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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은 전쟁을 원하지 않습니다.” / 법륜스님의 하루 20171105

“대한민국 국민은 전쟁을 원하지 않습니다.”

2017.11.5. 경전반 특강수련 & 전쟁반대 평화집회



오늘은 강원경기동부지부, 경남지부, 대구경북지부, 서울제주지부의 4개지부와 부산울산지부, 인천경기서부 청년의 이동수련, 공동체 가을경전반 특강수련이 있는 날입니다. 새벽부터 일어나 버스와 자가용을 타고 온 경전반 학생들이 문경 수련원에 도착했습니다. 일찍 도착한 학생들은 가을 색으로 채색된 수련원의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하며 도반들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약 300여명의 학생들은 오후 2시 오리엔테이션과 유수스님의 입재 법문을 시작으로 묘당법사님과의 명상도 조용하고 여법하게 잘 마쳤습니다.

이어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시간이 있었습니다. 기다리는 학생들의 얼굴은 밝은 표정이었습니다. 총 10명의 학생들이 수행, 경전반 수업, 개인문제, 불교 의식에 관한 질문지를 작성하였습니다.

그 중에서 108배 절 수행의 의미에 대해 질문하신 분의 질문과 스님의 대담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108배는 의미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300배, 천배, 만배도 하는데 여기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부처님께서도 그 당시에 절을 하면서 수행을 하셨나요?”(모두 웃음)

“단답을 드리자면 ‘절하기 싫구나’입니다. (모두 웃음) 질문자는 왜 그런 의문이 생겼을까요? 절이 하기 싫어서 그런 의문이 생기는 거예요. 어때요? 제 말이 일리가 있어요?”

“제가 매일 108배를 하는데, 정일사 수련을 들어갔더니 거기에서는 300배를 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의문이 생긴 거예요. ‘108배가 일반적인데, 왜 여기서는 300배를 하라는 걸까?’하고요.”

“그 의문이 생기게 된 그 밑 마음은 뭘까요?” (모두 웃음)

“예, 맞습니다. (모두 웃음) 제가 절이 하기 싫었어요.” (모두 웃음)

“왜 108배를 하는지, 300배는 왜 하는지, 천배는 왜 하는지, 만배는 왜 하는지 궁금할 수는 있는데, 그 궁금함의 바탕에 하기 싫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그런 의문을 제기하는 거고, 특히 ‘부처님 당시에도 절을 했나요?’라는 질문을 딱 듣게 되면, ‘절이 하기 싫구나’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모두 웃음)”

“예.”

“제가 늘 강조하는 게 ‘어떤 사물을 볼 때 그 근본을 본다’는 거예요. ‘어구를 따르지 않고 근본을 본다.’부처님 당시엔 지금처럼 ‘108배’를 하는 수행은 없었어요. 그러니까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요. (모두 웃음) 그런데 ‘절’은 부처님 당시에도 있었습니다. 부처님 당시에 사람들이 부처님께 절을 했는데, 그것은 어떤 의미였느냐 하면 공경의 의미였습니다. 수행으로 절을 한 게 아니라 공경의 의미로 절을 했습니다. 공경이란 나를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것을 말합니다. 나를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것을 바깥으로 표현한 것이 절입니다. 그럼 그 표현을 어떻게 할까요? 상대의 발을 내 머리 위에 올리는 겁니다. 그것이 가장 나를 낮추고 상대를 가장 높이는 겁니다. 상대의 신체 중에 가장 낮은 발을 내 신체 중에 가장 높은 머리 위에 올리는 것, 그게 공경이에요.

그래서 부처님께 절하는 사람들은 항상 자기 머리를 부처님 발에 댔어요. 원래 절이 그랬습니다. 그래서 인도에 가면 지금도 머리를 발에 대는 게 제대로 절하는 건데, 그러기 위해서는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여야 되잖아요? 그런데 요즘도 그렇게 절하는 사람이 있지만 드문 편이고, 대부분 약식으로 합니다. 그러니까 고개를 숙이면서 손을 상대의 무릎 가까이에 대는 거예요. 우리가 엎드려 절하는 걸 약식으로 반배만 하는 것처럼 약간 세월이 흐르면서 약식으로 그렇게 합니다. 제가 인도에 가면 인도사람들이 고개를 숙이면서 제 무릎 있는 데에 손을 대는데, 그건 그들이 저에게 최대로 경의를 표하는 방식입니다.

그렇게 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부처님 발에 대는 경우도 있고, 그 다음에 우슬착지(右膝着地)라고 해서 오른쪽 무릎만 땅에 대고 머리를 숙여서 절을 하기도 합니다. 또 편단우견(偏袒右肩)이라고 해서 오른쪽으로 드리워진 옷을 올려서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합장공경(合掌恭敬), 즉 두 손을 모으고 부처님을 우러러 보면서 ‘희유, 세존’, 즉 ‘거룩하십니다, 부처님’이라고 하는 거지요. 그러니까 ‘편단우견, 우슬착지, 합장공경’이 부처님을 최대로 공경하는 표현입니다.

이것이 티벳으로 가면 수행법으로 발전이 됩니다. 자기를 낮추는데 그냥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대는 정도가 아니라 몸 자체를 아예 부처님 발아래에 엎드리지요. 여러분들이 ‘부처님의 일생’을 배울 때 선혜동자가 진흙탕에 제 옷을 벗어서 깔고 자기 몸을 뉘이고 머리까지 풀어 헤쳐서 ‘부처님, 제 몸을 밟고 지나가십시오.’라고 했다는 얘기를 들어봤지요? 초파일 행사 때 매번 나오는 얘기잖아요?”

“(대중들) 예.”

“티벳에서는 자기를 가장 낮추는 게 그렇게 오체투지(五體投地), 즉 온 몸을 바닥에 엎드려 눕는 식으로 표현한 거예요. 오체라는 것은 두 무릎과 두 팔꿈치와 이마, 이렇게 몸의 다섯 부분을 땅에 대는 걸 말합니다. ‘아상을 버린다, 하심한다’는 표현으로 절수행이 나온 거예요. 원래 절은 하나의 인사법, 공경하는 인사법이에요. 그런데 그게 나중에 수행법으로 바뀐 겁니다.

여러분들의 마음과 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한번 보세요. 두 사람이 누워서 어쩌고, 저쩌고 대화를 하다가 의견이 안 맞았다면 계속 누워서 큰소리 칩니까? 벌떡 일어나 앉습니까? ‘뭐라고?!’ 이러면서 누워있던 사람 중에 한 사람이 벌떡 일어나 앉으면 나머지 사람도 또 따라서 일어나 앉지요? 그러고는 둘이 앉아서 어쩌고, 저쩌고 얘기를 하다가 성질이 더 나면 어떻게 합니까? 벌떡 일어서지요? 일어서서 둘이 얘기를 하다가 더 성질이 나면 어떻게 합니까? 우리는 고개를 숙여요, 쳐들어요?” (모두 웃음)

“(대중들) 쳐들어요.”

“눈을 부릅떠요, 감아요?

“(대중들) 부릅떠요.” (모두 웃음)

“예, 고개를 쳐들고 ‘뭐?!’ 이러는 게 아상이 제일 강할 때의 모습이지요. ‘내가 옳다’는 것이 하늘에 치솟을 정도로 가면 고개를 쳐들고 ‘뭐라고?!’ 이렇게 하게 되는 거예요. 그러다가 ‘아, 내가 잘못했구나. 내가 오해가 있구나. 내가 잘못 알았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부릅뜬 눈이 내리 감기고, 쳐들었던 고개가 숙여지고, 더 잘못했다 싶으면 허리가 숙여지고, 더 잘못했다 싶으면 무릎을 꿇게 되고, 더 잘못했다 싶으면 머리를 땅에 대지요.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댔다는 것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제가 잘못 했습니다’라는 표현이고, ‘뭐라고?!’ 할 때는 ‘내가 제일 옳다. 잘났다’는 표현이지요. 이렇기 때문에 우리가 마음을 숙이는 게 원래 목적인데, 마음이 숙여지면 몸도 따라 숙여지고, 마음이 싹 일어나면 몸도 따라서 일어나지니까, 우리는 마음을 숙이기 위해서 몸을 먼저 숙여보는 거예요. 몸을 자꾸 먼저 숙이다 보면 마음도 따라서 숙여지는 거예요. 그래서 절이 수행법의 하나가 된 거고, 정토회에서는 절이 하심하기에 좋은 수행법이기 때문에 절 수행을 하고 있는 거예요.

그렇게 하면 스트레스도 잘 풀려요. ‘내가 잘했다!’ 하니까 불만이 생기고 스트레스가 생기는데, ‘제가 부족합니다. 제가 몰랐습니다.’ 하니까 스트레스가 자연적으로 없어지지요. 그런데 절 수행을 하면서 무슨 만보기 같은 거 쥐고
‘너는 몇 배 했어?’
‘300배.’
‘와, 벌써 그렇게 많이 했어? 나는 200배 밖에 못 했는데.’ (모두 웃음)
이렇게 절을 하는 건 숙이는 것과 아무 관계가 없지요. 그건 일종의 ‘극기훈련, 체력단련’이에요. 그런데 이것도 나쁜 건 아니에요. 우리는 가끔 극기훈련도 해야 돼요. 그래서 절 수행은 ‘내가 얼마나 참아낼 수 있느냐’ 하는 훈련의 용도로도 쓰이지요.

그런데 108배, 300배, 500배는 극기훈련적 요소보다는 절의 원래적 의미, 즉 나를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나의 어리석음을 깨우치고 참회하는 의미가 강합니다. 불교는 ‘죄를 지었다’고 접근하면 안 되고 ‘내가 어리석었다’로 접근해야 합니다. ‘내가 어리석고, 몰라서 성질내고, 화를 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잘못된 행동을 했습니다.’ 이렇게 참회를 해야 돼요.”

“감사합니다.” (모두 박수)

“예. 최소한 하루에 108배는 해야 됩니다. 아시겠지요?”

“(대중들) 예.”

“108배를 하면 제일 먼저 어디에 좋습니까? 건강에 좋아요. 108배를 하면 땀이 좀 날 듯 말 듯 하거나 땀이 나지요? 그런 건 뭐예요? 운동이 충분히 됐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10배하고 말면 운동은 안돼요. 그러니까 108배는 첫째, 건강에 좋아요. 그러니까 매일 108배를 하는 사람이 75세 안쪽이고 특별한 병이 없는 사람이라면 경주 남산 정도 올라가는 건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설악산 봉정암에도 갔다 올 수 있는 수준이에요. 제가 여러분들과 같이 다니다가 헉헉 대고, 낑낑 대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절 안 하지?’ 이렇게 물어보면 100% 정확합니다. 다리를 다쳤거나 병이 난 경우가 아니면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매일 108배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야 돼요. 알았습니까?”

“(대중들) 예.”

“이건 종교하고 아무 관계가 없어요. 두 번째, 이왕 하는 것 육체적 운동으로만 하는 것보다는, 우리는 수행자이니까 내 마음을 숙이는, 즉 ‘제가 부족합니다. 제가 잘못 했습니다. 제가 몰랐습니다.’ 하고 숙이는 쪽으로 마음을 지속적으로 쓰면서 하면 더더욱 좋습니다. 몸에도 좋고, 마음에도 좋다는 겁니다.”

“네, 감사합니다.”

질문자는 스님과의 대화 속에서 유쾌하게 웃으며 얼굴이 밝아졌습니다. 학생들 모두가 스님과의 즉문즉설을 들으며 웃고 감동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문경에서의 일정이 끝나고 스님은 서울로 이동하여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평화집회에 참가했습니다.


세종로공원에서 세종문화회관까지 5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지나다니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중간 중간에 있는 형광색 조끼를 입은 안내원들이 통로를 만들기 위해 자리를 정리해주었습니다. 길 가던 한국 사람들뿐만 아니라 외국사람들도 다가와 함께했습니다. ‘평화의 풍경(처마 끝에 다는 작은 종)’ 이라고 불리는 새하얀 풍경을 색칠하는 자리에는 아이들이 삼삼오오 앉아 있습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신나는 표정으로 정성스레 풍경을 꾸몄습니다. 남녀노소 막론하고 평화라고 쓰여 있는 머리띠, 풍선, 피켓을 들었습니다.

나날이 미국과 북한의 긴장관계가 고조되는 가운데 군사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져서 전쟁 반대를 외치려고 사람들이 밖으로 나왔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날은 추워졌지만 평화를 위해 똘똘 뭉친 사람들은 추위도 이겨냈습니다.

스님은

“전국에서 이렇게 모여 주셔서 먼저 반갑고, 또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하고, 또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라는 말을 시작으로 평화집회의 취지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지금 한반도에는 전쟁의 기운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습니다. 지금 북한은 자기네 체제를 지키기 위해서 국제사회가 금지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인 핵을 개발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반드시 개발하겠다고 하고 있고, 거기에 대해서 미국과 국제사회는 대량살상무기인 핵개발을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하면서 제재를 더욱 더 강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의 전당인 UN에서 같은 회원국인 북한을 향해 ‘없애버리겠다’고 호언장담을 했고, 북한은 미국에게 ‘불세례를 퍼붓겠다’고 맞대응하면서 이미 말로는 선전포고가 된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일본에서 ‘미국은 육지에서, 바다에서, 하늘에서,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으니 어떤 나라도, 어떤 지도자도 미국에 도전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호언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미국은 ‘북한 핵과 미사일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군사적 행동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북한은 ‘거기에 결연히 저항을 하겠다’고 하다보니까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한반도에는 지금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게 되었습니다.

지난해까지는 한국정부마저 이 갈등에 함께 뛰어들었는데, 다행히도 지난 해 겨울 우리 국민들이 들었던 촛불의 힘으로 새로 들어선 정부는 ‘이 땅에 한국정부의 동의 없이 전쟁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는 결연한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래도 지금 미국의 조야(朝野)에서는 ‘한국정부와 상의하지 않고도 북한을 군사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며 소위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을 운운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니까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이 땅에 절대로 전쟁은 없어야 된다’는 의지를 명명백백하게 보여주지 않으면 미국도, 북한도 마치 우리와 상관없이 전쟁을 해도 되는 것처럼 오해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50년 동안 피땀을 흘려서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의 대열에 오르는 눈부신 발전을 해 왔고, 독재체제에서 민주사회로, 특히 지난 해 촛불혁명을 통해 명실상부한 민주사회를 이루었습니다. 바로 우리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든 것입니다.

이렇게 피땀을 흘려 이룬 우리 대한민국이 미국과 북한의 대립과 갈등으로 인해서 전쟁을 치르고 다시 잿더미가 된다면, 또 수많은 사람이 살상된다면, 그리고 오늘날 중동과 유럽에서 보듯이 우리가 시리아 난민처럼 국제사회를 떠돌게 된다면, 그 고통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우리가 이걸 생각한다면 지금 일상에 젖어서 무심히 지날 게 아니라 뜻을 모아 이 비극을 막아내야 합니다.

여기 모이신 여러분들은 여당을 지지하거나 야당을 지지할 수도 있고, 진보이거나 보수일 수도 있고, 친미이거나 반미일 수도 있고, 사드 배치를 찬성하거나 반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모이신 여러분들, 또 우리 국민들 모두는 ‘지금 이 한반도의 긴장을 전쟁방식으로 풀어서는 안 된다’는 뜻에는 다 동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박수) 여러분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금 우리에게 닥친 이 문제를 전쟁방식으로 풀어도 좋다. 까짓 거, 죽지 뭐!’라고 생각하는 분이 여기 계십니까?”

“(청중들) 아니요.”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경상도 사람이든 전라도 사람이든, 기독교인이든 불교인이든, 이념과 사상과 종교에 관계없이 우리에게 주어진 이 어려운 문제를 전쟁 방식으로 푸는 것, 폭력적으로 푸는 것, 무력적으로 푸는 것은 안 된다는 뜻을 명확히 해 주셔야 합니다. 전쟁은 너무나 많은 희생이 따르고, 설령 목표를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로 우리는 아무 것도 얻는 게 없게 됩니다. 대한민국 전 국민이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의 이런 결연한 의지를 곧 방한할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국민들에게, 그리고 북한의 지도자들에게,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와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의 지도자들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필요하다면 촛불을 들어야 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서 지금껏 우리가 이루어놓은 우리의 대한민국을 지켜내고, 그리고 우리는 더 민주적이고, 풍요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서 나아가야 합니다. 통일의 희망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통일의 희망보다 더 급한 것이 지금 우리에게 닥친 이 전쟁의 위기를 막아내는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이신 여러분들, 정말 어렵게 이 자리에 모이셨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앞으로 입을 피해를 생각한다면 우리의 이러한 노고는 너무나 작은 것입니다. 이 작은 우리의 노력을 모아서 전쟁이라는 큰 피해를 막아냅시다. 감사합니다.” (박수와 환호)

스님의 말씀이 끝난 뒤 사람들은 다 같이 평화구호를 외쳤습니다.

“전쟁을 반대한다, 대화를 시작해라.”

스님의 여는 말씀에 이어 이태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님이 발언했습니다. “법륜스님 뒤에 이어 발언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에요” 라고 말을 시작해서 모두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이어서 감동적인 공연을 해준 밴드 ‘신나는 섬’은 세월호 집회 때 연주를 한 적이 있는 팀입니다. 세월호 집회 때 공연을 한 이후로 행사가 몇 개 사라진 적 있다는 말에 좌중은 안타까운 탄식을 내뱉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이재수님께서 재미교포의 입장에서 한반도 평화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병역거부자 이용석님, 청년 이예람님, 주부 김명숙님, 방송인 김제동님의 발언이 끝난 뒤 평화를 노래하는 어린이 합창단 ‘성미산 마을 합창단’과 노래패 ‘우리나라’의 공연이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거리행진을 했습니다. 5천명이 움직이는 만큼 시간이 오래 걸려서 1시간동안 거리행진을 했습니다.

스님은 거리행진을 하다가 뒤돌았습니다. 그리고 거리행진을 하는 사람들을 마주보았습니다. 그리고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시며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한반도에 전쟁의 그림자가 그 어느 때보다도 짙게 드리워진 지금, 미국 대통령의 방문 즈음에 국민들이 얼마나 평화를 원하는지 목소리를 내고 우리의 뜻을 전달할 수 있는 소중한 시민행동이었습니다.

전쟁으로 가는 분위기에 브레이크를 걸고, 평화의 대화를 시작할 수 있도록 더욱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마음을 모을 때인 것 같습니다.

함께 만든 사람들
황을정, 이유빈(글) 권성준(사진) 정란희(녹취) 박효정(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