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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하루

“미얀마 로힝야의 난민들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 법륜스님의 하루 20171231

“미얀마 로힝야의 난민들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2017.12.31 사찰순례 & 실무자 수련


스님은 오늘부터 내일까지는 공동체 법사단, 실무자, 3년 이상 상근자, 행정처소속 상주자, 해외 활동가, 화엄반 행자님들과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수련이 있습니다.

스님과 대중들은 아침 식사를 마치고 8시 반에 출발하여 경상북도 청송에 위치한 주왕산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주왕산 아래 있는 대전사에 들러 간단하게 기도를 드린 뒤 산행을 시작하였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주왕산의 풍경은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웅장하게 펼쳐진 암석 봉우리사이로 구불구불 난 계곡을 따라 삼삼오오 걸으며 다들 힘든 기색도 없이 풍경에 감탄했습니다.


산행 도중 꽁꽁 얼어붙은 냇물 위를 조심조심 걸어보며 장난을 치기도 하고 준비해온 간식을 함께 나눠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3시간 가량의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서 식당에서 다 같이 점심을 먹고 경주로 이동해서 목욕으로 산행의 피로를 풀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실무자, 상근자들을 비롯한 대중들과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스님께 궁금한 것을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은 새해를 보내면서 작년에 있었던 일이 상처나 트라우마가 되지 않도록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말씀으로 수련을 시작했습니다.

각 부서별로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작년에 무슨 일을 했고,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지 대중들에게 발표하고 질문이나 의견을 받았습니다.

그 중에서 JTS사업에서 난민지원에 관한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하겠습니다.

“로힝야 지역의 난민들 문제를 어떻게 도와주면 좋겠습니까, 스님?”

“미얀마 로힝야족 문제는 인도적 지원의 대상인 난민 문제이기도 하지만 다른 측면의 문제도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것은 불교는 늘 피해자 입장이었지 탄압하고 공격하는 입장은 아니었다는 건데, 현재 동남아 3개국에서는 불교가 갑의 입장입니다.

첫째, 스리랑카에서 80%의 불교도가 20%의 힌두교도이자 소수민족인 타밀족을 탄압한 일이 있었는데, 이건 전쟁으로 일단 끝은 났어요. 두 번째로 미얀마의 로힝야족 문제도 80%가 넘는 다수의 불교도가 소수의 무슬림이자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탄압한 일이고요, 세 번째가 크게 말썽은 안 되지만 태국 남부에 위치한 말레이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3개 주에 무슬림이 살고 있는데 거기도 차별 때문에 폭동이 일어난 적이 있었거든요.

이 세 군데 불교 국가의 이미지 때문에, 특히 이번 로힝야족 문제 때문에 불교도가 소수이고 무슬림이 다수인 나라들에서 불교도가 공격받을 위험이 커졌습니다. 인도네시아에도 불교가 있고, 방글라데시에도 소수의 불교가 있는데 무슬림이 다수인 그런 나라에 사는 소수의 불교인들이 공격받을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거예요. 또, 유럽 같은 데서 불교의 이미지가 나빠지겠지요. 유럽에서 불교는 평화의 종교이자 아힘사(Ahimsa), 즉 비폭력주의의 종교라고 알려졌는데, 근래에 미얀마나 스리랑카에서는 승려들이 나서서 극우적인 행태를 보이기도 하거든요. 마치 한국에서 일부 기독교가 극우적인 성향을 보이듯이 말이에요. 이게 지금 문제입니다.

그래서 지난번에 INEB(국제참여불교네트워크)에서 ‘로힝야족 사태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풀 것이냐? 특히 불교국가에서 생긴 문제이니까 불교계에서 이 문제를 포용할 수 있도록 미얀마정부를 설득해야 되지 않겠느냐? 이건 불교 전체의 이미지도 심각하게 훼손시킬 수 있는 문제 아니냐?’ 이런 내용으로 회의를 했어요. 제가 2월 중으로 INEB 지도자들과 같이 미얀마를 방문하려고 하는데, 날짜는 아직 확정이 안됐습니다. 그래서 우선 1월에는 실무자가 방글라데시에 있는 난민촌으로 가서 로힝야족 어린아이들이나 임산부 등 난민들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INEB가 주로 활동해야 할 곳은 방글라데시 지역도 중요하지만 미얀마가 지금 현안이니까요, 지금 미얀마 상황이 어떠냐 하면, 미얀마 정부가 리카인 지역에 외국인도 출입금지 시키고, 거기에 있던 100여개의 NGO도 다 쫓아버렸는데, 현지에 있는 사람들은 지금도 로힝야족 마을들이 불태워지고, 폭행 등 탄압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INEB 회의에서 ‘일단 현재진행형 탄압을 중지시키고, 거기에 인도적 지원을 하는 단체들이 들어가서 활동하면서 폭력사태가 일어나지 않게 감시하도록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저희가 미얀마 지도자들과 만나서 이런 제안을 어느 정도 받아드릴 수 있다면 아마 JTS가 미얀마 안쪽으로 들어가서 대대적으로 지원을 해야 될 거예요. 지금 INEB 회원국 중에서 이런 인도적 지원을 할 만한 단체가, 대만에서 참여할 수도 있겠지만, 거의 JTS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이해하시고 JTS에서 준비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스님의 말씀에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습니다. JTS 업무를 하시는 분들도 스님의 말씀을 잘 받아서 지원에 힘쓰겠다고 해주었습니다.

각 부서별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모두 마치고 나서는, 새해를 맞는 케이크 컷팅식이 있었습니다. 케이크는 문수팀 행자님들이 직접 만들어주었습니다. 참가 대중 중에서 제일 나이가 어린사람과 제일 많은 사람, 해외 활동가 대표자, 법사단 대표 이렇게 네 명이 케이크를 자르고 짧게 한해를 보낸 소감발표를 했습니다.

스님은 ‘올 해도 수고하셨고, 내년에도 수고하시기 바랍니다.’하고 애정 어린 덕담을 해주었습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내일 일정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히 나눈 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여러분들도 2017년 한 해를 잘 마무리 하시고 2018년 새해를 새로운 모습으로 잘 맞으셨길 바랍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박효정(글, 편집) 박세환(사진) 정란희(녹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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