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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문즉설

"엄마가 동생에게만 관심을 가져서 야속해요" 법륜 스님의 답변

오늘 하루 행복하셨나요? 

'국민 행복 프로젝트 2016 법륜스님과 행복한 대화' 네번째 강연이 서울 금천구에서 열렸습니다. 

오늘은 젊은 여성들의 질문이 많았는데요. 그 중 엄마가 미운 여성의 사례를 소개해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7살 사회초년생입니다. 제 고민은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데 좋은 엄마가 못될 것 같아요.“


“결혼했어요?” 


“아니오. 아직 남자친구도 없습니다.” (청중 웃음)


“우선 좋은 여자 친구가 되는 법부터 배워야지요. 여자 친구가 되고, 애인이 되어서, 그 다음에 결혼하면 부인이 되지요, 혹 아기가 없을 수가 있으니까 엄마가 되는 일은 까마득하네요. 나중에 걱정해도 되지 않을까요?” 


“아, 네.  좋은 엄마가 되는 게 힘들다고 한 이유는 제가 엄마에 대한 감정이 안 좋기 때문입니다. 동생이 몸이 약해서 늘 동생에게만 관심을 가지셨고 저에게는 ‘너는 잘하니까 동생 좀 돌봐라’는 식이셨어요. 사회생활이 힘든 것도 다 엄마 탓인 것 같습니다. 엄마가 동생한테 어떤 사업을 해줄까 고민하시고, 어떤 차를 갖고 싶은지 물어봤어요. 저도 사회생활이 힘들고 엄마한테 사랑도 못 받았는데 엄마가 야속하기도 하고 엄마와 똑같이 될 것 같아서 고민입니다.”(청중 웃음) 


“엄마가 아픈 동생에게 관심을 많이 가지고 차도 사주고 걱정하는 것 때문에 질투가 난다면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방법이 있어요. 알려줄까요?” (웃음)



“동생보다 더 많이 아프면 돼요. (청중 웃음) 혼자서는 도저히 살 수 없을 정도로 눈도 안 보이고, 귀도 안 들리고, 두 다리 다 못 써서 휠체어 타고, 결혼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말입니다. 이렇게 장애를 갖게 되면 엄마가 질문자한테만 관심을 많이 가질 거예요. 재산도 질문자에게 물려 줄 거예요. 그렇게 부모로부터 관심을 받고 재산을 갖는 게 나아요, 아니면 관심도 재산도 안 받아도 좋으니 신체 건강하게 사는 게 나아요?“ 


“후자를 택하겠습니다.” 


“장애아와 정상아가 있다면, 모든 엄마의 마음은 자동적으로 장애아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습니다. 강한 자와 약한 자가 있다면, 약한 자에게 관심을 갖습니다. 왜냐하면 부모의 마음은 불교로 말하면 보살의 마음이고, 기독교로 말하면 신의 마음, 하나님의 마음이기 때문이에요. 하나님은 강한 자 보다 약한 자에게 더 관심이 많지요.

 

신의 마음, 하나님의 마음, 보살의 마음은 항상 ‘약한 자를 돕는 마음’이에요. 그 마음은 엄마의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엄마들은 지진이 나거나 건물이 무너지면 자기가 대신 죽고 아기를 보호하거든요. 같은 아이라도 큰 아이 보다는 작은 아이를, 건강한 아이보다는 장애가 있는 아이를, 공부 잘하는 아이보다는 공부 못하는 아이에 대해 더 마음을 씁니다.  


그런데 요즘 엄마들은 ‘엄마’이기 보다는 ‘이웃집 아줌마’인 경우가 많아요. 아이가 공부도 잘하고 인물도 잘생기고 능력도 있으면 좋아하고, 아이가 공부 못하고 말 안 들으면 하면 미워하거든요. 그것은 ‘이웃집 아줌마의 마음’이에요. 인물도 못 생기고, 장애가 있고, 말도 안 듣고, 공부도 못해서 세상 사람들은 다 내치지만, 오직 그런 사람을 품는 사람이 세상에 딱 한 사람 있어요. 그게 누굴까요? 엄마에요. 현실적으로는 엄마의 마음이고, 추상적으로는 보살의 자비심이고, 하나님의 사랑이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질문자의 엄마는 진정으로 엄마의 마음을 갖고 있는 거예요. 만약에 질문자를 능력 있다고 더 좋아하고 동생은 능력 없다고 내쳤으면 그건 이웃집 아줌마지 엄마는 아니에요. 질문자가 좋은 엄마가 될 가능성은 현재는 없어요. 왜냐하면 정말 좋은 엄마를 나한테 잘 안 해준다고 나쁜 엄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질문자는 지금 오직 ‘자기 이기심’으로 보는 눈만 있을 뿐이에요. 엄마의 마음이 전혀 없는 거예요. 그렇지만 질문자도 아기를 낳으면 나도 모르게 엄마의 마음이 생겨요. 왜냐하면 쥐도 새끼를 낳으면 자기 새끼를 보호하고, 닭도 병아리를 목숨 걸고 날게 속에 보호하고, 다람쥐도, 토끼도, 노루도  새끼가 어릴 때는 공격을 당하면 도망가지 않고 목숨 걸고 새끼를 보호합니다. 그처럼 질문자도 결혼해서 아기를 낳게 되면 아기를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이 저절로 생겨나게 되어 있어요. 그러니 그건 걱정 안 하셔도 돼요. 


그러나, 지금 질문자가 엄마를 미워하고 비난하는 것도 일리가 있어요. 왜냐하면 나한테 이익이 안 되니까요. 그러나 그건 지극히 이기적인 거예요. 스무 살 아래라면 이해가 되는데 스무 살 넘어서는 부모의 재산을 넘보면 안 돼요. 빨리 나가서 자립을 해야지요. 집에서 엄마 욕이나 하고 그러면 안 돼요.(청중 웃음) 매일 아침 108배하면서 “엄마, 낳아주시고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엄마에게 감사기도를 해야 합니다.“ 


“유튜브에서 많이 보고 한 번 해보려고 했는데 며칠 하고 나면 ‘내가 왜 해야 하지? 내가 오히려 상처가 많은데’ 이런 생각을 하게 돼요.” 


“상처가 많기 때문에 그렇게 하라는 거예요. 그렇게 해야 상처가 치유됩니다. 감사한 줄 알면 미움이 치유 됩니다. 엄마가 질문자를 어떻게 낳아서 키웠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감사한 줄 모르고 오히려 미워하는 거에요. 질문자는 자기가 저절로 큰 줄 알아요.

 

아주 작은 것도 다 엄마의 손길이 가야해요. 10시에 똥 눠도 기저귀 갈아줘야 되고, 2시에 똥 눠도 갈아줘야 되고, 밥상머리에 똥 눠도 갈아줘야 되고, 젖병 물려야 되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다 그렇게 해서 질문자를 키운 거예요. 그런데 동생하고 비교해서 신경 덜 써줬다는 한 가지 생각에 사로잡혀서 은혜를 모르고 배은망덕한 생각을 하는 거예요." 


“반성하겠습니다.”  


“자꾸 절을 하면서 ‘엄마, 고맙습니다.’ 이렇게 하면 정말 어느 순간에 ‘아, 정말로 고마운 분이구나’ 하는걸 알게 됩니다. 그럼 상처가 치유 되지요. 어릴 때 동생만 돌보고 질문자는 돌보지 않았다는 그 충격에 대한 상처가 굳어져서 지금 스물일곱 살 나이에도 유아적 사고를 하고 있어요. 그렇게 기도하면 맺힌 마음이 좀 풀려요.” 


“감사합니다. ”(청중 박수)



“엄마는 자식을 키울 때 어떤 때는 동생보고 ‘언니한테 왜 덤비니? 언니한테 덤비지 마라.’ 이렇게 야단치고 어떤 때는 ‘언니가 동생을 좀 보듬으면 되지. 왜 동생하고 똑같이 노니.’ 하고 언니를 야단쳐요. 그런데 나중에 애들이 커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동생은 어머니가 맨날 언니만 두둔하고 자기만 나무랬다고 하고, 언니는 어머니가 맨날 동생만 두둔하고 자기만 나무랬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자기가 도움 받은 것에 대해서는 기억을 별로 못 합니다. 자기가 상처 입은 것만 기억해요. 여러분이 받은 상처가 100이라면 여러분은 확대 재생산해서 1000을 간직하고 있고, 여러분이 은혜 입은 것은 실제로는 100인데 다 잊어버리고 10만 가지고 있어요. 고마운 줄은 10밖에 모르고 원망은 1000을 하고 있는 거예요. 이게 인간이에요. 모든 사람이 다 그래요. 그래서 여러분이 키운 자식이 나중에 부모 고마운 줄 알거라고 생각한다면 후회합니다.  그러니 ‘낳은 죄’에요. 낳은 죄니까 낳았으며 스무 살까지는 키워주고, 스무 살 넘으면 냉정히 정을 끊고 쫓아내야 합니다. 철저하게. 그래야 부모 자식 간에 진짜 원수가 안 됩니다. 며칠만 원수지 그다음엔 평생 좋은 관계로 지낼 수 있어요. 어릴 때는 따뜻하게 돌봐주는 것이 엄마의 사랑이고, 사춘기 넘어서부터는 냉정히 지켜봐주는 것이 엄마의 사랑이고, 스무 살이 넘으면 정을 끊어주는 게 엄마의 사랑이에요. 물론 말이 쉽지 잘 안돼요.(웃음)“ 


말이 쉽지 잘 안 된다는 말에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웃었습니다.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고민들을 이야기하고 공감하고 함께 웃으며 행복해지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니 두 시간 반이 훌쩍 지나있었습니다. 



오늘 하루 행복하셨나요? 행복하셨다면 내일도 행복하시기를, 불행하셨다면 바로 지금 행복해지시길 바랍니다.  


※ 국민행복 프로젝트 2016년 즉문즉설 강연이 '법륜 스님과 행복한 대화' 라는 새로운 타이틀로 10월 4일부터 12월 1일까지 전국 30여 개 도시를 찾아갑니다. 우리 동네 강연 일정 확인하고, 가족, 이웃, 친구와 함께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