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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해도 가난한 당신... 문제는 경제다! _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카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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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013 수요일 발행

 

요즘, 먹고 사는 문제, 안녕하신가요?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이뤄낸 아시아국가. 한류 돌풍을 몰고 온 선망의 국가. 세계 13위의 경제 대국 대한민국.

우리들은 왜, 이런 대한민국을 헬조선이라 부르게 되었을까요

보통은 여럿이 모여 협력할 때 더 큰 이익이 돌아오지만 더러 혼자 일할 때보다 손해를 보는 사람이 생겨날 수 있어요. 노예제 사회에서의 노예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런 식으로 손해 보는 사람이 늘어나면 분노와 불만이 쌓이면서 그 사회는 병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둘 이상이 협력을 할 때는 생산만큼이나 분배가 아주 중요합니다.

그러면 분배를 어떻게 해야 공평할까요? 혼자서는 하루에 토끼 한 마리밖에 잡을 수 없는데 둘이 협력하여 세 마리를 잡았다고 합시다. 너 한 마리, 나 한 마리는 먼저 가지고 증산된 한 마리를 어떻게 나눌 것이냐가 문제입니다. 내가 가질 수 있는 최소는 한 마리이고, 최대는 세 마리가 아니라 두 마리입니다.

 


이때 내가 한 마리를 갖겠다는 것은 기본 권리에 속합니다. 내가 한 마리 이상 두 마리 이하를 갖겠다는 것은 욕망입니다. 내가 두 마리 이상 세 마리를 갖겠다는 것은 과욕입니다. 과욕을 부리면 상대에게도 손실이지만 나에게도 조만간 손실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과욕을 버려야 하고, 사회제도적으로는 과욕을 못 부리게 규제를 해야 합니다. 독점과 과점으로 자본이 소수 기업이나 개인에게 집중되면 공정한 경쟁이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국가는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독과점을 규제하고 공정거래를 촉진하는 정책들을 펼쳐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러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 마리를 가지려는 기본적 욕구는 제도적으로 보장을 해줘야 합니다. 그 한 마리는 그 사람의 생존을 위해서도 필요하고 그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보장되지 않으면 결국 협력이 깨지고 말겠지요.

이상적인 것은 1.5마리를 갖는 것이지만, 현실적인 변수가 있습니다. 가령 오늘 토끼를 잡는데 상대는 게을렀고, 나는 열심히 일했는데 똑같이 나눈다면 기분이 나쁘거나 좀 섭섭해서 불평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분배는 1.21.8이 될 수도 있고, 1.71.3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상적인 것은 1.5이지만 현실이 반드시 1.5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1.5의 분배를 위해 노력해나가면 됩니다.

이를 위해선 조세 제도와 사회 보장 제도 등을 활용하여 정책적으로 소득재분배를 해나갈 수 있습니다. 조세제도를 통한 소득 재분배는 고소득층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거두고 저소득층에게 상대적으로 적은 세금을 걷어서 소득을 분배하는 방식이고, 사회보장제도는 개인이 질병, 재해, 실직의 어려움을 겪더라도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잇게 보장해주는 제도입니다. 국민연금, 고용보험, 의료보험 등의 사회보험과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같은 공공부조가 대표적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혼란스러운 것은 약자의 기본 권리를 보장해주지 않으면서 강자의 과욕마저도 규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생존을 위협받는 사람들과 상대적 박탈감에 힘겨워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겁니다.

 


우리나라는 분배의 정의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모색해야 할 시기에 공교롭게도 신자유주의에 휩쓸리고 말았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만이 살 길이라고 여기고 무한 경쟁에 돌입한 거예요.


신자유주의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경쟁을 통한 승자독식입니다. 똑똑한 사람 한 명이 10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인식이 대표적이에요. 이런 식으로 경쟁을 부추기면 어느 정도 생산성을 높일 수는 있겠지만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소득 격차가 심해지면 사람들은 아예 일할 의욕을 잃어버려요. 사회 전체적으로 동력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본적인 권리는 지켜주고 상대적 박탈감은 최소화하는 선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법륜스님의 행복본문을 토대로 각색했습니다.