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며칠 전까지 눈비가 내리던 매서운 꽃샘추위가 지나가고 따뜻한 햇볕 아래 개나리가 활짝 피었습니다.

오늘은 대구경북지부의 주최로 대구에서 행복캠프가 열리는 날입니다. 행복캠프 참가자들이 대구 경북뿐만 아니라 부산, 울산, 경남에서, 또 멀리 전남에서도 오셨습니다. 행복캠프 참가자 중에는 특이하게도 스님 한 분이 학생으로 참가하셨습니다.

행사장에는 예쁜 그림과 법륜스님의 말씀이 담긴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일찍 오신 행복캠프 참가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글을 읽으며 소장하고픈 메시지를 휴대폰 사진으로 찍는 모습들도 보였습니다.



오전 10시 30분부터 강당에서 행복학교 참가자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으로 행복캠프가 시작되었습니다. 여는 공연으로 부산 행복학교 참가자와 진행자들이 함께 ‘어디에서 왔니?’라는 율동을 선보여 참석한 사람들 모두가 흥에 겨웠습니다.

이어서 김재윤 님의 진행으로 토크쇼 ‘행복 톡톡’이 시작되었습니다. 행복학교 학생 두 분을 무대로 모셔 이야기도 나누고, 사전에 받은 질문지를 추첨하여 인터뷰도 했습니다.

맛있는 점심식사 후 마련된 부스에서는 추억의 사다리 타기, 보물찾기, 스님과 찰칵 코너, 댄스 타임 오! 통일코리아로 하나 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선물로 특히 추억의 과자들이 인기가 많았습니다.

식사 후 경남지부에서 준비한 ‘따르릉 네네’라는 공연으로 행복캠프 2부 프로그램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어서 ‘법륜스님 궁금해요’라는 인터뷰 코너가 진행되었습니다. 질문지 함에는 스님께 평소 궁금했던 질문들이 가득 쌓여 있었는데, 법륜스님께서 직접 질문을 뽑아 하나씩 답변하셨습니다.

‘스님은 언제 가장 행복하고 보람이 있으신가요?’, ‘카카오 스토리 등 SNS에서 평화에 관련 영상을 봤는데 왜 스님께서 앞장서서 하시나요?’, ‘왜 '법륜스님과 함께 하는 행복학교’ 인가요?’, ‘스님 가사와 신발이 너무 낡았는데요, 혹시 스님께서는 낡은 것에 집착하시나요?’, ‘행복학교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등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그중 ‘행복학교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스님의 답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행복학교는 동네마다 있으면 좋겠다, 급한 성질과 욕심, 자기주장을 천천히 내려놓고 이웃 간 가족 간에 다 같이 화목했으면 좋겠다, 사회가 좀 더 평등하고 공정하고 안전해지도록 변화시키는 것이 정치인데 우리들이 그런 정치의식이 있어야 한다, 자기 마음을 다스려서 행복해지는 수행과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회운동 이 두 가지를 해 나간다면 사람들이 좀 더 살고 싶은 나라가 되지 않겠는가, 이런 세상이 되도록 우리들이 우리의 손으로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라는 말씀으로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이어서 ‘법륜스님 행복콘서트’ 순서로 즉문즉설이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질문지 함에 있는 많은 질문 중에서 추첨을 통해 총 여덟 분이 질문했습니다.

결혼생활 30년인데 부부싸움만 하면 집을 나가는 신랑 마음을 모르겠고 어떻게 같이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 오빠와 부모님에게 화가 쌓여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분, 고2인 딸이 간이식 수술을 해야 하는 희귀병을 앓으면서도 남자 친구와 헤어지면 술을 마시고, 아프면 조퇴를 하고 노는 모습을 미워하는 마음이 든다는 분, 7년 전에 이혼했는데 애들한테 미안해서 큰소리를 못 친다며 어떻게 키워야 할지 묻는 분, 결혼 11년 차 10살 아들을 둔 주부인데 남편과 냉전 중인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묻는 분, 40대 초반 돌싱인데 좋은 분을 만나 살고 싶은 마음이 있고 남자들의 유혹에 흔들리기 쉬운데 어떻게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까 묻는 분, 86세인 친정아버지가 15t 덤프트럭을 운전하시는데 엄마가 일을 못 그만두게 하셔서 마음이 불편한데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 분, 고2 아들이 사춘기가 오면서 사고도 치고 선생님께 대들어서 정학당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 분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그중 남편과 갈등이 많아 냉전 상태라 내가 먼저 화해를 청하니까 화병이 나고 죽을 것 같고, 아들에게는 엄마로서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지 못해 미안한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묻는 분의 이야기를 소개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결혼 11년 차로서 10살 아들을 둔 주부예요. 11년 동안 남편과 같이 살면서 갈등이 많았는데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조금 안 좋은 일로 지금 냉전 상태예요. 저는 지금 상태가 너무 편한데 제 아들이 어떻게 느낄까 싶어서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남편 하고 한 집에 살고는 있어요?”

“예.”

“그런데 말만 안 하고 산다는 거예요?”

“예.”

“그럼 아이는 양쪽과 다 말을 해요?”

“예, 합니다.”

“그럼 아이한테 물어보세요. ‘엄마와 아빠가 사이가 조금 안 좋아서 지금 말을 안 하고 사는데 너는 많이 불편하니?’ 이렇게 물어보면 되지요.”

“아이는 크게 불편한 건 없다고 해요.”

“그럼 됐네요.”

“그런데 남자아이라서 자기 속마음을 저한테 잘 털어놓는 편이 아니에요. 제가 보기에는 아닌 척하는 것 같아요.”

“괜찮아요.”

“그래도 괜찮아요? 제 걱정은, 아이는 당연히 엄마, 아빠가 화목한 걸 원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그동안 신랑이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아이를 생각해서 먼저 풀고 그러면서 많이 살아왔는데, 제가 얼마 전에는 화병이 났어요. 위경련도 오고, 심장이 안 좋아져서 약을 먹고 겨우 해결했거든요. 그런 일을 겪고 나니까 ‘나부터 살아야겠다’ 싶어서, 제 감정만 생각하면서 지냈는데, 이게 잘하는 건 아니다 싶어요.”

“아이 입장에서는 엄마, 아빠가 잠깐씩 냉전을 하면서 사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엄마가 화병이 나서 죽는 게 좋을까요?(모두 웃음) 질문자가 그런 남편 하고도 사는 건 질문자 자신만을 위해서 좋은 게 아니라 아이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에요. 그러니까 괜찮아요. 문제없어요.”

“예.”

“부부가 행복하게 사는 것보다는 물론 못하겠지요. 그건 당연해요. 부부가 화목하게 살면 더 좋지요. 그런데 둘이 이혼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그렇게라도 사는 게 아이한테 낫고, 엄마가 죽어버리는 것보다는 아이한테 나은 거예요. 그게 아이한테 최선은 아니고 차선이겠지만, 인생이란 게 어쩔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런데 질문자는 최근에 뭣 때문에 화가 폭발한 거예요?”

“남편이 저에게 거짓말을 많이 해서요.”

“어떤 거짓말이요?”

“술 마시기 위해서 일이 바쁘다고 거짓말을 했거든요.(모두 웃음) 그러면서 금전적인 것도 많이…….”

“돈을 어디에 썼는데요?”

“술 마시는데 썼어요.”

“얼마쯤 썼어요?”

“많이 쓸 때는 백만 원도 썼어요. 요즘에는 안 씁니다.”

“어쨌든 많이 쓸 때는 백만 원도 썼다는 거지요?”

“예.”

“그런데 질문자가 남편한테 ‘쓰라’ 그랬으면 거짓말을 했을까요? ‘쓰지 마라’ 그러니까 거짓말을 했을까요?”

“제가 ‘쓰라’고 할 순 없습니다.”

“아니, 그러니까 ‘쓰라’고 하니까 거짓말을 했을까요? ‘쓰지 마라’고 하니까 거짓말을 했을까요?”

“용돈이 부족했기 때문에 거짓말을 한 것 같습니다.”

“맞아요. 질문자가 용돈을 넉넉히 줬으면 거짓말을 안 했을 거예요. 남편이 거짓말을 했다 하더라도 ‘내가 용돈을 30만 원 줬는데 이 인간이 술 마시고 70만 원을 쓰려고 거짓말을 했다’ 면 질문자는 선택을 해야 되는 거예요. ‘거짓말을 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돈을 좀 더 줘야 되고, 돈이 아깝다면 계속 용돈을 적게 주고 거짓말을 좀 들으면 돼요. 그런데 남편이 거짓말을 하면서 술을 마실 때 많이 마실까요? 아니면 자기 마음대로 마실 때 많이 마실까요? 거짓말을 하면서 마실 때 좀 적게 마실 것 아니에요?”

“예.”

“그러니까 내버려 뒀으면 100만 원어치 마실 것을 거짓말하고 70만 원어치 마셨기 때문에 질문자는 남편의 거짓말을 듣긴 했지만 돈은 좀 아꼈잖아요.(모두 웃음) 그러니까 그런 거짓말 정도는 그렇게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어요. 질문자는 이제 선택을 하세요. 남편이 거짓말하는 버릇을 없애고 싶다면 그가 거짓말할 상황을 안 만들면 되고요, 질문자가 돈을 좀 아끼려면 남편이 거짓말을 해 가면서 쓰면 좀 적게 쓸 것이니까, 거짓말에 대해서 크게 신경을 안 써야 돼요. 무슨 말인지 이해하셨어요?”

“알겠습니다.”

“그럼 질문자는 어떤 선택을 할래요? 남편이 거짓말을 안 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출래요? 아니면 돈을 좀 절약하는데 초점을 맞출래요?”

“제가 몇 년 전에 마음의 결론을 이미 내렸어요. 그래서 저는 거짓말 안 하는 게 좋아서 남편을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많이 내버려 뒀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거짓말했던 일은 이제 몇 년 전의 일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왜 싸웠어요?”

“남편이 술을 곱게 마시지 않고 유흥을 너무 즐겨서, 그걸 저한테 들켜서... 예, 그래서 그랬습니다.”

“냉전 할 때 말고, 평소에 남편이랑 같이 살아보면 재미있는 구석이 있어요?”

“예, 재미있습니다.”

“그래요.(모두 웃음) 법륜스님처럼 돈도 낭비하지 않고, 착실한 사람이랑 같이 살아보면 재미가 없어요.(모두 웃음) 그러니까 그건 질문자가 선택을 해야 돼요. 질문자가 남편이 재미가 있어서 만나서 살게 됐기 때문에 남편이 그러는 건 필연적이에요.”

“예, 저도 그건 깨달았습니다.(모두 웃음) 제가 그건 다 내려놓았고요.”

“그러면 또 뭐가 문제예요?”(모두 웃음)

“저희 아들에 대한 제 마음, 제가 어떻게 해야 될까 하는 게 문제예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은데...”

“남편한테 그 마음이 내려놓아졌다면 오늘부터 냉전을 끝낼 수 있잖아요.(모두 웃음) 그러면 아들한테 미안할 게 없지요.”

“100% 못 내려놨는지 아직도 속이 상합니다.”

“뭘 못 내려놨는데요? 그걸 얘기해 보세요.”

“제가 완벽한 남자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 완벽한 남자는 없어요. ‘이 정도면 괜찮다. 이 정도만 되어도 감사하다’고 생각하면 아무 문제가 없어요. 오늘 집에 들어가면 ‘헤헤’ 웃으면서 지내세요.(모두 웃음) 그럼 아이한테도 좋고 질문자한테도 좋아요. 알았지요?”

“예, 알겠습니다.”

“예.(모두 박수) 여러분들은 도대체 어떤 남자를 원하는 거예요? 저랑 3일만 살아보세요. 다 혀를 내두르면서 도망갈 거예요.(모두 웃음) 그렇게 딱 입맛에 맞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남자면 됐다.’ 이 정도로 생각하고 살면 돼요.(모두 웃음) 알았지요? 뭐라고요?”

“(대중들) 남자면 됐다.”

“예, 그 정도 생각만 하면 돼요. 그럼 아무 문제가 없어요.

이 세상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다 안돼요. 남편도 원하는 대로 안 되고, 자식도 원하는 대로 안 되고, 부모도 원하는 대로 안 되고, 내 친구도 원하는 대로 안 되고, 우리 사회도 원하는 대로 안 되고, 내가 다니는 직장도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되고, 동료도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되고, 자연도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돼요. 북한도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되고, 미국도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되고, 일본도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되는 거예요. 이게 세상이에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내가 원하는 대로 돼야 된다’고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여러분들의 정신이 지금 병들어서 괴로운 거예요.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엉뚱한 관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지요.

원하는 대로 안 되는 게 정상이라는 걸 알면, 원하는 대로 되는 일이 생길 때 그걸 다행으로 생각하게 돼요. 그런데 원하는 게 안 되면? 그건 정상이니까 별 문제가 안 되겠지요. 그런데 ‘원하는 게 되어야 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한테는 원하는 게 되는 게 정상이고, 안 되면 괴롭겠지요. 그러니까 여러분들은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거예요. 원하는 대로 안 되는 게 정상이라는 걸 알면 원하는 게 되면 다행, 원하는 게 안 되면 정상, 이렇게 됩니다. 그래서 괴로워할 일이 없는 거예요.

여러분, 태어날 때부터 두 눈을 감고 태어난 시각장애자가 나이 쉰에 수술을 해서 한쪽 눈을 떴다면 그 사람은 기뻐할까요, 괴로워할까요? 기뻐하겠지요?”

“(대중들) 예.”

“어떤 사람이 어릴 때부터 눈을 다 뜨고 살다가 나이 쉰에 한쪽 눈을 다쳐서 한쪽 눈밖에 안 보이게 됐다면 그 사람은 괴로워할까요? 기뻐할까요?”

“(대중들) 괴로워요.”

“괴로워하겠지요. 이 두 사람을 비교해 보세요. 한 사람은 한쪽 눈을 쓰게 됐고, 한 사람은 한쪽 눈을 못 쓰게 됐어요. 그런데 어쨌든 조건은 똑같지요?”

“(대중들) 예.”

“그런데 한 사람은 기뻐하고 한 사람은 괴로워하잖아요. 조건은 똑같은데. 그럼 여러분들은 두 사람 중에 어떤 사람이 되는 게 좋겠어요? 그래도 두 눈 갖고 보다가 쉰부터 한쪽 눈으로 보는 게 낫겠어요? 아니면 계속 못 보다가 쉰부터 한쪽 눈으로라도 보는 게 낫겠어요?”

“(대중들) 두 눈으로 보다가요.”

“그러면 그럴 때 더 기뻐해야 되는데, 왜 괴로워해요? 이게 인생의 모순이라는 거예요. 아까 ‘돌싱’이라는 분이 질문을 했는데, 한 번도 결혼 못하고 혼자 사는 제가 낫겠어요? 그래도 한 번 결혼해 보고 혼자 사는 게 낫겠어요?”

“(대중들) 그래도 한번 해 보고.”

“그런데 왜 저는 괜찮은데, 질문자는 괴로움이 많다는 거예요?(모두 웃음) 이게 문제라니까요. 여러분들은 ‘괴로울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그건 괴로울 수밖에 없는 일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이건 ‘기준’의 문제예요, 기준. 여러분들은 ‘두 눈을 다 가지고 있어야 된다’고 고집하기 때문에 한쪽 눈을 다치면 괴로운 거예요. 그런데 여러분들이 한쪽 눈을 다쳤을 때 이렇게 생각해 보세요. ‘그래도 두 눈을 다 안 다치고 한쪽 눈이라도 안 다쳐서 다행이다.’ 물론 두 눈이 다 안 다치면 좋겠지요. 그러나 현실에서 한쪽 눈을 다치는 일이 일어나버렸어요. 그러면 한쪽 눈을 다친 상태에서도 기쁘게 살 수 있어요, 제 말의 뜻을 이해하시겠어요?”

“(대중들) 예.”

“오늘 얘기는 다 그거예요. 여러분들은 다 ‘내가 원하는 만큼 안 된다’는 것 때문에 불만인 거예요. 그게 모든 괴로움의 원인이에요. 그런데 애초에 원하는 만큼 될 수가 없는 게 세상이에요. 그러니까 여러분들처럼 생각하면 죽을 때까지 괴롭게 살다가 죽는 수밖에 없습니다. 늘 헐떡거리며 살다가 죽는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가 살아가면 이런 일도 생기고, 저런 일도 생기고, 헤어지는 일도 생기고, 만나는 일도 생기고, 다치는 일도 생기고 온갖 일이 생기는데 그런 일들은 생길만한 사유가 있어서 생기는 거예요. 그럼 그건 해결하면 돼요. 몸이 아프면 치료하면 되듯이. 돈을 빌리고 싶으면 빌리면 돼요. 대신에 돈을 갚아야 돼요. 갚기 싫으면 다음에 안 빌리면 되는 거예요.

제 나이가 육십이 넘었는데, 옛날 같으면 나이 육십이면 오래 산거예요. 그럼 됐어요. 뭐가 문제예요? 어떤 사람이 그래요. ‘스님, 그냥 죽으면 괜찮은데, 뇌졸증처럼 병상에 오래 있으면 어떻게 합니까?’ 하는데 그건 병간호하기 싫으니까 그런 소리를 하는 거예요.(모두 웃음) 말은 잘 못하더라도 누워 있는 게 죽는 것보다는 나은 경우도 있겠지요. 호킹 박사가 일찌감치 죽는 것보다는 그래도 살아있으니까 목소리가 안 나오는데도 나름대로 얘기하면서 지냈잖아요. 그런 것처럼 스님이 말을 못 하게 되더라도 그냥 죽는 것보다는 그래도 살아있는 게 여러분들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이 안 될까요? 그러니까 뭐가 문제예요? 제가 좀 불편할 뿐이지요. 죽는 거야 내일이라도 내가 죽어버리면 되는데, 그게 뭐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말하면 인생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거예요. 큰 문제는 없고, 다만 작은 문제들은 살다 보면 있지요. 발에 무좀 걸리듯이. 올 겨울에 저도 많이 가려웠는데, 그렇게 피부가 가렵듯이, 눈곱이 끼듯이, 다래끼가 생기듯이, 이가 좀 아프듯이 살다 보면 작은 병은 생기기 마련인데, 뭐하면 됩니까? 치료하면 돼요. 그걸 여러분은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생각하는데 제가 볼 땐 아무 큰일이 아니에요. ‘혼자 사는 스님이니까 저렇게 말하지.’ 그래요? 부러우면 여러분도 혼자 살면 되잖아요.(모두 웃음) 머리 깎으면 되잖아요.(모두 웃음)

그런데도 여러분들이 절에 안 들어오는 이유가 있지요. 그래도 아직은 불평해 가면서도 거기 사는 게 나으니까 계속 사는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나보다 조건이 나은 거예요. 그래도 고기 먹을 수 있지, 제 방 가지고 있지, 안고 자지.(모두 웃음) 그래도 뭔가 좋은 게 많으니까, 자기가 원하는 만큼은 안 되지만 그래도 아직 좋은 게 있으니까 거기 사는 거란 말이에요.

그러니 삶에 대해서 좀 긍정적이어야 합니다. 불평을 하려면 끝이 없어요. 왜? 원하는 건 원래 다 안 되는 게 세상이니까. 그러나 원하는 것이 다 될 수 없다는 것을 알면 항상 감사할 수 있어요. ‘아이고, 이 정도면 됐다. 내 복에 이 정도면 됐지. 법륜스님도 혼자 사는데 내가 결혼한 것만 해도 다행이지. 애 없는 사람도 있는데, 하나 있는 게 다행이지.’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돼요. 아시겠어요?”

“(대중들) 예.”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면 여러분들은 늘 웃으면서 살 수 있을 거예요. 문제는 늘 생깁니다. 이런 문제, 저런 문제는 늘 생겨요. 그런데 그걸 어떻게 하면 됩니까? 해결하면 돼요. 해결 못 하는 건 어떻게 하면 됩니까? 과보를 받으면 돼요. 그렇게 해서 행복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모두 박수)

쉽게 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용기 내어 솔직하게 질문해 주신 분들에게도 감사했습니다. 관중들은 많은 어려운 질문들을 쉽게 풀어 지혜롭게 답변해주신 스님께도 감사하는 마음을 큰 박수로 표현했습니다.

즉문즉설이 끝나고 4강 개근한 사람들에게 스님이 직접 장미꽃을 수여하였습니다. 다 같이 “행복학교 파이팅!”이라며 큰소리로 외치면서 단체 사진을 찍으며 행복캠프가 막을 내렸습니다.

캠프 참가자 몇 명에게 나를 심쿵 하게 만든 법륜스님의 답변이 있다면 무엇이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대구 수성구에서 오신 분은 “남편에게 많은 기대를 하지 말고 남자면 된다, 기대치를 낮춰라, 남편이 집을 나갔다가 들어오면 어서 오세요, 나가면 다녀오세요, 라고 말하면 된다”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고 하였고, 상주에서 오신 분은 “애초에 원하는 대로 다 될 수가 없다, 원하는 대로 안 되는 게 정상이다, 원하는 대로 안 된다고 괴로워할 일이 아니다”라는 말씀에서 시원함을 느꼈다고 하였습니다. 포항에서 오신 분은 “돈을 빌리면 갚아야 하고 돈을 갚기 싫으면 안 빌리면 된다, 항상 선택하고 책임을 져라”라고 말씀하신 부분에서 감동했다고 하셨습니다. 달서구에서 오신 분은 “내 인생의 봄날은 항상 지금이다. 아무 큰일도 없다”라는 말씀에서 여운이 크게 다가왔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과 함께하면 지금 이 순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행복캠프였습니다. 법륜스님의 메시지와 함께 모두가 행복해지길 바라봅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김남수, 김창연, 정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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