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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지진 피해의 어려움을 딛고,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마을이 되길"_법륜스님 네팔 방문

2016.10.11 네팔 지진피해 긴급복구, 학교 준공식




여러분,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셨나요?

오늘 스님은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네팔 자낙푸르구 도세이(Thosey) 마을에 초등학교와 중학교 2개 학교의 준공식을 했습니다. 이 마을은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동쪽으로 250km나 떨어져 있어서 비포장 도로를 8시간 동안 가야 도착할 수 있는 곳입니다. 


작년 4월, 네팔에서 큰 지진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자마다 JTS는 인도 둥게스와리에서 구호사업을 펼치고 있던 현장 활동가들을 긴급 파견했습니다. 피해가 컸던 카투만두 근교 박타하르 지역에서 구호 활동을 펼치다가 외국 NGO들이 포화 상태가 된 박타하르 지역을 벗어나 외부의 손길이 닿지 않는 먼 곳을 찾았습니다. 다행히 현지인을 통해 산골 아주 깊숙한 곳에까지 발길이 닿게 되었고, 많은 아이들이 임시 학교 교실의 흙바닥에서 공부하고 있던 상황을 알게 되어 곧바로 복구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정성과 노력이 있었고 드디어 오늘 준공식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어제 오후 2시 비행기로 인천공항을 출발한 스님은 7시간을 비행하여 현지 시간으로 오후 5시 30분에 네팔 카투만두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공항에는 이번 준공식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해준 리마 셀파님이 반갑게 마중을 나와주었습니다. 



카트만두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새벽 3시에 준공식이 열리는 도세이 마을로 향했습니다. 비포장된 도로를 8시간 동안 달려가야 하기 때문에 이른 새벽임에도 안심할 수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카트만두 시를 벗어나 4시간 정도가 지났을 때 드디어 해가 뜨기 시작했습니다. 해가 뜨는 반대편으로는 눈 덮인 히말라야의 봉우리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며 장관을 이뤘습니다. 



잠시 차에서 내려 설산을 바라보며 짜이와 빵으로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산 아래에도 많은 마을이 보였는데요. 스님 일행을 안내해 준 리마 셀프의 설명에 따르면 외국 NGO의 지원이 바로 이 아래에 위치한 마을까지 집중되고 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카트만두에서 불과 3~4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이기 때문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조금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설산을 배경으로 영상 촬영을 했습니다. “한국에 있는 사람들에게 경치 구경 좀 시켜주자”고 하면서 카메라가 경치를 잘 담을 수 있게 이곳 저곳을 가르켰습니다. 그리고 오늘 준공식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잠시 설명했습니다. 



[영상 보기] “네팔 지진피해 복구를 위해 학교를 지었습니다.” 



다시 꼬불꼬불한 산길을 4시간을 더 달렸습니다. 한참 동안 산을 올라갔는데 다시 내려가고, 계곡이 나타나서 이제 도착했나 싶으면 다리를 건너자마자 다시 산이 나타나고, 이렇게 수차례 골짜기와 능선을 오르락 내리락 했습니다. 도로 곳곳에는 지진 피해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산사태가 많이 났지만 아직 돌들을 다 치우지 못하고 차만 다닐 수 있게 해 둔 곳이 많았습니다. 



고생 끝에 9시간 만에야 마을에 도착하고 보니 왜 외부의 지원을 전혀 받을 수 없었는지 진심으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학교가 2개 지어졌기 때문에 준공식도 따로 따로 열렸습니다. 먼저 산 아래 마을에서는 스리 굽테스와리 중학교(Shree Gupteshwori Basic School) 준공식이 열렸습니다. 


1학년부터 8학년까지 있는 학교라 교실 11칸을 6칸, 5칸 2개 동으로 아주 예쁘게 지어졌을 뿐만 아니라 운동장까지 축대를 쌓아 말끔히 정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입구에는 Welcom 문구와 함께 현수막이 크게 걸려 있고, 아이들과 마을 주민들은 전통 복장을 정갈하게 차려입고 나와 스님 일행을 열렬히 환영했습니다. 꽃목걸이와 목도리를 얼마나 많이 걸어주었는지 스님은 얼굴이 묻혀 앞이 안보일 정도였습니다. 


 


오늘 행사를 위해 많은 내빈들이 참석했습니다. 이 지역 국회의원, 교육청 관계자, 경찰서 등에서 몇몇 대표자들이 나와 축사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학교 뒤편에는 임시 교실로 사용했던 건물 한 동이 초라하게 남아 있었는데, 학교 앞에 노랗게 핀 꽃이 과거의 아픔과 미래의 희망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이 앞에 나와 준공식 축사를 해주었습니다. 스님은 학교가 지어지기까지의 경과를 자세하게 소개해 주었습니다. 


“나마스떼. 오늘 굽타스와리 중학교 준공식을 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학교가 준공이 되니까 기쁘세요?” 



“네!” (모두 박수) 


“학생 여러분, 학교가 깨끗하게 새로 지어져서 좋아요?” 


“네!”



“작년 4월에 이곳에 큰 지진이 일어나서 여러분들 모두 많이 놀라셨죠? 집이 무너지고 많은 사람들이 다쳐서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한국에서 우리도 TV 뉴스를 통해 그 소식을 듣고 매우 가슴이 아팠습니다. 


우리 나라가 아니고 네팔이지만, 우리 가족이 아니고 다른 나라 사람들이긴 하지만, 이렇게 큰 피해를 입고 불행을 겪었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도 조금이라도 도와야겠다는 생각으로 박타푸르 지역에 긴급구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여진이 계속 되어서 복구 작업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또 산간 지역은 도로가 무너져서 자재를 운반하기도 어려웠고, 또 일부 국경 지역에서는 인도와 분쟁이 생겨서 인도로부터 들어오는 물자가 제대로 공급도 안 되었습니다. 저희들도 여러분을 빨리 도와주고 싶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여러분들의 복구 작업을 재빨리 도와주지 못해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런데 마침 제 옆에 서 계시는 리마 셀파를 만났습니다. 리마 셀파는 이곳에 이렇게 학교를 지을 수 있도록 많은 안내를 해주었습니다. 그 덕분에 오늘 이렇게 준공식이 이뤄질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 외국 NGO들이 카트만두로부터 비교적 교통이 가까운 지역에 집중적으로 지원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희 JTS는 ‘외국 NGO의 손길이 잘 닿지 않는 먼 곳을 안내해 주었으면 좋겠다’ 라고 얘기했더니 리마 셀파가 이 먼 곳에 학교가 무너졌다고 알려주어서 저희들은 이곳에 기꺼이 학교를 짓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한국JTS 박지나 대표님이 직접 이곳을 방문해 보셨는데 당시에는 카트만두에서 이곳까지 10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합니다. 너무나 멀지만 외부 손길이 닿지 않았기 때문에 저희들은 이곳에 학교를 짓기로 결정했습니다. 저희들의 마음은 작년에 학교를 다 짓고 싶었지만, 여러 조건이 잘 이뤄지지 않아서 이렇게 늦게서야 준공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학교가 준공되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우선 리마 셀파님이 여러번 이곳을 방문하면서 저희들이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주었습니다. JTS 박지나 대표님이 여자의 몸인데도 불구하고 이곳을 여러 차례 방문해서 사업을 지도해 주었습니다. 엔지니어인 수바르마 세르스탄님께서 학교를 설계해 주시고 건축 감독을 해주셔서 학교를 예쁘게 지을 수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건축 공사를 직접 담당해주신 까르마 셀파님이 35명의 노동자와 함께 2개의 학교를 잘 지어주셨습니다. 마을 주민 여러분들께서도 돌을 나르는 등 많은 도움을 주셨기 때문에 이렇게 학교가 잘 지어지게 되었습니다.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큰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스님의 기념 축사에 마을 주민들과 학생들도 모두 기쁜 마음이 되어 큰 박수로 답했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을 특별히 지목하며 몇 가지 당부를 덧붙였습니다. 


“학생 여러분, 학교가 지어지니 좋죠. 학교라는 것은 건물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첫째, 학생들이 공부를 잘해야 하고, 둘째, 선생님이 학생을 잘 가르쳐야 하고, 셋째, 학부모님들이 지원을 잘해줘야 합니다. 우선 학생 여러분들이 선생님의 말씀을 잘 따라야 합니다. 선생님 말씀을 잘 따르겠습니까?”


“네!” 



“학교 빠지지 않고 꼭 나오겠습니까?”


“네!”


“비가 많이 온다고, 언니 시집간다고, 농사철에 집안 일 해야 한다고, 이런 저런 이유로 학교에 빠지면 안 돼요. 한 번도 결석하지 않고 열심히 학교에 다니겠다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


“저요.” (대부분 손을 듬) 



“약속한 겁니다. 스님하고 약속했으니 꼭 지켜야 해요. 학부모님들도 농사일 바쁘다, 뭐가 바쁘다 하면서 아이들을 학교에 안 보내면 안 돼요. 학교에 꼭 보내야 돼요. 알았죠?”


“네, 그렇게 할게요.”



“제가 한국에서 다니던 학교는 지금 지어진 이 학교보다 더 작았습니다. 여름에는 나무 밑에서 공부하기도 했어요. 비가 오면 강물을 건너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결석을 안 했어요. 그렇게 열심히 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저도 여러분들처럼 산골에서 태어났지만 지금 여러분들 앞에까지 올 수 있게 된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열심히 공부하면, 네팔에서 아주 훌륭한 인물이 될 수도 있고, 또 외국으로 나가서 여러가지 좋은 일들도 많이 할 수 있어요. 학교 건물이 좋다고 좋은 학교가 되는 게 아니에요. 학생이 열심히 공부를 해야 좋은 학교가 돼요.”


학생들도 큰 목소리로 대답하고, 학부모님들도 큰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이 학교가 준공될 수 있었던 것은 배우 신민아씨의 후원이 많았다고 소개했습니다.  



“이 학교는 한국에서 아주 유명한 배우인 신민아씨가 여러분들의 지진 피해 소식을 듣고 기부한 돈으로 지어졌습니다. 오늘 여러분들에게 나눠줄 학용품도 제가 이곳에 오는 편으로 아이들에게 전달해달라고 부탁해서 함께 가져왔습니다. 잠시 후에 나눠드릴게요. 배우 신민아씨를 위해서 감사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오늘 학교가 잘 준공되었는데, 이곳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앞으로 이 학교보다도 더 예쁘고 훌륭한 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학교가 지진 피해로 부서졌지만 다시 더 좋은 학교로 지어졌듯이 여러분들도 이 어려움을 극복하면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단야바드.” 


배우 신민아씨는 네팔에서 발생한 지진 피해 소식을 듣고 복구사업을 위해 1억원을 쾌척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스님이 오는 편을 통해 아이들에게 영상으로 인사말을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촬영 스케쥴 때문에 함께 동행하지 못하는 미안함을 대신해서는 학용품과 필기구 세트, 그리고 손으로 적은 작은 액자를 선물했습니다.  



아이들은 신민아씨가 보내준 영상 편지를 보고 나서 “나마스떼” 하고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신민아씨가 직접 적어준 액자 편지를 받아 들고선 무척 신나했습니다. 



신민아씨 외에도 네팔 지진피해 복구를 위해 많은 분들이 기부를 해주었습니다. 특히 노희경 작가는 네팔 지진피해 지원 모금을 위해 블로그에 해피빈 모금함을 개설하고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전편을 연재하여 모금된 345만원을 JTS 네팔 조기복구사업에 기부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북로그컴퍼니 김정민 대표도 1천만원을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학용품, 필기구세트, 가방, 교복을 차례로 나눠주었습니다. 물건을 배분하기 위해 선생님이 한 명씩 아이들 이름을 호명하자 아이들은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으며 기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함께 새로 지어진 학교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나마스떼” 하고 손을 흔드는 아이들과 마을주민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다음은 해발 2000미터의 산 위 마을에 위치한 판차카야 초등학교(Shree Panchakanya Basic School)로 향했습니다. 굽테스와리 중학교가 있는 곳에서 다시 한참 동안 산을 올라가야 했습니다. 



이 학교는 1학년부터 5학년까지 있는 초등학교라 교실 6칸짜리 건물 1동이 지어졌습니다. 역시나 마을주민들과 학생들 모두가 나와 꽃목걸이를 걸어주며 스님 일행을 반갑게 환영해 주었습니다. 



먼저 마을 주민들과 학생들이 준비한 축하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전통 의상을 예쁘게 차려입고 나와 신나는 율동을 보여주자 준공식 행사장은 순식간에 훈훈한 열기로 달아올랐습니다. 


 

새로 지어진 학교 건물 앞에서 테이프 컷팅식을 한 후 제막식도 가졌습니다. 하나둘셋 구호와 함께 테이프가 잘려지고 천이 벗겨지자 마을 주민들은 크게 환호했습니다. 지진 피해로 실의에 빠져있던 마을 주민들에게 오늘은 새 희망이 열리는 날일 것입니다.



이어서 스님의 축사가 있었습니다. 중학교에서와 마찬가지로 학생들에게는 학교에 결석하지 말고 나올 것을, 학부모들에게는 아무리 바쁘더라도 아이들을 꼭 학교에 보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그런 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마을이 되길 기원해 주었습니다. 



“네팔은 부처님이 태어나신 곳입니다. 룸비니에서 태어나셔서 카필라바스투에서 자라셨습니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분이 되셨습니다. 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 네팔에 있습니다. 네팔에서 부처님이 태어나 자라셨고, 네팔에 가장 높은 산이 있듯이, 여러분도 열심히 공부하고 아름답게 마을을 가꾸어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마을을 일구어내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가방, 학용품, 필기구세트, 교복 전달식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새 가방을 메고 ‘신민아의 선물’ 이라고 적힌 현수막 앞에서 무척 신나하며 기념 사진을 함께 찍었습니다. 



준공식이 열리는 동안 잠시 소나기가 내렸는데요. 소나기가 그치자 새로 지어진 학교 위로 무지개가 떴습니다. 이곳 산과 하늘도 오늘 학교가 지어준 것을 함께 축하해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2개 학교의 준공식이 모두 끝나자 오후 6시가 되었습니다. 스님은 행사에 참석해 준 국회의원을 비롯한 지역 인사 분들, 학교 건축을 도와준 리마 셀파, 수바르마 지 등에게 합장하고 감사인사를 한 후 함께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마을을 출발해 다시 8시간 동안 비포장된 산길을 달렸습니다. 울툴불퉁한 산길에서 머리가 자동차 창문에 부딪히기를 수차례, 드디어 새벽 2시 무렵 카트만두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왕복으로 다녀오고 행사까지 하는데 꼬박 24시간이 걸린 셈입니다. 스님은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아침 7시 30분에 인도로 출국하기 위해 공항으로 출발할 예정입니다. 


내일은 인도 델리 공항에 도착해 오후 5시부터 한국문화원에서 한국 교민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이 있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