의사를 존중해서 혼자 다녀오면 됩니다.


일을 다 한 다음 ‘내일 또 올 거지?’하면 ‘네’ 한 다음 바빠서 못 갈 상황이면 안 가면 돼요.(모두 웃음) ‘바빠서 못 가는데 왜 자꾸 농사를 지어서 바쁜 사람 오라고 해요?’하면 안 돼요. 그냥 ‘알겠습니다’하고 바빠서 못 갈 때 ‘왜 안 왔니?’하면 ‘급한 일이 있어서 못 갔습니다. 죄송합니다’하면 되지 어른한테 말대꾸하고 싸우는 건 좋은 행동도 아니고, 그렇다고 개선되는 것도 아닌 낭비에요. 그렇게 싸우다가 부모님이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그 때가서 또 후회를 합니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못 하는 건 안 해도 됩니다.



모든 것이 돈으로 계산되는 현대의 관점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옛날 사람들은 땅이 없으면 굶었어요. 그래서 조그마한 땅이라도 생기면 농사를 지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파도 죽지 않는 한, 밭이 비었는데 농사를 안 짓는 일은 없습니다. 아프면 파스라도 붙이고 가서 농사를 짓습니다. 그러니 그건 젊은 사람들이 이해를 해야 합니다. 젊은 사람들은 자꾸 ‘그렇게 농사지어서 수익이 나는가, 안 나는가’의 관점에서 보는데 그건 그렇게 바라볼 문제가 아닙니다. 쌀을 푸다가 바닥에 흘리면, 쌀을 사먹는 사람은 몇 알 안 된다고 버리지만, 농사 지어 본 사람은 모두 주워 담습니다. 자신의 노고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에요. 그건 화폐로 계산되지 않습니다. 



# 정리해보면 


지금처럼 이중 멤버십은 안 돼요.(모두 웃음) 멤버십을 확실하게 해야 아내가 안심을 하고 같이 살 수 있어요. 남편은 내 편이라는 걸 분명히 해줘야죠. 그러면 아무리 고생해도 아내가 어머니께 더 잘하게 됩니다. 그리고 어머니 모시는 일은 아내의 일이 아니라 질문자의 일이라는 생각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어릴 때 어머니 젖도 질문자가 먹었고, 질문자 기저귀도 어머니가 갈아주셨지, 아내가 젖 먹고 어머니가 아내 기저귀를 갈아주신 게 아니잖아요?(모두 웃음) 집에 돌아가면 오늘부터 한 달만 그렇게 해보세요. 그러면 교통정리가 될 거예요. 스님 이야기를 들으니 남자들은 기분이 별로 안 좋은가요?” (모두 웃음)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님의 명쾌한 답변에 청중석은 순식간에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오늘 강연은 시청에서 특별히 공무원을 위해 스님을 초청한 강연이었습니다. 2시간 동안의 열정적인 강연 후 마지막으로 스님은 ‘공무원의 역할과 자세’에 대해 강조하며 강연을 마쳤습니다. 


# 행복한 공무원 


“요즘 사람들에게는 억울한 것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감정적인 것도 너무 법리(法理)로만 따지거나 돈으로 해결하려고 할 때가 많아요. 제주 해군기지 건설로 논란이 된 강정마을만 하더라도 사람들이 너무 억울해하고요, 요즘 제주 제2공항이나 사드 배치 문제도 걱정입니다. 공무원은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해야 하니까 그 입장이 있겠지만, 주민들 입장에서는 돈 줄 테니 평생 살아온 집에서 나가라는 게 쉽게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주민들의 억울함을 알아주셔야 합니다.



공무원은 ‘국민의 발’이라고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갑입니다. 갑의 입장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억울한 심정을 잘 모를 때가 많아요. 민원실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따지고 보면 그렇게 민원실에 와서 항의를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그 직업이 존재하는 겁니다.(모두 웃음) 그런 사람이 없으면 직업이 없어집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항의를 하러 와도 스트레스 받지 말고 ‘아, 이게 오늘 일당이구나’하고 생각하는 게 좋아요.(모두 웃음) 어차피 일은 해야 하고, 또 민원실에는 늘 항의하는 사람만 올 텐데 직장을 그만 둘 게 아니라면 기분 좋게 일 하는 게 좋잖아요. 어차피 할 일인데 괴로워하면서 할 이유는 없습니다. 이렇게 자세를 바꾸어서 ‘아, 이 사람들은 억울한 사람들이다’라고 생각해보세요.


물론 그 사람들이 다 옳다는 건 아니에요. 막무가내로 이야기하는 분도 계실 거예요. 도둑질하다 걸린 사람도 하필 그 때 방범대원이 지나가서 잡혔다고 억울해 하잖아요.(모두 웃음) 그러니 막무가내로 따지는 분에게도 맞대응하기보다는 ‘억울하시지요?’하면서 이야기를 다 들어드리고, 요청을 최대한 들어 드려보세요. 그렇지만 행정 규칙 상 들어드릴 수 없으면 ‘상황은 알겠지만 이러이러해서 안 되겠습니다’하고 말씀드리면 됩니다. 또 뭐라고 하시면 ‘그러시군요?’하면서 다 들어드리고, ‘이제 이렇게 해 줄거죠?’하면 ‘그래도 안 됩니다’하고 말씀드리면 돼요. (모두 웃음) 그렇게 하면 따지고 소리 지르는 쪽에서 지치게 됩니다.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은 직업을 가지고 계신 것 알고 있습니다. 민주화가 되기 전에 공무원을 하셨으면 좋았을 텐데, 민주화가 된 다음에는 공무원을 하기가 많이 힘듭니다.(모두 웃음) 주민들의 이야기를 다 들으려니 공무집행이 안 되고, 그렇다고 공무집행을 하다가 갈등이라도 생기면 전에는 조직에서 보호라도 해줬는데 요즘은 시장님 출세에 지장 있다고 말썽 일으키는 사람은 퇴출시키기도 합니다. 


그렇게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인 것 압니다. (모두 웃음) 그래도 국민들이 현재 믿을 수 있는 건 공무원밖에 없습니다. 주민들을 대하는 게 공무원의 직분이니까,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민원을 하러 찾아오시면 ‘아, 저 사람이 이러이러한 이유로 왔구나’하고 심정은 이해하되 법과 절차에 맞게 대응하면 행복하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도 정 아니꼬우면 그만두면 되잖아요.(모두 웃음) 어떤 직업을 갖든, 그 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민의 요청을 잘 듣고 해결하는 것이 공직자의 역할이라지만, 민원처리를 하면서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어떻게 하면 자신도 행복하고 억울한 사람들의 요청을 잘 처리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말씀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비단 공무원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누구나 이런 자세로 일한다면 대한민국이 좀 더 행복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행복한 하루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